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0.07.03 또 꽃 지다...
  2. 2010.03.16 풍등
  3. 2009.09.06 <신 6> - 베르나르 베르베르
  4. 2009.06.06 질문과 대답
그냥 끄적 끄적...2010. 7. 3. 06:22

아름답고 젊은 꽃 한 송이 또 다시 지다.
무엇이었을까?
그에게 일순간 극단의 선택을 하게 만든 것은...
베르테르 효과 운운하는 게 두려운 게 아니다.
그 밤에 한 생명이 내린 최후의 생각과 판단이 또 다시 두렵고 슬프다.
서른 세 살,
이제 더 이상 나이 먹지 않을 그의 사진 앞에 누군들 망연하지 않을까!



위암 말기의 아비와 처음 아들의 서늘함을 발견한 노모는
영결식에조차 참석하지 못했다고 했던가?
너무도 환하게 웃는 아들의 영정 사진을,
한 줌 재가 되어 먼저 먼길 떠나는 아들의 마지막을
차마 부모의 두 눈에 담을 수 없었으리라.
내가 아파야하는데 미안하다며 아들은 그 밤에 아비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렸단다.
결국 그 말은 지상에서 그가 남긴 마지막 언어가 되고 말았다.
선하고 착한 효자였다고 했다.
이제 그 아들은 어디로 가버렸는가!
자식은 죽어 부모의 가슴에 묻힌다고 했던가!
부모는 이제 또 다시 기다리리라.
처음 생명을 탄생을 기다렸듯 다시 만날 재회의 순간을
갈래갈래 찢어지는 가슴으로 기다리리라.
천 만 번의 윤회를 거듭하더라도
잊지않고 내내 기다리고 또 기다리리라.




친구를, 선배를, 후배를 어느날 느닷없이 보내야만 하는
동료들의 얼굴 속엔
슬픔으로도 표현될 수 없는 속수무책의 절망감이 가득하다.
그들은 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무서우리만큼 넋을 잃은 사람의 표정 속을
한 사람의 생명이 한 명 한 명 스치고 지나간다.
슬퍼하지 말라고...
그래도 당신들 곁에 가끔은 있겠노라고...
어쩌면 정말 그래주기를 그들 역시 바랬는지도.
서른 세 살,
무엇이 그를 잠깐이라도 절망하게 했을까?
무엇이 그에게 삶이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게 했을까?
그가 남겨둔 서른 셋이
이제 너무 아프다.






2박 3일 동안 친구의 곁에 지킨 소지섭의 눈은
보는 사람을 또 다시 무너뜨린다.
가장 친한 친구를 잃은 그의 눈을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함께 나이를 먹으며 오랜 우정을 나누게 되리라 생각했던 친구의 유골을 품에 안고
그는 생명을 흘리듯 눈물을 흘렸다.
그의 오열이 차라리 큰 통곡이었다면 보기가 덜 힘들었을텐데...
2박 3일의 시간동안 그는 또 무슨 말을 내내 하고 있었을까?
묻고 싶은 말이
너무도 많았을텐데...
친구를 보내고 힘들어 할 그가
나는 이제 아프게 아프게 걱정된다.




아름다운 별 잠시 세상에 살다
다시 하늘로 돌아가
지지않는 별 되어  돌아오려나???

고단한 짐 모두 내려놓게 이제는 편히 피어나기를...

Posted by Book끄-Book끄
찍고 끄적 끄적...2010. 3. 16. 06:11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DSLR에 있는 사진을 보다
지난달 구정에 조카들이랑 날린 풍등 사진이 있었다.
처음으로 찍었던 야간사진인데...
(물론 형편 없이 찍긴 했지만)
그때 기억이 새롭다.
아주 추운 날씨였는데 상암 월드컵 경기장까지 가서
소원을 담은 풍등을 날렸다.
솔직히 처음에 출발할 때 귀찮은 마음이 대부분이었지만
소원을 달고 막상 하늘 높게 나는 풍등을 보는 기분은 확실히 좋더만... ^^



옹기종기 모여서 소원을 쓰던 모습도
소원들을 보면서 서로 즐거워했던 모습도
그 소원을 달고 하늘 높이 찬바람 속을 날던 별빛같던 풍등의 모습도
다 가족의 추억 속에 함께 남아있다.
이쁘고 해맑던 조카들의 웃음소리 ^^



자신들이 소원이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됐다고 생각하는 조카들.
별보다 반짝이는 조카들이
내겐 또 다른 소원이 된다.
요놈, 요놈, 요 이쁜놈들!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09. 9. 6. 19:26
결말이 궁금했었다.
미카엘 팽송은 제우스가 말한 "제 9의 존재"를 조우하게 되는가?
평생 글쟁이를 자처한 베르베르스럽다.
5권까지을 읽었을때 18호 지구로 내려온 미카엘에게
뭔가 한번의 반전이 이루어지겠구나 싶었는데
두 번의 반전을 만나다.



<개미>이 과학자 에즈몽 웰즈와
<타나토노트>, <신들의 제국>의 미카엘 팽송을 끝까지 등장시키고
그 외의 자신의 다른 소설 <인간>, <파피용>에 이르기까지....
지금까지 그가 써 온 모든 이야기의 표절이자 페러디였던 세계.
이제 베르베르식 글쓰기의 한 세대가 막을 내리는 셈인가!
그의 기발함에 유머러스함에 찬사를 보낸다.



8의 세계의 신인 제우스가 말한 두 번째 산 너머의 "9 세계"
Y 게임의 우승자만이 유일하게 들어갈 수 있다고 말한 곳,
별이 된 미카엘,
그가 본 9의 세계는  다름 아닌 "어머니 은하"였다.
그리고 "어머니 은하"가 말하는 또 다른 세계 "10"
"아버지 우주"의 세계.
켜켜히 쌓인 세계들의 연속
그리고 "10의 세계"에 이어지는 최종적인 마지막 세계
"111의 세계"



결국 그 곳은 책의 한 페이지였다.
"111의 세계"란 사실은 켜켜히 쌓인 책장들을 도형으로 나타내 세워놓은 모습이었다.
편평한 세계, 극도로 납작한 평행 육면체의 우주.
어떤 책....의 한 페이지!
즉, 우리가 말하는 우주라고 하는 것은 책의 한 페이지, 바로 그것이었다.
누군가의 시선과 상상력으로써 활성화시켜 주기만 한다면
그 우주는 불멸의 존재로 살아가게 된다는 명제.
"독자"가 한 사람이라도 남아 있는 한,
우리의 우주는 어디서든 새롭게 다시 태어날 수 있게 된단다.



기발하다.
그래서 오히려 결말이 허무하게 느껴질만큼...
어쨌든 이제 미카엘 팽송과 에즈몽 웰즈는 모두 끝이 난건가?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서전도 마찬가지로....
그런데 묘한 건,
어딘가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다.
혹시 모르지, 
나란 사람도 사실은 어느 책의 한 페이지에 봉사하는 허구적 존재에 불과한지도.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09. 6. 6. 21:50
사람들은 가끔 묻는다.
시간이 나면 뭘 하세요?
화가 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뭘 하세요?
대답은 이렇다.
"책 읽어요!"

또 누군가는 묻는다.
한달에 책을 몇 권이나 읽어요?
한 30권 읽어요?

꿈이기도 하다.
일을 하면서 하루에 1권씩 책을 읽을 수 있는 내공이 쌓이기를...
그 말은,
적에도 내겐
일에도 책에도 완벽하게 집중하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기에...



책은 푸른 나무숲과 동의어다.
항상 어떤 상황에서도 서늘한 그늘을 만들어 주고
심지어
세상 모든 것들로 부터
과감한 탈출을 감행하게 도와준다.
The phantom of the opera 에서 phantom의 은신처를 향하는 거울 입구처럼
혹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토끼굴처럼...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고 그리고 확실하게
숨을 곳을 허락한다.



혹,
내가 사라지거나
오랫동안 연락이 되지 않는다면,
나는 분명 책의 세계 속에 들어가 있는 중일테다.
그토록 좋아했던 비행기를 몰고
그의 별로 돌아간
생텍쥐페리처럼.

나는 믿는다.
그는 지금  B - 612  별의 어린 왕자가 되어 있을 거라고....
처음부터 그에겐 돌아올 연료 따윈 필요하지 않았다.
그는 그대로
"책"이 됐다.



             <조종사 생텍쥐페리>                             <어린왕자>



                   <생텍쥐페리의 마지막 비행모습 그림 - 람 반 호프>



                     <생텍쥐페리와 어린왕자의 동상>

생텍쥐페리의 고향 리옹에는 어린왕자와 그의 모습을 담은 동상이 있다고 한다.
그 아래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다고....

"내가 죽은것처럼 보일꺼야,
 하지만 그게 아니야..."


그가 있는 세계를  믿는다.
B - 612 !
영원한 그의 별...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