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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1.06 산탄젤로 성 (Castel Sant'Angelo)
  2. 2015.11.05 바티칸 산 피에트로 광장 (Piazza San Pietro)
여행후 끄적끄적2015. 11. 6. 07:45

카스텔 산탄젤로(Castel Sant'Angelo)는

원래는 로마 황제 하드리아누스가 자신과 가족을 위한 영묘로 만들었다.

카리큘라 황제때까지는 로마 황제들의 묘지로 사용했고

5세기때 아우렐리우스 황제에 의해 요새로 개조됐다.

후에 교황청의 교도소로 사용된 전력이 있다.

산탄젤로 성과 성 베드로 성당 사이에는 비밀 지하 통로가 있는데

교황청에 무슨 일이 생기면 교황이 이곳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뭐가 됐든 죽음과 피와 연관이 깊은 곳이다.

서기 590년 유럽 전역은 흑사병의 유행으로 숱한 죽음이 발생했다.

그러던 어느 날,

교황 그레고리우스 1세가 이곳에서 흑사병이 물러나기를 기원하는 기도를 드리던 중

대천사 미카엘이 커다란 칼을 칼집에 집어 넣는 환영을 보게 된다.

그 후 거짓말처럼 흑사병이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이 성은 "거룩한 천사의 성"이라 부르게 됐단다.

그리고 성 꼭대기에는 환영에서 본 미타엘 천사의 모습을 청동으로 만들어 세워놨다.

산탄젤로 성은 4각형으로 둘러싸인 원형인데

4각형의 각 모서리에는 개별적으로 설계된 망루가 설치되어 있다.

중앙에 우뚝 솟은 원통형 부분을 세부적으로 나누면

홀, 예배당,주택,중정 및 감옥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곳 발코니에서 로마 시내를 내려다보면 멋진 뷰를 볼 수 있다는데

바티칸 투어가 끝나고 너무 늦은 시간에 도착한 탓에 입장시간이 한참을 지나버렸더라.

(로마패스로 입장할 수 있는 곳이었는데....)

저 안에 들어가서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의 비극을 느껴보고 싶었는데 아쉽다.

 

 

산탄젤로 성 바로 앞 테베레강(Flume Tevere) 위에 세워진 다리는

서기 134년에 만들어진 산탄젤로 다리.

과거 기독교 순례자들은 이곳를 통해 성 베드로 성당으로 들어갔었고

16세기에는 처형당한 죄수의 시신을 본보기 삼아 이 다리 위에 전시하기도 했단다.  

다리 난간 위에 있는 10개의 천사 조각상은 1669년 교황 클레멘스 9세의 명에 따라

조각가 베르니니와 그의 제자들이 만들었는데

천사상 손에는 기둥, 못, 창, 십자가, 손수건 등이 들려있다.

예수의 수난 당시 사용된 도구들이라고.

테레베강은 런던의 템즈강이나 파리의 센강과 비교를 많이 하는데

현실은 탁한 흙탕물.

하지만 이곳에서 바라보는 야경은 템즈강과 센강이 하나도 부럽지 않다.

무엇보다 다리 위의 불빛이 화려하지 않고 은은해서

돌바닥과 테레베강에 비치는 풍경 모두 다 운치있고 그윽하다.

흑백영화같기도, 오래된 기억같기도 한 모습에

내가 서있는 공간이의 축이 살짝 흔들렸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베드로 대성당과 산탄젤로 성을 잇는 "화해의 길"은

어둠 속에서 오히려 더 환하고 선명했다.

맙소사!

화해라니...

이 나이가 될때까지 그걸 못해서 매번 휘청이는데...

평생을 산다한들 가당키나 할까?

위기감은 폭풍같이 느닷없이 밀려왔다.

또 다시 하루의 끝은 참담함이다.

 

도대체 나는 언제쯤 평온해질까...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5. 11. 5. 07:50

바티칸 산 피에트로 광장 (Plazza San Peitro)은

건축가 베르니니가 1656년에 시작해 1667년에 마무리 지었다. 

길이 340m, 너비 240m의 타원형 광장과 사다리꼴 모양의 기다란 광장은

베드로가 예수님에게서 받았다는 천국의 열쇠 모양을 하고 있다.

광장 한가운데 25.5m 높이의 오벨리스크는 

서기 27년에 로마 황제 칼리큘라가 이집트에서 가져온 것이란다.

한때 바티칸 한복판에 침략과 약탈의 상징인 오벨리스크가 서있는 것에 말들이 많았었단다. 

그래서 옮기는 것도 고려했다는데 

꼭대기에 십자가를 설치함으로써 화해와 축복, 평화의 상징으로 남게 되었단다.

지금은 매년  크리스마스가 되면 

이곳에 크리스마스 트리와 함께 예수님이 탄생한 마구간을 설치된다.

(크리스마스에 바티칸에 가면 정말 좋겠는데... 엄청난 인파에 파묻히게 되겠지만!)

광장을 둘러싼 도리아식 주량의 기둥은 모두 284개로 베르니니가 직접 제작했다.

4열로 배열된 기둥은 광장에 표시된 원형의 한 지점에서 바라보면 정학하게 하나의 기둥처럼 보여진다.

(베르니니의 기하학의 묘미 ^^)

294개의 기둥 위에는 베르니니의 제자들이 만든 3m 높이의 거대한 성인상 140개가 서있는데

저 조각상들은 부착되어 있는게 아니라 그냥 올려져 있는 거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센 비바람에도 전혀 흔들림이 없다고...

 

 

로렌초 베르니니가 두 개의 반원형 회랑을 만든 이유는

성 베드로 성당이 두 팔을 벌려 사람들을 끌어안는 형상을 표현하기 위해서란다.

베드로 성당 정면 한가운데에는 "강복의 발코니"가 있는데

매년 1월 1일이면 교황님이 이곳에서 각국의 언어로 축복을 내리신다.

외국순방 기간이 아니라면

일요일 낮 미사 후에 강복의 발코니에 나와서 인사도 하시고

가끔은 피에트로 광장까지 직접 나와 신도들을 만나시기도 한다고.

피에트로 광장은 비아 델라 콘칠리아치오네라는 "화해의 길"을 따라 산탄젤로 다리 까지 이어진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간이

열리면서 닫히고, 닫히면서 열리는 공간이라는데

내 눈에 베르니니의 산 피에트로 광장이 정확히 그런 모습이었다.

 

기념품 가게를 갈까 하다가 마음을 바꿔 동생과 조카만 보냈다..

그리고 혼자 남아 피에트로 광장에서 하늘색이 변하는걸 찬찬히 지켜봤다.

그대로 심장이 멈춰버린대도 상관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진심으로 거룩했고, 한없이 은혜로웠다.

사람들로 가득찬 곳에서 홀로 느끼는 이 기묘한 한적함.

생각나는 것이라고는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겠다는 것 뿐.

내 삶에도, 타인의 삶에도 부끄럽지 않게 사는 것.

떳떳한 삶.

그게 나를 소박하고 평온한 삶으로 인도해 주리라.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나 자신을 망가뜨리지는 않겠다.

결단코!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