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5.07.20 무지개 그리고 석양
  2. 2011.09.23 터키 8 : 로즈밸리 투어 (Rose Valley Tour)
  3. 2010.04.09 석양... 발목 잡히다.
  4. 2009.05.17 Twilight
  5. 2008.12.10 빛... 3
찍고 끄적 끄적...2015. 7. 20. 08:29

요즘 일주일에 서너번은 퇴근후 자전거를 탄다.

중량천까지 왕복 30km를 한 번도 쉬지 않고 다녀오면 2시간 10분 정도 소요된다.

그 시간 하늘의 변화가 정말 예쁘다.

지난 금요일,

오랫만에 반차를 내서 일찍 자전거를 끌고 나갔다.

자전거 탈 땐 물병도 안 챙기고 MP3 하나만 목에 달랑 걸고 나가는데

이 날은 좀 천천히 다녀올 생각에

조그마한 가방에 물병과 핸드폰까지 챙겨서 출발했다.

 

 

성수대교를 지나 잠실쪽으로 달리다 잠깐 자전거를 세웠다.

해가 지려는 하늘은 참 신비롭다.

저 하늘 색을, 저 구름 색을, 저 물 색을 물감으로 재현할 수 있을까?

지열을 품은 뜨거운 바람조차 다정하다.

자전거를 탈 때 핸드폰을 안가져갔던 이유는

풍경을 보고 있으면 분명히 찍고 싶은 생각이 들테고

그러면 자주 멈출게 뻔해서였다.

역시나...

자주 풍경에 눈이 갔고

그럴때마다 자주 브레이크를 밟았다.

 

 

잠실까지 갔다 돌아오는 길.

중량천을 막 지나오는데 비가 온 것도 아닌데 아주 거다란 무지개가 떴다.

처음엔 몰랐다.

사람들이 한 방향으로 뭔가를 보고 있길래 쳐다봤더니 거짓말처럼 무지개가 보였다.

급하기 브레익크를 밟았다.

내 기억에 지금껏 본 무지개 중 가장 크지 싶다.

심지어 한강 표면에서 빛이 반사되면서 잠깐 쌍무지개가 뜨기도 했다.

그냥, 뭔가 행운의 징후를 본 것 같아서...

 

 

동작대교를 지나오는 길.

석양이 곱게 물들었다.

도저히 그냥은 못가겠더라.

아예 자전거를 한켠에 세워놓고 자리를 잡았다.

넋이 저절로 놔지더라.

이 시간이 지나면 개와 늑대의 시간이 시작될테다.

물빛과 하늘빛이 같아지는 시간.

그대로 있다가는 시간 속에 갇혀버릴 것 같아 서둘러 자전거에 올랐다.

아무래도... 핸드폰은 두고 다녀야 될 것 같다.

 

한강 자전거 도로.

그곳이 요즘 내 여행지다. 

삶은 여행...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1. 9. 23. 06:42

카파도키아는 넓은 지형때문에 그런지 유난히 tour라고 이름 붙여진 것들이 많다.
green tour, red tour, blue tour, rose valley tour, balloon tour, motorbike/scooter tour, turkish night tour 등.
tour를 진행하는 에이전시 사무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심지어는 이스탄불에서도 카파도키아의 각종 tour를 예약할 수 있을만큼
터키여행의 key point이자 주력관광지다.
실제로 터키 현지인들도 우리가 제주도 여행하듯 이곳을 많이 찾는다고 한다.
특히나 이슬람 명절인 바이람 기간때는 야간버스 구하기도 쉽지 않아 미리부터 예약을 해야할 정도.
나도 역시 바이람 끝난지 며칠 지나지 않아서인지 야간버스 예약이 full이라 카파도키아에서 하루 더 머물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파묵칼레에서 셀축, 에페스로 넘어가지 못하고 바로 이즈미르 공항으로 이동해야만 했다)
전화위복이됐는지 다행히 좋은 사람들을 만나 함께 여행하는 특별한 기억을 만들었다.
유명지라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우리나라 유명관광지같은 번잡함과 과대포장이 느껴지지 않는다.





Rose Valley Tour!
카파도키아의 상징 중 하나인 로즈밸리를 돌아보는 도보 투어.
개인적으로 소박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머물고 있는 이쉬타르 팬션 로스밸리 투어(15TL)가 유명해서
다른 팬션의 여행객들도 개인적으로 많이 참여한다고 해서 더 그랬는지도...
지금은 조금 성격이 달라진것 같은데
예전에는 꽤 넓은 지역을 걸어다니면서 바위 교회 몇 군데도 방문하고 석양을 감상하기도 했단다.
이쉬타르 주인장 파파가 연세가 많아서 지금은 아들과 손자가 대신 진행을 하는데
특별한 설명없이 어둑한 길을 그야말로 묵묵히(?) 올라간다.
(광활한 벌판 위에 주인을 따라 올라가는 소떼같다는 생각을 잠깐 했었다.)
파파가 예전에 괴레메 야외박물관 직원이어서 이 지역을 소상히 알고 있어
로즈밸리 투어때도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해서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특히 높았던 모양인데
아들과 손주는 좀 과묵한 편인듯 ^^
특히 아드님은 정말 묵언수행하시는 분같다.
그래도 풍경 하나만으로도 아쉬울 것 하나 없는 rose valley!



석회와 철분, 황이 함유되어 있어 붉은 색을 띄는 rose valley.
붉은 석양에 더 붉게 물드는 모습은 올라가는 발걸음을 감탄과 경이로움속에 자꾸 멈추게 했다.
저녁 6시 30분에 출발해서 정상에 올랐을 땐 이미 해가 졌지만
그 나름대로 운치가 있어 나쁘지 않았다.
작은 모닥불을 피우고 참가자들이 둘러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것도 좋았고
특히나 별이 총총히 뜨는 하늘을 보면서 서로 아는 별자라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그런데 그날 우리가 찾은 별자리가 다 맞기는 했을까?
특이하게도 이날 투어는 전부 한국인만 참여해서 더 각별했던 것 같다.
(한국인만 석양에 대한 로망이 있는 건가???)



맛있다고 소문이 자자한 에페스 맥주와 와인, 과자과 땅콩으로 간단히 배를 채웠고
모닥불이 점점 사위어가면 감자를 묻어두고 기다린다.
붉은 rose valley에서 별과 달을 보면서 먹는 구운 감자 맛은 일품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손에 품고 있으면 정말 따뜻하다.
자신의 한국 이름이 "원빈"이라고 말하는 파파 손자때문에 유쾌하게 웃었다.
(과묵한 청년이 어두워지니까 점점 개그 본능을 ^^;;)
낯선 이국땅에서의 한국인과의 저녁 시간!
좋은 추억이었고 좋은 인연이었다.
가장 많이 걷고, 가장 많은 사람들을 만났던 카파도키아.
더 오래 머물르면서
더 오래 걷고, 더 오래 둘러보고 싶은 곳임에 분명하다.
끝나지 않을 터키의 신비!

Posted by Book끄-Book끄
찍고 끄적 끄적...2010. 4. 9. 06:33
한 순간 발목 잡아버린 석양.
해가 토해내는 붉은 물결.
부산하고 소란스런 하루 끝
잠깐의 만남.
그 짧은 시간 속으로 그대로 눈이 갇히다...
당황스러울만큼 낯선 시간이 열리면,
조심해!
마음을 뺏긴 사람은 위험해!
풍경이 던지고 간 충고 한 마디.



아직 이른 개와 늑대의 시간.
그 첫 문 열리는 순간
그대로 발이 묶이다.
붉다... 붉다... 붉다...
마음 안으로 출렁,
붉은 물결 흐른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찍고 끄적 끄적...2009. 5. 17. 22:35
아무리 완벽한 날이라도
언제나
그 끝은 나게 되어 있고...



한쪽이 욕망으로
괴로울 때,
다른 한쪽은 고통으로
똑같이 괴롭고....



모든 규칙에 맞설 용기 !
그러나,
도를 넘어서면
용기는
광기로 돌아서고......



허락될 수 없는 것을 향한
중독된 탐닉,
결코
단 한 번도 채워지지 않을
지독한 허기.
Posted by Book끄-Book끄
찍고 끄적 끄적...2008. 12. 10. 06:11





석양이나 노을을 만나면,
아주 오래전
천지창조의 시작이 이러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점차 잃어가는 빛의 세계 속에
느껴지는 것이라곤 온통 생명력!
팔딱 팔딱
튀어 오르는
날 것의 생명력.






지하와 지상의 통로 
그 길에서 만나는
빛...

또 다른 천지창조의 시작

빛의 습격...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