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서거'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9.08.18 김대중 대통령 서거 - 2009.08.18. PM 1: 43
  2. 2009.05.25 달동네 책거리 47 : <유진과 유진>
  3. 2009.05.24 행복하십시오....
  4. 2009.05.23 노무현 대통령 서거 6
그냥 끄적 끄적...2009. 8. 18. 15:41
오후 근무를 시작하려고 하는 순간,
동료가 전한 소식에 그만 멍해지고 만다.
<김대중 대통령 서거>
조만간 이렇게 될 거라 생각은 했는데....
개인적으로 좀 더 오래 버티주시길 바랬던 소망이 무너졌다.



노무현 대통령 영결식에서 끝내 어린아이처럼
온 몸으로 통곡하던 모습이 생각난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는 당신에게도 큰 충격으로 다가왔으리라.
노구의 몸으로 견뎌내기에는 어쩌면 힘겨운 시련이었는지도.
다른 사람들처럼,
나 또한 그분의 건강을 염려했었다.
독하게 버텨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깊게 깊게 생각했는데...



민주주의를 퇴보시키는 현 정권 앞에
절대로 약하게 허물어지는 모습을
끝끝내 보이지 않겠다 다짐한 것처럼
서러움 울음 끝에 그 분의 모습은 말없이 단단해 보여
그 서러운 통곡조차
나는 오히려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횡보현상, 기관지 절제, 폐렴, 인공호흡기 의존.....
그분의 소식을 알리는 뉴스들을 날마다 새로운 증상들을 더하기만 하고,
아무것도 아닌 나는
그분의 시간을 함께 조마조마하게 버텨냈다.
"폐렴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손상과 호흡곤란 증후군"
공식적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인!
다발성 장기손상,
그 말이 주는 섬뜩함에 덜컥 겁이 난다.
이재 다 지난 일인데도,
그분의 고난한 삶과 목숨을 건 모든 승부들이 
막막하게 다가온다.



부디.... 부디....
지금보다 더 좋은 곳에서
이루지 못한 것들,
이룰 수 없었던 것
결코 이 현 정권에서는 결단코 이뤄지지 않을 모든 것들
다 이루며 평온할수 있길 기도한다.

고난한 삶이었기에....
거대하지 않게 위대한 삶이었기에.....
그리고 고귀한 삶이었기에....

이루지 못한 것들 눈에 밟힐지라도....
부디 고난한 육신 누위고 편히 쉬시길....



당신은 이 곳,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한 사람이 개인으로는 할 수 없었던 많은 일들을
열심히 끝까지 해내셨음을 이제 압니다.
그 발걸음과 흔적들 하나하나
이제부터 오래오래
그리고
깊이깊이 감사드립니다.
부디 깊은 평온과 안식의 세상으로 영면하시길....



45년을 그분과 생과 늘 동행해온 이희오 여사의 마지막 편지가 공개됐다.
이회오 여사가 쓴 자서전 <동행>의 속지에 친필로 쓰여진 편지.
참 가슴 아프고 뭉클한 내용이라 숙연해진다.
이희오 여사는 이 편지가 담긴 책 <동행>을 남편의 가슴에 안기면서
그의 사후의 길까지도 <동행>하겠노라 다짐했을까?
그 눈물이 깊이가 어쩐지 너무 깊고 서럽다.

사랑하는 당신에게,
같이 살면서 나의 잘못됨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늘 그렇듯 모든 것을 용서하며 아껴준 것,
참 고맙습니다.
이제 하나님의 뜨거운 사랑의 품 안에서 편히 쉬시길 빕니다.
너무 쓰리고 아픈 고난의 생을 잘도 참고 견딘 당신을
나는 참으로 사랑하고 존경했습니다.
이제 하나님께서 뜨거운 사랑의 품 안에 편히 쉬시게 하실 것입니다.
어려움을 잘 감내하신 것을 하나님이 인정하시고
승리의 면류관을 씌어주실 것을 믿습니다.
자랑스럽습니다.

당신의 아내 이희호,
2009년 8월 19일



공개된 김대중 전 대통령 입관식 모습



진심으로 진심으로
누구보다 평온하시길....
살아 그분을 기억하고 이어가야 할 많은 분들까지도....
Posted by Book끄-Book끄
달동네 책거리2009. 5. 25. 14:52

<유진과 유진> - 이금이

 유진과 유진 (푸른도서관 9)

지독한 공황상태에 빠져있었던 주말이었습니다.

전직 대통령의 투신 자살이라니....
또 다시 아픈 대통령의 역사를 소유하게 된 우리들.

그 소유에 대한 책임을 어쩌면 우리는 사는 내내 생각하고, 오래오래 갚아나가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구라도 벼랑 위에 서면 어쩔 수 없이 그 아래를 바라볼 수밖에 없게 된다는 걸 또 잊고 있었던 건 아닌지...

생각이 많았고, 두서없는 생각들로 맘이 무거웠고, 그래서 지독한 두통까지도 감수해야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상처”

사람이 살아간다는 건,

제 맘에 수 없이 많은 상처를 내고 스스로 치유하는 과정의 반복이라는 생각.

그 치료의 방법이 극복이든, 해방이든, 혹은 망각이든,

어째든 우리는 소망합니다.

단지 “파괴”만은 아니기를......

추락을 꿈꾸는 아니 지금 추락하고 있는 사람이 말합니다.

“아직은, 아직은 괜찮아! 문제는 그 다음이야!” 라고...

추락하는 중에는 오히려 평온할 수 있습니다. 허공 속에 자유를 느낄 수도 있겠죠.

그 다음은.....

잠시 후, 고된 몸이 드디어 바닥에 닿게 되는 그 다음은...


유진과 유진!

같은 유치원을 다닌 두 아이는 유치원 원장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합니다.

같은 성(姓)과 같은 이름을 가진 두 아이,

중학교 2학년이 된 그들은 다시 한 반에서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작은 유진은 큰 유진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네요.

혹시 이 아이 동명이인일까요?


이 책은,

동화작가로 유명한 이금이가 쓴 청소년 도서입니다.

참 아프고 심각한 내용이죠. 더군다나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딸”을 둔 세상 모든 “엄마”들이 두려워하는 현실에 대한 고발이기도 하죠.

우리처럼 이미 다 큰 사람들의 눈에 이 소설은 분명 별 재미없어 보일지 모르겠습니다

시사성 강한 고발의 대사가 있는 것도 아니라 오히려 밋밋한 상황처럼 느껴질지도요.(이미 우리는 현실이라는 임펙트 강한 실제상황을 너무 많이 알고 있으니까요...)

단지 제가 말하고 싶었던 건,

“상처”를 바라보는 그리고 치유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깁니다.

성폭력을 당한 아이,

그 아이를 당신은 어떤 눈으로 보시겠습니까?

“깨진 그릇!”

그래서 살던 동네를 떠나 아무도 모를 거라 믿는 곳으로 피난을 가게 만드는 시선?

겨우겨우 피해 달아났는데 시간이 지나 그 사실을 알게 된 누군가가 이야기합니다.

“그런 경험을 가진 아이는 문제가 있다”

우르르.... 한 세계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네요.

그러나 이 말은 정확한 표현은 아닙니다.

“그런 경험을 가진 아이는 나에게 문제가 된다!”

이런 말을 듣는 순간, 내가 만든 그런 아이는 신화 속 이카로스가 되어 어깨 위로 날개를 펼칩니다.

오직 상처로만 만들어진 날개를 단 이카로스...

태양을 향해서 녹아버릴 밀랍날개를 달고 더 높이높이 날아올라야만 하는 내가 만든 그런 아이......

그 아이의 추락을 같이 지켜보시겠습니까???


누군가를 비난하고 손가락질 할 때,

우리는 비난의 자유를 생각하기 이전에, 비난의 책임부터 먼저 생각해야만 했습니다.

내 입에서 시작되는 것들에 대한 책임!

내 말이, 내 시선이 누군가의 육체를 순식간에 무너뜨려 그 형체조차 구별하지 못하게 만들어 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

우리는 지난 주말에 또 하나의 사례를 갖게 된 셈이네요.

종이인형!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종이인형을 기억하시나요?

한 장의 종이 위에 그려진 예쁘고 화려한 드레스와 외출복들, 어깨에 달린 조그만 접이를 넘겨 하나하나 종이 인형에 입혀줬던 기억.

그렇다면 그것도 기억하시나요?

예쁜 인형과 화려한 드레스를 뒤집어 보면

그 뒤엔 아무것도 없었다는 사실...


누군가 내 뒷면을 보고 있는 것 같아

내내 마음이 섬뜩하네요...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09. 5. 24. 21:29
오래 걸었습니다.
걷는 걸음이 느껴지지 않을만큼
생각이 많았습니다.

어쩌면
어린 손녀의 작은 장난감을
자전거로 밀어주며 행복해하는
그런 할아버지로 계속 살기를 바랬을텐데....



당신의 꿈을 겪어
이제야 죄송합니다.
어쩌자고... 어쩌자고....
너무 늦게 깨달게 된 건지.



보고 계시나요?
이 사람들......
덕수궁에 분향소에 모인 이 사람들.
그리고 차마 그곳에 가지도 못하는 더 많은 사람들.
이 사람들의 울음을
이제, 어쩌시렵니까 ???

부디,
돌아가십시오. 돌아가십시오.
어린 손녀의 장난감 차를 끌어주는
당신이 원한 할아버지 모습으로
편히 돌아가십시오.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닌 세상으로
이제 편히 돌아가십시오.

그리고
고통스럽고 유감이었던 이 곳을 잊고
부디
행복하십시오...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09. 5. 23. 21:11



나름대로 국정을 위해 열정을 다했는데
국정이 잘못됐다고 비판 받아 정말 괴로웠다.

아들 딸과 지지자들에게도 정말 미안하다.
퇴임 후 농촌 마을에 돌아와 여생을 보내려고 했는데
잘 되지 않아 참으로 유감이다.

돈문제에 대한 비판이 나오지만 이 부분은 깨끗했다.
나에 대한 평가는 먼 훗날 역사가 밝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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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해서 일을 하다가 소식을 들었다.
믿기지 않는 일.
이럴 수도 있는 건가 !!!!
전직 대통령의 자살이라니....
공황상태에 빠져든다.
누군들 그러지 않을까?



웃을 수 있는 시간은 잠시였던가?
어떤 일이 있었든간에
너무 아프다...아프다...아프다...
혹 내가 벼랑 끝에서 뛰어내리라고
거칠게 밀어냈던 건 아닌지,

우리는
왜 아픈 대통령의 역사를 자꾸 품어야만  하나 !
얼마나 더... 얼마나 더...
그 역사를 반복해야 하나 !

당신이 홀로 겪었을 뼈 아픈 시간을 생각하니 
이제서야 내 가슴이 아픕니다.
당신은 그렇게 당신 삶을 버렸고,
우리는 그보다 먼저 
당신을 버렸던가요?
그래서 이제 다시 찾지 말라
영영 숨어 버리겠다 작정한건가요?

어쨌든,
이제 그만
쉴 수 있길......
그럴 수 있길......
진심으로 평온하길......
당신을 잃고서야  비로서 말하게 되네요.



소원했던 쉼,
지금은 쉬고 계신가요?
아마도 우리는 잘 보내는 방법을
아직은 더 많이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 말의 뜻,
정말이지 이제는 잘 모르겠습니다.
보내는 게,
명복을 빌어주는 게 정말 옳은 건가요?

다시는,
어떤 이유로도
이런 일을 겪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면
배부른 투정이 되버릴까요?

당신의 선택에 눈물 흘릴 순 없지만
그 선택에 내가 서럽습니다. 
그 선택에 내가 목이 메입니다.
그 선택에 내가 고개 숙여집니다.
내가...내가....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