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4. 6. 17. 08:13

<Cats>

일시 : 2014.06.13. ~ 2014.08.24.

장소 :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대본 : 앤드루 로이드 웨버, 트레버 넌, 질리언 리

작사 : 트레버 넌, 리차드 스틸고

작곡 : 앤드루 로이드 웨버

프로듀서 : 카메론 매킨토시 

출연 : 패트릭 힐(멍키스트랩), 주앙 잭슨(올드 듀터러노미),

        에린 코넬(그리자벨라), 얼 그레고리(럼 텀 터거),

        그리스토퍼 파바로로(미스터 미스토펠리스) 외

제작 : (주)인터파크씨어터, (주)설앤컴퍼니, CJ E&M(주)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카메론 매킨토시 콤비가 만들어낸 판타지 뮤지컬<Cats>가 6년만에 다시 내한했다.

(이 작품이 올해 하반기에 올려지는 유일한 내한공연이라고...)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인 이 작품은

그동안 우리나라에도 몇 번의 내한공연과 라이센스 공연이 이루어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서야 첫 관람을 했다.

이유를 꼽자면 개인적으로 동물이 주인공인 작품들 좋아하지 않아서!

더 솔직히 말하자면,

사람이 너무 동물처럼 나오면 신기하고 대단하다고 생각되기 보다 징그럽고 괴기스럽게 느껴져서...

그래서 <라이온킹>도 안 봤고

<피맛골 연가>는 그 좋은 넘버에도 불구하고 시즌별로 딱 2번만 봤다.

1막은 그런데로 제대로 봤는데,

쥐들이 본격적으로 나오는 2막은 아예 눈을 감고 음악만 들었었다.

(것도 세종 3층에서 ^^)

 

 

보고 난 느낌은...

넘버도 좋고, 스토리도 괜찮고, 볼거리도 많고, 무대도 좋고,

확실히 좋은 작품임에는 분명히다.

그런데!

어쨌든 내 취향은 아니라는 거!

역시나 나란 사람은 화려함도, 동물도 견뎌내기 어려운 유전자를 가졌나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3층 맨 앞줄에서 봤는데 거기까지 젤리클 고양이가 올라와 재롱을 부린다는 거.

근데 어쩌나...

관객들이 신기해하면서 손을 뻗어 만지려고 하던데 나는 그게 또 무서워서 자꾸 피하게 되더라.

(미안하다. 젤리클 고양이들아!)

안그래도 1층 1열 젤리클석이 OP석과 너무 가까워서 고양이들이 못온다고 원성이 자자하던데

3층 맨 앞은 가격대비 아주 훌륭한 젤리클석인 것 같다.

(급기야 설앤컴퍼니에서 1열 예매자에게 조치를 취하는 것 같던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고양이는 마법사 고양이 미스터 미스토펠리스가

선지자 고양이 듀터러노미를 되돌려 놓는 장면.

그리자벨라의 Memory는 생각보다 밋밋했던 것 같고

바람둥이 텀 럼 터커는 조금 더 섹시했으면 참 좋았겠다.

중간에 한국어로 "재밌었어?"라고 묻는 장면과

memory 한 부분을 정성껏 한국어로 불루는 장면은 학실하고 탁월한 팬서비스였다.

(Memory 부른 고양이 목소리 참 이쁘더라.)

 

내가 내한공연을 챙겨보는 이유는,

배우들이 오늘이 생의 마지막 공연이라도 되는 것처럼 죽기살기로 노래하지 않아서다.

우리나라 배우들 처럼 100%를 뛰어넘는 공연을 하기 위해 애쓰는게 아니라

항상 90% 정도의 기량을 유지하면서 공연을 하는 것 같다.

그래선지 기복이 별로 없다.

(원캐스팅으로 장기공연을 하려면 이게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 배우들이 안스러울때가 많다.

 

공연을 볼 때마다

배우와 관객이 항상 몸소리치는 전율을 느낄 필요는 없다.

때로는 1~2년 이어지는 장기공연을 기복없이 해나가는 자기관리가 완벽한 배우의 모습을 보는게

작품보다 더 감동적일 때도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엔

그런 배우도, 그런 제작자, 그런 제작사도 없다.

(내 생각엔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

내한공연을 보면서 내가 마냥 부러워 하는 건

바로 이거다.

 

 

 

                                       Cats OST 

prologue : Jellicle songs for Jellicle Cats (젤리클 고양이들의 젤리클 노래)

The Naming of Cats (고양이 이름짓기)

The Invitation to the Jellicle ball (젤리클 축제 소개)

The Old Gumbie Cat (늙은 검비 고양이)

The Rum Tum Tugger (럼 텀 커거)

Grizabella : The Glamour Cat (매혹적인 고양이 그리자벨라)

Bustopher Jones (비스토퍼 존스)

Mungojerrie And Fumpetreazer (몽고제리와 럼플티저)

Old Deuteronomy (올드 듀터러노미)

The awefull Battle of the Pekes And Pollicles Together With the Marching Song of Policle cogs

(키그와 폴리클 개들의 무시무시한 전투)

The Jellicle Ball (젤리클 축제)

Memory (메모리)

 

The Moments of Happiness (행복의 순간들)

Gus : The Theatre Cat (극장 고양이 거스)

Growltiger's Last Stand (그라울 타이거의 마지막 접전)

Skimbleshanks (스킴블상스)

Macavity (맥캐버티)

Mr. mistoffeless (미스터 미스토펠리스)

Momory (메모리)

The Journey To The Heaviside Layer ( 환상의 세계로의 여행)

The Addressing of Cats (고양이에 대한 예의)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2. 3. 19. 00:08
<엘리자벳> 첫번째 관람은 1층 오른쪽 R석 관람이었고
김선영, 류정한, 박은태, 민영기, 이정화, 전동석 캐스팅이었다.
이번엔 tod만 빼고 전부 다른 캐스팅을 선택했고 일부러 3층 맨 앞 줄을 예매했다.
블루스퀘어 3층이 하도 악명이 높아서 대체 어느 정도길래 싶어 직접 확인해보기로 했다.
이 날 캐스팅은 옥주현, 류정한, 최민철, 윤영석, 이태원, 김승대였다.
일단 블루스퀘어 3층 관람은 생각했던것보다 꽤 괜찮았다.
LG아트센터나 세종문화회관, 충무아트홀 대극장보다 오히려 경사도는 훨씬 덜하다.
무대를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음향도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괜찮았고
배우들의 대사도 1층에서보다 오히려 더 정확하게 들려서 은근히 놀랐다.
첫번째 관람에서는 무대가 너무 과하게 화려해서 피로했는데
3층에서는 화려함말고도 음산하고 어두운 분위기가 느껴져 좋았다.
특히 토드가 등장할 때 아우라같이 표현되는 스크린 효과는 1층 관람에서는 완전히 놓쳤던 부분이다.
1막 마지막 부분 엘리자벳이 욕조 안에 머리를 늘어뜨리고 누워있는 모습도 1층에서 안 보였었는데...
(더 비싼 돈을 주고 봤는데 안 보인 부분들이 있었다니 어쩐지 기분 좀 찜찜하다)
조명의 변화를 보는 것도 재미있었고
이중회전무대도 3층에서 보니까 오히려 덜 산만하고 안정적으로 보였다.
아마도 앞으로 종종 3층에서 <엘리자벳>을 관람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어차피 1층에서도 내 시력으로는 배우들의 표정이잘 보이는 것도 아니니까.
별로 미덥지 않은 시력과 광클릭에 영 재주가 없는 손을 가졌으니 뭐 별 수 있나!
(솔직히 말하면 고가의 티켓가격때문이기도 하다)
암튼, 블루스퀘어 3층 관람!
소문처럼 그렇게 나쁘진 않았다.
적어도 중앙 맨 앞 줄만큼은.




옥주현 엘리자벳.
개인적으로 나는 김선영 엘리자벳이 더 괜찮았다.
16살 엘리자벳과 나이든 엘리자벳의 목소리는 나이를 표현하려고 너무 노력했는지 만들어 낸 소리가 좀 부자연스럽다.
아이를 돌려달라고 소피에게 말할 때는 너무 칭얼대고
좀처럼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오히려 아름다운 여성성을 극대화해서 보여주는 것 같다.
실제로 당시 엘리자벳의 미모가 유럽에서도 소문이 자자해서 여성성이 극대화된 인물이 맞긴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강인한 모습이 점점 자라나는 게 보여야 하는게 그 부분이 아무래도 옥주현 약하다.
옥주현에겐 대사할 때 뭐랄까 약간 성우같은 느낌이 있다.
개인적으로 그 부분이 참 싫다.
"보세요! 지금 전 정말 열심히 연기하는 중이예요"
꼭 이렇게 느껴져서...




류정한 토드는 말해 무엇하겠는가!
죽음이 죽음으로 죽음을 말하니 어느 누가 감히 죽음으로 따르지 않을까!
류정한 토드가 등장하면 무대는 판이 바뀌면서 완벽하게 토드에게 장악된다.
관객들의 박수소리를 들으면 나조차도 순간 난감해진다.
이쯤되면 반칙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뮤지컬 <엘리자벳>을 자꾸 뮤지컬<토드>로 빠궈버리는 거...
장악하되 싹쓸이하지 않는 기술적인 기교를 이용할 줄 아는 영리하게 아름다운 배우다.
(이러니 내가 여우라 할 수밖에...)
요제프는 민영기보다 윤영석이 더 좋았다.
워낙에 민영기가 성군, 영웅의 이미지가 강해서 찌질함을 느끼기가 쉽지 않았는데
윤영석의 유약한 모습과 목소리는 듣고 있으면 깊은 연민이 느껴진다.
(그러고보니 <명성황후>에서 부부였던 이태원이 여기선 어머니로 나오네 ^^)
대공비역도 이정화보다 이태원이 더 좋았다.
이정화는 약간 고집불통 심술쟁이 시어머니 같았은데
이태원을 강인하고 실세를 쥐고 있는 권력욕이 느껴졌다.
김선영과 이태원이 정말 제대로 한 판 붙으면 불꽃이 튀겠구나 싶었다.
뒤에서 인터미션 시간에 어떤 남자분이 그러더라.
이거 완전히 우리나라 정서에 딱 맞는 뮤지컬이라고.
고부갈등을 주제로 한...
(맞아! 맞아!)



루돌프 김승대의 발전은 놀랍다.
플레이 DB에서 공개한 송창의 토드와의 "그림자는 길어지고"를 봤었다.
목줄에 핏줄이 서도록 열심히 부르는 모습을 보면서 암담함과 막막함이 가득했는데
의외로 류정한 토드와의 모습은 괜찮았다.
노래는 전동석보다 약하지만 연기는 확실히 전동석보다는 낫다.
엘리자벳을 찾아가 도움을 청하는 장면은 절절했다.
어린 루돌프 탕준상도 너무 잘했고.
(목소리를 들으니 첫번째 관람때도 이 녀석이었다)



루케니 최민철!
개인적으로 루케니 3인 중 무지 기대했던 배우다.
일단 비쥬얼 자체가 무정부주의자 같이 생기기도 해서
마초적인 인물이 나오지 않을까 짐작했었다.
그런데 의외로 최민철은 루케니를 코믹하고 다소 가벼운 인물로 표현했다.
장확한 표현은 아니겠지만 마초가 아닌 장돌뱅이 스타일이라고 해두자!
애드립인지 계산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적당하지 않는 대사로 극에 개입하는 모습은 적잖히 당황스럽다.
자꾸 극 속에 코믹하게 개입해서 필요치 않은 웃음을 유발하려는 노력도 안스럽다.
그래선지 연기가 많이 과장되고 노래 역시도 너무 불안하다.
목소리도 많이 갈라지면서 뭉개지는 발음도 있다.
(최민철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거지? 영화? 천변카바레?)
그가 조금 마초적으로 루케니를 표현했줬으면 하는 원망섞인 바람을 가져본다.
그리고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오스트리아 주언어가 독일어라고 알고 있는데
그럼 최민철 루케니가 대사 중간중간에 시종일관 씹어 내뱉던(?) 정체불명의 말이 독일어가 맞나?
(어딘지 좀 이상해서...)



짧게 쓰려고 작정했는데 어쩌다보니 또 다시 길어지고 말았다.
아마도 <엘리자벳>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아직 많은 모양이다.
다행히 아직 이 작품은 내게 아름답고 여전히 탐미적인 작품이다.
그래서 두고두고 좀 지켜볼 작정이다.
이제는 나름의 베스트 오브 베스트 캐스팅을 선별해서 관람해야겠다.
주로 3층 관람이 되겠지만...
다음 관람은 3월 28일 김준수 토드다.
어쩌다 보니 표가 있어서 예매했다. 
물론 3층이다.
바람이 있다면 사생팬이 많이 안 왔으면 하는거다.
그들이 설마 3층에서 관람하지는 않겠지만 생각만해도 무섭다.
아마도 그날은 <엘리자벳>을 보면서 또 다른 공포를 느끼게 될지도 모르겠다.
엘리자벳을 소유한 토드조차 두려워할 사생팬.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