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카드'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01.11 이쁜 짓 ^^
  2. 2009.08.13 I miss you. so....so.... 6
그냥 끄적 끄적...2011. 1. 11. 06:16
조카가 전화를 해서 꼭 일찍 들어와야 한단다.
이모한테 줄 게 있다면서...
꼭.꼭.꼭. 이라고 말했다.
뭐냐고 물었더니 이모 생일 축하 카드를 만들었단다.
훗!
또 빵 하고 터지고 만다.
이 녀석들 아니면 내가 과연 웃을 일이 있을까?



나름대로 입체카드다.
작년까지는 이 녀석이 "생일"이라고 썼었는데
이번엔 "생신"이라고 썼다.
이제 조카가 보기에도 "생신"이라는 단어를 써야 할 만큼
이모인 내가 나이를 먹었나 싶어 좀 막막하긴 하다.
생일이 뭐 "아자 아자 파이팅!" 할 일인가는 모르겠지만
조카가 그러라고 하니까 아마 당분간은 파이팅을 좀 해야 할 것 같다.



방학 중인 녀석의 소일거리로 아마도 이 카드만들기가 당첨됐겠지만
이런 작은 잔망스런 선물이 솔직히 참 고맙고 이쁘다.
조카녀석들은 말한다.
"우리 이모는 우리 없으면 못 살야! 우리를 아주 많이 사랑해서~~"
완전 이 녀석들한테 딱 걸렸다.
이모에게 줄 선물이 아직 하나 더 있는에 아직 완성하지 못했단다.
뭐냐고 물었더니,
이모는 책을 좋아하고 책을 많이 읽으니까 이모가 읽을 책을 쓰고 있다 말한다.
<해바라기의 꿈> 이라나?
조카를 이뻐하는 게 다 쓸데 없는 짓이라고 주변에선 충고(?)하지만
이런 녀석들을 어떻게 이뻐하지 않을 수 있을까?
딸바보 보다 더 심각하다는 조카 바보.
그러나 난 기꺼이 조카 바보가 되보련다.
아마도 조카들은 내게 운명적인 사랑인가 보다. ^^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09. 8. 13. 09:32
총 맞은 것처럼....
연인에게서도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을
14살 조카에게서 느끼고 있다.
정말 가슴 안으로 총알이 뚫고 지나간 것처럼
마음 한 복판이 휑하다.
그리고 가만가만 아리다.



퇴근하고 들어갔더니
일본으로 다시 떠난 조카의 편지들이
내 방 안에 가득하다.
병속의 캡슐 편지들, 냅킨 편지, 그리고 카드까지...
혼자 앉아
조그만 병 안
작은 알약을 하나 하나 열어본다.
다독...다독....
한 알 한 알 약을 먹는 것처럼 맘이 점점 따뜻해진다.

한국말은 말하고 읽는 건 잘하는데
아무래도 맞춤법이 어려운 모양이다.
일본에서 인터네셔날 스쿨을 다니는 조카는
이미 글로벌한 아이가 되었다.
오히려 영어, 일어가 훨씬 더 수월한 아이...
(외국인이 한글 배우기 어렵다고 하는 걸 이 녀석은 완전히 이해하고 동감한다.)



"이모는 고름보다 이쁘다?"
사진을 찍을 때마다 앙상하게 나오는 내 모습에
"이모 꼭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골룸 같다"고 했더니
골룸 (<-- 고름)보다 이쁘다고 정색했던 조카.
주위 사람들이 모두 웃었었다.
"정말 이모는 고름보다 이뻐요...."



아주 사소한 일에도 "고맙다", "사랑한다"는 말을 달고 사는 조카
그리고 귀염성 있는 웃음과 포옹까지...
한동안 이 녀석 그늘에서 벗어나기가 많이 힘들 것 같다.
그 기억을 떠올리는 것 만으로도 이미 아득해진다.
그리고 이 녀석이 무지 보고싶다.
언제까지 이 이쁘고 사랑스런 조카에게
"채고" "체고"의 이모가 될 수 있을까?
걱정스런 마음도 어쩔 수 없다.



"의사는 아니지만 병원에서 일하는 채고에 이모"
내가 가져본 타이틀 중
단연 최고가 될 타이틀
아직은 조카에거 "채고"의 이모일 수 있어서
다행이다. 다행이다. 다행이다.



집을 나서기전 급하게 냅킨에 남긴 또 다른 편지
우습게도 읽는 순간
그만 뭉클했다.
"서럽"도 열어보세요.....
그럼! 그럼! "서럽" 그것도 열어봐야지!





옷장 서랍을 열었더니 카드가 한장 들어있다.
누군가 한 이야기를 잘 못 듣고
9월 1일이 이모 생일이라고 생각하고 카드를 남겨 놓은 조카
(난 12월 7일인데..... 그것도 음력으로... ^^)



"셍일추카" 카드
이모가 좋아하는 꽃이 그려진 카드
(전등사에서 같이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는 조카)
알까? 이 녀석
내 모든 날들을 이 녀석이 눈부신 "셍일"로 만들어줬다는 걸.
남들은 갖고 있지 않는 "셍일"을
본의아니게 이모에게 선사한 조카.

보고싶다. 보고싶다. 보고싶다.
그 생각 끝이 아리다.
총 맞은 것처럼....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