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3. 6. 19. 08:43

<Jesus Christ Superstat>

일시 : 2013.04. 26. ~ 2013.06.08.

장소 : 샤롯데씨어터

작사 : 팀 라이스

작곡 : 앤드류 로이드 웨버

연출 : 이지나

음악슈퍼바이저, 편곡 : 정재일

출연 : 마이클리, 박은태 (지저스) / 윤도현, 김신의, 한지상 (유다)

        정선아, 장은아 (마리아) / 김태한, 지현준 (빌라도)

        조권, 김동현 (헤롯)

제작 : 롯데엔터테인먼트, (주)설앤컴퍼니, RUG, CJE&M

 

이제는 각인을 위한 기록의 차원이다.

마치 옛오스만 왕조의 궁중 세밀화가의 그것처럼.

가능하다면 표정과 손끝, 발끝의 움직임과 미세한 작은 숨소리까지도 고스란히 기록하고 싶다.

꼭 기억하고 싶었다.

마이클리의 마지막 "지저스" 모습을...

그리고 참 다행이다.

오래오래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작품,

그리고 이런 배우,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다시 볼 수 있을까?

이제 개인의 역사로 이 작품을 기억하련다.

 

어렵게 마이클리의 막공 티켓을 구했다.

홍대 미친 성대라는 몽니 보컬 김신의 유다와 마이클리 예수 조합의 두번째 관람이었다.

다른 말 필요없다.

(미친 OO 참 많다...)

두 사람 다 정말 좋았다.

감동적이었고 뭉클했고 가슴아팠다.

작품 자체의 아우라도 특별했지만

마지막이라는 현실감이 더 큰 감동과 슬픔을 안겼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기교의 무대에 지쳐있었는지도...

장은아 마리아를 처음 봤는데 뮤지컬 첫무대라서겠지만

정선아보다 넘버를 가요처럼 부른다.

정선아는 과거를 뉘우치고 교화된 마라이의 느낌이었다면

오히려 장은아 마리아는 퇴폐적인 거리의 여자 같다.

그리고 그녀의 숨소리는 내내 신경에 쓰였다.

배우가 노래를 아무리 잘해도,

미친듯이 고음을 쭉쭉 뽑아내도

숨소리가 크게 들리면 나는 왠지 좀 꺼려진다.

호흠조절.

개인적으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뮤지컬 배우의 역량!

그런면에서 마이클리와 김신의는 최고점에 해당한다.

(어쩌나... 편애 모드 발동하려고 한다.)

김신의 유다의 막공 이벤트는 참 귀여웠다.

마이클리 덕분에 행복했던 사람 여기도 한 명 더 있는데...

5월 11일 관람때보다 김신의의 연기도 정말 놀라울만큼 늘었다.

문득 이 녀석이 <헤드윅>을 하면 잘하겠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어제 우연히 케이블에서 "밴드시대"라는 프로를 봤는데

(아마도 재방송이었던듯)

글써 이 녀석이 <헤드윅> 퍼포먼스로 노래를 하더라.

소름 돋았다.

(이 녀석이 내 생각을 읽은건가?????)

이 녀석!

꼭 <헤드윅> 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스탠딩 커튼콜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이 노구(老軀)를 이끌고 꼭 보러가리라!

 

마이클리의 커틑콜은,

그것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다.

관객과 객석을 향해 활짝 벌린 손과 깊은 손키스.

그릐고 그 깨끗하고 밝은 미소.

또 다시 이 배우가 날 사로잡았다.

마지막 모습까지!

어쩌나...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5. 15. 07:58

<Jesus Christ Superstar>

일시 : 2013.04.26. ~ 2013.06.09.

장소 : 샤롯데씨어터

작사 : 팀 라이스

작곡 : 앤드류 로이드 웨버

연출 : 이지나

음악슈퍼바이저, 편곡 : 정재일

출연 : 마이클리, 박은태 (지저스) / 윤도현, 김신의, 한지상 (유다)

        정선아, 장은아 (마리아) / 김태한, 지현준 (빌라도)

        조권, 김동현 (헤롯)

제작 : 롯데엔터테인먼트 (주)설앤컴퍼니, RUG, CJE&M

 

드디어 마이클리의 JCS를 봤다.

<미스 사이공> 이후에 정말 오랫만에 마이클리의 노래와 연기를 보는거라 혼자 살짝 감회에 젖었다.

너무나 좋아하는 작품에 너무나 좋아하는 배우가 출연한다는 건!

이건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냥 가는 거다.

게다가 이번 관람은 인터파크 굿티 50% 할인이라는 정말 은혜로운 이벤트 덕분에

예정에 없던 몽니 김신의 유다로 관람할 수 있엇다.

 

JCS는 Overture만 들어도 가슴이 마구 뛴다.

사실 이 한 곡이 갖는 매력도 엄청나긴 하다.

그 안에 예수, 유다, 마리아, 빌라도, 제자들의 모든 이야기가 그야말로 축약본처럼 담겨있다.

JCS의 첫 비트를 따라가다보면

마치 내 귀에 대고 직접 말하는 것 같다.

"Are you ready?" 라고!

그러면 나는 또 대답한다

"Yes! All ready!"

 

마이클리 예수.

일주일 전에 관람한 박은태 예수는 너무 비장하고 경건해서

예수의 인간적인 모습이 오히려 잘 느껴지지 않았었다.

그런데 마이클리는 고난을 피하고픈 인간적인 모습을 너무나 잘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표정은 더없이 편안하고 평온하다.

이 두 가지가 합쳐지니 그게 또 묘한 아우라를 남긴다.

급기야 2막의 "Gethsemane"에서는 정점을 찍는다.

신성(神性)과 인성(人性)의 엄청난 충돌은 일종의 빅뱅을 보는 느낌이었다.

자그마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엄청난 성량과 집중력은

극의 내용을 모르고 온 관객들의 소원한 마음까지도 완벽히 휘어잡았다.

그는 이 한 곡에 작품의 시작과 끝 모두를 온전히 담아냈다.

그래서 곡이 끝낸 후 땀과 극의 감정으로 뒤범벅이 된 마이클리의 모습에 경외감이 느껴질 정도다.

그건 배우로서의 skill에 대한 경외가 아니라

작품에 대한, 인물에 대한 깊은 몰입과 일체감이 주는 감동이었다.

마지막 십자가 장면에서는 박은태는

금이라도 화면에 더 나오기 위해 애를 쓰는 액스트라의 죽음을 떠올리게 했다.

죽었나 싶었는데 한 마디 하고.

이제 정말 죽었겠지 했는데 또 한 마디 하고... 

뭐랄까, 너무 뜸을 들인다고나 할까?

다행히 마이클리에게서는 그런 느낌을 못 받았다.

(어쩌면 이건 개인적인 애정도에서 비롯된 몰입의 차이일수도 있었겠지만...)

한국어 발음도 <미스사이공>때와 비교를 하면 정말 놀라울 정도다.

센 받침과 ㅅ 발음이 좀 부정확하긴하지만

정확한 한국어 딕션을 위해 그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충분히 느껴진다.

마이클리.

본인의 바람처럼

한국에서 다른 작품에서 다시 볼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김신의 유다는 뮤지컬이 처음이라 좀 걱정스러웠는데

딕션과 넘버 소화력은 좋았다.

(그래도 역시 연기는 조금 어색하더라.. 액팅도 그렇고..)

마이클리와 목소리톤이 완전히 다른 게 오히려 묘한 조화를 이룬다.

2004년도 이태희 유다를 떠올리게도 하고...

그런데 "Superstar"를 부를 땐,

유다 김신의가 아니라 몽니 김신의 모습이 더 많이 보인다.

저러다 혹시라도 해드뱅잉을 하는 건 아닌지.

아니면 중간에 "Put your hands up!"나 "Say Ye~~!"를 외치진 않을지 좀 조마조마했다.

(커튼콜에서는 하더라... "소리질~~~~러~~!"

그래도 전체적으로 반항아적인 유다 이미지를 잘 표현한 것 같다.

"배신을 강요받은 자"란 작품의 의도와도 어느 정도 잘 맞는 것 같고..

(유도현 유다 같은 팽팽함은 확실히 없었지만)

빌라도는 지현준보다 김태한이 훨씬 괜찮았다.

노래, 딕션, 연기 전부 다.

김태한에게서는 빌라도만의 고뇌가 느껴진다.

워낙에 코믹한 배역을 많이 한 배우라 빌라도가 어울릴까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확실히 경력으로 쌓인 내공은 무시할 수 없는 모양이다.

헤롯 김동현.

아무래도 조권의 쓰나미가 너무 강력했던 모양이다.

분량은 작지만 임펙트면에서는 어마어마한 헤롯을 조권이라는 아이돌이 이미 정점을 찍어버렸다.

그래서 누가 하든 조권보다 더 좋은 평가를 들을 수는 도저히 없을 것 같다.

게다가 김동현은 조권보다 더 가볍고 코믹하게 헤롯을 표현했다.

그래서 인물이 동동 떠버렸다.

어쩔 수 없다.

이건 김동현 탓이 아니다.

다 조권 탓이다.

 

이 작품은 앙상블의 활약이 엄청나게 중요한 작품인데

이번 공연은 그게 전부 주연들의 어깨위로 넘어가버린 것 같다.

JCS 공연 소식을 들었을 때 은근히 바랬었다.

서울예술단이나 서울시뮤지컬단처럼 오래동안 합을 맞춰온 이들이 해주면 좋겠다고...

(서울예술단이 이 작품을 하게 될 일은 아마도 없겠지만...)

앙상블이 주연보다 많이 떨어지는 건 확실히 너무 큰 단점이다.

그러다보니 "Simon Zealotes" 도 느낌이 충분히 살지 못했다.

시몬을 주축으로 파워풀한 혁명의 도화선이 느껴져야 하는데

클럽에서 춤추는 스타일리쉬한 젊은이들만 보인다.

셔플댄스를 추는 건 아닐까 걱정했다.

번역은 의외로 고전적이었는데

배우들이 너무 스타일리쉬하다보니 이질감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시몬과 베드로의 비중이 너무 묻혀버린 것도 아쉽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JCS에 대한 개인적인 만족도는 아주 높다.

작정한 듯한 이지나의 연출과

역시 작정한 듯한 정재일의 엄청난 편곡,

게다가 혼신의 힘을 다하는 작정한 듯한 주연 배우의 활약은

이 작품을 특별한 작품으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적어도 내겐)

6주간의 공연기간은 확실히 너무나 짧다.

마이클리 예수, 한지상 유다로 1번의 관람이 남아있는 나는 마냥 아쉬울 뿐이다.

그래서 무지 고민중이다.

 

어쩌나~~

마이클리.

이 사람이 나를 대놓고 흔든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