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2. 10. 29. 08:32

<영웅>

부제 : 누가 죄인인가!

일시 : 2012.1016. ~ 2012.11.18.

장소 :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대본 : 한아름

작곡 : 오상준

안무 : 이란영

연출 : 윤호진

제작 : 에이콤인터내셔날

출연 : 김수용, 임현수 (안중근) / 김도형, 이희정 (이토 히로부미)

        홍기주, 리사 (설희) / 송상은, 이수빈 (링링)

        황만익, 박송권, 김영철, 정의욱,민경옥, 장기용, 김덕환,

        윤선용, 김영완 외

 

일단 정말 착한 가격이라서 놀랐다.

어쨌든간에 뮤지컬 <영웅>은 매번 재공연될때마다 다시 챙겨보게 되는 작품이다.

초연때 느낀 감동이 엄청나서인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도 매번 애정과 관심을 담뿍 담고 관람하게 된다.

안무도 환상적이었고, 무대 셋트도 획기적이었고

그리고 무엇보다 뮤지컬 넘버가 가슴속으로 그대로 파고들었다.

(적어도 이 작품을 보는 순간만큼은 누가 뭐래도 나는 조국을 위하는 애국자로 빙의된다!)

안중근이 이토를 저격한 뒤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칠 땐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아

가슴대신 손바닥이 터져라 박수를 치게 된다.

류정한, 정성화, 양준모 세 명의 안중근이 전부 내겐 깊은 감동과 인상을 남겼었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 새롭게 만난 또 한 명의 안중근 김수용.

정말 기대를 많이 한 배우라서 일찍부터 예매를 하고 기다렸었다.

배우 스스로도 이 역할에 임하는 자세가 남다르기도 했지만

지끔껏 뮤지컬 배우로서 김수용이 쌓아온 역량과 이력 역시 안중근이라는 배역을 충실히 해낼 수 있으리라 생각됐다.

 

김수용 안중근은,

비장하고 진지했다. 

그는 연기도, 노래도 정말이지 최선을 다했고 열심이었다.

단지 그의 얇고 가벼운 목소리가 안중근이라는 인물을 묵직하고 깊이있게 표현하기엔 부족했다.

"장부가"나 "누가 죄인인가"같이 점점 힘이 실리는 넘버가 진중하게 살지 못해서 안타까웠다.

고음부에서 간간히 루케니 발성으로 넘버를 소화하는 것도 약간 이물감이 느껴졌고...

인물과 작품에 아주 비장하게 접근은 했지만 특유의 음색때문에 

어쩔수없는 괴리감 같은 게 느껴졌다.

그래도 배우가 무대 위에서 자신이 맡은 배역에 충실한 모습을 보는 건 역시 아름답다.

 

어쩌면 내게 <영웅> 초연의 이미지가 너무 깊게 각인됐는지도 모르겠다.

외무대신(윤선용)은 군인이 아니라 간신배 같았고 눈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같다.

전체적으로 너무 과장된 인물이 되어 버렸다.

목소리는 너무 기름져서 뭐랄까 느끼한 바람둥이 같은 이미지였다고나 할까?

김내관(김덕환)의 목소리톤은 내관이 아니라 거의 왕의 포스였다.

2막 법정장면에서는 그 목소리가 나쁘지 않았는데

1막에서는 아이다 아버지와 자꾸 중첩이 돼서 혼자 난감했다.

조도선(박송권)은 노래가 너무 불안했고,

대사톤과 노래를 부를 때의 톤이 완전히 달라서 개인저으론 좀 이상했다.

(조휘의 미니미처럼 느껴지기도 하고...그러기엔 노래가...)

유동하(김영철)도 노래와 감정이 좀 부족했다.

교도소 장면에서 수의를 전달하는, 너무나 해맑던 간수의 표정도 충격적이었고...

그래도 가장 난감하고 당황스러웠던 캐스팅은 설희역의 리사였다.

1막 등장부터 삽겹살로 이제 막 회식을 끝내고 나온 것 같은 기름진 입술을 보면서 혼자 기겁했었다.

뮤지컬을 그래도 꽤 많이 했는데도 설희의 넘버를 하나도 살리지 못했다.

거의 재앙 수준의 대참사다.

노래와 대사, 연기 다 심각했다.

특히 본인이 그렇게 자신있어하는 고음부분은 특별히 더 절망적이었다.

(오죽했으면 기차에서 제발 빨리 뛰어내렸으면 하고 바라고 있었을까!)

참 미안한 말이지만 링링역의 이수빈이 리사보다 오히려 몇 수 위로 느껴졌다.

전체적으로 좀 막막하고 답답했다.

그래도 조마리아(민경옥)은 절절한 노래는 역시나 눈시울을 붉게 만든다.

민경옥의 절절함과 간절함은 여전하다.

정말 안중근 어머니라고해도충분히 믿겠다.

(민경옥 이분 때문에 이번 시즌 <영웅>을 보면서 위로받았다)

 

그냥 좀 답답하고 안스러웠다.

너무나 사랑하고 아끼는 작품이라서 심난한 마음이 더 컸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여전히 <영웅>은 좋은 작품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리고 이번 시즌 앙상블들은 정말이지 최고로 환상적이었다.

추격장면의 역동성과 긴박감은 지금까지도 생생하다.

사생결단으로 무대를 채우던 앙상블을 보면서 진심으로 감동했다.

이번 시즌 <영웅>의 진정한 주인공은

누가 붜래도 바로 이들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0. 1. 6. 06:36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 100주년 되는  
2009년 10월 26일 시작했던 뮤지컬 <영웅>
개인적으로 2009년 공연 관람 마지막을 좋은 작품으로 마감했다. ^^
<영웅>은 2009년 12월 31일 그 대단원(?)의 막이 내려졌고
나는 12월 27일 나의 네 번째 관람이자 마지막 관람을 끝냈다.
(다시 볼 수 없다는 게 왠지 슬프다.
 이 초연 멤버들을 고스란히 다시 모아서 재공연을 할 수는 있을까???)
폭풍같이 몰아치던 눈발을 뚫고 찾아간 LG 아트센타
폭설로 길이 엉망이 됐지만 늘 그렇듯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날씨 탓인지도 모르지만 왠지 무겁게 가라앉은 느낌.
마지막을 향안 작은 준비처럼 느껴졌다.


     안중근 : 류정한          이토 : 이희성            설희 : 김선영             링링 : 전미도

류정한의 안중근은 확실히 볼 때 마다 점점 더 강해지고 부드러워진다.
뮤지컬 배우로서의 류정한의 아우라를 최대한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에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작품.
길고 오랜 시간을 무대 위에 살아온 그에게
첫 창장 뮤지컬 도전은 새로웠고 그리고 성공적이었다.
이희성 이토는 정성화 안중근과 조합이 됐을 땐 너무 강하고 센 느낌에
살짝 거부감이 들었는데 류정한 안중근과 만날 때는
서로 불꽃이 튄다.
일종의 시너지 효과를 체감하다...
김선영...
당신에 대해선 할 말을 잃게 한다.
그녀가 무대 위에 선다면 최소한 실망할 일은 없다.
그녀는 배역에 맞게 아름답고, 그리고 늘 적절하게 빛난다.
간혹 목소리에서 피곤을 느껴졌지만 그것마저도 파란만장한 설희의 한 삶처럼 다가온다.
류정한, 김선영.
더 이상 젊지 않는 그들의 무대는 그러나 항상 그 누구의 무대보다 젊고 신선하다.
그 둘의 조합이 <라만차>에서 다시 이뤄진다니
생각만으로도 흐뭇하고 조급하게 기다려진다.
(개인적으로 오랫만에 보게 될 라만차... ^^)



좋았던 명성황후 시해 장면.
그림자로 표현된 장면의 섬뜩함.
사람의 움직임보다는 조명의 변화가 압권이다.
언어보다 빛이 먼저 그리고 강력하게 말을 걸고
그 뜻을 전달할 수 있다는 걸 다시 느끼게 된다.
그래... 그래... 좋은 장면이었어...
(한 켠에서 그 때의 일을 회상하는 설희의 의상은 또 얼마나 곱던지...
 그 고운 한복의 쪽빛이 그대로 눈물처럼 뚝뚝 떨어진다.)



   조도선 : 조휘     우덕순 : 문성혁   유동하 : 임진웅

멋졌던 남자 배우 3인.
세 사람의 목소리는 악기처럼 아름다웠고
하모니는 경쾌하고 즐거웠다.
누군가는 말하더라.
안중근까지 포함해서 이들을 영웅의 F4라고... ^^
17세 유동하를 멋지게 소화했던
73년생 임진웅의 고음은 깨끗하고 높았다.
그가 궁금해 찾아봤더니 "여행스케치" 멤버였다는 이력이 있다.
그랬구나... 그래서 그의 조율과 화합이 귀에 들어왔었구나...



설희보다 더 경국지색이었던 게이샤.
그녀는 존재감이 나는 아직도 신비롭다.
별 대사 없이도 장면마다 눈에 들어오던 그녀.
그리고 라이센스 공연 <돈주앙>에서 돈주앙보다 훨씬 더 멋지고 훌륭했던
까를로스 조휘는 역시 좋은 배우다.
그의 이력도 특이하다.
체육학과 출신의 뮤지컬 배우라...
탄탄한 체격에 멋진 목소리, 그리고 선 굵은 외모까지...
어쩐지 그가 이기적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



뮤지컬 <영웅>에서 끝까지 놓치지 말고 봐야만 하는 장면이 있다면
나는 단연 관람객 기립을 꼽고 싶다.
하얼빈 의거 후 안중근이 "대한독립 만세"를 외칠 때의
관객들의 박수는 크고 웅장하다.
그리고 공연 중간중간 이런 현상들이 자주 공유된다.
마치 집단 최면 같다는 생각까지...
그러서인지 일부러라도 나는 커튼콜 때 꼭 기립을 확인하게 된다.
일제히 일어서서 박수를 치는 관객들의 모습을 꼭 두 눈에 담고 싶어서...
1층 뒷 줄에서 봤을 때도 관객들은 모두 일어서 뜨겁게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1층 맨 앞 OP석 관람때도 뒤를 돌아보면
3층 객석까지도 관객들은 전부 일어서 있다.
"빙의의 현장"이었다고 말해두자.
(딱히 적절한 표현을 할 제간이 별로 없기에...)

그리고...
이제는 막이 내렸다.
다만, 그들의 초연 공연이 계속 진화해서 "명성황후"를 누르는 한국의 대표공연이 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그런데 정말 그럴 수 있을까?
한 나라의 국모도 아닌
일제시대 식민지 대한민국의 독립운동가 이야기가
외국에서 "명성황후"같은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까?
아직 갈 길은 너무 멀겠구나 싶다...
그래도 시도할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지 않을까?
턱없는 일일지라도 조용히 바램을 품어 본다.



안중근!
당신 이곳에서 잠시였겠지만 온전히 살아있었네요.
당신도 봤으면 참 좋았을텐데....
당신의 부활과 영생을!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12. 17. 13:42
이렇게 봐도 되는 건가?
자금의 압박을 받으면서 중독처럼 다시 찾게 된 뮤지컬 영웅.
개그맨, TV 연기자를 거쳐 성공적으로 뮤지컬 배우의 자리에 안착한 정성화.
그와의 첫 인연을 나는 <영웅>으로 맺었다.



그가 말했었다.
계속 개그맨이나 TV 연기자를 했다면 결코 주인공은 해보지 못했을거라고...
그러나 지금 자신은
돈키호테가 될 수도, 안중근이 될 수도 있으니 너무 행복하다고...
그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서 나는 생각했다.
우리도 역시 다행이라고...
그를 TV 브라운관이 아니라 무대 위에서 볼 수 있어서...



이토 히로부미의 이희정, 설희의 이상은
조승룡 이토 히로부미와 김선영 설희만을 봤던 나는 궁금하기도 했다.
느낌은...
이희정의 이토는 너무 강하다고 생각했다.
핏발을 세우는 그의 모습에 혹시 혈압이라도 올라가는 건 아닐지 혼자 걱정했더랬다.
같은 인물을 이렇게 서로 다르게 해석하고 표현할 수 있다는 게 놀랍다.
그래도 역시 나는 조승룡의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이토가 더 좋다.
설희는...
김선영 설희가 더 경국지색(?)이었고 게다가 춤까지 일품(?)이었다고 해두자.
어쩌면 나는 이상은 설희에게서 명성황후같은 강인함과 단단함을 기대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내 기대치와는 너무나 많이 어긋난 느낌...
김선영 설희의 여성스러움과 노래가 그리웠다.
17세 소녀 링링의 소냐는 여전히 발육상태 남다른 몸매를 과시했지만
그래도 노래 하나는 절절하다.
표정이 좀 덜 과장스러웠으면 하는 바램.
몸매도 남다른데 표정도 남달라서 간혹 37세 처럼 느껴지기도... ^^


우덕순역의 문성혁과 조도선 역의 조휘
체가구역에서 그들이 만들어낸 아리랑의 신명과 풍류(?)는 정말 오랫동안 기억하게 되지 않을까?
그리고 어쩌면 풍류는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는 힘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17살 유동하 역의 임진웅님의 커튼콜 때 감격스러워하던 모습...
안중근 어머니 조마리아역의 민경옥님은 매번 사람을 통곡으로 이끈다.
안중근이 환생해서 그녀가 부르는 노래를 듣게 된다면 
아무 망설임없이 "어미니"라고 부를 것 같다.
정말 안중근 어머니의 모습이 이랬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하니 먹먹해진다.
"너의 길을 가라"며 정말 등을 떠밀었을 것만 같아서...



커튼콜 때 배우들의 모습은
한결같이 감격이 담겨있다.
거의 모든 관객들이 기립박수를 치는 모습을 보는 무대 위 그들의 가슴은
또 얼마나 벅차고 아득했을까?
<영웅>의 커튼콜을 보면서 나는 또 얼마나 기도했던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 브랜드로 아름답게 자리잡아 달라고...


 
누구보다도 감격스럽고 감동스러웠을 안중근역의 정성화.
놀라웠다.
무대 위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다는 이야기는 전부터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바로 코 앞에서 그의 모습을 확인하니 역시나 대단하다 싶다.
노래도 딕션도, 그리고 표정과 연기도 그는 너무나 진지하고 정성스러웠다.
더불어 나는 그의 방향 전환과 그리고 성공적인 안착이
여러 면에서 win win이었다는 생각을 했다.
대사의 강약과 어투에 조금만 더 신경쓴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그에겐 많은 시간이 남아있다.
(아직 그는 시작을 조금 지나왔을 뿐이니까...)
무대 위에서 여우가 되는 법을 아마도 그는 스스로 찾게 되리라.
다른 누구와도 같지 않은 정성화만의 모습을
기어이 찾아낼거라 믿는다.


잊혀질 수도 있는 역사를 이렇게 기억하는 방법이 있다는 거.
최고는 아닐지라도 최선의 방법임을 느낀다.
그저 잠시 동안의 벌떡임일지라도
한 번도 심장이 아리지 않은 것보다는 그래도 나을 것이기에...
<영웅>은 내겐 많은 생각과 말을 하게 만드는 공연이다.
언젠가는 내 거칠고 산발된 생각들을 차곡차곡 정리해보리라 혼자 다짐해본다.
그리고 이들에게도 말하고 싶다.
살아 있으라.... 살아 있으라.....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12. 1. 06:02


또 다시 가슴 뜨거워졌다.
그리고 처음 보는 사람처럼 조용히 눈물 흘렸다.
가슴 속 그 깊이에서부터 어쩔 수 없이 올라오는
뜨거운 마음.
그리고 깊은 감사와 더 깊은 아픔.



류정한 안중근.
이 뮤지컬을 하면서 아마도 그는 누구보다도 뜨거워졌으리라.
그리고 힘겨웠으리라.
하얼빈 의거 당시의 안중근의 나이 31살!
그 나이를 한참 전에 지나온 류정한,
그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나라를 빼앗긴 경험이,
그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경험이 없는 그로서는
아니 우리로서는
어쩌면 영원히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류정한 그는 조금은 그 심정을 알지 않았을까?
그의 눈 속에 그가 겪었을 모든 과정들이 때때로 스친다.
이 사람....
한동안 많이 힘들겠구나 하는 안스러움까지...



주연들도 놀랍지만
앙상블도 너무나 훌륭하고 감동스럽다.
(주연과 조연의 구분이 참 무모하긴 하다)
그 역동적인 추격신이며
재즈댄스를 연상시키는 동작들.
매번 이들은 턱까지 차오는 숨을 참으며
날마다 뛰고 또 뛰리라.
그들의 모습운 분명 또 다른 <영웅>
그 모습이다.



스크린을 이용한 무대는
아름답고 신비롭기까지 하다.
분분히 흩어지던 벛꽃잎들,
달리는 기차를 향해 쓸리듯 날아가던 눈발들...
빨강과 파랑의 조명 효과가 극명했던 게이샤 신,
적절한 검정빛 조명.
그림자로 보여준 명성황후 시해 장면.
법정 선고 장면,
이토를 죽인 이유를 15가지 항목으로 조목조목 정확히 말하던
안중근의 선명한 발언과 피맺힌 절규까지...
그리고  
무대 전부를 활용하는 그 모든 동선에도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누구든 예외없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게 만드는 엔딩 부분
안중근의 마지막,
어머니가 지어준 수의를 입고
두려움을 떨치고
홀로 사형장으로 향해 떠나는 안중근
그 아들을 향한 어머니의
절절한 심정과 고통을 담은 곡
<사랑하는 내 아들, 도마>
또 다시 무너지고 만다.
그리고
무너져야만 한다....


                 <사랑하는 내 아들, 도마>              

........ 내 아들 나의 사랑하는 도마야, 떠나갈 시간이 왔구나
         두려운 마음 달랠 길 없지만 큰 용기 내다오.
         내 아들 나의 사랑하는 도마야, 널 보낸 시간이 왔구나
         멈추지 말고 뒤돌아 보지 말고 큰 뜻을 이루렴
         십자가 지고 홀로 걷는 길, 함께 할 수 없어도
         너를 위해 기도하리니, 힘을 내다오.

        천국에 니가 나를 앞서가거든, 못난 이 애밀 기다려주렴
        모자의 인연 짧고 가혹했으니나, 너는 영원한 내 아들
        한 번 만, 단 한 번 만이라도 너를 안아 봤으면
        너를 지금 이 두 팔로 안고 싶구나 .......



* OST를 담은 CD가 12월 드디어 발매된단다.
  12월 10일 공연장에 가면 꼭 장만하리라 .
  그리고 오래 오래 간직하리라
  뭉클하게 아픈 노래들을...
  그러나 너무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노래들을...
  그날을 기약하며...

  [CD 1]

  1. Overture

  2. 단지동맹(정천동맹) - 안중근, 단지 11

  3. 게이샤 - 게이샤들

  4. 조선은 보물창고 - 외무대신, 대신들, 게이샤들

  5. 조선 얕보지 말라 - 이토, 대신들, 게이샤들

  6. 이토의 야망 이토

  7. 당신을 기억합니다 - 설희

  8. 가야만 하는 길 안중근, 설희, 김내관, 제국익문사

  9. 비상구는 없다 - 와다, 독립군, 일본군

  10. 배고픈 청춘이여 - 왕웨이, 우덕순, 조도선, 유동하, 독립군

  11. 황혼의 태양 - 이토

  12. 이것이 첫사랑일까 - 링링

  13. 추격 1 (연주곡)

  14. 흔들림 없는 태산처럼 왕웨이

  15. 처음 본 순간 - 이토, 설희

  16. 영웅 안중근 : 홍보용 씨디 버전으로 그대로 사용

  17. 그날을 기약하며 - 안중근, 우덕순, 조도선, 유동하

  [CD 2]

  18. 오늘의 이 함성이 - 안중근, 우덕순, 조도선, 유동하, 최재형

  19. 출정식 - 이토, 외무대신, 일본

  20. 추격 2 와다

  21. 사랑이라 믿어도 될까요 링링

  22. 내 마음 왜 이럴까 설희

  23. 십자가 앞에서 안중근

  24. 축제음악 (연주곡) - 목소리: 안중근

  25. 누가 죄인인가 - 안중근, 우덕순, 조도선, 유동하, 판사, 기자들, 방청객들

  26. 운명 안중근, 이토

  27. 동양평화 - 안중근, 치바

  28. 사랑하는 내 아들, 도마 - 조 마리아

  29. 장부가 안중근

  30. Epilogue (연주곡)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10. 31. 05:50

안중근 의거 100주년이 되는 올해
<명성황후>를 만들었던 에이콤에서
도마 안중근을 주인공으로 한 대작 뮤지컬 <영웅>을 만들었다.
그리고 나는
오래 기다렸던 뮤지컬 <영웅>을 보다...
대한제국 의병군 참모중장 안중근!



안중근으로 분한 배우 류정한은 말했다.
"그 분이 나에게 빙의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그의 진심은 절실했으리라.
바람 또한 간절함 그 이상의 무엇이었으리라.
그리고 나는
무대 위에서 그 아닌 다른 누군가의 모습을 보고 있다.
그에게 빙의된 안중근의 모습을...



어쩌자고 이런 뮤지컬을 했느냐고...
이 작품을 하고 나서 어떻게 견뎌내려고 하느냐고...
어쩌자고... 어쩌자고... 그예 안중근이 되어버렸냐고
안중근이 되어 조용히 눈물 흘리는 그를 향해
이제 나는 진심으로 묻고 싶다.



실제로 무대 위 그의 육신은 힘겨워 하고 있었다.
안중근의 몸으로, 안중근의 맘으로 결단을 내리고
그 결단을 실행으로 옮겨가면서
숱한 고뇌와 번민들로 160분의 시간동안
그는 실제로 눈에 띄게 점점 야위어갔다.
이토을 저격할 결심을 하며 안중근은 말한다.
"할 수 있습니다! 아니 해내야만 합니다!"
그 결단의 절박함과 간절함에 내 육신 또한 마디마디 아리고 저리다.
"해내야만" 한다니...
결코 할 수 없는 일이라 할지라도 해내야만 한다니...
대사 하나하나가
노래 가사 하나하나가
그대로 날이 선 칼날이 되어 송두리째 가슴팍을 향해 꽃힌다.



안중근 : 류정한 / 이토 : 조승룡 / 설희 : 김선영 / 링링:



전,후막 70분 모든 장면이 다 충격이고 슬픔이고 통곡이다.
자작나무 숲의 단지동맹에서 
어미가 만들어준 눈물같은 수의를 입고 
사형을 집행받던 그 마지막 순간까지...
깊고 깊은 통곡으로
보는 내내 스스로 너무 힘들고 아파 죽을 듯이 힘들다.
특히 안중근의 법정 장면은 끊임없는 눈물을 흘리며 견뎌야만 했다.
(솔직히 고배건데 너무 많이 힘들고 그 이상으로 아팠고 절절했던 장면이다)

< 내가 이토를 죽인 이유 15가지>
 1. 한국의 민황후(명성황후)를 시해한 죄요
 2. 한국 황제를 폐위시킨 죄요
 3. 조약과 7조약을 강제로 맺은 죄요
 4. 무고한 한국인을 학살한 죄요.
 5. 정권을 강제로 빼앗은 죄요
 6. 철도, 광산, 산림, 천택을 강제로 빼앗은 죄요
 7. 제일은행권 지폐를 강제로 사용한 죄요
 8. 군대를 해산시킨 죄요
 9. 교육을 방해한 죄요
10. 한국인들의 외국 유학을 금지시킨 죄요
11. 교과서를 압수하여 불태워 버린 죄요
12. 한국인이 일본인의 보호를 받고자 한다고 세계에 거짓말을 퍼뜨린 죄요
13. 현재 한국과 일본 사이에 경쟁이 쉬지 않고 살육이 끊이지 않는데 태평 무사한 것처럼 위로 천황을 속인 죄요
14. 동양 평화를 깨뜨린 죄요
15. 일본 천황 폐하의 아버지 태황제를 죽인 죄

진심으로 "누가 죄인인가?"를 나 역시 감히 그들에게 묻고 싶다...



남겨질 어머니와 가족들을 향한 그의 인간적인 고통과 심정...
그들의 기억속에 부디 자신이 잊혀지게 해달라고 천주께 기도하는 모습.
만일 자신이 성공하게 되서 마지막 순간을 맞게 된다면,
당신께 기도드릴 수 있는 짧은 순간을 허락해달라는 바람.
아프다... 아프다... 잔인하게 아프다...



자작나무 숲에서의 단지동맹처럼
그들의 함성이 잠자는 숲을 깨우듯
어두운 이 세상 깨우는 빛이 되었음을...
어쩔 수 없이 나는 인정하게 된다.
이렇게라고, 이런 방식으로라도
그들이 기억되고 내내 영원한 영웅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내가 감히 이런 걸 바래도 되는 건가.....)

모두가 어울려 사는 지혜.
서로서로 인정하며서 평화롭게 사는 것
서로의 자리를 지키며 조화롭게 사는 것
그것이 "평화"라고 그들은 말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향으로 돌아가길 꿈꿨을까?
비록 내 몸은 그곳으로 돌아가지 못하더라도
고향에 남겨진 이들만이라도 평안하길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꿈꿨을까?
그들이 꾼 꿈으로 인해
지금 내가 여기에 이곳에
이렇게 서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공연을 보게 되길 꿈꾼다.
더 많은 사람들이 아프기를 희망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통곡하길 소원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길 기원한다.

아마도 나는
오랫동안 눈과 맘이
아리고 저릴 것 같다.
그리고 그 아린고 저린 칼날같은 예리함을
가능하다면 오래오래 심장 깊이 꽃아 두고 싶다.
<그날을 기약하며...>



* 사진의 일부는 뮤지컬 <영웅> 공식 블로그에서 퍼왔습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09. 10. 26. 12:27



오늘이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
"100"이라는 숫자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념적인 의미!
각종 매스컴과 신문보도에서 100주년을 앞다투어 전하고 있다.
조심스럽게 걱정이 된다.
우리가 100주년이라는 숫자에만 집중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중요한 건 그 분의 하셨던 일인데...
사실 이런 말을 하면서
무엇보다 부끄러운 건  나라는 인간이다.



1879년 9월 2일 출생
1910년 3월 26일 사망
31살의 나이로(지금의 나보다 너무나 한참 어린 나이다...)
우리나라의 적, 이토 히로부미를 향해
총구를 쐈던 사람.
그는 청춘과 조국을 영원히 남긴 체
고국으로 돌아오지도 못하고 뤼순 감옥에서 사형됐다.
그리고 그의 유해는 아직도 어딘가에서 떠돌고 있다.



1909년 그는 법정에서 일본에 대한 죄목을 조목조목 들며
누가 진정한 죄인인가를 되물었다고 한다.
이토 히로부미가 명성황후를 살해한 일,
1905년 11월에 한일협약 5개조를 체결한 일,
1907년 7월 한일신협약 7개조를 체결한 일,
양민을 살해한 일, 이권을 약탈한 일,
동양평화를 교란한 일 등
그는 일본의 자행한 만행을 15가지로 제시하며
 법정에서 스스로 자신의 정당성을 밝혔다.



어떻게 자신을 버릴 수 있었을까?
조국이라는 게, 대한민국이라는 게,
그렇게 내 목숨을 버릴만큼 간절하고 절대적인 존재일 수 있는 것일까?
이런 삶을 살다 떠난 그분들의 마음을 아마도 나는
골백번 삶을 반복해 태어난다고 해도 결코 깨닫지 못할 것이다.
어쩌면 나란 사람은 <기억>하는 그 단순한 일조차 점차 잊을지도 모르겠다.



전쟁을 경험한 적이 없기에.
내가 직접 느낀 국가적 위기의 존폐감이 없기에...
어느새 나느 부끄러운 후손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할 수 있다면,
어떤 방법으로든 그를 기억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대한국인 "안중근"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09. 9. 22. 13:07
<명성황후>, <몽유도원도>, <겨울 나그네>
좋은 창작 뮤지컬을 많이 발표한 에이콤 윤호진 대표.
그가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을 맞아 제작하고 있는
대작 뮤지컬 <영웅>
2009년 10월 26일 월요일,
정확히 안중근의거 100주기가 되는 날
그 첫 공연의 막이 오를 뮤지컬 <영웅>



류정한, 정성화, 이희정, 조승룡, 김선영, 이상은, 소냐
출연 배우만으로 심장이 뛰는 작품.
어디로 꽁꽁 숨었나 했더니
류정한 이 사람,
안중근이 되기 위해 지금 또 치열하게 싸우는 중인가보다.
개그맨에서 탈렌트로
마침내는 뮤지컬 배우로
정말 자리를 잘 잡은 장한 배우 정성화.
그 두 사람이 만들어갈 안중근!



사진은 어쩐지 좀 치매노인처럼 나오긴 했지만....
그래도 최고의 배우들과 최고의 기획사가 만들어 낼 작품이니
기대가 가득하다.
그리고 이 두 사람,
가슴이 뜨겁겠다.
몇년 전에 봤던 뮤지컬 <청년, 장준하>가 떠오른다.
그때 장준하를 살아냈던 "서영주"도 그렇게 가슴 뜨거웠었는데...



<뮤지컬 "영웅" 시놉시스>

31살 청년 안중근은 제국익문사의 요원으로 단지서약을 통해 나라를 위해 몸 바칠 것을 맹세한다.
조선에서는 최고내시 김내관이 을미사변을 목격한 명성황후의 마지막 궁녀 설희에게 안중근과 제국익문사들을 소개시켜주며 고종의 비밀자금을 건넨다.
설희는 고급정보를 빼내기 위해 일본으로, 안중근은 독립전쟁을 위해 러시아로 떠난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일본인 형사 와다의 감시와 추격이 불안한 가운데 독립군들의 친구이자 맏형 같은 존재인 중국인 왕웨이와 그의 동생 링링의 식당에서는 어김없이 따뜻한 식사자리가 마련된다.
하지만 그렇게 한 숨 돌린 듯 했던 상황은 무대가 블라디보스토크의 뒷골목으로 변하면서 다시 위기로 치닫고 안중근이 와다의 추격을 피해 연인으로 가장해 링링에게 키스를 하자 링링은 당황하면서도 안중근에게 마음을 뺏긴다.
한 편의 영화를 보듯 야마카시로 무대를 활보하며 추격전을 펼치는 독립투사들과 일본경찰들의 화려한 연기술과 안무가 선보이는 사이 왕웨이는 고문의 휴유증으로 죽음을 맞이하고 만다.
반면 일본에선 게이샤가 된 설희가 이토의 눈에 들고...
기울어가던 황혼에서 한줄기 빛을 발견한 이토는 설희에게 만주행에 동행해 자신의 시중을 들어줄 것을 권유한다.
러시아에선 대동공보사 최재형을 통해 이토의 만주행을 들은 안중근은 전쟁에서 일본을 상대로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
이토를 암살하는 것만이 세계에 조선이 독립국임을 알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우덕순과 함께 최고의 사격술을 지닌 조도선과 통역을 담당해줄 유동하를 합류시켜 거사를 준비한다.



사격 연습을 하던 안중근과 세 사람 (우덕순, 조도선, 유동하)은 설희의 편지를 근거로 이토의 여행지를 따라 암살을 시도할 것을 계획하고 기차를 타고 어둠을 달려 채가구 역과 하얼빈 역으로 향한다.
거대한 배웅 행렬을 뒤로 하고 일본을 떠난 이토의 만주행 특별열차에서는 잠이든 이토를 살해하려 설희가 단검을 꺼내지만 수포로 돌아가고 설희는 자신의 존재를 깨끗하게 지우기 위해 모든 뒷일을 안중근에게 맡기고 기차 밖으로 몸을 던진다.
이토가 씁쓸한 표정을 싣고 기차는 하얼빈으로 달려간다.
사람들로 북적대는 하얼빈의 거리. 링링은 안중근을 쫓아 하얼빈에까지 온 와다의 총에 안중근을 구하다 대신 목숨을 잃고 그의 품에서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고 평안하게 눈을 감는다.
어느새 저 멀리 성당의 종소리와 함께 미명이 밝아오고 그렇게 거사일의 아침이 밝으면 하얼빈 역 플랫폼에 얼굴을 드러낸 이토에게 총을 뽑아 겨누는 안중근.
그리고 7발의 총성...





 
* 출연
   안중근 : 류정한, 정성화
   이토 히로부미 : 이희정, 조승룡
   설희 : 김선영, 이상은
           (명성황후의 죽음을 목도한 궁녀 출신으로 이토 히로부미를 유혹해 암살을 기도하는 여인)
   링링 : 소냐, 전미도
            (안중근을 짝사랑하는 중국 여인)

* 공연 기간 : 2009. 10. 26 (월) ~ 12.31.
* 공연 장소 : LG  아트센터




10월 말,
내가 기다리고 있는 우리 뮤지컬 <영웅>



그리고 내 친구 태희 ...
힘내라 친구야~~~!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