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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0.04 그리스 아테네 - 신아크로폴리스 박물관
  2. 2009.07.12 <신 4> - 베르나르 베르베르 2
여행후 끄적끄적2013. 10. 4. 08:41

아크로폴리스를 보고 디오니소스 원형극장을 내려와 조금만 걸으면

"신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을 만날 수 있다.

외국여행을 가면 일부러 박물관을 찾아가는 편인데 이렇게 자연스럽게 루트가 연결되니 개인적으론 참 반갑고 고마웠다.

박물관 외형의 모습이 아크로폴리스와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도 인상적이고...

들어는 초입의 바닥은 유리로 되어 있고 그 밑엔 고대 주택가 유적 발굴터가 그대로 재현되어 있다.

재미있는 건,

건물로 가까워질수록 발밑의 깊이가 점점 깊어진다는 것.

솔직히 그 높이감이 무서워서

낮은 높이를 찾아 발걸음을 이리저리 옮겨야했다.
(멀리서보면 춤추는 사람 같지 않았을까? ... 뭐 나쁘지는 않네...)

박물관 건물 자체는 햇빛속에서 거울처럼 주변을 비우고 있었는데

뭐랄까 주변 조형과 완벽하게 흡수되는 느낌이랄까?

그래선지 위압감과 거대함보다는 친근하고 살뜰한 느낌이 더 강하다.

 

3층으로 된 박물관은 시대별로 정리가 잘 되어있었고

규모도 큰 편이 아니라 관람이 지루하거나 힘들지 않았다.

슬로프(slope)로 되어있는 1층과 2층의 연결 구간은

고대 아테네인들의 소소한 일상들을 그대로 들여다볼 수 있게 꾸며졌는데

유물도 유물이지만 슬로프 자체가 참 감탄스러웠다.

도대체 박물관 안에 아크로폴리스를 연상시키는 경사를 들여놓을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

(이런 시도 우리나라도 해보면 참 좋겠는데...)

조명도 우리나라 박물관처럼 작품을 부각시키는 강렬한 조명이 아니라서 눈의 피로도 훨씬 덜했다.

통창으로 자연채광을 최대한 이용한 모습도 너무나 좋았고!

둘러보면서 굳이 조명을 따로 쓸 필요가 없겠구나 싶어 감탄스러웠다.

실제로 조명을 거의 사용하지 않않음에도 불구하고 작품 하나 하나는 명확하게 눈에 들어왔다.

아주 순수하고 순결한 느낌.

2개의 니케 여신상의 마중을 받으며 박물관을 들어서는 것도

에렉티온 신전을 떠받치고 있는 카리아티데스(Caryatides) 배웅을 받으며 나오는 것도 어딘지 신화스럽다.

마치 내가 신들 중 한 명이라도 된 듯한 느낌.

덧붙이자면 실제 아크로폴리스에 있는 에렉티온 신전의 카리아티데스는 모두 모조품이다.

이곳에 보관되어 있는 게 진품.

실제로는 모두 6개인데 1개는 대영박물관으로 반출됐고, 1개는 파괴됐다.

박물관에는 4개의 진품과 파괴된 1개의 카리아티데스가 전시되어 있다.

1개는 복원중인지 가림막에 가려져있었는데

복원과정을 비디오로 볼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것도 관람객을 위한 배려같아 따뜻했다.

반복되는 재생영상이긴 했지만 쉽게 볼 수 없는 모습이라 아주 흥미로웠다.

 

박물관 전체는 3층 파르테논 갤러리를 제외하면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아크로폴리스의 파르테논 신전의 구조와 크기를 기본으로해서 만들어졌다는 3층 갤러리는

통유리를 통해 어느 방향에서든 실제 파르테논 신전을 볼 수가 있다.

어떻게 이런 뷰가 가능한지 궁금해서 갤러리 주변을 몇 번이나 돌았는지 모른다.

(결론은 모르겠다. 그저 마냥 신비로울뿐!)

갤러리 사방벽은 파르테논 신전 메토프로 빙 둘러쌓여 있는데 이것 역시 대부분은 복제품.

진품은 대영박물관에 반출된 상태란다.

(이 나라도 잃어버린 유물들 때문에 참 가슴 아프겠다.)

조카녀석이 박물관을 둘러보고 한마디 한다.

"이모! 옛날 사람들이 지금 사람보다 기술이 훨씬 좋았나봐. 장비도 안 좋았을텐데 이렇게 잘만든걸 보면!"

다행이다.

조카들이 그걸 느끼고 가슴에 담았다면 이 여행은 충분히 의미있는 여행이다.

솔직히 어린 조카들을 데리고 내가 지금 뭘하고 있나 싶었는데

조카의 말에 그래도 쓸모없는 일을 하고 있는 건 아니라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

강렬하진 않아도 잔상으로라도 기억 속에 남을 수 있다면,

그렇다면 이 여행의 목적은 아름다운거다.

 

한참을 박물관을 서성이면서

가상의 파르테논과 실체의 파르테논을 번갈아 바라보며

나는 "대면(confrontation)"이란 단어를 계속 생각했다.

과거의 현재라는 시간의 대면.

이곳과 저곳이라는 공간의 대면.

그건 대결이나 맞섬의 의미가 아닌

서로 닮아가기를 바라는 흡수와 포용, 융화의 대면이었다.

그 어떤 것도, 그 누구도

단독으로 시간과 공간을 점유할 수 없다는 엄중한 가르침!

신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은

내겐 질문이었고 대답이었다.

시간과 공간, 질문과 대답이 교차하는 미스터러 써클.

그리스 아테네의 신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이 내겐 그런 의미였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09. 7. 12. 18:41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최신작 <신>
총 6권 중 현재 4권까지 읽었다.
<뇌>, <타나토노트>, <천사들의 제국>, <개미>
이 사람의 내 놓는 책들은 전부,
그것도 너무나 가뿐히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다.



기발한 상상력의 소유자
할 수만 있다면 이 사람의 머릿속을 해부하고 싶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 사람이지????
머릿속에 뭐가 들어 있는거야????
간혹 외계 생물체 같다는 생각도 든다.
미스터리 써클 ^^



그리고 그의 분신에 해당하는 "미카엘 팽송"
이 인물이 이야기를 창조하는 건지,
이야기가 미카엘 팽송을 살아있게 만드는 건지.
이제는 모호하다.
미카엘 팽송 본인 역시도 참 좋겠다.
이렇게 오랫동안 주인공으로 남아 있어서...
(자식! 넌 복 받은겨~~~)



처음 베르베르의 소설을 읽었을 때 받았던
그 기발한 상상력의 충격!
지금와선 약발이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어쨌든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재능 하나는 정말 끝나주지 싶다.
뭐 좀 질질 끌고 가는 단점이 자주 보이기는 하지만....
<신>도 딱 4권에서 끝냈으면 얼마나 좋아.
아직 끝장을 보지도 않고
속 좁게 불평부터 하고 있는
이 못씁 소견머리하고는...쯧쯧 ^^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