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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30 왜 웃고 계십니까?
  2. 2009.05.29 강서 분향소
  3. 2009.05.28 허락한다면.... 2
그냥 끄적 끄적...2009. 5. 30. 00:04
검은 옷을 입고 출근했습니다.
가슴엔 어제 분향소에서 받은 검은색 근조 리본을 달고서요.
마지막 가는 길을 직접 배웅해드릴 수 없지만
그래도 혼자서라도 예의를 갖추고 싶었습니다.
제 마음이 그렇게라도 해야 편할 것 같아서요.
이기심의 표현이겠지만...



퇴근 길에 다시 발산역에 있는 강서 분향소를 찾았습니다.
이제 12시면 모두 철수한다고 하네요.
괜찮을 줄 알았는데
또 다시 눈물이 납니다.
사람들이 써 놓은 어제보다 더 많아진 노란 편지들이 다 비수처럼 눈을 찌르네요.
차마 한 줄 글도 남기지 못했습니다.
"편히 가시라고" 그 한 마디도 
감히 쓰지 못했습니다.
후회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후회라도 오래오래 담고 싶은 심정입니다.
제가 제발 잊지 말았으면....



이명박 대통령은 알까요?
모든 사람들이 "죽어라! 죽어라!" 기원하면,
살아서도 죽을 수 있다는 걸...
아마 그 사람은 대통령 퇴임 후 자신의 처우가 두려워 어쩌면 독재라도 꿈꾸고 있는 건 아닌지...
사람을 그렇게 만드는 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닙니다.
우리의 지금 대통령 모습이 바로 이런 모습이네요.
더 이상 믿음을 주지도 못하고, 국민을 섬기지도 않는 그의 눈은
분명 자신만의 유토피아을 보고 있습니다.
묻고 싶습니다.
그 유토피아에 국민이, 시민이 없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조중동"에서 부탁해 대대적인 광고라도 거시겠습니까?
아니면 "검찰"에 부탁해 강제로 끌고 오시겠습니까?
그렇게 모인 사람들 중 누군가
당신에게 진실을 이야기 한다면
지금처럼
입을 막고 끌어 내리시렵니까?



차라리
시간이 빨리 지나버렸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더이상  대통령이 아닌 미래의 어느 날로
시간이 빨리 지나가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정치엔 관심도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제가 피를 토하는 심정이 됩니다.
정말 어쩌시렵니까? 어쩌시렵니까?
당신의 국민인 게 무섭고 두렵습니다.
당신이 아무 것도 아닌 제게까지 와서 벼랑 끝에 서라 말하는 것 같아서...
그리고 이제 곧 저 낭떠러지로 떠밀어 버릴 것 같아서...
이제 더 이상은
당신의 국민이 되지 않겠습니다.
지금 당장 떠밀려 벼랑 아래 떨어진데도
당신의 자랑스런 국민은
되지 않겠습니다.



하루 종일 맘 속에 불이 탑니다.
그 불를 꺼보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도무지 꺼지지 않습니다.
맘은 이제 급기야 몸을 태웁니다.
미.칠.것.같.습.니.다.
그러나 같은 이유로 절대 미칠 수 없습니다.
봐야죠!
시대를 앞선 이명박 정부의 끝도 봐야하고,
그 배의 선장인 이명박 대통령의 끝도 봐야죠.

12시가 지났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국민장은 12시로 모든 게 종료됐습니다.
그러나 정말 끝일까요?

리본을 바꿔 달 시간입니다.
쓰여 있는 글씨가 보입니다.
이명박 정권 근조...

이런 날엔,
우리 모두 축제를 시작하게 될지도요...






 

Posted by Book끄-Book끄
찍고 끄적 끄적...2009. 5. 29. 06:44

그래도 가는 마지막 걸음인데
맘이 무겁고 아파도
꽃을 놓고 싶은 마음.



그 끝을 알 수 없는 조문객의 행렬
사람들의 눈길은
모두 한가지를 보는 듯.



여린 학생의 손에
아직 어린 아이의 손에
같은 나이를 겪는 사람들의 손에
들려 있는 하얀 꽃,

누가 이들에게 이 꽃을 들게 했을까?
먹먹히 흔들리는 심정들...
가슴 치며 흐려지는 시선들...



쪽달이 지켜주는 분향소에
마지막 인사를 위해 모여있는
모르는 사람들
그러나
모두 알고 있는 사람들



남기고 싶은 말들,
바램들, 소원들, 그리고 침묵들
바람에 날리는
차마 남기지 못하는
더 많은 모든 것들...



이제 다시는
어디서든
대통령이 되지 마시라고
대통령이 있는 그런 나라로는
가지 마시라고,

단지
당신 가족의
아들, 남편, 아비,
할아버지로만 사시라고.....

당신의 먼 소풍길 배웅에
무너지는 가슴 함께 동행합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09. 5. 28. 06:37

이소선의 ‘80년, 살아온 이야기’

“살지, 살아서 싸우지 왜 죽어”

경향신문 | 오도엽 | 시인



이소선에게 삶과 죽음의 경계는 없다. 전태일의 분신항거 뒤로 이소선에게 삶이란 무엇이고, 죽음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소선에게 중요한 것은 살아야 할 때 어떻게 살 것이고, 죽어야 할 때 어떻게 죽느냐다.

전태일 이후로 숱한 사람이 소외된 사람과 민주주의를 위해 자신의 생명을 바쳐 항거하였다. 그 소식을 접할 때 이소선의 입에서 가장 먼저 나온 소리는 긴 한숨과 함께 "살지, 살아서 싸우지 왜 죽어"였다.
이소선이 지난 25일 누무현
전 대통령의 덕수궁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지난 토요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안타까운 소식을 들은 이소선은 긴 한숨만 내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여기서 봉화 마을까지 가려면 얼마나 가야 하냐?"
네다섯 시간은 가야 한다는 말에 이소선은 덕수궁 앞으로 가자한다. 도저히 그곳까지 갈 몸 상태가 아니라고...

이소선이 덕수궁 앞 분향소로 가겠다는 이유가 또 있다.

"야, 분통이 터져서라도 덕수궁으로 가야겠다. 뭐, 국민장이라고? 지랄한다. 칼로 찔러야만 죽인 거냐? 잘못했으면 조사해서 밝히고 처리하면 되지, 검찰이라는 것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날만 새면 낮이든 밤이든 가리지 않고, 언론 불러 모아놓고 이리 씹고 저리 볶아대는 게 검찰이 할 짓이냐? 이건 죽게 만든 거야. 이명막하고 검찰이 죽게 만든 거 아니냐? 이제 와서 사과도 안 하고 국민장 한다고. 순서가 맞지 않잖아. 말로만 국민장 한다면 다냐? 경찰차로 분향소 똘똘 가로막고, 이게 무슨 국민장이냐. 이명박이 죽게 한 거 먼저 사과하고 시민들 참여할 수 있게 경찰차 치우고 나서 국민장을 하든 시민장을 하든 해야지. 태일이 떠나고 40년 됐는데, 이런 정권 이런 대통령, 이리 주책없고 도리도 없는 대통령 첨 봤어. 언론들도 마찬가지야. 받아 적는 게 언론이냐. 저기 장자연인가 연예인 죽을 때도 진실도 못 밝히는 것들이 만날 죽은 사람 얼굴만 떡 하니 갖다 놓고 씨부리다 말고. 이번에는 검찰이 지랄한다고 덩달아 춤만 추고. 이게 언론이냐?"

이 말을 하기 위해서라도 덕수궁 분향소에 가는 게 맞겠다고 한다. 25일에 이소선은 덕수궁 분향소 고인의 영정 앞에 앉아 민주화 운동을 함께했던 노 전 대통령을 위해 기도를 했다. 그리고 기자들 앞에서 위에서 한 말보다 더 '세게' 욕까지 덧붙여 말했다. 말을 마치고는 청와대를 쳐다보며 "나도 잡아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소선에게는 가신 님에 대한 애틋한 기억이 가득하다. 1987년 옥포 대우조선소 이석규가 최루탄에 맞아 사망했을 때, 이소선은 장례위원장을 맡으며 노무현 당시 변호사와 함께하지 않았던가. 원진레이온 산업재해 사건 때도 마찬가지고.

"이석규 할 때, 노무현 변호사 할 때야, 장지로 출발하기 전에 변호사 주머니에 남아 있던 돈 2만원을 내가 홀랑 뺏지 않았냐. 변호사니까 돈 없어도 갈 수 있잖아, 하며. 내가 한푼도 없었거든. 장지로 가는 버스를 탔는데 고성 삼거리에서 경찰이 몰려나오니까, 변호사가 나한테 내가 나가서 알아볼 테니 내 짐 좀 가지고 있으라며 차 밖으로 나갔는데 경찰한테 딸랑 잡혀가지 않았냐. 나는 얼른 산 속으로 도망가고. 나중에 대통령 되고 나서 무슨 기념식에서 만나니까, 이러는 거라. 엄마는 내 짐 맡아달라니까 혼자 도망가. 그래서 대통령님 이런 데서 주책없이 옛날 일을 그렇게 말하면 되겠냐고 했어. 그라니까 그런가, 하며 자기 자리로 가서 앉더라고. 참 인간적으로 격식 없이 좋은 분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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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개인적으로 존경하고 위대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
이소선 여사 !
젊은 아들을 타는 불길 속에 보내놓고
다시 그 아들이 된 어미 !
고령의 나이에 청춘으로 되돌아가 노동운동의 어머니가 된 이소선 여사.
그 분에게도 노무현 대통령과 관계된 일화가 있다는 걸 기사를 통해 알았다.
두 아들을 잃은 어미의 심정 !
덕수궁 분향소를 찾아 사진을 어루만지는 그 분의 심정이
얼마나 불꽃처럼 일렁였을까 생각하니 또 고개가 숙여진다.
"엄마는 내 짐 맡아달라니까 혼자 도망가!"
아마도 그 말이 목에 걸려 그렇게 사진을 쓸어 내리지 않았을까?

허락한다면,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다.
나는 자꾸 편하게 살아내려고만 하는데...
하루하루가 조금 덜 부끄럽기 위해서
열심히 살아내기를 다짐하기 위해서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다.
두 아들을 잃은 어미를...
그리고
어미를 남긴 두 아들을....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