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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1.04 <백은의 잭> - 하가시노 게이고
  2. 2010.01.11 설원의 강화도
읽고 끄적 끄적...2012. 1. 4. 05:56
내가 일본 미스터리 소설의 오타쿠도 아니고
하가시노 게이고의 매니아도 아니면서 어쨌든 그의 책을 계속 읽게 된다.
우리 병원에 이 작가를 무지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모양이다.
매번 새 책이 들어올때면 꼭 하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 한 권씩 포함되어 있다.
덕분에 나도 도서관에 예약을 해놓고 순서가 오면 가볍게 읽게 됐다.
치열하거나 기발한 내용은 아니지만 읽기에 나쁘진 않다.
많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이 사람의 책을 읽었더니
이제 점점 사건 전개가 어떻게 될지 보이기 시작했고
그러다 결국 내 생각과 크게 어긋나지 않는 결론을 만나게 된다.
항간에는 하기시노 게이고의 약발이 점점 떨어지는 것 같다는 평가도 있다.
뭐, 사람이 늘 충격적인 반전을 계속 만들어 낼 수는 없지 않을까?



지금까지 살면서 스키장이란 곳을 딱 한 번 가봤다.
그것도 남들 열심히 스키탈 때 무서워서 맥도날드에 처량하게 앉아있던 게 전부였다.
가기 전엔 드넓게 펼쳐진 하얀 설원을 보겠구나 싶어 기대했는데
막상 실제로 보니 인공의 눈은 어쩐지 현실감이 없어 당혹스럽더라.
오히려 현실감은 그때 눈으로 본 스키장의 눈보다
눈으로 읽은 스키장의 눈이 더 가깝게 느껴진다.
스키장에 폭탄이 설치되어 있다며 돈을 요구하는 협박 편지 한 통.
소설의 내용은 지루하게 일반적이다.
허를 찌르는 반전의 묘미도 사실 별로 없다.
읽으면서 유일하게 든 생각은 영화로 만들어지면 그래도 책보다는 괜찮을 것 같다는 거.
(일본에서 영화화 하기로 했다고는 하더만....)

아직까지는 나도 하얀 설원에 대한 로망이 남아있나 보다
(책을 끝까지 읽었던 것도 그 로망의 이끌림이 아니었을까?)
뭐 그렇더라도 설원의 유혹보다는 매번 추위의 기습에 굴복하고 말지만...
한 번 가보고 싶긴 하다.
한겨울의  일본 스키장을...
역시나 그저 바라보고만 있을테지만.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0. 1. 11. 09:28

주말에 1박 2일로 워크샵을 다녀왔다.
서울에서 가까운 강화도로...
마치 백설탕을 뿌려 놓은 것 같은 모습
서울에서 보는 눈과
강화도에서 보는 눈은 왠지 느낌이 다르다.
왜 그랬을까???



아침의 산책길에 봤던 교회
그 옆에 다정하게 함게 서 있던 햐얀 꽃 피운 나무.
오랫만에 밟아보는 눈의 선명함.
뽀득뽀득 발끝이 전햐는 눈의 소리는
개구진 아이들의 웃음을 닮았다.



총.총.총.
뒤늦게 쫒아가며 바라본
함께 한 사람들의 뒷모습은
아름다웠고 진심으로 사랑스러웠다.
한 곳을 바라봤던 그 짧은 한 순간
카메라를 들고 있던 눈은 분명 웃고 있었다.
오랜 시간 나를 보듬어줬던 고마운 사람들.
함께 하는 시간동안
이들에게서 배울 마음들과 진심들이 
아직 너무 깊고 넓게 남아 있다.



눈발 /김진희

삶이란 혹 눈발은 아닐까
소리 없이
그러나 바라보면 눈시린 슬픔으로
사목사목 내려서는
조용한 눈발은 아닐까
겨울은 깊고
인생의 살 깊이로 켠켠이 박힌
돌아보는 시간은 황폐하여서
몇 잎의 젖은 낙엽을 줍듯
군데군데 박힌 마음 몇 장 찾아들고
그득한 눈물로 내리는 눈발은 아닐까
따로 선 사람들의 추운 어깨를 덮으며
자분자분 눈이 내리고
그렇게 겨울이 가듯 삶도 덮어나가면
물 먹은 가지에 보송보송 어린 순 돋듯
봄볕으로 다수워지는 날들을 꿈꾸며
지금은 송이송이 아픔을 다독이는
삶이란 혹 그런 눈발은 아닐까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