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여행'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7.10.30 햇빛 가득한 부라노(Burano)
  2. 2017.10.27 알록달록 부라노(Burano)
  3. 2017.10.26 잠깐 스친 무라노(Murano)
여행후 끄적끄적2017. 10. 30. 11:47

흐렸던 섬에 해가 들어오면

부라노는,

더 이상 섬이 아니다.

 

부라노는,

색(色)이고 빛(光)이다.

아니, 모든 것이다.

 

 

거짓말처럼 삐딱한 종탑.

끝없이 나른해지는 오후,

풍경을 이기는 컬러.

현실같은 꿈, 꿈같은 현실.

 

 

바람에 날리는 빨래조차 그대로 악세사리가 되고

컬러가 과일을 키우는 곳

숨어 살던 빛이 일제히 컬러 속으로 우루루 달려온다

물의 고저(高低)가 아니라 

빛의 고저로 출렁이는 섬.

ViVA! Burano!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7. 10. 27. 08:12

Murono Faro에서 Murano로 가는 길.

오가는 바포레토도 신기하고,

저 멀리 알록달록 보이기 시작하는 부라노선도 신기하다.

날이 화창했다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

 

 

 

디즈니 월드 패미리 리조트가 이 알록달록한 부라노섬을 모델로 만들었단다.

꿈과 동화의 나라 디즈니까지도 탐을 낸 섬이라니 설렌다.

부라노섬의 집들이 이렇게 눈에 띄는 색을 가지게 된 이유는 

고기잡이 나간 어부들이 멀리서도 자신의 집을 알아보기 위해서란다.

화려함 뒤에 이런 애뜻함이 숨어있다니 좀 뭉클하다.

색에 대한 고유성을 가지고 있는 집이라니...

그래서인지 집을 새로 칠할 땐 아무 색이나 칠할 수 없단다.

페인트 전에 꼭 정부에 신고를 해야하고

신고 후엔 담당기관에서 나와 그 부지(敷地)에 허락된 색깔을 보여준다.

그러면 집주인은 그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서 페인팅을 한다.

귀찮겠다... 싶다가도 관광객을 이 섬에 찾는 이유가 이걸 보려고 목적이니 지키긴 해야겠다.

여기서부터 저 끝까지 천편일률적인 색의 부라노를 떠올리면...

그건 정말 아니다 싶다.

 

 

부라노가 좋았던 가장 큰 이유는,

아기자기하게 장식된 저 창문들 때문이었다.

나무로 된 겉창도 멋스러웠지만

집주인의 정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저 창문 장식은

보면 볼수록 사람을 설레게 만들었다.

소박한 꾸밈이 일상이 되는 삶.

 

삶은 마땅히 그래야 하는건데....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7. 10. 26. 09:47

10월 6일 밤 9시 5분 야간기차로 비엔나로 가야 하기에

이 날 일정이 본의 아니게 빡빡해졌다.

조식을 챙겨먹고 캐리어를 호텔 보관룸에 맡기고 서둘러 나섰다.

아이유를 좋아하는 조카녀석이 아이유가 뮤직비디오를 찍었던 부라노섬엔 꼭 가야 한단다.

조카녀석의 핸드폰 메인화면도 아이유니 이 녀석의 바람을 들어주기로 했다.

산타루치아 바포레토 승강장 Ferrovia에서 3번을 타고 Murano Colonna로 가는 길.

수상택시도, 운하라는 단어도 낯선 내가 이곳에 있다는게 신기했다.

날은 살짝 흐렸지만

물 위를 달리며 바라보는 풍경들은 이국의 정취로 가득하다.

거짓말처럼 둥둥 떠있는 건물들.

물 속에 가라앉지도 않고 멀쩡하게 서있는게 보고도 믿지기 않더라.

 

 

바로 부라노 가는 바포레토를 탈까 하다 그래도 아쉬운 마음에

Murano colonna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유리공예로 유명한 무라노섬.

하지만 지금은 거의 대부분이 made in china 란다.

진짜 무라노 유리 제품은 가격이 어마어마하다고! 

 

베니스의 흔한 선착장.

베니스의 흔한 종탑과 시계탑들.

꼭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누구나 집 앞에 종탑 하나쯤은 가지고 있지 않나요?

 종탑이 아니면 콜로나(기둥) 하나라도..."

의문의 일패가 아닌 확실한 일패.

게다가 저 아기자기한 유리공예들도 어찌나 탐이 나던지...

유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선명하고 다양한 색들을 보며 

일패에 일패를 더했다.

 

 

부라노를 가려면 Murano colonna에서 Murano Faro까지 걸어가야만 한다.

그런데 그 짧은 거리를 우리는 예외없이 또 헤맸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완전히 다른 방향에 그렇게 강한 확신을 가질 수 있는걸까?

... 내내 미스테리다.

그래도 다 나쁜건 아니다.

덕분에 스킵하려던 무라노를 알차게 둘러봤으니!

일종의 전화위복!

낯선 곳에서는 좋은게 다 좋은거다.

어차피 처음 가 본 길이니까.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