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08.18 김대중 대통령 서거 - 2009.08.18. PM 1: 43
  2. 2009.07.21 동 행
  3. 2009.05.29 강서 분향소
그냥 끄적 끄적...2009. 8. 18. 15:41
오후 근무를 시작하려고 하는 순간,
동료가 전한 소식에 그만 멍해지고 만다.
<김대중 대통령 서거>
조만간 이렇게 될 거라 생각은 했는데....
개인적으로 좀 더 오래 버티주시길 바랬던 소망이 무너졌다.



노무현 대통령 영결식에서 끝내 어린아이처럼
온 몸으로 통곡하던 모습이 생각난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는 당신에게도 큰 충격으로 다가왔으리라.
노구의 몸으로 견뎌내기에는 어쩌면 힘겨운 시련이었는지도.
다른 사람들처럼,
나 또한 그분의 건강을 염려했었다.
독하게 버텨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깊게 깊게 생각했는데...



민주주의를 퇴보시키는 현 정권 앞에
절대로 약하게 허물어지는 모습을
끝끝내 보이지 않겠다 다짐한 것처럼
서러움 울음 끝에 그 분의 모습은 말없이 단단해 보여
그 서러운 통곡조차
나는 오히려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횡보현상, 기관지 절제, 폐렴, 인공호흡기 의존.....
그분의 소식을 알리는 뉴스들을 날마다 새로운 증상들을 더하기만 하고,
아무것도 아닌 나는
그분의 시간을 함께 조마조마하게 버텨냈다.
"폐렴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손상과 호흡곤란 증후군"
공식적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인!
다발성 장기손상,
그 말이 주는 섬뜩함에 덜컥 겁이 난다.
이재 다 지난 일인데도,
그분의 고난한 삶과 목숨을 건 모든 승부들이 
막막하게 다가온다.



부디.... 부디....
지금보다 더 좋은 곳에서
이루지 못한 것들,
이룰 수 없었던 것
결코 이 현 정권에서는 결단코 이뤄지지 않을 모든 것들
다 이루며 평온할수 있길 기도한다.

고난한 삶이었기에....
거대하지 않게 위대한 삶이었기에.....
그리고 고귀한 삶이었기에....

이루지 못한 것들 눈에 밟힐지라도....
부디 고난한 육신 누위고 편히 쉬시길....



당신은 이 곳,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한 사람이 개인으로는 할 수 없었던 많은 일들을
열심히 끝까지 해내셨음을 이제 압니다.
그 발걸음과 흔적들 하나하나
이제부터 오래오래
그리고
깊이깊이 감사드립니다.
부디 깊은 평온과 안식의 세상으로 영면하시길....



45년을 그분과 생과 늘 동행해온 이희오 여사의 마지막 편지가 공개됐다.
이회오 여사가 쓴 자서전 <동행>의 속지에 친필로 쓰여진 편지.
참 가슴 아프고 뭉클한 내용이라 숙연해진다.
이희오 여사는 이 편지가 담긴 책 <동행>을 남편의 가슴에 안기면서
그의 사후의 길까지도 <동행>하겠노라 다짐했을까?
그 눈물이 깊이가 어쩐지 너무 깊고 서럽다.

사랑하는 당신에게,
같이 살면서 나의 잘못됨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늘 그렇듯 모든 것을 용서하며 아껴준 것,
참 고맙습니다.
이제 하나님의 뜨거운 사랑의 품 안에서 편히 쉬시길 빕니다.
너무 쓰리고 아픈 고난의 생을 잘도 참고 견딘 당신을
나는 참으로 사랑하고 존경했습니다.
이제 하나님께서 뜨거운 사랑의 품 안에 편히 쉬시게 하실 것입니다.
어려움을 잘 감내하신 것을 하나님이 인정하시고
승리의 면류관을 씌어주실 것을 믿습니다.
자랑스럽습니다.

당신의 아내 이희호,
2009년 8월 19일



공개된 김대중 전 대통령 입관식 모습



진심으로 진심으로
누구보다 평온하시길....
살아 그분을 기억하고 이어가야 할 많은 분들까지도....
Posted by Book끄-Book끄
찍고 끄적 끄적...2009. 7. 21. 06:28

평생을 살아도
한번도 만나지지 않을 것 같은
영원히 평행선 같은 사람
그 사람의 마음도

어느 한 날,
나란히 어깨 마주하며
함께 걷는 꿈
몰래라도 꾸지 않을까?



햇살 좋은 날,
누군가의 나란한 어깨가 서러워
그대로 멈춰버린 세상!
저 어깨 사이로,
그대로 따라 얹히고 싶은 소망....

내게도 내내
만나지지 않는 두 길이 있어,
차마 다가갈 꿈
한번 꿔보지도 못하네...

Posted by Book끄-Book끄
찍고 끄적 끄적...2009. 5. 29. 06:44

그래도 가는 마지막 걸음인데
맘이 무겁고 아파도
꽃을 놓고 싶은 마음.



그 끝을 알 수 없는 조문객의 행렬
사람들의 눈길은
모두 한가지를 보는 듯.



여린 학생의 손에
아직 어린 아이의 손에
같은 나이를 겪는 사람들의 손에
들려 있는 하얀 꽃,

누가 이들에게 이 꽃을 들게 했을까?
먹먹히 흔들리는 심정들...
가슴 치며 흐려지는 시선들...



쪽달이 지켜주는 분향소에
마지막 인사를 위해 모여있는
모르는 사람들
그러나
모두 알고 있는 사람들



남기고 싶은 말들,
바램들, 소원들, 그리고 침묵들
바람에 날리는
차마 남기지 못하는
더 많은 모든 것들...



이제 다시는
어디서든
대통령이 되지 마시라고
대통령이 있는 그런 나라로는
가지 마시라고,

단지
당신 가족의
아들, 남편, 아비,
할아버지로만 사시라고.....

당신의 먼 소풍길 배웅에
무너지는 가슴 함께 동행합니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