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4. 10. 8. 08:02

<The Devil>

일시 : 2014.08.22. ~ 2014.11.02.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작사 : 이지나, 이지혜

작곡 : Woody pak, 이지혜 

연출 : 이지나

음악감독 : 신은경

출연 : 마이클리, 한지상, 박영수, 이충주 (X)

        송용진, 김재범, 윤형렬 (존파우스트)

        차지연, 장은아 (그레첸)      

제작 : (주)페이지1, (주)알디웍스

 

8월 23일 첫관람 캐스팅이 한지상, 윤형렬, 차지연이었으니,

거의 45일만에 윤형렬 존을 디시 보게 된 셈이다.

처음 공개된 음원을 들고 가장 기대된 배우는  "Guardian angel"의 윤형렬이었다.

한지상이나 차지연은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했는데 윤형렬만은 미지수였다.

솔직히 말하면,

그에게서 아직 "콰지모도" 이상의 연기를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이 작품이 배우 윤형렬의 다른 가능성을 볼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랬다.

 

두 번째 관람한 윤형렬 존파우스트!

"Black Monday"와 "죽어버리니 이여" 그리고 "Guardian Angel"까지는 좋았다.

특히나 이 세 곡은 윤형렬의 음색과 아주 잘 맞았고 장은아 그레첸과도 음색이 잘 어울렸다.

그런데 "Big Time"부터는 좀 많이 흔들리더라.

가성 고음은... 솔직히 듣기가 많이 불편했다.

처음 봤을 때는 미처 못보고 지나갔는지도 모르겠지만 전체젝으로 눈(目)에 힘을 잔뜩 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그 힘이 윤형렬의 연기를 찍어 누르는 느낌이었다.

그게 존파우스트가 X에게 휘둘리는 모습으로 표현이 됐다면,

정말 정말 좋았을텐데 아쉽게도 그러지 못했다.

연기적인 표현이 클라이막스 없이 참 밋밋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히려 후반부로 갈수록 연기도, 움직임도 "콰지모도"를 보는 듯했고...

 

개인적으론 윤형렬은 존파우스트보다 "X"가 더 어울리는 않나 싶다.

X의 넘버들이 어마무지한 고음이긴한데

그래도 저음과 고음을 오가는 존파우스트의 광활한(?) 음역대보다

윤형렬이 소화해내기가 수월할 것 같다.

다행히 조만간 그가 X로 무대에 선다니 꼭 한 번 확인해봐야겠다.

가장 기대가 되는건,

지금까지 X들이 체격이 작아서 외형상 존이나 그레첸에게 압도되는 느낌이었는데

윤형렬 X로 인해 드디어 역전된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는거다.

그래도 연기적인 로딩이 좀 걱정스러우니 윤형렬X는 뒷부분에 확인하는걸로...

 

워낙에 강강강강(强强强强)의 넘버들로만 된 작품이라 걱정스럽긴했는데

역시나 배우들의 피로도가 조금씩 보이더라.

(천하의 마이클리까지도...)

물론 작품에 영향을 미칠 정도도 아니고

처음 본 사람은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이클리의 고음은 여전히 귀를 사로잡는다.

이 정도 고음을 이렇게까지 파워풀하고 깨끗하게 낼 수 있는 배우,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그의 체격이 조금만 더 컸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움...

만약 그랬다면,

지금처럼 그를 우리나라에서 자주 보지는 못했겠다.

(그래서 그건 또 다행스럽기도 하고... 인간의 마음이란!)

이 작품을 곡을 쓴 Woody pak이

마이클리는 롹을 부를 때가 가장 섹시하고 멋지다고 말했다는데

확실히 그 말은 진리인 것 같다.

 

이 날 관람으로 드디어 빙고 카드 한 칸이 완성됐다.

(세 개, 네 개를 완성한 사람도 수두룩 하던데 다들 이 작품에만 올인하나???)

덕분에 R석 50% 할인권 2장이 생겨 또 다시 고민에 빠지게 됐다.

기존에 예매했던걸 이걸로 돌리자니 좌석이 다 빠졌고

그냥 놔두자니 50%라는 할인아른게 상당히 유혹적이고...

완전히 "X의 제안"을 받은 존파우스트 입장이 됐다.

 

그렇다면,

나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9. 18. 08:04

<The Devil>

일시 : 2014.08.22. ~ 2014.11.02.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작사 : 이지나, 이지혜

작곡 : Woody pak, 이지혜 

연출 : 이지나

음악감독 : 신은경

출연 : 마이클리, 한지상, 박영수, 이충주 (X)

        송용진, 김재범, 윤형렬 (존파우스트)

        차지연, 장은아 (그레첸)      

제작 : (주)페이지1, (주)알디웍스

 

<The Devil> 네번째 관람.

그리고 김재범 존파우스트 첫번재 관람.

역시나 김재범이다.

표현도, 연기도, 인물에 대한 몰입도, 노래도 엄청나다.

김재범을 확인하기 전까지 송용진 존파우스트가 제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두 사람이 무게중심이 비슷하다.

아마도 매번 볼 때마다 두 배우가 역전의 역전을 거듭하지 않을까 싶다.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송용진 존은 차지연 그레첸과 잘 맞는것 같고

김재범 존은 장은아 그레첸과 잘 맞는것 같다.

마이클리는 솔직히 어떤 조합이라도 good이다.

(역시나 대단한 배우다, 마이클리는!)

 

송용진 존은 "Black Monday"와 'Guardian Angel"이 정말 좋았고

김재범 존은 "죽어버린 이여"와 "퇴색한 눈동자"가 정말 좋았다.

대체적으로 송용진은 woody pak의 노래가,

김재범은 이지혜의 노래가 더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두 배우의 연기톤이 완전히 다르긴한데 김재범의 표현은 역시나 압권이더라.

손의 움직임과 순간적인 목소리톤을 달리해서

존이라는 인물의 변하는 순간 순간들을 아주 확실하게 너무 잘 표현했다.

때때로 정말 "악마"같은 느낌이 드는 순간도 많았다.

만약 이 작품을 처음 보려는 사람이 있다면

김재범 존을 먼저 보고 나중에 송용진 존을 선택하길 권한다.

그렇게하면 이 작품을 조금 더 쉽게 이해하게 될거다.

그만큼 김재범 존이 표현이 맥락과도 잘 맞고 전체적으로 설득력도 뛰어나다.

아무래도 김재범이 롹발성이 익숙하지 않다보니 넘버에서 송용진만큼의 파워는 없지만

그래도 뭔가 예민하고 시니컬한 김재범만의 보컬느낌이 있어서 그것도 참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장은아 그레첸과의 느낌이 아주 좋더라.

(차지연 그레첸과는 왠지 연상연하의 느낌일 것 같아서...)

 

장은아 그레첸은 두번째 관람이었는데

첫번째보다 몰라보게 달라졌다.

제2의 차지연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했는데 이젠 그럴 필요 없겠다.

제 2의 누구누구가 아니라 장은아로도 충분하다.

개인적으론 "Mad Gratchen"은 차지연보다 장은아의 느낌이 훨씬 좋았다.

차지연이 "내가 널 상대해주마!" 였다면

장은아는 "나를 바치겠으니 그는 놓아주라" 더라.

그야말로 존의 죄를 대신하는 속죄양, 딱 그런 느낌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엔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이미지.

미켈란젠로의 피에타를 보면 마리아가 예수보다 상대적으로 크다.

혹시 이 작품도 그런 이미지를 표현하려고 그레첸을 일부러 큰 여배우로 섭외한건 아닐까 혼자 심각하고 고민했다.

(정말 정말 개인적인 생각...)

 

그리고 마이클리X는...

언제나 그렇듯 역시나 아름답다.

그가 부르는 "그 이름"과 "피와 살"은 소름이 돋는 정도가 볼 때마다 더 강해진다.

이제는 마이클리가 한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날이 오는게 점점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지금도 이렇게나 아름다운데...

무대를 대하는 그의 진심은 정말 신비더라..

마이클리는 몇 번을 말해도 부족할만큼 정말 정말 좋은 배우다.

 

<The devil>은 배우도 작품도

내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작품이다.

심지어 커튼콜의 가위바위보까지도 너무나 좋다.

오랫만이다.

나를 잃어버리게 만드는 작품을 만나는 거.

방법이 없겠다.

당분간은 이대로 푹 빠져 지내는 수밖에...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9. 3. 08:13

<The Devil>

일시 : 2014.08.22. ~ 2014.11.02.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작사 : 이지나, 이지혜

작곡 : Woody pak, 이지혜 

연출 : 이지나

음악감독 : 신은경

출연 : 마이클리, 한지상, 박영수, 이충주 (X)

        송용진, 김재범, 윤형렬 (존파우스트)

        차지연, 장은아 (그레첸)      

제작 : (주)페이지1, (주)알디웍스

 

또 다시 <The Devil>이다.

드라큘라 - 더 데빌 - 드라큘라 - 더 데빌

(무슨 랩도 아니고 어쩌다 이렇게까지 와버렸는지...)

구차하게 변명을 하자면 28일 두번째 관람은 동생 대타로 갔던거고...

예매한 30일 공연을 취소할까 했는데 수수료도 아깝고

또 송용진 존파우스트에게 제대로 낚여서 이틀만에 또 다시 연강홀을 찾았다.

두번째 관람에서도 느꼈지만

밴드의 사운드가 많이 작아졌고 몇몇 장면도 순화됐다.

사실 개인적으론 사운드도 좀 더 사이키델릭하고 세기말적이길,

장면과 이야기의 흐름도 더 불친절하고 모자이크적이길 바랬었다.

그래서 이지나 연출이 타협땨윈 하지 않기를 내심 바랬는데

아무래도 창작이고 초연이다보니 관객의 입장을 무시할 순 없었나보다.

특히나 그레첸이 죽는 장면이 바뀐건 많이 아쉽다.

원래는 커다란 쇠막대로 자신의 음부를 찌르는 거였는데

쇠막대가 없어지고 그냥 손으로 강타하면서 바닥에 뒹구는 모습으로 순화됐다.

개인적으론 강한 조명 속에서 쇠막대를 들고 서있는 그레첸의 모습이 상당히 제의적으로 보여서 좋았었는데...

(이 장면에서 차지연 그레첸은 정말 여전사 같았다.)

2막 마지막 부분에서 X의 대사 "시간은 지나갔다"도

"피와 살" 이후로 위치시키니 뒷장면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서 훨씬 매끄럽더라.

첫번째 관람 후 대사가 묻히는 것 같아서 순서가 바뀌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그렇게 됐다.

(후반부의 총소리랑 존이 쓰러지는 듯한 소리도 극단적으로 크게 해주면 혹시...안될까???)

 

세 번의 관람 결과,

내 취향의 캐스팅은 마이클리-송용진-차지연이 될 것 같다.

노래도, 연기도, 감정도, 표현도 딱이다.

사실 이 작품에서 X도, 존파우스트, 그레첸을 구분하는건 무의미하다.

X가 존이고 그레첸이듯

존이 X고 그레첸이며, 그레첸이 존이고 X다.

그리고 내가, 그대가, 우리가,

X이고, 존이고, 그레첸이다.

인간은 유혹에 흔들리고, 흔들리다 자리를 찾는다

때로는 찾은 자리가 낯선 곳 일수도 있고, 바로 그 곳일 수도 있다.

유혹의 순간에 피에타상처럼 죽음까지 나를 감싸주는 평온이 있다면

어떤 선택이든 믿고 따라갈 수 있지 않을까?

"The song of songs"의 가사를 듣는 순간 그게 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왼팔로 내 머리를 고이고, 오른팔로 나를 안아 편히 쉬게 하라...

(이 넘버를 작사, 작곡한 이지혜에게 경의를 표하며...)

 

<The Devil>

빠져들면 빠져들수록

내게 존재론적인 질문을 던져 답을 찾게 만든다.

아마도 당분간은 정면으로 대응히게 될 것 같다.

이 또한 지나갈테지만...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9. 1. 08:36

<The Devil>

일시 : 2014.08.22. ~ 2014.11.02.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작사 : 이지나, 이지혜

작곡 : Woody pak, 이지혜 

연출 : 이지나

음악감독 : 신은경

출연 : 마이클리, 한지상, 박영수, 이충주 (X)

        송용진, 김재범, 윤형렬 (존파우스트)

        차지연, 장은아 (그레첸)      

제작 : (주)페이지1, (주)알디웍스

 

더 데빌.

내 이럴 줄 알았다!

정말이지 과도하게, 너무나, 미치도록 좋은 작품이다.

과연 브레이크를 거는게 가능할까 싶을만큼 개인적으로 최대 문제작을 만났다.

연강홀 2층에서 처음 관람했을때는 꽤 좋네 정도였다.

그런데 1층 왼쪽 블럭에서 관람하고나니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가운데에서 관람히게 되다면, 아마도 지금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꼭 한가운데에서 관람할 필요성이 있겠다.

자칫하다 왼쪽편 밴드나, 오른쪽편 코러스에 시선이 뺏기면

매혹적인 스토리에 집중을 제대로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 작품은 X의 옷색깔은 아주 많이 중요한데 2층에서는 X가 등장할 때 상체가 뭉턱 짤려버리다.

정말 치명적인 단점이다.

물론 발자국이라는 한가지 상징물이 더 있긴하지만

사전정보 전혀 없이 2층에서 첫관람 할 경우 이 작품을 아주 난해하고 불친절하다며 밀어낼 수 있겠다.

사운드도 2층보다 1층이 훨씬 좋디.

등장인물 세 사람의  의상과 조명, 동선까지 다 의미가 있기때문에

가능하면 1층도 가운데블럭 살짝 뒷쪽 좌석이 관람하기엔 가장 좋을 것 같다.

 

 

송용진 존파우스트.

뭐라 할 말이 없다.

그냥 최고다!

솔직히 존파우스트 세 명 중에 제일 취향이 아닐거라 생각했는데

연기도, 노래도, 표현도 다 최고다.

"죽어버린 이여"를 시작으로 "Guardian Angel" 그리고 마지막 노래까지 완벽하게 나를 사로잡았다.

존파우스트의 겪는 절망, 절규, 욕망, 후회, 구원, 이 모든게 그대로 전달된다.

게다가 마이클 X와의 듀엣도 너무 좋다.

첫번째 관람때 유형렬, 한지상의 "Big time"을 보면서는 어딘지 과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송용진과 마이클리는 그런 느낌이 전혀 없다.

두 사람이 체격도 비슷해서 같은 동작을 하는 것도 제대로 산다.

강강강강(强强强强)이긴 한데 이 두 사람의 조합엔 클라이막스가 확실히 있다.

그리고 작품 속에서 송용진 존파우스트의 표정은 하나의 완벽한 스토리텔러의 기능을 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표정도, 연기적인 표현들도 정말 너무, 너무, 너무 좋았다.

원래 마이클리X만 고정시키고 모든 존파우스트를 볼 계획이었는데

송용진이 복병으로 등장했다.

(송용진의 재발견이다! 심지어 그의 <헤드윅>까지 다시 보고 싶어졌다.)

 

마이클리 X.

한국어 발음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지만

그의 노래와 감성은 확실히 어쩔 수 없다.

그야말로 속수무책으로 그대로 빠져들게 된다.

특히 "The song of songs"은 정말 평온한 위로같았다.

(<JCS>의 저저스도 많이 떠오르고...)

아마도 9월 말쯤이면 마이클리 X의 표현은 더 무르익고 깊어지리라.

어색한 한국어 발음 역시도 놀라울 정도로 달라져 있을테고...

대체적으로 X의 노래가 임펙트가 강하고 다 좋은데 특히나 마이클리의 "그 이름"과 "피와 살" 정말 좋았다.

마이클리만큼 선명하고 깨끗한 고음을 낼 수 있는 배우... 정말 흔치 않다.

가끔은 그가 한국에 계속 있는게 옳은건가 생각될 때도 있지만

다양한 역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그의 장기체류가 납득이 되긴 한다.

스스로를 소모시킬 배우는 아니지만 그래도 너무 쉼없는 행보라 진심으로 걱정된다.

(너무 많이 아끼는 배우라서...)

 

장은아 그레첸.

차지연 배우가 너무나 쎄서 비교되겠구나 걱정했는데

그녀는 또 그녀만의 그레첸이더라.

차지연이 투사(?)의 느낌이라면 장은아는 정말 희생양 같은 느낌.

"Mad Gretchen"은 차배우와 비교하면 많이 약하긴한데 순수하고 가련한 느낌은 오히려 더 강하다.

그래서 참 다행이었다.

차배우를 따라가주지 않아서...

 

<The Devil>

나로 하여금 너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모든게 순식간에 무너지는 파멸의 순간,

그 파멸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없는 유혹의 손길이 다가온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히게 될까?

아니 할 수 있을까?

어쩌면 나는 이 작품을 보면서 끝없이 질문하고, 또 끝없이 찾아다니게 될지도 모르겠다.

피와 살을 걸면서까지 내가 끝까지 지키고 싶은게 뭔지를...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7. 23. 07:49

<프리실라>

일시 : 2014.07.08. ~ 2014.09.28.

장소 : LG 아트센터

극본 : 스테판 엘리엇, 알란 스콧

연출 : 사이먼 필립스

협력연출 : 딘 브라이언트

안무 : 로스 콜먼, 앤드류 홀스워스

음악 감독 : 스테판 스퍼드 머피

출연 : 조성하, 고영빈, 김다현(버나뎃) / 마이클리, 이지훈, 이주광(틱)

        김호영, 조권,유승엽 (아담) / 장대웅 외

제작 : 설앤컴퍼니, CJ&E(주)

 

뮤지컬 <프리실라>

마성의(?) 마이클리때문에 예매를 했다가 고영빈의 매력에 빠지고 온 작품.

그러나...

쇼뮤지컬을 본다는건 역시나 내겐 힘들고 피로한 일이다.

조권 아담의 명성이 하도 자자해서 한 번 더 예매를 하긴 했는데

이렇게 피로도 급상승하는 상태라면 아마도 취소할 확률이 클 것 같다.

(회복여부를 좀 지켜보고...)

번쩍이는 화려한 LED 무대와 그보다 더 화려한 의상들.

그야말로 비처럼 남자들이 갖가지 모습으로 쏟아져 내리는걸 보자니 참 아득하더라.

2시간 내내 잠시도 쉴 틈 없이 몸과 마음을 온통 흔들어놓는다.

이 늘씬하고 쭉쭉뻗은 기괴한 언니들...

정말이지 쎄도 너~~~무 쎄다

 

사실 이 작품의 연출자가 이지나라고 확신했다.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은 마이클리를 캐스팅한 것도 그렇고

작품 자체도 딱 그녀 스타일이라 당연히 이지나 연출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

연출도 안무도, 무대도 외국스텝들이 그대로 들어왔다.

이지나 연출이었다면 마이클리에 대한 지나친 애정이 화를 불러 일으킨게 아닌가 생각했을텐데

그게 아니라 사실 좀 다행스럽다.

마이클리이 연기와 노래는... 확실히 나쁘지 않다.

하지만 한국어 특유의 언어적 재미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해 배역도, 배우도 빛을 발하지 못했다.

이건 외국인에 가까운 마이클리가 도저히 살려낼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마이클리는 지금처럼 한국 무대에 계속 설 생각이라면

발음의 문제를 어떻게든 빨리 해결하던가,

아니라면 당분간은 쏭쓰루 작품 위주로 선택을 해야 할 것 같다.

무대 위에서 어눌해 보이는 마이클리를 보는건,

참 속상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노래와 연기는 정말 정말 정말 괜찮고

또 마이클리만큼 진심을 다하는 배우도 없는데...

너무 아끼는 배우라 <서편제>도 그렇고 <프리실라>도 그렇고 맘이 많이 쓰인다.

그래서 차기작 <더 데빌>도 미리부터 걱정된다.

(쏭쓰루까지는 아니지만 대사를 최소화 했다는 이지나 연출의 말을 일단은 믿어보기로 하겠지만!)

 

드랙 퀸(Drag Queen)이라는 말,

언제부터인지 우리나라도 더이상 낯선 용어가 아니다.

사람의 개인적인 성적 취향은 존중받는게 당연하고

타인에게 심각한 상해를 가하는게 아니라면 서로 인정하는게 마땅하다는 입장.

개인적으론 커밍아웃 자체가 아무런 이슈도 되지 않는 나라가 된다면 좋겠다.

삼천포로 빠져버리긴 했지만 이 작품.

한번쯤은 유쾌하고 즐겁게 볼 만한 작품이다.

재미도, 감동도, 신기함도 다 가지고 있다.

특히나 그 의상에, 그 하이힐에, 그 머리 장식에 그런 춤과 노래를 할 수 있다는 건,

적어도 내겐 신기(神氣)에 가까운 모습이다.

(더군다나 남자들이~~~ 와우!)

지랄 쌈쳐먹는 소리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건 정말 버나뎃의 대사처럼 사막에서 금을 캐는 정도의 경이로움이더라.

 

고영빈은 전작인 <바람의 나라> 무휼 왕자님의 모습이 무색할 정도로

몸짓과 손짓 하나까지도 아주 여성스럽고 우아했다.

게다가 현명하고 용기있기까지...

(대단한 할머니야~~)

고영빈으로서는 하나의 도전이었을텐데 아주 멋졌다.

지금 받는 모든 찬사들,

충분히 받을만 했다.

신선하진 않았지만 익숙해서 능수능란했던 김호영 아담.

조권의 파격을 이길 순 없겠지만

확실히 이런 역할을 너무 잘하니 어쩔 수 없이 계속 기대하게 된다.

특히나 버스 위에서의 립싱크 장면은 연습을 얼마나 했는지 입모양이 완벽하게 일치하더라.

이 장면 보면서 김호영이라는 배우가 아주 무서운 배우라는 걸 다시 생각했다.

(다른 배우들의 립싱크는 솔직히 티가 많이 났었다)

그리고 마이클리 아들로 나온 아역 이주호.

깨물어주고 싶을만큼 아주 귀여웠다.

아빠 마이클리와 침대 위에서 노래하는 장면은 정말 좋더라.

(정말 아들과 아빠 같았다.)

두 사람의 서로 바라보는 눈빛, 너무 사랑스럽고 예뻤다.

 

이 작품 내 취향은 아니라 몇 번씩 보게 되진 않겠지만

배우들의 힘이 요근래 봤던 작품 중에서 최고다.

심지어 마지막 커튼콜에도 모든 배우들이 성심성의껏 미쳐주신다.

커튼이 바닥을 닿는 그 순간까지 끝없이 열정적이다.

그 모습이 나는 또 주책없이 뭉클하더라.

이 쎈 언니들,

정말 제대로 일을 냈다.

 

It's so beautiful~~~!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5. 9. 08:02

<서편제>

일시 : 2014.03.20. ~ 2014.05.11.

장소 : 유니버설아트센터

원작 : 이청준 <서편제> 

대본 : 조광화

작곡 : 윤일상

음악감독 : 김문정 

연출 : 이지나

출연 : 이자람, 차지연, 장은아(송화)/윤시영, 김서현 (어린 송화)

        마이클리, 송용진, 지오(동호)/탕준상, 윤우영 (어린 동호)   

        서범석, 양준모 (유봉) 김윤지(동호모), 문혜원(미니),

        심정완 (매니저) 외

 

내 취향도 아닌 <서편제>를 두번씩이나 봤다.

솔직히 공연 초반에 관람때,

마이클리의 어눌한 한국어 대사때문에 보는 내내 많이 속상했었다.

손에 꼽을만큼 좋은 배우가 익숙하지 않은 한국어 발음때문에

듣지 않아도 되는 비난을 듣는 것 같아서 맘이 아팠다.

이지나 연출의 지나친 애정과 믿음이 마이클리의 이력에 흠집을 내는구나 싶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의 관람으로는 도저히 끝낼 수 없었던건

마이클리 동호의 깊은 감성과 진심이 너무 섬세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다시 보게 된 <서편제>.

확실히 마이클리는 마이클리더라.

한국어 대사도 북치는 감각도 완전히 달라졌있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고민과 노력을 했길래 지금의 모습이 만들어졌을까?

물론, 한국어 대사는 아직 어색하다.

그러나 초반에 느꼈던 어눌함은 많이 사라졌다.

진심과 노력을 이기는건,

정말로 없는 모양이다.

마이클리가 부른 동호의 넘버들.

이걸 다 어쩌나...

이 진심을 다 어쩌나...

지금까지 <서편제>는 내가 좋아하는 작품 목록에 한번도 포함되지 않았었는데

마이클리가 그걸 바꿔놨다.

이럴 수도 있는 거구나.

한 사람의 감성이, 한 사람의 진심이 한 작품을 완전히 다시 생각하게 만들 수도 있구나.

(솔직히... 경외감 비슷한 것까지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송화는 이자람이 더 좋았다.

이자람이 안으로 품고 품어서 삭이는 송화였다면

차지연은 마지막 하나까지도 전부 다 쏟어내는 송화더다.

그 모습이 너무 힘겨워서 오히려 감당하기가 어려웠다.

당연한 말이지만 중간중간 나오는 창(唱)도 이자람이 훨씬 좋았고

마지막 "심청가"는 여운이 특히나 깊고 오래갔다.

(차지연은 보는 사람을 참 많이 기진맥진하게 만들더라.)

양준모 유봉도 더 깊어졌고 송화 아역 김서현도 윤시영보다 좋았다.

윤시영은 전문 뮤지컬배우가 되버려서 아역다운 풋풋함을 기대하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것 같다.

(잘하기도 하고. 너무 많은 작품을 하기도 하고.) 

그리고 동호모가 죽는 장면은 머리와 팔만 버둥거리니까 우스꽝스럽고

(이건 지금 뭐하자는시츄에이션? 솔직히 그런 느낌이다)

유봉이 죽는 장면도 흰닭들의 푸닥거림이 떠올라 여전히 민망하다.

오디션 장면과 마약 장면도 과감하게 쳐내면 더 좋을 것 같고...

 

이렇게 하나하나 지적질이 시작된 걸 보니

<서편제>가 새로운 애정작이 되긴 한 모양이다.

그래, 이번 시즌은 그걸로 만족하자.

 

*  그런데 정말 그렇더라.

    살다보면 살아지더라.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3. 28. 08:53

<서편제>

일시 : 2014.03.20. ~ 2014.05.11.

장소 : 유니버설아트센터

원작 : 이청준 <서편제> 

대본 : 조광화

작곡 : 윤일상

음악감독 : 김문정 

연출 : 이지나

출연 : 이자람, 차지연, 장은아(송화) / 마이클리, 송용진, 지오(동호)    

        서범석, 양준모 (유봉) / 윤시영, 김서현 (어린 송화)

        탕준상, 윤우영 (어린 동호) /김윤지(동호모), 문혜원(미니),

        심정완 (매니저) 외

 

개인적으로 <서편제>는 내 취향은 전혀 아니다.

지금까지 딱 한 번 봤는데 뭔가 잡탕찌게처럼 느껴졌다.

스토리도 그렇고, 의상도 그렇고, 연기도 그렇고...

일단은 배우들간의 나이대가 역전되니 확실히 느낌이 반감되더라.

배우라면 어떤 나이대의 배역이든 주어지면 해내야 하는게 맞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발란스가 맞아줘야 집중이 훨씬 잘되는데 <서펜제>는 그러기엔 너무 참담했다.

동호보다 한참 어린 배우가 유봉을 한다는 건,

한창 팔팔한 배우의 조로(早老)를 목격하는 것 같아 참 그렇더라.

무대와 넘버의 장점을 다 가릴만큼...

 

그런 <서편제>를 다시 보게 된 건,

순전히 마이클리 때문이다.

<미스 사이공>, <JCS>, <NDP>, <벽을 뚫는 남자>

지금껏 마이클리가 우리나라에서 출연한 작품은 전부 "쏭쓰루 뮤지컬"이었다.

솔직히 말하자.

<미스 사이공> 초연때 그의 테러블한 한국어 발음을 듣고 가뿐하게 관람을 포기했었다.

시간이 좀 지나 재연이 올라왔을때 한 번 봐줄까 하면서 공연장을 찾았고

그의 음색을 듣는 순간 망치로 제대로 얻어맞는 듯한 느낌이었다.

한국어 발음 따위는 용서될만큼...

(그래도 초연때보다는 놀라울만큼 많이 좋아졌더라)

그런데 이젠 가사 전달보다 더 힘든 대사 전달의 벽 앞에 그가 섰다.

한국에서 계속 공연을 하겠다면 넘어서야 할 산이긴 하지만 그러기에 <서편제>는 참 여려운 작품이다.

한과 그리움이 담긴 "소리"

이 처절한 정서를 마이클이 대사로 온전히 표현할 수 있을까?

나의 우려는...

그대로 현실이 됐다.

그의 대사는 정확히 전달되지 못했고,

발목을 깡충 뛰어오르는 정체불명의 의상은 그 어눌함에 구태어 한몫을 더해주더다.

마이클리가 연습 내내 대사 전달때문에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다큐 수준의 감동을 받았다는 이지나 연출의 말에는 백만배 공감을 한다.

(실제로 그 고통이 무대 위에 다 보여서 너무 안스럽더라)

그래도 아무리 백만번 욕심이 나는 배우였대도 한국어 대사가 익숙해지길 좀 기다려주지...

혼자 생각했다.

이지나 연출의 과한 마이클리 사랑이 결국 무리한 욕심이 되버렸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이클리가 노래를 부를때는 나도 모르게 집중이 되더라.

(아. 이 사람 음색 정말 어떻해야 하나....)

손끝만 살짝 닿아도 누군지 단박에 알아챌 수 있는 그런 사람.

그 소중한 사람을 서로 다른 소리길 때문에 놓쳐버린다.

곁에 두고 평생을 듣고 싶었던 소리,

결국 그 소리에 묶여서 평생을 그 소리를 찾아서 헤매게 되는 동호.

마이클리의 동호는 너무 아픈 통곡이었다.

"연가"도 "흔적"도 새로운 곡 "My life is gone"도

눈물이 뚝뚝 떨어질만큼 너무 아파서 견딜 수가 없었다.

마이클리는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노래도, 연기도, 표현도 전부 다 처절했다.

대사 전달의 한계가 원망스러울만큼...

이 모든 걸 감당하면서 무대에 서있는 마이클리가

나는 너무 안스럽고 또 안스러워 죽겠더라.

 

송화 이자람.

이 작품에서 그녀는 신의 한수 같은 존재다.

첫곡 "살다보면"도, 유봉에 의해 눈이 멀게 되는 장면의 절규도

마지막 "심봉사 눈뜨는 장면"의 소리까지도 참 엄청나더라.

동호와 유봉에 대한 각각 다른 이유의 사랑이 모든 장면마다 뚝뚝 떨어진다.

눈물처럼, 슬픔처럼, 아픔처럼,

애간장을 끊어내는 소리.

이자람 송화에겐 확실히 그게 있다.

잘하겠다는 다짐도,

캐릭터를 성실히 표현하겠다는 욕심도,

소리꾼으로서의 의무와 책임감도, 

그 어떤 사념도 보이지 않고

오직 송화만 보이더라.

마이클리 동호와의 장면들도 참 좋았고..

 

유봉 양준모 역시도 재연때보다 느낌이 훨씬 좋았다.

그때는 그저 버럭버럭 소리만 지른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깊이와 절제가 보이더라.

그래도 양준모의 나이대가 표현하기에는 여전히 무게감이 있는 역햘이다.

(그래서 나는 양준모의 "유봉"에 여전히 회의적인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편제>는 여전히 내 취향은 아니다. 

심지어 작품을 보고 있으면 자꾸 눈을 감아버리게 된다.

주조연간의 괴리감이 너무 크고

(특히 동호모와 오아시스쇼장면, 밴드 멤버의 연기는 재앙 수준이다)

정체불명의 의상과 춤은 정말이지 도저히 적응이 안된다.

심지어 유봉이 죽는 장면은에서

송화의 절절한 애달픔이 의상과 춤때문에  버라이어티로 전락하는 느낌이다.

(강시들도 아니고, 닭장에서 뛰쳐나온 닭들의 푸닥거림도 아니고...) 

종이를 이용한 무대도.

한 폭의 그림같던 오케스트라의 위치도 정말 좋은데...

넘버들 한 곡 한 곡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만큼 미치도록 좋은데...

엔딩은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을 명장면인데...

심지어 커튼콜에서 무릎을 꿇고 인사하는 배우들의 모습까지도 감동인데...

이 합쳐지지 않는 괴리감을 도대체 어찌해야 할까!

그야말로 서로 영원히 만나지지 않는것 같은

달라도 너무 다른 소리길이다.

 

그저 살다보면 살아지는 것처럼

보다보면 이 모든 것에 익숙해지게 될까?

그저 보다보면...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2. 17. 08:48

<노트르담 드 파리>

일시 : 2014.02.03. ~ 2014.02.11.

장소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원작 : 빅토르 위고

대본 : 뤽 플라몽동

작곡 : 리카르토 코치인테

연출 : 질 마으

출연 : 홍광호, 윤형렬 (콰지모도) / 바다, 윤공주, 문혜원 (에스메랄다)

        마이클리, 정동하, 전동석 (그랭그와르) / 문종원, 조휘 (클로팽)

        민영기, 최민철 (프롤로) / 김성민, 박은석 (페뷔스)

        이정화, 안솔지 (폴뢰르 드 리스)

주최 : (주)마스트엔터네인먼트

 

세종문화회관 8일간의 앵콜 공연 두번째 관람.

마지막 서울 공연이었고, 지방 공연에 개인 스케쥴로 참여하지 못하는 마이클리의 마지막으로 그랭그와르로 무대에 서는 날이었다. 

솔직히 정말 몰랐다.

내가 오리지널팀이 아닌 라이센스 <NDP>에 이렇게 빠지게 될 줄은...

막공의 클로팽과 에스메랄라가 조휘와 바다였다면 최고의 마무리였겠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이런 캐스팅의 <NDP>가 다시 올라오까 싶어 가슴 끝이 살짝 찡해왔다.

분명 첫관람을 했을 때는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이 보여 실망을 했었는데 어쩌다 내게 이런 반전을 안겨준걸까?

윤형렬 콰지모도.

이 배역때문에 허리까지 망가졌다고 하는데

참 미안한 부탁이지만 할 수 있을때까지 콰지모도를 해줬으면 좋겠다.

정말 절절하고 간절하고 애뜻하다.

게다가 체격까지 커서 홍광호 콰지모도보다 훨씬 괴기스럽게(?) 보여 역할과도 딱 어울린다.

분장도 홍콰지보다 확실히 더 추해보였고

무대 위에서의 표정은 자신을 다 버리고 오로지 콰지모도로만 서있더라.

음색도 정말 좋고... 

그가 부르는 "불공평한 세상"은 개인적으로 이 작품의최고의 넘버라고 생각한다.

이 노래 한곡 안에 이 작품의 모든 내용이 전부 다 들어있는 것 같아서...

단 윤형렬이 불렀을때만!

내한공연 때 제롬이 불렀던 버전을 제일 좋아했었는데 순서가 뒤짚어졌다.

이 넘버만큼은 윤형렬 콰지모도가 진정한 갑이다.

 

목소리 상태가 최악이었던 문종원 클로팽을 제외하면

배우들과 댄서들 모두 마지막 투혼을 불태우더라.

문종원은 연극 <스테디레인>의 여파였을까?

고음이 전멸했고 초반에 무리해서 질렀던 몇몇 부분은 듣기 민망할 정도로 참혹했다.

몇 번 시도하다가 본인도 어쩔 수 없었는지 그냥 낮춰 부르더라.

김성민 페뷔스의 악몽이 재현되는 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그래도 배역 자체가 솔로파트가 적고 대부분 떼창에 묻히는 부분이라 그런대로 재앙은 모면했다.

반대로 그랭그와르 마이클리의 목소리는 정말 좋더라.

맑음과 청아함도 참 다양하다는 걸 느끼게 해줬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스스로도 감정이 복받쳤는지 마지막 커튼콜에서 울컥하더라.

근데 그 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었다.

무대를, 작품을, 배우라는 자신의 직업을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구나 싶어서...

 

몰랐엇는데 막공의 여운이 참 깊다.

어쩌면 한동안 "NDP앓이"를 하게 되지도 모르겠다.

오리지널팀의 내한공연이 추진중이라는 소문도 조금씩 들리던데

성사된다면 참 좋겠다.

가능하면 예전 멤버들 그대로...

리사르와 멧, 나디아와 로랑의 모습도 보고 싶지만

로디 줄리앙의 클로팽과 미쉘 영강님의 프롤로는 정말이지 다시 한 번 꼭 보고 싶다.

 

<NDP>

도저히 답을 찾을 수 없는 중독.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빠져나오는 건 애초부터 쿨하게 포기했다.

더 깊게 빠지지 않는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마도 그것도 점점 힘들어질것 같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2. 10. 09:16

<노트르담 드 파리>

일시 : 2014.02.03.. ~ 2014.02.11.

장소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원작 : 빅토르 위고

대본 : 뤽 플라몽동

작곡 : 리카르토 코치인테

연출 : 질 마으

출연 : 홍광호, 윤형렬 (콰지모도) / 바다, 윤공주, 문혜원 (에스메랄다)

        마이클리, 정동하, 전동석 (그랭그와르) / 문종원, 조휘 (클로팽)

        민영기, 최민철 (프롤로) / 김성민, 박은석 (페뷔스)

        이정화, 안솔지 (폴뢰르 드 리스)

주최 : (주)마스트엔터네인먼트

 

세종문화회관 8일간의 앵콜 공연 소식을 듣으면서도사실 홍광호 콰지모드도 재관람은 예정에 없었다.

그런데 그가 <미스 사이공> 25주년 영국 공연에 투이로 캐스팅이 됐단다.

한동안 홍광호를 한국 무대에서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서운하기도 하고 나중에 후회하게 될 것도 같아 뒤늦게 관람을 결정했다.

덕분에 블루스퀘에에서 좀처럼 인연이 안닿았던 최민철 프롤로와 박은석 페뷔스를 드디어 볼 수 있게 됐다.

 

살이 많이 빠진 홍광호는 그래선지 확실히 예전보다 볼룸이 살짝 줄었다.

그런데 그게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좋았다.

지금껏 내가 봤던 홍광호 콰지모도 중에서도 최고였고,

지금껏 내가 본 홍광호 작품 중에서도 최고였다.

예전에 홍광호 콰지모도의 "belle"을 듣고 있으면

그가 프롤로와 페뷔스의 소리까지 다 잡아먹어 솔로처럼 느껴졌었는데

이날 공연은 발란스가 너무나 잘 맞았다.

최민철 프롤로와 박은석 페뷔스의 소리까지도 아주선명하고 짱짱하게 들리더다.

세 사람의 소리가 합쳐지니 웅장하면서도 참 아름다웠다.

그야말로 진정한 Belle이었다.

홍광호 콰지모도는 예전에는 클래식한 느낌이 강했다면

이번에는 거칠고 투박한 모습을 어느 정도 볼 수 있어서 아주 좋았다.

아마도 <미스 사이공>의 "투이"라는 역을 준비하면서 소리에 변화가 오지 않았나 싶다.

윤공주 에스메랄다와의 "새장 속의 새"도 발란스가 잘 맞았고

분노뿐이었던 "불공평한 세상"을 부를 땐 드디어 절망의 감정이 드러났다.

확실히 달라졌다... 홍광호가...

그렇다면 그는 영국에서 어떤 모습으로 돌아오게 돌까?

아마도 발전된 모습을 기대해도 충분히 좋으리라.

(내가 홍광호를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니... 참 고무적인 사건이긴 하다.)  

 

처음 본 박은석 페뷔스는 김성민보다 전체적으로 훨씬 더 좋았다.

일단 비쥬얼이 군인스러웠고 노래도 깨끗했고 연기도 나쁘지 않았다.

다만 1막 마지막 곡은 김성민의 표현히 더 좋다.

박은석 페뷔스는 너무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아서...

민영기때문에 한번도 최민철 프롤로는 본의아니게 항상 선택에서 열외가 됐었는데

드디어 세종에서 보게 됐다.

좋았다.

한동안 최민철의 연기가 밋밋하게 느껴졌었는데 아주 좋더라.

특히 2막에서 에스메랄다와의 감옥 장면은 연기도 노래도, 표정도 짱짱했다.

요근래 최민철의 출연작 중에서 가장 좋았던 역할이며 작품.

윤공주는 초반에 소리가 완벽하게 트이지 않았지만

"아베마리아"부터는 괜찮았고 2막으로 갈수록 점점 좋아졌다.

특히나 윤공주는 윤형렬보다는 홍광호 콰지모도와 목소리톤이 잘 어울려서 듀엣이 듣기가 참 좋았다.

조휘는 몸이 살짝 무거워보였는데 "기적의 궁전"에서부터 완전히 자기 페이스를 찾아서 다행이었다.

확실히 문종원보다는 조휘 클로팽이 더 괜찮다.

자유로운 집시의 느낌도 더 많이 들고 노래도 불안하지 않고 딕션도 좋다.

몸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귀신같이 잘 아는 배우.

 

댄서들이 일부 바뀌어서 그런지 블퀘만큼의 감동을 받진 못했지만

기존 댄서들의 움직임은 여전히 좋더라.

어떻게 저런 몸놀림이 가능할까? ... 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저 사람들 등딱지에는 아마도 오래 가는 건전지 "에너자이저"가 수십개씩 끼워져 있을거다.

저건 사람이 할 수 있는 게 아냐...

적어도 내가 보기엔 그렇다!

 

마지막 앵콜송을 부르며 무대 위에 서있는 24명의 배우들과 댄서들.

그들은 정말 진심으로 행복해하고 있었다.

객석에서 보고 있는 나에게까지 다 보일 정도로.

진심으로 부러웠다.

살면서 이런 벅찬 감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걸 생각하니 또 맹렬한 질투심에 휩싸인다.

 

<노트르담 드 파리>

이 작품은 정말 사랑이다.

보길 참 잘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2. 4. 08:35

작년 11월 중순에 보고 내내 그리워하다 겨우 마지막 공연을 다시 봤다.

기적같이 순수하고 깨끗한 작품.

밝고 따뜻하고 아름답고 사랑스러워서 보고 있어도 저절로 가슴이 찡해진다.

듀티율 마이클리는

아름다운 목소리에 진심을 담아 참 아름답게 노래하고 연기한다.

어쩌면 저렇게까지 해맑고 개구질 수 있을까?

게다가 깜짝 놀랄 정도로 좋아진 한국어 발음까지.

그가 부르는 앵콜송 "아름다운 인생이여'는 그 자체가 하나의 완벽한 작품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아름다운 인생을 위해 진심을 담은 소박한 건배가 하고 싶어질만큼.

 

먁공 특유의 설렘과 아쉬움도 작용했겠지만

이날 공연은 참 오랫동안 기억에 담길 것 같다.

주조연의 연기도 누구 하나 흠잡을 곳 없이 좋았고

특히 고창석은 공연무대에서 처음 봤는데 깜짝 놀랐다.

딕션도 연기도, 표정과 노래도 아주 좋더라.

이날은 거리의 여자 이정화의 솔로 장면은 유난히 뭉클했고

이종석, 김동완, 임철형의 깜짝 출현도 아주 큰 즐거움이었다.

연주자도 너무 좋았고 관객들의 반응과 관람태도까지 그렇게 환상적일수가 없었다.

그야말로 작품 속 장면처럼 그대로 붉은 장미꽃이 한송이 한송이씩 활짝 피어나더라.

아마도 그날 그곳에 있는 사람들 전부

듀티율의 "세포물렁증"에 감염됐던건지도 모르겠다.

세상의 어떤 벽도 통과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작품.

 

평범하고 소박히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있는 사람에게

이 작품이 남긴 최고의 메세지!

아름다운 인생을 위하여~~~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