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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1.08 <저지대> -헤르타 뮐러 1
  2. 2009.05.30 왜 웃고 계십니까?
읽고 끄적 끄적...2010. 11. 8. 06:33
2009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루마니아 작가 헤르타 뮐러.
얼마전에 <숨그네>를 읽고 얼마나 매혹당했던지...
너무 늦게 그녀의 글을 알게 된 게 맘이 상할만큼 너무나 아름다웠다.
한 줄, 한 줄 내려쓰면 그대로 시가 되는 그녀의 소설은
마치 그림을 보는 것 같고 시를 읽는 것 같다.
화려한 미사여구 없이도 그렇게 보석같은 글을 쓸 수 있다는 게
신비에 가까운 놀라움이자 경이로움이었다.
소설 <저지대>는 모두 19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1982년 처음 출간될 당시에는 검열로 네 편이 삭제됐었고
나머지 열다섯 편도 대폭적은 삭제와 수정을 거친 후에야 출간될 수 있었단다.
자국 루마니아에서조차 금서 조치까지 내려졌던 그녀의 첫 소설 <저지대>
정치는, 이데올로기는
항상 문학을 두려워하고 급기야 기를 쓰고 억압하려 든다.
그러나 문학은 결국은 이 모든 걸 보란듯이 이긴다.
아름다움이라는 치명적이자 결정적인 무기로...
 


헤르다 뮐러의 소설은 난해하다.
아니 아예 줄거리조차 갖추지 못한 단상들도 많다.
그러나 읽고 있으면 
시를 읽는 것 같고
평화로운 전원 풍경을 그린 그림을 앞아 두고 있는 느낌이다.
불안감 가운데 느껴지는 평온함!
이상하지?
그닥 평화롭고 아름다운 내용이 아닌데도 그렇다.
오히려 비루하고 남루한 사람들의 보잘 것 없는 이야기인데도
나는 그 속에서 지독한 아름다움에 빠져들고 만다.
풍경과 대비되는 사람들의 삶!
그게 바로 현실이기에 눈물나게 아름다운걸까?
잔인하리만큼 솔직하고, 지독히 슬픈!
헤르타 뮐러가 창조해낸 비범한 목소리.
컨템퍼러리 픽션

과장이 아니라 사실이었다.
이 표현은...



나치가 몰락하고 루마니아 독재정권의 횡포가 갈수록 심해지던 그녀의 고향 마을.
헤르타 뮐러는 그곳을 이렇게 표현했다.
“모든 것이 고여 있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감옥과도 같은 곳" 이라고...
소설 <저지대>는 그 감옥과도 같은 곳에 살고 있는 어린 아이의 일인칭 기록이다.
무관심, 음주, 폭력, 가난.
죽은 아비의 장례식에서 과거 아버지가 저지른 일들을 듣는 딸.
그것도 이웃 사람들에게...
침묵도 웃음이고, 슬픔도 조롱이고, 현실은 거짓이다.
중, 단편의 모음이면서도 한가지 이야기이기도 한 소설.
때로는 몇 줄의 시도 대하장편 소설이 될 수도 있다는 걸
헤르다 뮐러의 언어적 표현을 통해 절감했다.
"목소리 없는 유년 시절"
그녀는 그 시절을 그렇게 말했다.
헤르타 뮐러는 “자기 둥지를 더럽히는”, “수프에 침을 뱉은” 작가로 낙인찍히며,
말 그대로 사회에서 축출당했다.
마을 사람들은 창문을 열고 지나가는 뮐러를 향해 침을 뱉었으며,
뮐러의 가족들은 마을에서 고립되고 말았다
<저지대> 출간 후 해르다 뮐러는
보수적인 독일 소수민 사회에서도, 루마니아 사회에서도 배척당할 수밖에 없었단다.
원하는 작품을 쓸 수도, 루마니아 독재정권에 협조할 수도 없었던 그녀는
결국 1987년 독일로 망명한다.
그러나 독일에서도 그녀는 언제나 루마니아인이었단다.

소설의 뒷부분에 그녀가 2009년 노벨 문학상을 받을 당시의 연설문이 실려있다.

“어떤 면에서 사람은 언제나 타자인 것 같다.
한번 그곳에 소속되지 못하면, 그것으로 끝이다.”

“나는 죽음의 공포에 삶의 욕구로 반응했습니다.
삶의 욕구는 낱말의 욕구였습니다.
오직 낱말의 소용돌이만이 내 상태를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낱말의 소용돌이는 입으로 말할 수 없는 것을 글로 표현해냈습니다.”


통증은 너무 강렬해서 스스로 저 자신을 파괴한다고 했던가?
그래서 헤르타 뭘러의 소설이 이렇게까지 처연하게 아름다울 수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확실히 파괴를 통해 창조의 유토피아를 만들어냈다.
굴욕을 품위로 바꾸는 그녀의 글들.
많은 걸 잃었기에, 그리고 그 잃음을 견뎠기에
그녀의 글들은 시가 되고 그림이 되고 빛이 된다.
더 많은 낱말들을 사용할수록 우리는 더 자유로워진다고 그녀는 말한다.
낱말이 주는 자유...
어쩌면 내가 책 속에서 그토록 헤매는 이유도 이것 때문은 아닐까?
헤르다 뮐러는...
적어도 그녀의 글은
정확하고 분명했다.
그리고 지독히... 지독히... 아름다웠다.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09. 5. 30. 00:04
검은 옷을 입고 출근했습니다.
가슴엔 어제 분향소에서 받은 검은색 근조 리본을 달고서요.
마지막 가는 길을 직접 배웅해드릴 수 없지만
그래도 혼자서라도 예의를 갖추고 싶었습니다.
제 마음이 그렇게라도 해야 편할 것 같아서요.
이기심의 표현이겠지만...



퇴근 길에 다시 발산역에 있는 강서 분향소를 찾았습니다.
이제 12시면 모두 철수한다고 하네요.
괜찮을 줄 알았는데
또 다시 눈물이 납니다.
사람들이 써 놓은 어제보다 더 많아진 노란 편지들이 다 비수처럼 눈을 찌르네요.
차마 한 줄 글도 남기지 못했습니다.
"편히 가시라고" 그 한 마디도 
감히 쓰지 못했습니다.
후회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후회라도 오래오래 담고 싶은 심정입니다.
제가 제발 잊지 말았으면....



이명박 대통령은 알까요?
모든 사람들이 "죽어라! 죽어라!" 기원하면,
살아서도 죽을 수 있다는 걸...
아마 그 사람은 대통령 퇴임 후 자신의 처우가 두려워 어쩌면 독재라도 꿈꾸고 있는 건 아닌지...
사람을 그렇게 만드는 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닙니다.
우리의 지금 대통령 모습이 바로 이런 모습이네요.
더 이상 믿음을 주지도 못하고, 국민을 섬기지도 않는 그의 눈은
분명 자신만의 유토피아을 보고 있습니다.
묻고 싶습니다.
그 유토피아에 국민이, 시민이 없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조중동"에서 부탁해 대대적인 광고라도 거시겠습니까?
아니면 "검찰"에 부탁해 강제로 끌고 오시겠습니까?
그렇게 모인 사람들 중 누군가
당신에게 진실을 이야기 한다면
지금처럼
입을 막고 끌어 내리시렵니까?



차라리
시간이 빨리 지나버렸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더이상  대통령이 아닌 미래의 어느 날로
시간이 빨리 지나가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정치엔 관심도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제가 피를 토하는 심정이 됩니다.
정말 어쩌시렵니까? 어쩌시렵니까?
당신의 국민인 게 무섭고 두렵습니다.
당신이 아무 것도 아닌 제게까지 와서 벼랑 끝에 서라 말하는 것 같아서...
그리고 이제 곧 저 낭떠러지로 떠밀어 버릴 것 같아서...
이제 더 이상은
당신의 국민이 되지 않겠습니다.
지금 당장 떠밀려 벼랑 아래 떨어진데도
당신의 자랑스런 국민은
되지 않겠습니다.



하루 종일 맘 속에 불이 탑니다.
그 불를 꺼보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도무지 꺼지지 않습니다.
맘은 이제 급기야 몸을 태웁니다.
미.칠.것.같.습.니.다.
그러나 같은 이유로 절대 미칠 수 없습니다.
봐야죠!
시대를 앞선 이명박 정부의 끝도 봐야하고,
그 배의 선장인 이명박 대통령의 끝도 봐야죠.

12시가 지났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국민장은 12시로 모든 게 종료됐습니다.
그러나 정말 끝일까요?

리본을 바꿔 달 시간입니다.
쓰여 있는 글씨가 보입니다.
이명박 정권 근조...

이런 날엔,
우리 모두 축제를 시작하게 될지도요...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