보고 끄적 끄적...2017. 9. 22. 14:35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

 

일시 : 2017.09.11. ~ 2017.10.29.

장소 : CJ아지트 대학로

원작 : 다나베 세이코

각색, 연출 : 김명환

출연 : 최우리, 문진아, 이정화 (쿠미코) / 백셩현, 김찬호, 서영주 (츠네오) / 김대곤, 황규인 (권진우)

        임종인, 박슬마로 (사이토) / 류경환, 김아영 (토모코, 다나카)

제작 : 벨라뮤즈 (주)

 

내가 못됐거나 아니면 너무 나이를 먹었거나...

나는 호가실히 일본적인 정서에 대한 공감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 같다.

장애와 외로움을 무기처럼 휘두르는 쿠미코도 싫었고

동정과 연민을 사랑이라 믿은 츠네오도 참 싫었다.

나도 안다.

고통의 이유도, 고통의 종류도, 고통의 결과도 사람마다 다 다르다는 걸.

그래도 자신의고통이 무기가 될 수는 없다.

그게 사랑일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 자체는 참 잘 만들었다.

공연장도 좋았고, 무대도 좋았고, 조명도 좋았고,

배우들의 연기도 참 좋았다.

그리고 음악까지도 다.

없던 추억도 몽글몽글 피어오를 것만 같던 음악.

 

김찬호의 츠네오...

너무 좋더라.

특히 나레이션.

뭉클했다.

그 마음이 이해가 돼서....

 

언젠가는 더 이상 그를 사랑하지 않는 날이 올거야

베르나르는 조용히 말했다.

그리고 언젠가는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겠지,

우린 또다시 고독해지고 모든게 다 그래, 그냥 흘러간 일 년의 세월이 있을 뿐이지...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5. 1. 7. 08:43

 

<바냐와 소냐와 마샤와 스파이크>

 

일시 : 2014.12.05. ~ 2015.04.04.

장소 :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

극작 : 크리스토퍼 듀랑

연출 : 오경택

출연 : 김태훈, 서현철 (바냐) / 황정민 (소냐), 서이숙 (마샤)

        김찬호 (스파이크), 김보정 (니나), 임문희 (카산드라)

제작 : (주)연극열전

 

이미 종료된 연극이 좀 민망하지만 최대한 간략한 느낌만 적어보자.

솔직히 말하면 작품에 대한 기대보다 배우에 대한 기대감으로 예매했던 작품이다.

김태훈, 황정미, 서이숙, 그리고 김찬호.

게다가 아주 오랫만에 무대에서 보게될 임문희도 반가웠다.

출연 배우들의 바로 전작들도 다 좋았고 연기력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배우들이라 뭐가 됐든 후회는 안할게 분명하니까...

제목도 요상한 <바냐와 소냐와 마샤와 스파이크>는

그러니까 안톤체흡에 대한 오마주이자 헌정작이라 하겠다.

등장인물들 이름도 모두 체흡의 작품 속 인물들 이름 그대로다.

극 중간중간에 체흡의 4대 장막극 <갈매기>, <바냐 아저씨>, <세자매>, <벚꽃동산>의 장면들과 대사들이 튀어나온다.

그래서 안톤체흡에 익숙한 사람들은 숨은 그림찾는 재미가 꽤 쏠쏠했을것 같다.

개인적으로 <세자매> 빼고는 다 봐서 그런 패러디들이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유쾌, 상쾌한 작품이긴 하더라.

그러면서 아주 노골적을 솔직해서 때로는 통쾌하기도 했다.

스파이크는 역할 자체가 발연기하는 설정이라 과장된 몸짓과 표정이 아주 재미있었고

반대로 카산드라는 연기가 너무 과해서 눈에 살짝 거슬렸다.

그래도 어쨌든 세 시간 정도의 런닝타임이 그다지 지루하지 않았다.

 

관람하고 나오는데 상반되는 두 가지 생각이 들더라.

하나는 이 배우들이 아니었다면 이 작품... 참 밋밋했겠다는 거였고

다른 하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배우들이 최상의 캐릭터는 분명 아니라는거다.

개인적으론 마샤는 얼마전 <미스 프랑스>를 했던 김선경이 딱이었을것 같고

바냐도 조금 더 코믹하고 덜 지적인 느낌의 배우였다면 좋았겠다.

(서현철 바냐는 못봤지만 적역이지 않았을까 싶다,)

카산드라는 <데스트랩> 한세라가 했어도 좋았을것 같고...

그래도 오랫만에 안톤체흡의 추억에 잠길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안톤 체흡은...

참 어렵고도 재미있는 사람이다.

아마도 안톤 체흡은 연극게의 영원한 노스탤지어로 남을 것 같다.

지구가 멸망할때까지 ^^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7. 28. 08:37

<살리에르>

일시 : 2014.07.22. ~ 2014.08.31.

장소 :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극본 : 정민아

작곡, 음악감독 : 이진욱 

연출 : 김규종

출연 : 정상윤, 최수형 (살리에르) / 박유덕, 문성일 (모짜르트)

        김찬호, 조형균 (젤라스), 곽선영, 이민아, 김도진 외

제작 : HJ컬처(주)

 

창작뮤지컬 <살리에르>

정상윤의 출연만으로 프리뷰를 선택했던 작품.

공교롭게도 세종문회회관 대극장에서는 라이선스 뮤지컬 <모차르트>와 공연기간이 겹쳐지면서 원하든 원치 않든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

결과의 처참함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이런 승부수를 띄운 HJ컬처의 뚝씸이 나는 솔직히 대견스럽더라.

창작 VS 라이선스

대극장 VS 중극장

모차르트 VS 살리에르

스타급 배우 VS 스타급은 아니지만 실력있는 젊은 배우

이 외에도 제작사와 작사, 작곡, 대본, 제작비까지 들먹이면 끝이 없겠지만

이 정도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결과는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게다가 프리뷰 기간 내내 <살리에르>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도 못했다.

실제로 확인한 작품도 솔직히 내가 생각한 기대치를 충족시키지는 못했다.

장점보다 단점을 많이 보였고,

스토리도 엉성했고 "살리에르"라는 제목을 달고 있음에도 살리에게 충분히 포커싱이 되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작품이 가능성을 말하고 싶다.

넘버의 가사들를 좀 수정하고

등장인물도 다 없애고 오로지 살리에르, 모차르트 젤라스 3인만 등장시켜

좀 더 내밀하고 섬세한 심리물로 바꿔버리는거다.

지금보다 훨씬 더 다크하게 이야기를 끌어가면 훨씬 더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모차르트에게 가려져 평생을 2인자로 평가받은 살리에르.

그렇다면 살리에르에게 천재성이라는게 전혀 없었을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노력만으로 "살리에르" 가 탄생될 수 있다면

세상엔 숱한 "살리에르"로 가득할거다.

100% 노력하는 살리에르, 200% 노력하는 살리에르, 80% 노력하는 살리에르... 살리에르... 살리에르...

살리에르에게도 모차르트만큼은 아니지만 천재성이 있었고

모차르트에게도 살리에르 천재성으 향한 불타는 질투심이 있었을거다.

거기에 두 사람 내부에서 매번 치열하게 싸우는 스스로에 대한 질투심도 있었을테고...

불같은 질투가 없다면!

불같은 예술도 없다.

모차르트가 불운했다면 마찬가지로 살리에르도 불운했고,

모차르트가 천재였다면 살리에르 역시도 천재일 수밖에 없다.

두 사람 다 죽을 듯이 치열하게 자신의 삶을 살았다.

죄책감도, 환상도, 질투도 그 치열함 속에 여전히 살아 숨쉰다.

 

안타깝게도 정상윤, 박유덕, 김찬호 배우를 제외한다면

여배우와 앙상블들은 이 작품에 기여도는 재앙에 가깝다.

특히 곽선영 배우는 동명이인의 신인배우가 아닌가 착각할 정도였다.

소리를, 연기를 컨트롤하지 못하는 뮤지컬 배우를 견뎌내는 건...

미안할 말이지만 참 고역이더라.

아마 그래서 더 남성 3인극을 꿈꾸게 됐는지도 모르겠다.

소화하지 못하는 고음은 언제나 귀를 극도로 피로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정상윤은 여지없이 실망감을 안겨주지 않는다.

세종 M씨어터 2층에서도 그 표정과 몸짓, 심리상태가 그대로 전달됐다.

개인적으로 살리에르 단독 장면들은 연기도, 노래도, 표현도 나쁘지 않았다.

김찬오 젤라스와의 장면들도 상당히 임펙트 있었고....

이 작품.

어찌됐든 남자 배우들 섭외는 성공한 것 같다.

이 배우들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지금보다 훨씬 더 안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았을까 싶다.

어찌됐든 이 작품으로선 참 다행한 일 ^^

 

* 아마도 당분간은 <비스티 보이즈>의 충격을 넘어서는 작품은 쉽게 나오지 않을 것 같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