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끄적 끄적...2010. 9. 13. 06:27
<용의자 X의 헌신>, <비밀>, <백야행>
이미 영화로 나온 소설들도 부지기수다.
일본에 추리소설의 베스트셀러작가 하가시노 게이고.
추리소설 마니아는 아니지만 손에 잡히면 읽게 되는 작가다.
이 책은,
유쾌한 조롱이 담겨있다.
42살 지방 경찰 본부 수사1과 경감 오가와 반조라는 명목상의 주인공과
사설탐정 덴카이치 다이고라는 실질적인 주인공이 등장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현재가 소설속 상황이라는 상기시킨다.
가령 "이제 소설로 돌아가지!"라는 대사를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다.
뭐하는 거지? 싶다가 이런 유머러스한 조롱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명목상의 주인공 오가와 반조는 늘 멍청한 추리와 엉뚱한 수사로
각종 사건을 미궁 속으로 빠뜨리며 쩔쩔맨다.
그때쯤이면 실질적인 주인공 덴카이치가 등장한다.
"생초보 탐정이 나설 사건이 아니야!"
오가와 반조는 비웃음과 함께 이런 대사를 날린다.
그러다 "이번 사건만은 내 능력의 범위를 넘어서는군!" 이라는 식상한 핑게를 대면서
은근히 뒤로 빠진다.
그때부터는 덴카이치가  별 어렵지 않게 사건을 해결해서 마무리를 하고
마지막은 항상 오가와 반조의 이런 대사가 나오게 된다.
"대단해. 이번만은 내가 자네에게 졌네..."
이 책에는 추리소설의 각종 트릭들에 대한 해설서같기도 하다.
밀실 살인, 의외의 범인, 사건 장소를 고립시킨다거나
다잉 메시지(dying message), 알리바이 허점 찾기, 토막 살인, 1인 2역 등
추리소설에 나오는 거의 모든 규칙들이 나오고 그리고 그걸 일제히 조롱하기도 한다.
다른 사람이 아닌 하가시노 게이고라는 베스트셀러 추리작가가 쓴 책이라 그래서 더 재미있고 유쾌하다.
내 밥상을 가지고 내가 장난을 치고 있으니까 말이다.
나중에는 명목상의 주인공인 오가와 반조마저도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등장한다.
추리소설을 이렇게 명랑소설로 읽어보기는 처음인 것 같다.
하가시노 게이고도 그걸 분명 노렸을거란 생각이 든다.
머리가 무거울 때나, 아무 생각 하기 싫을 때,
그냥 손에 잡고 읽기에는 그만인 책 ^^
유머러스하고 유쾌한 추리소설도 색다른 느낌이긴 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10. 3. 5. 06:18
미스터리 소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 묘하게도 일본 미스터리 소설은
계속 읽게 된다.
특히 <모방범>, <낙원>을 쓴 "미야베 마유키"와
<백야행>의 작가 "하가시노 게이고"의 책들은
눈에 보이면 읽게 된다.
일본의 미스터리, 환상의 책들은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참 세다.
일본의 미스터리를 읽고 있으면 엄청난 결말이 보인다고 해도
별로 충격적으로 느껴지지 않을 거라고 상상한다.
내게 일본은 그렇다.
(선입견이라도 어쩔 수 없다)


어린 형제 3명이 초등학교 시절 부모가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면?
이야기의 시작을 그렇다.
공소시효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태에서.
어른이 된 3형제와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는 사건을 다시 추적한다.
부모를 살해한 법인을 찾겠다는 형제의 목표는
하나하나 경찰을 범인에게로 유인한다.
언듯 기억하기로도 이 책에서는 5번 이상의 반전이 나온다.
재미로 치자면 흥미진진에 후딱 읽어내릴 수 있는 속도감까지 더한다. 



책을 읽은 후에 잠시 생각하게 된다.
사람의 기억은 정직할까?
아니 어릴 적 간직한 감각(오감)의 기억은 영원히 각인이 되는 건가?
이 미스터리의 포인트는 바로 "감각" 이다. 
그 감각을 붙들고 소설을 쓴 작가도 역시나 미스터리하다.
"맛(미각)"과 "시각"의 형상화.
이 책이 말하는 미스터리의 열쇠는
그러니까 거기에 있다. (어느정도까지는...)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10. 1. 21. 05:53
일본의 추리소설은...
확실히 재미있고 그리고 독특하다.
<용의자 X의 헌신>과 <백야행>으로 우리나라에도 유명한
일본의 추리 작가 하가시노 게이고
무심코 손에 들었다가 단숨에 읽은 책.
평범한 듯 하면서도 의외의 반전과 놀라운 비밀을 담고 있다.



호숫가 별장에서 중학교 입시를 위한 자녀들의 합숙 과외로 모인 네 쌍의 부부.
뒤늦게 합류한 한 남자의 연인(직장 후배)이 이곳을 찾아오면서 이야기는 다른 양상으로 변한다.
그녀는 남자의 부인과 이야기 하다 급기야 죽음에 이른다.
그리고 호숫가에 시체를 던져 그 죽음을 은폐시키기 위해
자신의 일인냥 너무나 적극적으로 일을 진행시키는 사람들...
남자는 이들이 의심스럽다.
왜 자신들의 일도 아닌 일에 이렇게 완벽하게, 그리고 적극적으로 협조를 하는가?
단지 비밀 과외의 발각이 두려워서?



고작 중학생이 되는 아이들을 상대로
명문 사립 중학교에 보내기 위한 부모들의 말이 섬득하다
...... 아이들 진로라고 하는 것은 어느 정도 부모가 정해줘야 하는 겁니다. 능력의 질과 종류는 아이들마다 다릅니다. 그 아이에게 도대체 무엇이 맞는지는 이런저런 기회를 줘보지 않으면 알 수 없죠. 저는 입시라고 하는 것도 아이들의 능력을 끌어내는 기회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애들이 학교에서처럼 낮은 수준의 수업으로는 충분한 능력을 다 발휘할 수 없을 때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 하는 것이죠. 더 높은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그냥 묻어버리고 만다면 그건 부모가 태만해서 아니겠습니까? ......
아이의 진로를 방치하는 게 부모의 태만이라니.
비밀 과외의 이면에 숨어있는
사립 중학교 교사들과의 커미션, 문제 유출.
계약서 해당하는 아내들의 몸거래.
그리고 그 거래를 무마 혹은 잊기 위한 자유 연애까지...
또 다시 인간의 추잡함의 내면을 읽게 된다.
이 이야기가 꼭 이 땅 어딘가에 벌어지고 있는 일같다.
입시라는 한 단어에
얼마나 많은 부모들이 목을 메고 있는지.
최고의 학벌은 대한민국 최고의 스팩이 되기에...
읽고 난 뒤끝이 무지 씁쓸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