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8. 3. 15. 15:48

 

<미저리>

 

일시 : 2018.02.09. ~ 2018.04.15.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원작 : 스티븐 킹 <미저리>

번역 : 송병준

연출 : 황인뢰

출연 : 김상중, 김승우, 이건명 (폴) / 길해연, 이지하, 고수희 (애니) / 고인배 (버스터)

제작 : (주)크리에티브리더스그룹에이트

 

18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선 배우 김상중.

공교롭게도 그의 마지막 연극 무대가 바로 여기 연강홀이었단다.

아마도 감회가 남다를듯 ^^

영화로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공연을 하는 배우 입장에선 불편한 작품일 수 있겠다.

등장인물이 많은 것도 아니고 장소로 한정되어 있어서

소위 말하는 배우의 밑천이 그대로 드러나는 작품이라 하겠다.

특히 남자주인공 "폴"은 교통사로로 침대에 누워있는 상태라 움직임에 제한이 있어

배우로서 포현하기에 어려움이 많은 인물이다.

움직임이라고 해봐야 버둥거림이 전부이고

목소리와 표정으로 이 모든 것들을 다 전달해야만 한다.

그래서 김상중이라는 배우가 이 역할을 하게 된거로구나 싶다.

 

작품은,

영화만큼은 아니었지만 재미있었다..

김상중의 연기는 두 말 할 필요가 없긴 했지만

금방이라도 "그런데 말입니다!"가 튀어나와야만 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이럴땐 익숙하다는게 실(失)이 되지 싶다.

이지아는 설정이 그렇게 한 것 같긴한데 너무 up set 됐다.

개인적으론 김상중 폴과는 "길해연" 애니가 더 좋았겠다.

길해연 특유의 갈라지는 허스키한 목소리가 극의 긴장감에는 더 효과적일 것 같아서....

하지만 이 모든건,

못 본 캐스팅에 대한 막연한 아쉬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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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끄적 끄적...2015. 7. 2. 08:17

 

<Bare the musical>

 

일시 : 2015.06.17. ~ 2015.08.23.

장소 : 두산아트홀 연강홀

작사 : Jon Hartmere

작곡 : Damon Intrabrtolo

한국어 가사 : 이정미

음악감독 : 원미솔

연출 : 이재준

출연 : 정원영, 윤소호, 이상이 (피터) / 성두섭, 전성우, 서경수 (제이슨)

        문진아, 민경아 (아이비), 배두훈 (맷), 이예은(나디아), 백주희,

        송이주, 전역산 외

제작 : (주) 쇼플레이, 밸류컬처앤미디어

 

눈 먼 표가 생겨 좀 일찍 관람을 하게 된 <Bare the musical>

캐스팅이 달랐다면 더 좋았겠지만 제이슨과 아이비는 첫관람과 같았고 피터만 궁금했던 정원영이었다.

개인적인 느낌은 정원영 피터가 윤소호보다는 훨씬 좋았는데

이게 또 묘하게 전성우 제이슨과 만나니 동급생의 느낌이 안 든다는게 살짝 함정이더라.

그리고 전성우는 제이슨보다 피터를 하는게 훨씬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두 번을 봤는데도 전성우 제이슨은 고등학교의 잘나가는 킹카처럼 느껴지지 않아서...

오히려 피터보다 더 우유부단하고 여성적으로 느껴졌다.

넘버 소화력도 과거의 작품들보다 떨어지고 연기도 조심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아마도 세 명의 제이슨 중 내가 생각하는 제이슨에 가장 가까운 배우는 서경수가 아닐까 싶다.

 

이 작품은 참 묘한게,

배우들 캐스팅을 맞춰보기가 참 애매하다는거다.

서경수-윤소호, 서경수-이상이 (그래도 제일 그럴듯한 조합이고...)

성두섭-정원영 (고등학생을 하기엔 둘 다 old하긴 하지만 그래서 둘이 만나는게 좋을것이고...)

전성우-이상이 (뮤지컬 선배인 전성우가 이상이를 리드하는게 가능할거고...)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런 경우의 수가 최선일 것 같다.

여전히 주연보다는 조연이 돋보이는 작품이고

주연배우들의 연기가 겉돌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전성우가 빨리 나쁜 남자가 됐으면 좋겠는데...)

공연 후반부쯤에 다시 보면 확 달라지긴 하겠지만 아직은..

그래도 넘버 하나만큼은 정말 확실히 취향 저격이다.

OST가 발매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고

공중으로 올라간 원미솔과 오케의 연주도 참 좋더라.

 

생가해봤는데,

이 작품이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작품인건 분명 맞는데

이렇게 애매하게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나이 탓인것 같다.

이런 이야기에 감동받고 안타까워하기에

나 내이는 ....

확실히...

너무...

멀리까지 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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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끄적 끄적...2014. 11. 10. 08:17

<The Devil>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작사 : 이지나, 이지혜

작곡 : Woody pak, 이지혜 

연출 : 이지나

음악감독 : 신은경

제작 : (주)페이지1, (주)알디웍스 

                  - 2014.11.02. PM 2:00 -                          - 2014.11.02. PM 6:00 -

 

     마이클리, 한지상, 박영수, 이충주, 윤형렬 (X) /   마이클리, 한지상, 박영수, 이충주, 윤형렬 (X)

     송용진, 김재범, 윤형렬 (존파우스트)            /   송용진, 김재범, 윤형렬 (존파우스트)

     차지연, 장은아 (그레첸)                           /   차지연, 장은아 (그레첸)                                 

 

결국 <The Devil>의 최후까지 장렬하게(?) 함께했다.

요근래 몇년 동안 거의 하지 않은 한 작품 종일반을 <더 데빌>이 하게 만들었으니

남다른 애정작이 맞긴 하다.

정말 오랫만에 내 성향과 딱맞는 창작뮤지컬이라

참 열심히 그리고 원없이 챙겨봤다.

작품도, 넘버도, 캐스팅도, 공연장도, 무대도, 느낌도, 연주도, 조명도 많이 그리울것 같다.

재연이 올라오면 또 보긴 하겠지만 

아무래도 초연만큼 찾아보진 않을 것 같고

보면서도 초연에  대한 향수와 아쉬움에 젖게 될거다.

(초연보다 더 놓았던 재연... 거의 없었으니까.) 

이렇게 종일반을 하게된 첫번째 이유는 윤형렬 X 때문이었고

결론은 종일반 하길 잘했다는거다.

윤형렬X...

첫번째 봤을 때도 너무나 좋아서 놀랐는데

두번째 보는건 첫번째보다 백만배 더 좋더라.

덕분에 진심으로 황홀했다.

다음에 재연으로 올라오게되면,

윤형렬은 반드시, 기필코, 무슨 일이 있어도 X를 하는걸로!

 

그리고 정말 진짜 막공이었던 저녁 공연.

마이클리, 차지연, 김재범과

이충주 배우를 제외한 모든 배우들이 함께했던 축제같았던 커튼콜.

이 작품을 보내야한다는게 드디어 실감됐다.

아쉽지만 후회없었던 작품.

그래서 이 작품과 제법 괜찮은 이별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잘가거라, 더 데빌...

 

삶이여, 생이여.

아름답다. 그대~

하늘과 땅이여.

아름답다, 그대~

꿈이여, 빛이여.

아름답다.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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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끄적 끄적...2014. 7. 2. 09:48

<여신님이 보고계셔>

일시 : 2014.04.26. ~ 2014.07.27.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대본 : 한정석 

작곡 : 이선영

연출 : 박소영

출연 : 김종구, 정문성, 조형균 (한영범)

        신성민, 려욱, 이재균, 전성우 (류순호)

        진선규, 최대훈 (이창섭) / 안재영, 정순원 (신석구)

        주민진, 문성일 (변주화) / 윤석현, 백형훈 (조동현)

        이지숙, 손미영 (여신) 

제작 : is ENT 연우무대 

 

4월 26일에 프리뷰 첫공을 보고 무려 2달 만에 다시 보게 된 <여보셔>

그리고 초연의 아름다운 순호 전성우를 비롯해서 딱 내가 원했던 캐스팅.

(여기에 여신님까지 "이지숙"이었다면 완벽했을텐데 아쉽다)

프리뷰를 보면서는 초연배우들이 많이 그리웠는데

이날은 배우들의 합이 미칠 정도로 좋아서 초연이 전혀 그립지 않더라.

무대 위에서 완벽한 신뢰감과 소통을 나누는 배우들을 보니 샘이 날 정도였다.

정문성과 진선규는 참 귀신같이 극 전체의 분위기를 잘 이끌어가더라.

게다가 전성우의 "악몽에게 빌어"는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그야말로 진정한 넘사벽이었고!

 

까르르 웃다가 어느 순간 감정에 복받쳐 가슴을 쓸며 눈물을 흘리게 되고

그러나 나도 모르게 또 어깨를 들썩이고...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이었다.

어쨌든 중요하고 확실한 건,

이 작품은... 정말 잘 만들어진,

착하고, 이쁘고, 사랑스럽고, 감동적인 한 편의 동화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전성우란 배우는,

아직 어리지만 참 단단하고 야무진 배우라는 걸 다시 한 번 실감했다..

전성우 순호로 인해 객석의 몰입도와 깊이가 완전히 달라졌다.

그냥 하나의 완전체를 보는 느낌!

전성우 순호가 있는 <여보셔>와 없는 <여보셔>는 확실히 다르다.

그가 풀어내는 순호의 감정은... 글쎄...

"홀림"이었다고 해두자!

개인적으론 이 녀석이 빨리 군대를 다녀왔으면 좋겠다.

군대를 마친 이후 배우로서 거칠것 없이 무대에 서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어떤 모습일까?

이 녀석이 되어질 모습은?

그 과정도 결과도 다 궁금하다.

  

드디어 이날 처음으로 조동혁 에피소드에 감정이 동화됐다

초연때부터 내내 존재감이 너무 없어서

순서를 앞으로 빼는게 차라리 좋겠다고까지 생각햤던 장면이었는데

배우들이 무대에서 주고 받는 대사와, 행동,, 눈빛을 보노라니 아주 자연스럽게 뭉클함으로 이어지더라.

그리고 프리뷰와 달라진 이 장면은 정말 조용히 강했다.

남한 정찰기 소리에 놀라 트라우마에 빠진 순호에게 손을 뻗는 한영범.

이어지는 대사가 너무 아름답고 다정해서 울컥했다.

"괜찮아, 형이랑 같이 가자!"

 

과장된 연기도 없었고,

돋보이려고 애쓰는 모습도 없었고,

무대를 불태우겠다는 부담스런 투지도 없었다,

모든 배우들이 오로지 진심이었다.

덕분에 맘껏 즐거웠고, 진심으로 따뜻했고, 아름답게 감동받았다.

심지어 난 이 여섯명이 부럽기까지 하다.

어찌됐든 그들은 자신만의 여신님을 만났으니까.

순호처럼 나도 해맑게 묻고 싶다.

"여신님! 나 보여요!"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4. 30. 05:54

<여신님이 보고계셔>

일시 : 2014.04.26. ~ 2014.07.27.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대본 : 한정석 

작곡 : 이선영

연출 : 박소영

출연 : 김종구, 정문성, 조형균 (한영범) / 신성민, 려욱, 이재균 (류순호)

        진선규, 최대훈 (이창섭) / 안재영, 정순원 (신석구)

        주민진, 문성일 (변주화) / 윤석현, 백형훈 (조동현)

        이지숙, 손미영 (여신) 

제작 : is ENT 연우무대 

 

대학로에서 <Trace U>를 보고 집에 가는 길에 개막을 알리는 포스터를 봤다.

개인적으로도 정말 좋아하는 작품 중 한편이라 자리가 았다면 현장구매로 볼까 싶어 연강홀로 방향을 틀었다.

(산책하는 기분으로 살랑살랑 걸어가는 맛도 꽤 솔솔하더라) 

원래 계획은 새로운 캐스팅들이 익숙해질때까지 기다렸다 관람하는 거였는데

포스터에 현혹돼 좀 즉흥적인 결정을 했다.

다행히 2층은 현장티켓이 꽤 남아있었고

어쩌다 보니 2층 맨 앞 줄을 혼자 독차지하고 관람했다.

그런데 이 작품은 관람을 계획하는 사람에겐 당부하건데.

2층 맨 앞 줄은 피하는게 현명하겠다.

극 시작부터 무인도로 떨어지기전까지 장면은 정말 무시무시할 정도의 시야장애다.

노래 전달은 그래도 괜찮은데 배우들 대사가 종종 안 들리는 것도 문제더라.

(이건 어떻게 좀 해결을 해야 할 듯.)

공연장이 커져서인지 무대 활용도는 예전보다 떨어졌다.

배우들 동선도 살짝 낯설었고

뒤돌아 서있을때 엄폐물(?) 없이 그냥 무방비로 노출되는 것도 조금 그랬다.

 

이 작품을 보면서 늘 궁금했던게

다른 인물들은 에피소드가 잘 살아있는데

유독 조동현의 에피소드만 묻혀있다는 거다.

이번 시즌에는 달라지길 기대했건만 여전히 밋밋하더다.

이건 배우의 문제는 아닌 것 같고 아무래도 타이밍의 문제인 것 같다.

각자의 여신과 대면하는 에피소드의 순서를 과감하게 바꿔보는 건 어떨까?

게다가 아버지까지도 등장없이 목소리만 나와 혼자 무대 위헤서 참 막막해 보였다.

연출의 의도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가족에게도, 동료에게도, 작품에게도 슬쩍 버려진 존재같아

초연때부터 조동현이라는 캐릭터가 내내 마음에 쓰인다.

(조동현 좀 어떻게 해주세요. 제발~~~~)

 

첫공연이라 새로 캐스팅된 배우들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해 살짝 아쉬웠지만

(이건 뭐 충분히 좋아질 수 있는 거니까 패스~~~)

이 작품은 확실히 착하고 에쁘고 아름다운 동화다.

넘버들은 여전히 보석처럼 반짝반작 빛나서

솔직히 말하면 아무도 못 듣게 꼭꼭 숨겨놓고 혼자 독점하고 싶을 정도다.

특히 "꽃나무 위에"와 "꿈결에 실어"는 아가들 자장가로 들려줘도 정말 좋을 것 같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잠들면 예쁜 꿈만 꿔지겠다!)

"여신님이 보고계셔"와 "그대가 보시기에"는 아이들의 순수하고 천진난만이 그대로 묻어나고

"악몽에게 빌어"는 너무 아프고 절망적인 트라우마다.

(그래도 전성우 순호가 아닌게 다행이다. 전성우였다면 아마도 견디내기가  힘들었을것 같다.)

관람하면서 다시 한 번 느낀거지만

참 잘 만든 넘버고 참 잘 만든 작품이다.

정말 꿈결같은 작품.

 

악몽의 시대에 아주 조금은 위로가 될 수 있는 작품이라 참 다행이다.

그런데...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우리도 딱 한 번쯤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여신님이 계시다면 좋겠다.

우리를 내내 지키고 보호해주는 그런 여신님이 계시다면 정말 좋겠다.

그게 비록 꿈결 속일지라도...

그러면 우리도 조금 살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3. 19. 08:42

<히스토리 보이즈>

일시 : 2014.03.14. ~ 2014.04.20.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원작 : 앨런 베넷

연출 : 김태형

무대 : 여신동 

출연 : 최용민(헥터), 어명행(어윈), 오대석(교장), 추정화(린톳)

        이재균, 윤나무 (포스너) / 김찬호, 박은석 (데이킨)

        안재형(스크림스), 임준식(럿지), 황호진(팀스)

        이형훈(크라우더), 오정택(락우드), 손성민(악타)

제작 : 노네임씨어터컴퍼니

 

2013년 3월 이 작품이 초연됐을때 관람을 놓쳐서 많이 아쉬워었다.

솔직히 말하면, 관람 여부를 두고 고민하다 어영부영 공연이 끝나버렸고 그 뒤까지도 솔솔 들리는 입소문에 은근히 속이 쓰렸던 작품이다.

그래서 프리뷰를 예매했다.

고백컨데 요근래 관람 도중에 극도의 피곤이 몰려오는 경우가 꽤 많았다.

보통 세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번째는 작품 자체가 개인의 취향에 맞지 않은 경우,

두번째는 작품은 좋은데 관람 다시 내 몸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

그리고 마지막엔 작품도 몸상태도 나쁘지 않은데 의아할 정도로 집중이 안되는 경우.

그래서 이 작품을 보기 전

제발 이 세 가지 경우 중 하나에 해당되지 않기만을 간절히 기도했다.

 

그런데 이 작품!

3시간 동안 나를 완벽하게 사로잡았다.

아주 정직하게 유혹적이고 매혹적이더라.

그러니까 페러독스의 관능에 제대로 빠져버린거다.

어떻게 이런 괴물같은 작품이 있을 수 있을까?

아주 오랫만에 불같은 질투에 빠지게 만들었다.

만약에... 만약에...

나도 학창시절에 어위같은 교사를, 혹은 헥터같은 교사를.

그것도 아니면 포스너나 데이킨, 스크림스 같은 친구들이 있었다면,

혹은 내가 그런 사람이었다면

지금쯤 내 인생도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후회는 환상과 함께 모든 시간들을 휩쓸어버린다.

폭.풍.같.다.

 

그리고 무대 위 배우들.

어쩌자고 그렇게 모든 순간이 다 진심일까?

프리뷰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만큼 배역과 완벽히 몰입하고 있엇다.

배우들간의 신뢰와 결속력은 정말 무시무시할 정도다.

세상 종말이 와도 결코 무너지지 않을 신뢰감이 느껴졌다면 이해가 될까?

기본적으로 한 명 한 명 다 좋은 배우이긴 하지만

무대에서 그들이 만들어내는 시너지 효과는 삼승, 사승의 법칙으로도 계산 불가다.

이재균만큼 소년의 이미지가 명확한 배우도 흔치 않을 것 같고

(그렇다고 이런 이미지가 이재균 배우의 한계가 될 것 같지는 않다.

 이건 그저 이재균이 갖는 필모그라피의 장점 하나일 뿐.) 

특히 박은석 배우는 이 작품으로 처음 알게 됐는데

노련함과 신선함이 함께 느껴져 정말 놀랐다.

작품과 배역에 대한 망설임이 전혀 없다.

중간중간 해설자같은 역할을 했던 스크림스 안재형의 타이밍도 정말 기가 막혔고...

솔직히 이 작품에 출현하는 배우들 연기에 대해 운운하는 거...

참 면목없고 염치없는 짓이긴 하다.

매 순간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고

매 순간 각각의 인물들에게 더 깊이 몰입하고 빠져들었다는 고백이 진실일 뿐!

클라세같았던 영화, 시, 문학작품들.

이 작품 속에는 모든 게 다 있다.

연극도, 연극 아닌 것도 모두 다.

 

가치있는 가르침이 남긴 깊은 울림.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가 내게 붉고 진한 화인(化印) 하나 남겼다.

진심으로 가치 있는 작품이고,

진심으로 가치 있는 배우들이다.

 

 

넘겨주어라.

때로는 할 수 있는게 그것 밖에 없다.

받아서 느껴보고 넘겨주는 것.

날 위해서도 아니고

너희 자신을 위해서도 아니고

다른 어느 곳 누군가에게 어느날 넘겨주는 것.

난 너희가 바로 그 게임을 배우기를 바란다.

넘겨주어라.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10. 10. 09:39

<번지점프를 하다>

일시 : 2013.09.27. ~ 2013.11.17.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대본 : 이문원

작사 : 박천휴

작곡 : 월 애런슨 (Will Aronson)

무대 : 여신동

연출 : 이재준

출연 : 강필석, 성두섭 (인우) / 전미도, 김지현 (태희)

        이재균, 윤소호 (현빈), 임기홍 (대근), 진상현 (기석)

        박란주 (해주),  이지호 (재일) 외

제작 : (주)뮤지컬해븐, CJE&M

 

이 작품을 관람할 땐 스스로에게 경고한다.

절대로 깊이 빠져서는 안된다고!

누군가의 애뜻함과 절실함은 다른 누군가에겐 무례한 기억이 될 수 있으니까.

인우와 태희의 17년.

왜 하필이면 17년인가!

이 작품은 나를 데자뷰와 싸우게 한다.

그래서 피해야만 한다.

빠지지 않게... 공감하지 않게... 인정하지 않게...

빠지게 되면 나는,

위험해진다.

지금도 충분히 위험한데!

 

작년 초연때보다 무대가 많이 정리됐고 2층까지 아기자기하게 더 정성을 들였다.

무대를 보고 있으면 누구라도 추억을 떠올리게 할 만큼 그렇게.

초연때는 파스텔톤의 조명이 은은함과 함께 여백의 미를 느끼게 했다면

이번 여신동이 만든 무대는 추억을 쫒는 "시간여행" 을 체감케한다.

주렁주렁 매달려 그로테스크하게 보였던 1막 초반의 우산과 2층에 동동 떠있던 2막 침대 장면이 없어진 건 아주 현명했다.

장면 전환도 초연보다 훨씬 좋았고

2막에서 태희와 현빈이 서로 교차되는 순간의 연출은 정말 압권이다.

이재준의 감각적인 연출이 그야말로 빛을 발하는 순간!

영화속 대사가 더 많이 들어간 것도 아주 좋았고...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인우의 독백 전에 인우와 태희의 나누는 대화가 초연때는 빠졌었는데

지금은 다행히 제위치를 찾아서 그것도 좋았다.

(이 대화를 듣고 있으면 이은주의 개구진 목소리까지도 겹쳐서 떠오른다. 참 좋아했던 여배우였는데...) 

대부분 재연공연보다 초연공연이 더 좋았었는데

(그래서 초연으로 올라왔을 때 꼭 챙겨보는 편이다) 

이 작품은 초연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좋아졌다.

산만했던 부분들도 과감하게 삭제했고

태희와 현빈의 연결고리 표현은 초연때보다 훨신 더 잘 살려냈다.

개인적으로 초연을 보면서는 영화거 더 좋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영화보다 뮤지컬이 훨씬 좋다.

윌 애런슨의 곡도, 박천휴의 가사도 여전히 좋았고

강필석의 섬세한 인우, 전미도의 사랑스런 태희도 참 좋았다.

특히 강필석은 배우로서 이 작품과 정말 사랑에 빠져버렸버렸다는게 그대로 보여진다.

(이병헌의 인우보다 강필석의 인우가 나는 훨씬 더 좋다. 비교가 불가할만큼...)

강필석, 전미도, 윤소호.

초연배우들의 연기는 아련했고 더 짙고 깊어졌다.

프롤로그 왈츠만으로도

가슴을 이미 울컥하게 만드는

아주 아름답고, 그리고 아주 위험한 작품.

 

커튼콜이 끝나고 마술처럼 나타난 오케스트라.

무대 안쪽 사이드에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2층 객석보다 훨씬 더 높은 왼쪽편에서 정말 생각치도 못했던 오케스트라가 꿈처럼 아주 조용히 나타났다.

그 모습이 얼마나 아름답던지...

그러면 안되는데 

이 작품은 나를 자꾸 끌어당긴다.

위험해지기전에 피해야 하는데...

 

인우가 내 귀에 대고 말한다.

"이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아니야!"

정말일까?

정말 그런걸까?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9. 4. 08:20

<SPAPALOT>

일시 : 2013.05.16. ~ 2013.09.01.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연출, 안무 : 데이비드 스완

음악감독 : 변희석

출연 : 서영주, 정준하 (아더왕) / 이영미, 신의정 (호수의 여인)

        윤영석, 고은성 (갈라하드) / 정상훈 (렌슬럿 경)

        조형균 (로빈 경), 이훈진 (베데베르 경), 김호 (팻시)

        정철호 (잭), 공민섭, 박경동, 윤민우, 정성진

제작 : (주)오디뮤지컬컴퍼니. CJ E&M

 

유머가 간절히 필요했다.

비록 허탈한 빈웃음일망정 아무 생각없이 한바탕 웃어보고 싶었다.

빈깡통처럼 요란하게...

처방전을 찾아 방황하다 하루 전에 급히 예매해서 본 뮤지컬 <스팸어랏>

코믹 페러디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는 광고문구에 혹했다.

성배를 찾아 떠나는 아더왕 이야기. 

심지어 뮤지컬 넘버 "Always look on the bright side of life"의 가사는 사뭇 유혹적이기까지 했다.

인생 뭐 있냐며, 별 거 없다며 웃어보란다.

고민하지 말고 툭툭 털고 일어나서 즐기란다.

(이 넘버는 확실히 후크송이다, 동영상으로 한 번 봤을뿐인데도 리듬과 멜로디, 가사까지 그대로 접수됐다.)

페러디의 진수.

그래, 잠간이라도 게거에 한 번 빠져보자 다짐하고 공연장을 찾았다.

 

결론은...

그리 재미있게 보지는 못했다.

노골적이고 실날한 세태풍자와 패러디를 기대했는데 아무래도 좀 약했던 것 같다.

더 과감한 B급 패러디 작품이었다면 훨씬 더 유쾌했을텐데...

부상해서 복귀해 오랫만에 무대에 선 윤영석이

<오페라의 유령>, <지킬 앤 하이드>, <명성황후>를 패러디할 때와

서영주, 이훈진의 <맨 오브 라만차>를  패러디할 때 여기저기에서 팡 터진 걸 재외하면

페러디 자체로 큰 재미를 주지는 못했다.

개인적으론 패러디의 코믹함보다는

배우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화학작용이 훨씬 더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1막 초반에 조형균 로빈과 서영주 아더 왕, 이훈진 베데베르가 처음 만나는 장면은

마치 탁구경기를 보는 느낌이다.

그런데 그 탁구경기라는 게 서로 마주 보고 하는 게 아니라 나란히 서서 하는 거라면 이해가 될까???

서로 주고받는 대사들이 여기저기 부딪치며 통통 제 멋대로 튄다.

아주 유쾌하고 깔직하게.

거기다 배우들 네 명의 타이밍과 표정도 아주 좋다.

가히 고전 만담의 정수를 보는 느낌.

 

이 작품은 서영주와 이영미를 제외한 모든 배우가 멀티맨이다.

심지어 앙상블 네 명의 배우(공민섭, 박경동, 윤민우, 정성진)까지..

<라카지> 이후에 오랫만에 또 다시 대단한 시스터들(?)을 목격했다.

정상훈은 코믹물에 완전히 물이 올랐다.

아마도 조만간 임기홍과 함게 코믹연기의 지존이 되지 않을까 강하게 의심(?)된다.

(두 사람이 한 무대에서 코믹 연기를 펼친다면? 상상만으로도 불꽃이 튄다) 

이 작품 덕에 11월에 정상훈의 "산초"가 무지 기대된다.

(두 번의 관람 전부 정상훈 산초를 선택했다. 이훈진은 몇 번 봐서....)

조형균은 노래할 때 목소리가 아주 매력적이었고, 연기와 딕션, 표정도 참 좋다.

정철호도 1막과 2막 시작 부분을 여는게 자칫하면 참 뻘쭘할 수 있는 장면인데 잘 끌고 간다.

그리고 정상훈 애드립처럼 정말 '구성진 소리'를 가졌다.

오랫만에 무대로 돌아온 윤영석은

어떤 면에서는 관객들보다 더 즐기면서 작품을 관람하는 느낌이다.

늘 무겁고 심각한 배역만 해오다 이런 가벼운 역을 하는 게 관객입장에서는 아직까지도 어색하지만

배우 본인의 표정이 너무 밝고 즐거워서 그걸 보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

 

개인적으론 작품 자체의 매력보다는

출연한 배우들의 연기적인 매력에 빠져서 관람했던 것 같다.

(내용은 기억에 별로 안 남고... 그래서 아무래도 나중에라도 다시 보게 되진 않을 작품...) 

이날 공연은 관객과 함께한 애드립도 아주 쫀쫀했고

(서영주와 배우들의 관록에 박수를....)

중간중간 예상치 못한 깜짝쇼도 재미있었다.

호수의 여인 이영미가 "내 배역 왜이래?"를 부를 때 더블이었던 신의정이 같은 무대 의상을 입고 등장했고

커튼콜에는 정준하까지 깜짝 등장했다.

간혹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관객 입장에서 재미있고 유쾌하게 관람하는 작품도 좋지만

출연하는 배우들이 스스로 재미있고 유쾌하게 공연하는걸 목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비록 개인적인 바람이었던 박장대소의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재미있고 유쾌한 현장에 함께 있었다는 건 의외의 격려였고 위로였다.

그래!

때로는 이런 게 꼭 필요한 때가 있다.

확실히!

 

* 코믹과 비련 전부를 완벽하게 표현하는 서영주가 요즘 코믹으로만 소모되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 안타깝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몽유도원도>에서 서영주가 보여줬던 연기를 다시 볼 수는 없을까?

   그의 표현과 감정, 순간 몰입과 촉촉한 목소리는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돋을 정도다.

   더 늦기 전에 그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날이 한번쯤 다시 온다면 정말 좋겠는데...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4. 17. 07:39

<Next to Normal>

일시l : 2013.01.06. ~ 2013.05.05.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극본, 작사 : 브라이언 요키 (Brian Yorkey)

작곡 : 톰 킷 (Tom Kitt)

연출 : 변정주

출연 : 박칼린, 태국희 (다이애나) / 남경주, 이정열 (댄)

        한지상, 서졍수 (게이브) / 오소연, 김유영 (나탈리)

        이채훈, 최종선 (헨리) / 박인배 (의사)

제작 : (주)뮤지컬헤븐

 

<Next to Normal>은,

내겐 엄청난 trauma와 같은 존재다.

이 작품 보는 건 너무 아프고, 너무 힘들고, 너무 괴로운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외면할 수 없는 그런 작품이다.

꼭 나를 보는 것 같은,

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

보고 있으면 뼈마디마디가 저리고 살점이 뭉턱뭉턱 잘려지는 느낌이다.

넘버 하나하나를, 대사 한줄 한줄을 전부 알고 있는데도

너무 익숙해서 도저히 익숙할 수 없는 그런 작품.

어쩌나...

아프다.

아무 말도 쓸 수 없을 것 같다.

뭐라도 기록하고 싶은데,

자.신.이.없.다...

지금도 대사와 노래를 떠올리면 울컥울컥 눈물이 차오른다.

다이애나, 댄, 게이브, 나탈리...

한 명 한 명이 전부 나 같던 사람들.

 

초연때보다 배우들의 연기가 더 진해지고 깊어졌다.

이 사람들...

자기 배역을 너무나 잘 이해하고 있고

아주 깊게 그 상황을 현실로 육화하고 있다.

걱정된다.

작품이 끝나면 많이 힘들텐데...

그래도 확신한다.

그들 역시도 "어둠 속 한줄기 빛(Light in the dark)"을 믿으리라는 걸.

이 작품에 나오는 모든 넘버들은 그야말로 heeling 이다.

초연때도 느낀거지만 번역이 정말 너무 좋다.

3층의 무대도 의미있고

각 층마다 밴드들이 자리해서 소리를 분리시킨 것도 좋다.

특히 박용호 대표가 말한것처럼 알전구 조명은 환상이다.

마지막 엔딩 장면에서 모든 배우들이 보라색 옷을 입고 3층의 무대에서 "Light"를 부를때

그 뒤에 쏟아지는 빛...

나는 그 쏟아지는 빛 속에서 작품의 해피엔딩과는 별개로 나만의 해피엔딩을 꿈꾼다.

바닥을 치고 일어서게 만드는 가장 근원적인 힘.

이 작품은 그 반전의 힘을 믿게 만든다.

 

박칼린 다이애나는 더 간절해졌고 집요해졌고 더 강렬해졌다.

그리고 초연때보다 딕션이 정말 많이 좋아졌다.

그녀 때문에 나는 정말 많이 뭉클했고, 정말 많이 공감했고, 정말 많이 아팠다.

"I Miss the Mountains"은 꼭 꿈을 꾸는 사람 같았고

댄을 향해 "You don't Know'는 외치며 망상 속 게이브에게로 향하는 그녀는 너무나 절망적이었다.

"I Dreamed a world"는 너무 힘겨워 보는 나조차도 다 놓아버리고 싶었고

나탈리와의 'Maybe"장면은 그 마음이 너무 간절해서 아팠다.

"So Aayway"의 가사는 견디기 힘든 진실이지만 너무나 처연해서 뜨거웠다.

 

그리고 이정열 댄!

얼마전에 위암 수술을 했다는데...

예전에 비해 많이 마른 몸피를 보니 가슴에 애잔하다.

(빠른 회복과 건강을 기원하며..._

확실히 나는 남경주 댄보다는 이정열 댄에 감정몰입이 잘된다.

"I'e been"도 "Light in the Dar"도 그가 부르면 너무 간절하고 절실하다.

아내와 가정을 지키고픈 댄의 간절함과 의무감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그에게도 여전히 살아있는 가브리엘,

아들의 망상을 인정하는 "I Am The One" 장면을 보면서는

조울증 호나자 다이애나보다 사실은 댄이 훨씬 견디기 힘들고 아픈 사람이었다는 걸 이해했다.

"How Could I ever Forget'

이정열 댄을 어찌 잊을까....

울음을 참아내며 조용히 통곡하던 그 목소리를... 

 

한지상 게이브.

망상을 현실로 고스란히 느끼게 만든 배우.

초연때도 놀라웠는데 지금은 더 할 말을 잃게 만든다.

게이브를 한지상 이외의 다른 배우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다.

게이브 = 한지상

내 공식을 아마도 절대 깨지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또 한 명의 남자 헨리 이채훈.

그의 성장은 정말 눈부실 정도다.

초연때도 물론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땐 왠지 뭔자 조심하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정말로 나탈리의 완벽한 짝, 그 모습이었다.

함께 미쳐주겟다는 헨리의 말...

최고의 사랑 고백이었다.

댄과 중첩되는 장면에서도 초연때와는 다르게 존재감이 팽팽하게 살아있다.

<황태자 루돌프>를 보면서 놀랐었는데 이 작품이 다시 한 번 재확인 도장을 찍어준다.

멋지다! 이 녀석.

초연때 한지상에게 느꼈던 미래가 이번엔 헨리 이채훈에게 바통터치하듯 넘어갔다.

(한지상과 이채훈, 두 배우 모두 기꺼이 주목하자!)

 

나탈리 오소연!

나는 이 작품에서 나탈리만이 가장 normal한 인물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는 이제서야 알았다.

다이애나의 말처럼 "숨어 사는 엄마와 딸"일 뿐이었다.

엄마에게 투명인간일 수밖에 없었던 나탈리!

그녀가 느꼈을 그 모든 절망과 아픔이 뒤늦게 가슴을 뻐근하고 묵직하게 누른다. .

어깨를 다독이면서 품 속에 꼭 안아주고 싶었다.

오소연의 나탈리는 나를 헨리가 되고프게 만들었다.

1인 2역이라고 할 수 있는 의사 박인배.

플레이DB 동영상에 살짝 실망했었는데

현장에서 직접 본 그는 역시 배우다.

딕션과 목소리톤, 노래와 감정도 정말 좋았다.

진정한 포커페이스.

나는 지금 그의 1인 2역을 두고 말하는 게 결코 아니다. 

이해할 수 있을까?

 

보고 있기에 참 아프고 힘든 작품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망상같은 희망을 갖게 한다.

내게도 그런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런 꿈.

포기 못하겠다고...

놓을 수 없다고,..

기꺼이 같이 미쳐주겠다고...

세상의 모든 다이애나와 나탈리의 곁에

댄과 헨리가 함께 있어주길

간절히 간절히 기도한다.

 

Light (정말 좋은 ending)

 

불을 켜요.

먼저 불을 밝혀요.

어둠 속에 혼자서 있지 마요, 처량해보여

우리 단 둘이 함께 견뎌.

 

수많은 밤,

아침만을 기다려왔어

모든 게 잘 될 거야

우린 너무 돌아왔어

 

매일매일 괜찮기만 기도해

무뎌지려 해봐도 상처는 낮지 않아

유령에 쫒겨도 가는거야, 가야만 해

그럼 살 길은 또 생겨

행복만을 위해 사는 건 아니지만

살아있어야 행복해

 

매일 내게 구름과 비 내려줘

아픔은 삶의 일부, 느끼기위한 댓가

사랑은 고통임을 다 알지만

우린 사랑해

 

긴 밤이 끝내 지나고 먼동이 뜨면 알게 돼

얼마나 멀리 어둠 속 헤맸던지

안다고 믿던 세상 저 빛이 새롭게 하니

 

매일매일 길 찾아갈 의지를 줘

알잖아 해뜨기 전 칠흑같은 어둠

긴 밤이 지나면 한 줄기 빛

한 줄기 빛

남편, 아들, 딸, 아내

다들 힘겹게 버터 싸워야 올

한 줄기 빛

한 줄기 빛

어서오라. 한 줄기 빛

 

 



 

 

 

<Next to normal 1>
01. Prelude (서곡)
02. Just Another Day (그저 또 다른 날)
03. Everything Else (모든 게 다 사라져)
04. Who's Crazy/My Psychopharmacologist And I (미친 건 누굴까?/ 내 신경 정신과 의사와 나)
05. Perfect For You (완벽한 짝)
06. I Miss The Mountains (난 산이 그리워)
07. It's Gonna Be Good (좋아질거야)
08. He's Not Here (그 아인 없어)
09. You Don't Know (넌 몰라)
10. I Am The One (바로 나)
11. Superboy And The Invisible Girl (슈퍼보이와 투명소녀)
12. I'm Alive (난 살아있어)
13. Make Up Your Mind/catch Me I'm Falling (명확한 생각을 찾아요/나 떨어져요)
14. I Dreamed A Dance (춤을 췄어, 우린)
15. There's A World (그 곳)
16. I've Been (니 곁을 지켰어)
17. Didn't I See This Movie (전에 본 영화같아) 
18. Light In The Dark (어둠 속의 빛)

<Next to normal 2>
01. Wish I Were Here (넌 어딨니)
02. Song Of Forgetting (망각의 노래)
03. Hey #1 (헤이#1)
04. Seconds And Years (몇 초와 몇 년)
05. Better Than Before (과거보다 행복한 과거)
06. Aftershocks

07. Hey #2 (헤이#2)
08. You Don't Know (넌 몰라)
09. How Could I Ever Forget? (그 날을 어찌 잊어)
10. It's Gonna Be Good (좋아질거야)
11. Why Stay?/A Promis (제발 떠나/약속)
12. I'm Alive reprise (난 살아있어) 
13. The Break (박살난 영혼)
14. Make Up Your Mind/catch Me I'm Falling (명확한 생각을 찾아요/나 떨어져요)
15. Maybe (next To Normal) (어쩌면)
16. Hey #3/perfect For You (헤이#3/완벽한 짝) 
17. So Anyway (뭐 어쨌든)
18. I Am The One (바로 나)
19. Light (빛)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2. 12. 5. 08:07

<Assasssins>

일시 : 2012.11.20. ~ 2013.02.03.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연출 : 황정민

작사, 작곡 : 스티븐 손드하임

제작 : 샘 컴퍼니

출연 : 최재림, 강하늘 (리 하비 오스왈드/발라디어)

        박인배 (존 윌크스 부스), 황정민, 박성환 (찰리 귀토)

        남문철, 정상훈 (세뮤엘 비크), 최성원 (주세피 장가라)

        윤석원 (레온 출고츠), 이승근 (존 힝클리)

        이정은 (사라 제인 무어). 김민주 (리네트 스퀴기 프롬)

        이상준, 김현진, 박영주, 유인혁, 김태민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미국 뮤지컬의 거장 스디븐 손드하임.

손드하임의 <Assassins>이 벌써 우리나라에 세 번째 공연된다.

 

2005년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 초연,

(그때 캐스팅 정말 어마무지했었지! 엄기준, 오만석, 김무열, 최재웅, 박호산, 최민철 ...)

2009년 신촌의 소극장 The stage에 이어 2012년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초연부터 챙겨서 봤던 그 <어쌔신>이,

그것도 대선이라는 기막힌 시기와 딱 떨어지는 이때 다시 세번째 공연을 시작했다.

(괜히 혼자 무지 의미심장해하면서 흐뭇해하고 있는 중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껏 본 <어쌔신> 중에서 제일 좋았다.

이 멋진 블랙코미디를 심각하지 않으면서도 의도는 충분히 파악될 수 있게 잘 다듬었었다.

가사와 대사들도 정리가 훨씬 더 잘 됐고

이야기 구성과 장면도 적절하고 이질감없게 수정이 잘 됐다.

초연과 재연때보다는 훨씬 이야기 이해하기가 쉬웠고

에니메이션 활용과 무대, 조명도 훨씬 좋아졌다.

이 작품, 딱 이 정도 무대 규모에서 올리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

이 모든 변화가 어디서 온걸까?

황정민 연출의 힘이었을까?

개인적으로 황정민이 연출로서 이 작품에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황정민의 첫번째 밥상,

제대로 잘 차린 것 같다.

 

 “그동안 배우로서 진수성찬을 많이 얻어먹었는데 연출가로서 밥상을 차리려니 많이 힘들었다. 그러나 배우와 팀의 힘을 믿고 함께 만들었다. 연극으로 처음 배우를 시작할 당시 공동작업 하던 때가 생각나 행복했다. 상을 많이 받으면서 스스로 변했음을 느꼈다. (연출을 통해) 초심으로 돌아가 나를 되돌아보고 스스로를 바로 세우는 계기로 삼고 싶다”

 

존 윌크스 부스 박인배, 세뮤얼 버크 남문철, 사라 제인 무어 이정은, 찰리 귀토 황정민.

네 배우가 특히 눈에 들어온다.

나머지 배우들도 쥬세피 장가라 최성원과 리네트 스쿼키 프롬 김민주  제외하고는 다 좋았다.

최성원의 장가라는 좀 느끼했고

(근데 어느틈에 최성원이 이렇게 아저씨가 됐지?)

김민주는 연기는 좋았는데 노래가 많이 불안했다.

특히 존 헝클리와의 듀엣은 참 용감하게 느껴질 정도로 불안했다.

 

존 윌크스 박인배는 역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 작품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가 박인배의 또 다른 모습을 목격하자는 의미였다).

일단 목소리 정말 너무 좋았고 연기도 훌륭했다.

다만 숨소리는 좀 조절해야 할 것 같다.

오스왈드 최재림과의 후반부 장면은 거의 두 사람의 숨소리가 80%를 차지하는 것 같다.

두 사람의 박빙의 숨소리 대결때문에 솔직히 힘들었다.

(개인적으로 최후 승자는 최재림이라고 생각한다. ^^)

최재림은 긴장을 많이 했는지 약간 어색했고

특히 발라디어 때는 좀금 과하다 싶을만큼 가볍다.

오스왈드는 최재웅, 장가라는 박호산(그때는 박정환)이 그래도 제일 좋았던 것 같다.

세뮤얼 버크 남문철!

오만석, 한지상이 세뮤얼 버크를 연기할 때는 과대망상 환자처럼 느껴졌는데

남문철은 슬픔과 절망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와! 정말 간절하고 절절하더라.

그러면서도 관객들을 웃게 만드는 웃음코드도 적절히 활용하고...

정말 부라보였고 너무나 멋졌다.

이정은의 제인 무어도 홍은희, 최혁주보다 훨씬 좋았다.

맛깔스러웠고 정말 막무가내 아줌마 같았다.

조증 환자같았던 황정민 찰리귀토 너무 좋았고...

황정민이 불굴의 마라토너, 제럴드 포드로 나왔을 때는 객석이 제대로 빵 터졌다

 

멀티맨처럼 주연배우들을 계속 활용하는 모습도 재미있었고

조명과 무대 연출도 좋았다.

의상도 대체적으로 좋았는데 호두까기 인형같던 발라디어 의상은 좀...

그래도 전체적으로 괜찮은 작품이었다.

초연, 재연보다 훨~~~씬!

 

이 작품,

임기 얼마 안남으신 그분께서

꼭 챙겨보셨으면 정말 좋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