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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1.06 아테네와 산토리니 delicious food
  2. 2013.09.21 피르고스와 이아
여행후 끄적끄적2013. 11. 6. 08:35

솔직히 여행을 하다보면 의(衣)와 주(住)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 편이지만

식(食)은 유난히 더 신경을 안쓰게 된다.

이상하게도 일단 눈이 배가 부르면 몸의 배고픔이 전혀 인식되 않는 편이라서...

그러다보니 현지식을 포함한 음식에 대한 추억이 상대적으로 적다.

남들은 여행의 목적을 식도락으로 꼽는다는데...

그러나 이번 여행은 조카들 덕분에 그럴 수가 없었다.

산해진미를 차려놓고 매 끼니를 떡 벌어지게 먹었던 건 아니지만

나는 안 먹어도 어쨌든 조카들은 챙겨 먹여야만 했다.

 

 

그리스 아테네에서 먹었던 음식들.

생각해보니 아테네에서는 현지식을 먹지 못했다.

샌드위치와 서울에서 끌고간 햇반으로 해결한 정도.

샌드위치는 정말로 환상적일만큼 테러블한 맛이었다.

이 동네 햄들은 맛과 향이 너무 쎄서 아무리 작정을 해도 도무지 친숙해지지가 않는다.

특히나 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참 곤욕스러웠다.

그래도 산토리니에서 아테네로 넘어와서는 

조카들 성화에 못이겨 한국음식점도 찾아갔다.

<도시락>이라는 식당을 찾기 위해 거의 30 여분을 혼자 헤맸는데

찾고보니 우리가 묵고있는 Phan Hotel 바로 뒷편에서 있는거다.

타고난 길치는 여러모로 참 힘들다...

허무개그같은 고생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조카들이 맛있게 먹어서 다행이었다.

(그런데 음식이 전체적으로 너무 짜고 달아~~~)

 

산토리니에 머물면서 찾아갔던 음식점들.

먼저 Oia 초입에 있는 그 유명한 "Blue Sky"

그리스 샐러드 (Theseus), 무사카 (Moussaka), 카르보나라와, 왕새우요리(이름이...^^;;)를 주문했다.

무사카는 감자와 다진 고기, 가지, 치즈를 층층이 쌓아서 오븐에 구운 그리스 전통음식인데.

단백하고 부드러워서 내 입에도 잘 맞는 편이었다.

그래도 그리스 샐러드를 능가할 정도는 물론 아니었고!

왕새우구이와 같이 나온 밥은 베트남쌀처럼 길고 가볍고 찰기도 거의 없었다.

가지고 다닌 튜브형 고추장의 힘을 빌리긴 했지만

그래도 조카들이 맛있게 먹어줘서 다행이었다.

디저트로 나온 치즈크림케익은 부드럽고 달콤하고 촉촉해서 하루의 피곤을 노곤하게 달래줬다.

여행책자의 맛집을 곧이곧대로 믿는 편은 아니지만

"Blue Sky"는 가보라고 권하고 싶을 정도로 맛있었다.

가격도 괜찮았고 종업원들도 다들 너무 친절해서 좋은 기억으로 담겨 있다.

  

OIa의 또 다른 맛집 "Skala".

Oia의 멋진 바다를 내려다보면 식사를 할 수 있는 이곳은 생각만큼 음식이 맛있지는 않았다.

일단 향이 너무 강해서 당황스러웠다.

나중에 찾아봤더니 아라비아 향료를 넣은 지중해 요리 전문점이란다.

view에 혹 해서 다소 곤욕을 치뤘던 곳.

특히 조카가 먹어보겠다며 도전적으로 시킨 양고기 파이는 냄새가 아니라 체취의 수준이라 한 입씩 먹고는 놀라서 다 남겼다. 

무사카와 함께 꼭 먹어볼 그리스 요리였던 문어요리(Okapodi)도 주문했는데

솔직히 이 음식이 왜 유명한지 잘 모르겠더다.

쫄깃쫄깃한 식감은 나쁘지 않은데 맛은 뭐...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리스 샐러드는 어느 음식점에서 주문하든 역시 패가 없다.

특히 "스칼라"에서 먹은 샐러드는 토마토와 오이가 아주 싱싱해서 갈증이 싹 가실 정도였다.

수블라키는 "오벨릭스"나 "럭키스 수블라키"가 더 많았었던 것 같고

타자기(Taztzili) 소스를 없어서 그런지 좀 퍽퍽한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수불라키는 이야보다 파라가 훨씬 맛있었다.

("오벨릭스" 보다 "럭키스 수블라키"의 기로스 수블라키가 훨씬 더 단백하고 맛있었던 것 같고!)

 

솔직히 조카들만 아니었다면

여행 내내 Gyros souvlaki 같은 것만 들고다니면서 끼니를 해결했을 거다.

아니면 또 숙소에서 아침만 먹고 저녁까지 굶고 다녔을지도...

이 녀석들 덕분에 그래도 멀쩡한 음식점들을 꽤 찾아다닌 셈이다.

이번 여행에서 음식과 맛집에 대한 기억들은

온전히 다 이 녀석들 은공이다.

Thank you so mach!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3. 9. 21. 13:00

호텔에서 조식을 먹고 피르고스로 이동. 13세기에 지어졌다는 성채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마치 서서히 그러나 필사적으로 몰락하는 우리네 농촌을 보는 느낌이었다. 주변은 한때 거대한 포도밭이었다는데 지금은 꼬장꼬장하게 마른 삭정이들만이 과거의 영화를 짐작케한다. 골목골목 숨어있는 개인 아틀리에를 보는 재미는 은근한 호기심을 자극한다.조그마한 성채라 큰 기대는 안했는데 언덕 위 성에서 보는 피라는 아름답고 예뻐서 감탄을 자아냈다.골목이 주는 운치는 작지만 잊지 못할 기억을 남겼다.

오벨릭스에서 테이크아웃한 점심을 먹고 3시경에 이아 마을로 떠났다. 포카리스웨트 광고지로 유명한 이아마을! 굴라스 성채에서 해가 지는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봤다. 블루스카이에서 드디어 무사카를 먹어봤는데 맛있었다.그리스 음식이 의외로 내 입엔 잘 맞는편.조카들 덕분에 이번 여행은 잘 챙겨먹는다.이아마을은 환상이 있었던 모양인지 기대보다는 좀 평이했다.조카도 계속 "이아가 왜이래?"를 연발해서 혼자 웃었다.환상이란 무서운 거구나  느끼면서...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꾸벅꾸벅 조는 조카들을 보면서 대견함과 미안함을 느꼈다.내일은 비치에서 맘껏 놀게 해줘야겠다.지중해의 뜨거운 햇살에 온 몸이 익었다. 내몸이 그대로 하나의  화로가 된 느낌^^ 따갑고 가렵다.어쩌나...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