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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27 영화 <내사랑 내곁에> - 2009.09.24.
  2. 2009.04.15 김명민은 거기 없었다.... 2
보고 끄적 끄적...2009. 9. 27. 08:21
정말 오래 기다렸던 영화
개봉하는 날 달려가서 꼭 보리라 다짐했던 영화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했던 영화
영화를 보기 훨씬 전부터 충격과 감탄 먼저 해야했던 영화.
그 영화 <내사랑 내곁에>를 보다.

 

그런데 정말 몰랐었다.
영화가 개봉되기 전까지 나는 김명민이 연기한 남자 주인공 "백종우"는 알고 있었지만
하지원이 연기한 "이지수"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
그리고 그녀 하지원에게도 이지수에게도 놀랐다.
루게릭병을 앓는 백종우를 연기한 김명민의 비현실적인 체중감량의 소식을 접하면서
항상 백종우를 부축하면서 끝까지 사랑을 놓치 못했던 이지수는
왜 모른척 했을까?
거의 모노 드라마로 생각하고 한 사람만 떠올리고 있었던 나.
하지원의 이지수는...
김명민의 백종우만큼 절절하고 아프다.
한 사람은 망가지는 몸으로 아프고
한 사람은 망가지는 맘으로 아프고...



김명민...
그는 확실히 대단하다.
영화를 보면서 굳이 그렇게까지 몸을 말렸어야 했을까 하는 개인적인 의문을 자꾸 갖는다.
그인들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김명민은 결정은 "그렇다!"였다.
그는 말했었다.
"시나리오만 봐도 수척해졌다..."고

장래지도사 이지수.
실제 영화를 보면 백종우보다 오히려 이지수 씬이 더 많다.
그리고 나는 그 감정의 끈을 붙잡고 있었을 하지원을 새롭게 보게 됐다.
그녀는 말한다.
"아직도 백종우를 가슴 속에서 떠나 보내지 못하겠다"고...
락스물과 세제 속에서 문질러 대던 세상에서 제일 이쁜 손,
그 손에 끼워져 있던 서럽고 서럽던 하얀 장갑...
그걸 봐야 하는 내 눈도 힘들다.

주연들보다 더 서럽게 울게 만들던 병실 안 사람들.
햇살 좋은 날,
병원 옥상에서 휠체어에 앉아 일렬로 해바라기를 하고 있던
멈춰버린 사람들의 멈춰버린 시간도 울컥 생각난다.
힘들었던 건 김명민 그 뿐만이 아니었겠구나......

 

그러나...
영화는,
어딘지 자꾸 듬성듬성하다.
뭔가 일부가 뭉턱 빠져나간 것 같은 헐거움...
내가 너무 많이 그리고 너무 깊게 기다렸기 때문일까?
그래도 확실히 극의 초반 편집은 이상하다.
시간이 없다... 거기엔...
시간이 느껴지지 않는 장면은 마치 혼자 떠도는 혼령을 보는 느낌이다.
툭 하고 떨어진 알맹이를 미처 다 줍지 못한 느낌.
너무 강한 햇빛 속에 갑자기 들어선 사람처럼 아찔하다.
스멀스멀 시작되는 햇빛 속 멀미...

 

지금보다 훨씬 어리고 지금보다 훨씬 순수했을 때
(그런 때가 정말 있긴 했었나???)
누구라도 한 번씩 해 봤던 생각.
"사랑하는 사람이 어느날 불치의 병에 걸린다면 어떻게 하겠느냐?"
누군가가 물으면
과거의 나는 그랬었다.
"그 사람 곁에서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지금의 나는 뭐라고 대답하게 될까?
지금의 나는
너무 많은 걸 겪었고,
너무나 많은 시간을 지나왔고
너무나 많은 것을을 봤다.
그래서 지금은 안다.
예전과 같은 대답은 죽었다 깨어나도 도저히 할 수 없다는 걸...

이 영화는...
그래서 내겐 너무 독한 "판타지"다...

* 너무 오랫만에 <다시 태어나도>를 듣다.
  예전에 김돈규가 이 노래를 발표했을때 정말 무지 좋아했었는데...
  그것도 이젠 너무 오래된 기억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4. 15. 23:19
 
그가 말했다.

"열심히 하고자하는 성실함보다 절박함이 더 큰 동기가 됐다" 라고....
그는 그때 한창 <베토벤 바이러스>라는 드라마에서 "강마에"라는 도무지 비현실적인 인물을 너무나 현실적으로 살아내고 있을 때였다.

일부러 기억하겠다 작정한 것도 아닌데 우연히 보게 된 인터뷰 기사가 아직까지도 선명하게 담겨있다.

엄청난 이슈와 함께 "강마에 신드롬"을 만들어낸 <베토벤 바이러스>
이 드라마가 방영될 때,

신기하기도 하고 우습기까지도 했다.
전적으로 나라는 인간 때문에.


TV를 거의 보지 않는 나는 시간이 생기면 오히려 책을 손에 드는 편에 속한다.

그리고 확실히 책은 거의 모든 TV 방영물보다 훨씬 더 나를 웃게 만들었고, 그리고 내게는 훨씬 더 적극적이고 환상적이었기에...


그런 나를 늦지 않았을까 조바심치며 TV 앞에 주저앉게 만들고, 시간이 맞춰 귀가하게 만들고, 행여 놓쳤을 땐 기를 쓰고 다시 볼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게 만들었던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으로 그의 이름이 세간의 입에 오르내릴 때도, <하얀거탑>의 천재 외과 의사 "장준혁"을 연기했을 때도 난 한 번도 그 드라마들을 찾아보지 않았다.

이후에 그가 출연했던 <불량가족>, <꽃보다 아름다워> 두 편의 드마라 역시도 전혀 본 기억이 없다.

그런데 지금 나는 감히 그에게 열광한다.
그리고 나는 그 열광앞에 당당히 "감히"라는 말을 붙인다.

배우 김명민!
거기 없는 배우, 김명민!

그를 나 역시도 말하고 싶다.
2001년도 장진영과 함께 주연했던 <소름> .
내가 그를 배우로 처음 알게 된 영화.
영화를 좋아하는 개인적인 취향덕분이긴 해도 <소름>을 보고나서 궁금했다.

“뭐지? 저 사람...”
그런데 아무도 그를 아는 사람이 없단다.
그리고 그의 불운은 잘 짜여진 극본처럼 배우를 향한 그의 노력들을 무참히 강타했다.
도박같은 삶...
어쩌면 배우들은 도박처럼  “단 한 번” 그 한탕의 희망에 목숨을 거는 건지도 모르겠다.
내가 지금은 엑스트라, 카페 손님, 행인 1에 불과할지라도 언젠간 그래도 잭팟을 터뜨리게 될거란 은밀하고 처절한 희망 그리고 질투.
혹 극단으로 치달을 경우 여지없이 파괴되는 육신과 그리고 육신보다 더 피폐해지는 정신의 소유자가 될지도  모르는 사람들.
누군들 절망하는 삶을 꿈꿀까?
그게 배우의 삶이라면 누군들 그걸 원할까?
배우의 업은 평생을 떠도는 "유목민의 업"이란다.
나는 그 떠돔이라는 게 정처없는 방황이나 헤맴을 뜻하는 게 아니라 어디서든 정착하여 일구어내는 생명력의 다른 표현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렇다면,
배우의 책임감은 "정착",
바로 그곳에 있어야 하는 건 아닐까?

그리고
그에 대한 다큐를 봤다.

무...서...웠...다....

한번도 그를 두고 무서움을 생각했던 적이 없었는데, 그는 이제 내가 아는 최고의 공포가 됐다.

차이가 있다면 그가 주는 공포의 밑바닥에는 깊고 숙연한 존경심이 내재한다는 사실...

배우를 깊게 존경할 수도 있다는 사실,

이제 알게 됐다......

 <내사랑 내곁에>라는 영화를 촬영하고 있는 그는 지금 루게릭병으로 몸이 마비되가는 "백종우"가 되어 있다.
그의 얼굴은 푹 꺼져 초췌했으며, 그의 육신은 힘을 잃었으며, 그의  눈빛엔 이미 그늘이 가득했다.
그의 모습에서 더이상  누구라도 이순신을, 장준혁을, 강마에를 떠올리진 못할 것이다.
정말 그는 완벽히 실종되버렸다.
단지 "백종우"만 있을 뿐....
그렇다면 그는 왜 매번 실종을 택하는가???

급기야 이제 나는 그가 너무나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왜  그는 매번 현실에서 사라져버리는가?

그가 그려낸 인물들은 “똥덩어리”를 외치는 비상식적이고 비현실적인 인물들조차 너무나 현실적으로 변해버리는데 그는 왜 도무지 현실적이지 않을까?

그가 현실적이면 그가 창조한 캐릭터들이 비현실의 세계로 되돌아가기 때문에?
영화를 찍고 있는 박준표감독은 말한다.
"미친 것 같아요....연기에"
미친듯이 그를 몰입하게 만드는 연기자의 길을 그는 떠나려고도 했단다.
과거의 기억을 말하는 그의 눈가는 이미 젖어있다.


50:50의 법칙!
나는 이걸 밑바닥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50:50의 상황을 뒤집은 건 단지 1% 노력뿐이라고...
일단 49:51의 상황으로만 만들어 놓으면 그게 추진력이 되어 100:0이라는 불가능의 영역에 내 깃발을 꽂게 될 것이라는 믿음...
밑바닥에 내려온 사람은 겁이 없단다. 
더이상 나빠질 것이 없기에.
그러나 내 두 발로 그 밑바닥에 차고 다시 튀어오른다면 그 곳에서 반전이 시작될지도 모르는 일.
마치 그가 그랬던 것처럼...


 

"그는 정말 많이 말랐다"
지금 그와 함께 영화를 촬영하고 있다는 배우 김여진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글을 남겼다.
얼마전 찍은 응급실 씬에서  그는 정말 환자 같았다. 온몸에 핏기라곤 하나도 없었고 추위를 탔다고.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몇번이나 '괜찮으세요?'라고 진심으로 묻게 되었다고 말한다.
57kg 그는 말한다.
"이건 무조건 말려야돼요!"
그의 최종 몸무게는 54kg이란다. 180에 가까운 그의 키를 생각할 때 그쯤 되면 그는 정말 앙상한 종우가 될 것이다.
또 다시 두렵다.
자신의 몸을 이미 백종우에게 그대로 다 내준 그가 아무렇지 않게 무조건 말려야 된다고 말한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마저도 감동하게 만들고 숙연하게 만드는 그가.... 
어떻게 현실적인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사람,
어쩌면 연기를 통해 신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런 생각조차도 나는 이제 그와 관련을 시킨다면 그대로 믿을 수 있을것 같다.
그는 카메라 앞에서 연습하는 건 정말 강심장을 가진 사람들이나 할 수 있는 거라고 말한다.
자기는 그러지 못해 연습하고, 연습하고, 또 연습하는 거라고.
그가 말하는 그 "연습"이라는 곳에서 허구에 불과한 인물이 디테일을 갖는 실제 사람으로 변해 현실 속을 이렇게 뚜벅뚜벅 걸어다니게 되는 건가....
아니면,
우리는 정말 무시무시한 <괴물>을 한명 알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
혹, 그가 정말 괴물일지라도
나는 그를 위해, 그가 입김을 불어 살려내는 캐릭터들을 위해 괴물같은 응원을 보낼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영원히 거기 없는 배우가 되어 줄 것이기에...

김명민!
그는 확실히 거기 없었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