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12.26 <로스트 심벌> - 댄 브라운
  2. 2009.02.25 달동네 책거리 31 : <헝그리 플래닛>
읽고 끄적 끄적...2009. 12. 26. 06:21
<다빈치 코드>로 전세계를 휩쓸어버린 댄 브라운의 신작.
이 사람을 볼 때 마다 세상 참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찌됐던간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이고,
게다가 외모는 또 어찌 그리 출중하신지...
조물주 몰빵이론의 한 인물이라고 할 만 하다.
("조물주 몰빵이론"이란 조물주가 "아차!"실수로 한 사람에게 많은 재능을 몰아서 빵빵하게 내려주는 걸 말한다. 쩝!)



<다빈치 코드>, <천사와 악마>에 이은 로버트 랭던의
3번째 활약상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판 인디아나 존스라고나 할까?
움베르트 에코는 그야말로 지적인 기호학자인데
댄 브라운은 대중적인 양념을 그야말로 적절하고 효과적으로 뿌릴 줄 아는
여우같은 미식가의 기호학자라고 할 수 있겠다.
입에 착착 감기는 화학조미료의 맛~~~
그런데 그 맛도 중독되면 어머니 손맛보다 더 끈질기고 집요하다.
(솔직히 라면을 맛있게 하는 건 엄청난 화악조미료의 총아에 해당하는 스프의 위력이 아니던가!!)



프리메이슨의 피라미드,
퍼즐처럼 흩어져 있는 암호들.
하나하나 암호가 풀려나갈 때마다 덩달아 책장도 빠른 속도로 넘어간다.
확실히 읽을 수록 재미를 더한다.
신비주의와 재미, 그리고 끝없는 대립과 비밀들.
끝없는 반전의 반전까지...
도무지 언제쯤 풀리나 싶은 이야기가 한 순간
마술처럼 풀린다.
그리고 주인공은 언제나 늘 장하게(?) 살아남는다.
조만간 로버트 랭던도 숱한 OO맨들의 뒤를 잇는 슈퍼 히어로로 새롭게 등극하게 되는 건 아닐지...
(톰 행크스도 곧 다시 바빠지겠구나 하는 생각도 잠깐 ^^)
게다가 이 새로운 슈퍼 히어로 로버트 랭던의 활약상은
기껏해야 24시간안에 이루어진다.
이 사이에 사람도 무지하니 죽고, 사건도 무지하니 많이 일어나고
경찰도 무지하니 많이 헛다리 집는다.
<로스트 심벌>에서는 경찰도 부족해 급기야 초반부터 CIA까지 등장한다.
그리고 인물들은 지극히 다국적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 번역된다고 해도 소위 본전은 확실히 뽑고도 남을 이야기다.
댄 브라운이라는 작가
은근히 경영학 내지는 경제학의 대가라는 생각까지도 하게 만든다.(좀 억지스럽나??)



2009년 12월 24일, 성탄 전야에
<로스트 심벌 가이드북>이 출판되기까지 했다.
미국에서야 1달러 지폐에 그려진 눈동자가 새겨진 피라미드만 봐도
프리메이슨의 암호가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긴 하겠지만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선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
라고 생각은 되지만
이 또한 지극한 영업마인드의 발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심지어 댄 브라운이 쓴 것도 아니고
원형준, 류동현이라는 우리나라 미술사학자에 의해 순수 토종으로 쓰여졌다.
그야말로 감개가 무량한 책이 아닐 수 없다.
어쩐지 재미있게 본 책이 좀 뻘쭘해지는 순간이다.
"친절한 금자씨"도 울고 가게 친철한 상황이라 적이 당황스럽다.
의도 자체는 좋은데 그걸 꼭 <로스트 심벌 가이드북>이라고 했어야 했나???

오랫만에 무지 재미있게 읽은 <로스트 심벌>이었는데
<로스트 심벌 가이드북> 때문에
마음이 상당히 "로스트" 해졌다.
^^
Posted by Book끄-Book끄
달동네 책거리2009. 2. 25. 06:42
 <헝그리 플래닛> - 피터 멘젤 & 페이스 달뤼시오


 헝그리 플래닛



오늘은 좀 특이하고 대단한 책을 한권 소개해 보려구요.

처음 도서관에서 이 책을 손에 잡았을 땐 먹거리를 소재로 한 여행집의 일종인가 하고 생각했더랬습니다. 책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사진들도 그렇고...

궁금할 때가 있쟎아요.

도대체 다른 사람들은 뭘 먹고 살까? 아니면 다른 나라 사람들도 이런 걸 먹을까?

분명 이 책도 처음 출발은 그러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사진작가인 남편과 TV 뉴스 프로듀서 출신인 작가 아내(그래서인지 이 책은 다분히 다큐멘터리적인 요소가 짙습니다)는 전 세계 24개국을 돌면서 총 30가족을 만나 가족 구성원들이 일주일 동안 소비하는 식품과 그들의 일상을 글과 사진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일주일치의 먹거리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세계 각국의 가정을 보면서 어쩌면 첫 페이이지에선 저처럼 군침을 흘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한 페이지씩을 넘기다 보면 엄청난 먹거리 가치의 차이, 그리고 음식의 대량 유통의 폭력과 그에 수반되는 위험과 장애 요소를, 그리고 광범위한 인류와 환경의 파괴 등 먹는다는 의미 하나에서 파생되는 수많은 문제들을 만나게 될 겁니다.

어쩌면 “먹는다”는 행위 자체가 공포나 재앙처럼 다가올지도 모르겠네요.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욕구에서 시작된 “음식”은 <부족>의 단계를 이미 오래 전에 지나쳐 이제는 <과잉>을 너머 <폭발>의 단계에까지 와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부족>이라는 용어 자체도 사치로 여겨질 만큼 <결핍>과 <기아>로 허덕이며 생명의 위협을 받는 사람들 또한 분명 있습니다.

누군가는 당뇨, 비만 등 과잉 섭취로 인해 목숨의 위협을 받고, 누군가는 물 한방울의 허기조차도 채우지 못하고 죽어가기도 하는 엄청난 재앙의 양분화가 지금 세계에선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죠.

불을 사용하면서 인간이 진화가 됐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일 때지만, 생식 문화에서 화식문화로 넘어오면서 인간의 식생활은 발전함과 동시에 또한 엄청난 속도로 파괴되기 시작했습니다. 거기에 냉장고라는 꿈의 기계 발명으로 음식 보관에 대한 형태가 바뀌면서 저장에 대한 욕구가 인류의 또 다른 소유욕을 부추기게 됐겠죠.

지금은 정크 푸드라고 해서 기피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긴 하지만 페스트 푸드가 기여한 식생활 개선(?)의 효과도 여기에 지대한 몫을 담당합니다. 여기에 대형 마켓 체인점에 의해 공급되는 가공 식품들의 활약을 무시하면 아마도 그들이 많이 서운해 하겠죠?

(써 놓고 보니 정말 전쟁터 아닙니까?)


호주, 영국, 미국의 일주일치 먹거리 사진과 부탄, 차드, 과테말라의 일주일치 먹거리의 사진은 과히 충격적이기까지 합니다.

누군가의 일주일치 먹거리는 다른 누군가의 1년분 먹거리에 해당한다는 사실.

거기에 가족 구성원의 비율까지 계산한다면 그 차이는 정말 어마어마했습니다.

누군가 하루 6캔의 코카콜라를 비울 때, 누군가는 아침마다 몇 km를 걸어 겨우 한 동이의 물을 그야말로 구해옵니다. 10살 남짓한 여자아이가 뜨거운 모랫길을 물동이의 그늘에 의지해 돌아오겠죠.

아마도 제 생각이지만 그 아이는 돌아오는 내내 물 한번 마시지 못하고 그대로 머리에 이고 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 물은 낟알의 형태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곡물을 죽으로 끓여 온 가족이 둘러 앉아 한 국자씩 먹어야 하는 그 물이니까요.


이 책에선 현대인의 식생활에 대한 문제점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최소한의 영양조차 섭취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상인들이 들여온 라면을 생으로 씹어 먹는 데서 충격을 받고 이 책을 집필하게 됐다고 책머리에 밝히고 있습니다.(그것도 외부세계와 거의 단절됐다고 생각된 곳에서요....)

왜 이 같은 가공식품들이 세계를 지배하게 됐는지, 이를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우려, 그리고 그것들에 의한 폐해의 정도까지 이 책은 읽어갈수록 많은 다른 것들을 생각할 수밖에 없게 만듭니다.

소위 선진국이라고 말하는 나라일수록 가공식품과 탄산음료, 육류의 소비가 엄청나게 많고 그런 곳은 여지없이 비만과 당뇨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로 인한 다이어트 비용 또한 엄청난 경제 지출을 차지하고 있고요.

실제로 이 책에 참가한 선진국 가족은 본인들의 일주일치 먹거리 사진들을 직접 보고 식생활을 돌아보며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사진들이 현재의 자신들의 식생활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버려지는 음식에 대한 심각성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습니다.

남긴 음식을 포장해 가는 방법이요?

물론 다행이고 좋은 방법이죠. 그러나 그걸로 정말 끝이 날까요?

그 음식을 담았던 일회용 포장 용기들은 어떻게 할까요?

이렇게 하나하나를 따져 가다보면  정말 이 이야기는 끝이 없습니다.

인류가 끝이 나야 끝나는 이야기겠죠.


저자는 한국 독자를 위해 작성한 서문에서 우리나라의 식생활에 대해서도 언급합니다.

“한국은 다른 선진국들이 빠진 나쁜 식생활의 늪으로 빠지지 않았고, 전통 한식을 고수해 올 수 있어서 여러분은 행운”이라고요.

어쩌면 아직까지는 그야말로 행운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행운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누구도 모르는 일 아닌 가요!!!

우리나라도 과잉 섭취로 인한 비만, 당뇨 인구가 해마다 엄청난 숫자로 증가하고 있고, 세계 온갖 페스트 푸드들이 그들의 정크 푸드들을 앞다퉈 한국에 들어오기 위해 그야말로 총공격을 다 있습니다.

음식물에 의해 야기된 3차 대전이죠.

이런 음식의 폭격 앞에 초토화 되지 않을 자신,

정말 우리는 있는 걸까요?


* 참고로 이 책에는 모두 6편의 에세이가 중간중간 들어 있습니다.

저자들 외의 사람들이 쓴 글이죠.

이 글들을 주의 깊게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먹거리에 대한 많은 생각거리들을 주는 글들이니까요.

“광우병 소”에 대한 파문으로 저 또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과 걱정이 어쩔 수 없이 높아졌습니다. 그리고 식습관에 대한 반성도 많이 하게 됐구요.

고백하자면, 저는 먹는 즐거움보다는 담는 즐거움에 번번이 패배하거든요.

그래서 늘 잔반을 너무 많이 남겼습니다.

지금은 많이 고치고 있고 그리고 일단 담은 음식은 다 먹으려고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혹 식당에서 누군가 담는 즐거움에 이성을 잃고 있다면 여러분들께서 부디 강력한 브레이크를 걸어주시길....(가령 집게를 제 손에서 살짝 제거해 주시던지, 아니면 그 사람의 귀에다 “그만!” 이라고 단호한 일침을 가해주시던지....)

좀 창피한 고백이지만 정말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였습니다... ^^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