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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2.05 <당신 없는 나는?> - 기윰 뮈소
  2. 2008.11.27 달동네 책거리 2 : <사랑하기 때문에>
읽고 끄적 끄적...2010. 2. 5. 06:10
프랑스에서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젊은 작가 기윰 뮈소.
우리나라도 그의 팬들이 많다.
<완전한 죽음>, <스키다마링크>,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사랑하기 때문에>,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구해줘>에 이어
이 책 <당신 없는 나는?>까지
총 7권의 책이 출판된 상태다.
그의 책은 표지만 봐도 딱 알아볼 수 있다.
프랑스판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표지는 항상 느낌이 동일하다.
이윤미라는 일러스트가 만든 표지다.
그런데 나는 개인적으로 맘에 안 든다.
가벼운 책의 내용을 더 가볍게 만드는 것 같아서...



그의 소설들은 내용이 거의 비슷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사후세계와 인연, 그리고 사랑
뭐 대략 성인을 위한 적당한 하이틴 로맨스라고 할 수 있다.
아닌 것 같은데 의외로 다 큰 어른들은 그야말로 소설같은 로맨스를 아직 꿈꾼다.
기윰 뮈소가 성공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죽음도 어쩌지 못하는 사랑" 운운하면서...
재밌다. 이야기의 재미를 말하는 게 아니라 다 큰 어른들의 소녀스러움이 재밌다.



가브리엘이라는 여자가 있다.
그녀에겐 결코 포기하지 못할 두 남자가 있다. (양다리를 상상하지는 마시라...)
유명 명화를 그것도 그 화가의 사망일에 훔치는 도둑 아키볼트와 
전설적인 그를 잡기 위해 세상 끝까지 추격하는 형사 마르탱.
결론을 말하자면
이 소설은 "사랑"에 대한 소설이 아니라
일방적인 "의사소통"의 폐단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ㅋㅋ
뭐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 두 남자가 금문교 다리에서 몸싸움을 벌이다 아래로 떨어진다.
코마 상태... 
이승과 저승의 중간쯤 되는 곳에서 이 둘은 서로 대화를 나눈다.
가브리엘의 아버지인 명화 도둑 아키볼드는 말한다.
" ...... 자네가 나를 뒤쫓게 만든 것도, 샌프란시스코까지 유인한 것도 모두 가브리엘을 되찾길 바라는 마음으로 내가 꾸민 일인데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단 말인가? 가브리엘이 자네를 잊지 못하는 게 안타까워 꾸민 일인데...... "
뭐 대략 아빠가 뒤에서 이 모든 걸 조정했다는 이야기다.
딸의 키다리 아저씨였던 셈.
아버지는 딸을 위해 자신의 "삶"이라고 적혀있 보딩패스를
"죽음"이라고 적혀 있는 마르탱의 보딩패스와 교환한다.
그 보딩패스를 마르탱은 다시 앞날이 창창한 십대 소녀에게 건네며
깨어난다면 가브리엘에게 이 말을 전하라고 부탁한다.
"이저씨는 언니에게 돌아올 수 있는 방법을 꼭 찾아낼 거라고 했어요"
(솔직히 대단한 신파가 아닐 수 없다)



마지막에 반전이 한 번 등장한다.
죽을 줄 알앗던 가브리엘의 엄마가 오랫동안 코마상태였다는 사실.
과거에 가브리엘과 마르탱이 재회하기로 했던 날,
가브리엘은 엄마가 코마상태로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녀는 차마 약속장소에 가지 못하고 어머니가 누워있는 병원으로 향한다.
그게 그 둘을 헤어지게 만들어 버렸고...
결론이 짐작되는가?
가브리엘 엄마의 프리 보딩패스가 마르탱의 손에 건네지고 이야기는 두 커플 모두에게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완벽한 신파다.
그런데 이 완벽한 신파가 매번 먹힌다.
이번엔 좀 다른 내용인가 하면서 기대하지만
여지없이 비슷한 내용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윰 뮈소가 소위 먹히는 작가가 되어
써내는 책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기록한다면
아직 세상은 로맨스를 꿈꾼다는 말이니까 뭐 그닥 나쁘지는 않다고 하겠다. (정말?)
이쪽과 저쪽 세상의 중간 지점을 공항으로 설정한 게 재밌다.
더구나 이쪽 세계와 똑같이 돈을 지불하고 음식을 먹고, 물건을 구입한다는 것도
정해진 시간까지 삶과 죽음 어느 한쪽의 비행기를 탑승해야 한다는 것도.
그리고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이쪽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프리 보딩패스가 있다는 것도 재밌다.
영화로 만들어지지 않을까 짐작된다.
비현실적인 로맨스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가슴 뛰며 읽을 수도 있겠다.
나는 뭐...
워낙 인간이 무뎌서... ^^
Posted by Book끄-Book끄
달동네 책거리2008. 11. 27. 12:07

<사랑하기 때문에> - 기윰 뮈소


 사랑하기 때문에

 


프랑스인들은 어쩐지 우리네랑 감성이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이상하게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영혼과 프랑스인들이 생각하는 영혼은 같은 서구라고 해도 참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제가 정말 무지 좋아하는 프랑스 작가는 고전 작가 “빅토르 위고”와, 현대 작가 “알랭 드 보통”입니다.

“기윰 뮈소”라...

참 재미있고 그리고 쉽게 글을 쓰는 작가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참 제목이 말캉말캉하지 않나요?

게다가 우리에겐 동명의 유재하의 노래가 있어 왠지 더 친밀하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언뜻 보면 “아! 연인간의 이야기겠구나...”하고 나름 유추할 수도 있고...

그런데,

그렇게 생각한다면 “땡!” 되시겠습니다. ^^ (오랜만에 원맨쇼 시츄에이션 나왔습니다..)


자, 당신에겐 아름다운 아내와 어여쁜 딸이 있습니다.

사랑스런 가족을 가진 당신의 자리에 이제 뭔가가 갑자기 사라져 버린다면 어떨까요?

그게 다름 아닌 당신의 다섯 살 어린 딸이라면...

이야기는 이제 시작됩니다.

이제 당신이 할 일을 말해야겠죠.

잃어버린 딸을 찾겠다는 일념으로 당신은 모든 걸 버리고 알코올 중독에 노숙자가 되어 거리를 헤매다닙니다. 당신의 아내는 당신도 잃고, 그리고 딸도 잃었지만 명성은 잃지 않은 채 바이올리니스트로 공연까지 하며 살아내고 있습니다.

그 둘의 방식이 누군가를 덜 사랑해서라고 말하려는 건 아닙니다.

하나를 잃었을 때 모든 걸 잃는 사람과, 하나를 잃었을 때 남은 것을 지키려고 하는 사람 중 누가 올바르다고 말 할 수는 없을 테니까요.

세상엔 찾지 않아도 돌아오는 게 있고, 죽을 듯이 찾아다녀도 결국은 찾아지지 않는 것도 있으니까 말입니다.

우연한 실종처럼 딸은 5년 전 실종됐던 바로 그 자리에 다시 기적처럼 나타납니다. 말을 잃을 채 말이죠.

아빠는 딸을 찾아 함께 비행기를 탑니다.

이제 모두 끝났다. 아빠가 네 곁에 있단다..

결말이 이런 평온한 안식이라면 다행이겠지만 안타깝게도 이 이야기의 끝엔 반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기서 반전에 대해 말한다면 참 센스 없는 행동이겠죠?)


이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세 명의 사람들은 서로의 삶과 운명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딸을 잃고 방황하는 주인공 마크. 엄마를 의사의 욕심에 의해 잃고 그 의사에게 복수를 다짐하는 에비. 그리고 자신의 잘못한 행동으로 인해 마음속에 죄책감을 가지고 자신을 망치려는 재벌 상속녀 앨리슨.

누군가의 행동이 원인이 되어 누군가의 삶이 달라지죠. 그러나 그들은 서로 전혀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전 이런 내용들을 만나면 공포스럽습니다.

내가 한 행동의 누군가의 삶과 죽음을 가르는 도화선이 된다면...

어쩐지 자꾸 내 모습을 뒤적여보게 만들어 영 불편하기도 합니다.


아직 젊은 작가, 기윰 뮈소(35살)은 이 소설에서 뭘 말하고 싶었을까요?

작가는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하네요.

“나는 사랑 이야기가 없는 작품을 상상할 수 없다. 사실 인간의 행동은 사랑 혹은 사랑의 결핍에서 나오는 것 아닌가. 따라서 사랑이라는 독특한 감정을 기술하는 것은 작가인 나에게 일종의 도전인 셈이다."

작가가 출판 기념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 책을 보면서,

실종과 증발, 그리고 결핍에 대해서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작가가 말하는 “사랑”이라는 것도 감정의 실종 혹은 증발로 이야기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끝없는 결핍으로 인해 찾아내 소유하고픈 마음.

어쩌면 사람들은 “사라짐”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에 우리 내면이 반응하는 건지도요.

이 책의 내용처럼 내가 사라질 때 누군가가 치유될 수 있다면 “사라짐”이 별로 서러울 것도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일본 작가 아사다 지로의 <철도원>과 자꾸 비교하게 됩니다.

아빠와 딸이 만나는 모습...

<철도원>쪽이 훨씬 더 서정적이고 아름답지만, 파란 눈의 프랑스인에게도 이런 정서가 있다는 게 참 낯설면서도 신선하네요.

어떠세요???

동양의 거장의 감성과 서양의 젊은 감성을 함께 만나보시는 거...

두 이야기 모두엔 “사라짐”이 주는 치유가 있습니다.

비교해 보시라는 게 아니라 그냥 만나보시라구요...

분명한 건 그 책의 내용과 함께 비밀스런 “온기"도 함께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이제 따뜻함이 그리울 때잖아요... ^^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