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4. 9. 9. 19:46

<Dracula>

일시: 2014.07.15. ~ 2014.09.05.

장소 :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원작 : 브램 스토커 <드라큘라>

작곡 : 프랭크 와일드혼

연출, 안무 : 데이비드 스완

무대 : 오필영

음악감독 : 원미솔

출연 : 류정한, 김준수, 박은석 (드라큘라)

         조정은, 정선아 (미나) / 카이, 조강현 (조나단)

         양준모 (반헬싱), 이지혜 (루시) 외

제작 : (주)오디뮤지컬컴퍼니, 롯데엔터테인먼트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드디어 뮤지컬 <Dracula>가 막이 내렸다.

정말 흔치 않는 일인데 어쩌다보니 이 작품은 첫공과 막공까지 챙겨봤다.

첫공을 볼때만해도 예매한는 표를 놓아야 하나 무지 고민하게 만든 작품이었는데...

그때의 기억이 민망할 정도로 요근래 가장 많이 본 작품이 되버렸다.

그리고 이럴수 있었던건,

순전히 배우 류정한의 힘이었다.

그가 표현해낸 "드라큘라"가 내가 완벽하게 설득당했고

그래서 이렇게 끝까지 함께 끌려갔다.

벌써 15년이 넘는 시간이다.

이렇게 매번 예외없이 그에게 끌려가고 끌어당겨진 시간이.

이쯤되면 이건 그냥 개인의 법칙으로 생각해야겠다.

블변의 법칙으로!

 

아쉽게도 이날 공연이 내가 본 최고의 공연은 아니었다.

심지어 자잘한 실수들도 꽤 많은 편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쁘지 않은 기억이 충분히 돼쥤다.

특히나 배우들에게도 관객들에게도 막공이 주는 아쉬움과 홀가분함이 함께 느껴져 참 묘하더라.

같은 공간에서 같은 감정을 가진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들.

그게 순간의 지나침일지라도 간곡하게 다가오는 뭉클함이라면

기억 속에서는 더 길고 오래 머물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드라마를 보면서 아직 뭉클해할 수 있는 심장이어서

정말 장밀 다행이다.

 

후기보다는 조만간 배우 류정한에 대한 단상을 써볼까 생각중이다.

몇가지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정리해볼까 싶어서...

기사에 의하면 차기작이 <J &H> 10주년 공연으로 확정된 모양인데

솔직히 말하면 걱정반 기대반이다.

걱정은 OD신춘수의 영악함에 휘말리는게 너무 싫어서고

기대는 지금 류정한이 J&H로 다시 무대에 선다면

최고 그 이상의 하이드와 최고 그 이상의 confrontation을 눈 앞에서 목격할 수 있어서다.

지금 이 시점에서 노래와 연기, 표현 모든 면에서 절정, 그 이상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류정한이 J&H로 돌아온다!

그야말로 무대는 초토화가 될거다.

도저히 답이 없는 상황이라고나할까!

 

솔직히 두렵다.

류정한의 <J & H>가 내게 얼마나 치명적인 작품인지 뻔히 알고 있으니까.

피할 길이 없다.

또 다시 All kill의 신화가 재현되려나보다.

 

그야말로

폭.풍.전.야.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4. 5. 26. 08:25

주말 내내 한 사람에게 반해서

그 남자 목소리만 찾아 들었다.

Drew sarich

1975년 미국 태생으로 독일어권에서 맹활약하고있는 뮤지컬 배우.

DAS musical 주인공 전부를 두루두루 섭렵하고 있다고 말해도 무방한 정도.

사실은 류정한의 차기작인 <Dracula>를 찾아보다 이 남자에게 홀릭하게 됐다.

그 전에도 간혹 <Rodulf>나 <JCS>의 영상을 슬쩍 보긴 했지만

노래 잘하네 정도였고 큰 임펙트를 받지는 못했었다.

(생각해보니 작정하고 제대로 본 적은 없긴 했다!)

<Dracula> 속 드류 사리치의 연기와 노래.

정말 좋다.

솔직히 말하면 완전히 압도당했다.

앞머리가 점점 더 섭섭해지고 있어 안타깝지만

뮤지컬배우로 노래와 연기를 이렇게 좋으니 앞머리따윈 그냥 용서가 된다!  

연기 참 좋다.

디테일적인 표현도 너무 좋고 손끝과 눈빛 연기도 사람을 절로 빨려들게 만든다.

<레미제라블>, <아이다>, <루돌프>, <드라큘라>, <록키>, <JCS>에 <모차르트> 콘서트까지

지금 열심히 찾아보는 중이다.

 

그리고 프랭크 와일드혼의 <Dracular>

류정한과 정말 잘 어울리겠다.

개인적으로 OD 컴퍼피는 점점 정나미 떨어지고 있는 기획사지만 인정할건 인정하자.

작품과 배우 보는 안목 하나만은 확실하다는 걸.

(물론 모든 작품이 전부 그랬던 건 아니지만!)

위기 상황(?)에 발휘되는 OD만의 놀라운 영업마인드는 정말 LTE급이다. 

이 작품으로 과거의 <J & H>의 영광을 재현하고 싶었던 모양인데

김준수의 캐스팅으로 이미 재현은 되고도 남는다.

그래도 이번엔 너무하긴 했다.

그 넓은 예당에 작품을 올리면서

좌석등급을 어쩜 그렇게 비양심적으로 야심차게 만들어 놨는지...

덕분에 좌석에 대한 욕심은 초장부터 아주 깨끗이 버렸다.

그냥 오페라클라스와 한 몸이 되기로 했다

젠장.

좌석 등급과 티켓 가격,

정말 너무 과하게 Open Door 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2. 10. 8. 07:36

<The Tale of Two Cities>

일시 : 2012.08.24. ~ 2012.10.07.

장소 : 충무아트홀 대극장

원작 : 찰스 디킨스

대본, 작사, 작곡 : 질 산토리엘로

연출 : 한진섭

음악감독 : 김문정

제작 : (주)비오엠코리아

출연 : 류정한, 윤형렬 (시드니 칼튼)

        전동석, 카이 (찰스 다네이)

        임혜영, 최현주 (루시 마네트)

        김도형 (마네트 박사)

        이정화, 신영숙 (마담 드파르지)

        이종문 (어니스트 드파르지)

        정상훈 (존 바사드), 박성환 (제리 크런처)

 

류정한 시드니, 카이 찰스, 최현주 루시, 그리고 신영숙 마담 드파르지.

내가 생각하는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 최고의 캐스팅!

그래서 선택한 자체 막공이 10월 2일 공연이었다.

공연이 계속될수록 뭐랄까 깊이와 완숙미가 넘친다.

엄밀히 따지면 참 유치한 사랑이야기고 황당무계한 줄거리일 뿐이데...

고전의 힘이란 그런 것 같다.

흔한 사랑이야기라도 깊이가 남다르고 다 읽고 난 후에는 뒤에 잔향처럼 남은 진한 여운과 감동을 남는다는 것.

그래서 그런 고전들이 무대 위에 재현됐을 때는

성패와 호불호가 극명하게 드러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남녀 주인공이었던 최현주와 류정한은 그야말로 제대로 임자를 만난 셈이다.

아낌없이 각자의 인물에 빠져들었고

아낌없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담아냈다.

짐심으로 멋있었고, 짐심으로 아름다웠고, 짐심으로 위대했다.

정점을 찍다!

이 작품이 아마도 두 사람에게 한동안은 그런 의미로 기억되지 않을까?

두 사람 모두 노래와 표정, 감정 전달이 너무나 섬세해서 보는 내내 황홀했다.

류정한, 최현주.

이 두 사람이 다시 한 작품에서 연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희망사항 하나를 꿈꾸게 하는 배우들다.

 

배우 류정한은 12월까지 연장 공연되는 <맨 오브 라만차>에 10월말부터 출연한단다.

오랫만에 류정한의 impossible dream을 들을 수 있겠구나 생각하니 흐뭇하다.

매니아들의 비난과 외면도 있었지만 류정한은 배우로서 한 고비를 잘 넘긴 것 같다.

뮤지컬 배우로서 류정한의 그동안의 행보도 나쁘진 않았지만

그래선지 앞으로 그의 행보가 나는 더 궁금하다.

  

최고의 시대이자, 최악의 시대였다.

지혜의 시대였으며, 어리석음의 시대이기도 했다.

 

믿음과 불신이 교차했으며,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시대였다.

희망의 봄인 동시에 절망의 겨울이었다.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는,

정말 이랬다.

다행이다.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서...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0. 6. 21. 05:41
<The story of my life>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보다 먼저 예정되어 있던 작품.
오랫만에 류정한의 무대를 대극장이 아닌 작은 극장에서 만나게 됐다.
<쓰릴미>에 이은 또 다른 이인극.
그리고 오디(OD) 컴퍼니 대표 신춘수의 두 번째 연출작.



뮤지컬 <The story of my life>는
앨빈과 토마스의 오랜 우정을 그린 이야기다.
어렸을 때부터 절친한 사이인 두 사람이 어른이 되면서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결국 어떻게 끝을 맺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란다.
단 두 명의 캐릭터가 작품 전체를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배우의 힘과 연출의 묘미가 요구되는 그런 작품이다.
드라마틱하지도, 자극적이지도 않고 아주 잔잔한 작품.
관객들도 사건보다는 두 사람의 감정의 변화를 따라가는 게 주요하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죽은 친구의 송도문을 쓰며 추억을 되살리는 토마스 역은
류정한과 신성록이,
토마스의 기억 속에서 살아나는 그의 오랜 친구 엘빈 역은
이석준, 이창용이 더블 캐스팅이다.
그리고 신춘수의 첫 번째 브로드웨이 프로듀싱 작품으로,
한국 공연에서는 그가 연출까지 직접 한단다.
남자들만으로 이루어진 이인극...
어쩐지 꽉찬 무언가를 만나게 될거란 기대감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비슷한 연배인 류정한/이석준 페어가 궁굼하다.
초반에는 두 사람의 페어가 별로 없는 게 불만이라면 불만... ^^ 



신춘수 연출은 이 작품이
“뮤지컬 흐름에 반대되는, 대세를 거스르는 작품”이 될거라고 말했다.
대세를 거스르는 작품?
(요즘 대세는 그럼 뭐지???)
그 말의 뉘앙스가 참 궁금하다.
이인극의 묘미는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분위기에 따라 같은 이야기라도
관객들에게 천차만별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이다.
매회가 그래서 새로울 수 있는 게 이인극.
무대를 두 사람만에 의해 이끌어가야 하기 때문에
배우간의 호흡과 교감이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
배우 류정한이야 이미 무대를 자기 페이스대로
그야말로 요리할 수 있는 사람이기에  
상당히 괜찮은 작품이 나올 거라는 기대를 이미 하게 만든다.
물론 한 사람의 역량만으로 이루어지는 건 아니겠지만
이미 50%는 먹고 들어가는 셈(^^)



배우 류정한은 이 작품을 두고
"내가 잃어버렸던 것을 찾는 작업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만큼 남다르게 다가왔다는 뜻.
처음엔 대본을 읽어봐도 모르겠더니 이젠 점점 심도있게 다가온단다.
그리고 너무 좋은 작품이 될 거란 생각도 든다고...
뭔가 밋밋한 모습이지만 그게 이상하게도 더 매력적인 작품이란다.
이 점이 나 또한 기대하게 되는 점.
시간에 따른 심리묘사의 치밀함을 보는 건 
눈으로 확인될 수 없는 촘촘한 그물망을 보는 것 같아서...
그 안에서 보여지는 감정의 과감한 결단을 만나는 것 또한
엄청난 발견이고 기쁨이다.
그리고 아마도 오랫만에 이 작품이
내게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해주지 않을까!!!


 
 
친구 엘빈 켈리가 죽고난 후 토마스 위버는 그를 위해 송덕문을 써 가면서
다시 친구와의 우정을 떠올린다!
한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생활에 바빠
서로의 진실된 깊은 우정을 잊고 지냈던 두 남자의 이야기,
감정선에 사계절이 다 들어있다는데
그 느낌이 어떤건지 실제로 확인하고 싶다.
감정에 담긴 사계절...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