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01.12 <카산드라의 거울1,2> - 베르나르 베르베르
  2. 2009.10.28 <1Q84> - 무라카미 하루키 2
읽고 끄적 끄적...2011. 1. 12. 05:56
한국인이 나온다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이 작년 말에 나왔다.
자신의 책을 출판하는 "열린책들"이 얼마나 고마웠으면
사장 아들 이름을 등장인물로 만들었을까?
하긴 우리나라만큼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먹히는(?) 나라도 없긴 하겠다.
미래를 예언할 수 있는 소녀 카산드라와
시립 쓰레기 하치장(시쓰장)에 사는 인간 폐기물 4명.
그리고 그 루저 4명 중 한명이 한국인(정확히 말하면 북한인) 김예빈이다.
일단 베르베르의 전방위적이고 전지구적인 상상력에 대해서는 경의를 표하고 싶다.
확실히 베르베르는 "꾼"은 맞긴 하다.

사람들은 보긴 하지만 눈여겨보지는 않아.
듣긴 하지만 귀 기울여 듣지는 않아
알긴 하지만 이해하지는 못해

어쩌면 모든 인류의 비극은 바로 이것인지도 모르겠다.
테러에 대한 예지력이 있으나 아무도 그녀의 말을 들어주지 않을 운명이라니...
그렇다면 방법은 한 가지 뿐이다.
직접 테러를 막기 위해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루저들과 함께 사생결단 하는 수밖에. 



어머니는 대학자였고, 아버지는 거물 정치인,
비정상 아동(자폐아) 전문가와 미래 전문가의 만남.
그리고 그 둘 사이에 태어난 수학의 천재 다니엘과 미래를 보는카산드라
그러나 열세 살 이전의 기억이 존재하는 않는 소녀 카산드라.
자폐증 영재 아동을 위한 실험.
부모는 자식의 자식들을 직접 실험의 대상으로 삼는다.
실험 23 다니엘, 실험 24 카산드라.
부모는 카산드라가 13살 때 테러에 의한 폭발로 죽고
가까스러 살아 남은 카산드라는 13살 이전의 기억을 모조리 잃어버린다.
과거를 잃어버린 사람이 미래를 예지한다는 기막힌 상황.
카산드라의 운명이 쉽지 않으리라는 건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요즘 솔직히 베르나르의 소설에 대해서 좀 식상해하는 중이다.
신화와 과학을 뭉뚱그려 섞어서 이도저도 아닌 이야기를
그것도 반복적으로 세뇌하듯 참 무던히도 계속 쓰고 있는 것 같아서...
확실히 <개미>나 <타나토노트>와 같은 참신함을 느끼기는 더 이상 힘들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삽화처럼 끼어들어 있는 그림들은 특히나 못마땅하다.
자국에서는 누가 그렸는지, 혹은 삽화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읽으면서 삽화가 나올때마다 솔직히 난감했다.
무수한 SF 영화들과 그 주인공들,
그리고 자신이 쓴 책 제목들으 교모한 이용.
어쩐지 이 사람 요즘 참 미디어적으로 변하는 것 같다.
베르나르의 다음 작품이 궁금해지는 건,
아무래도 그의 미디어적인 속성이 대체 어디까지 나아갈까에 대한 의구심인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고 남은 건,
고대 신화들이나 다시 한 번 챙겨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뿐이다.
<카산드라 카젠버그의 모험>
이 책도 정말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 찾아나 볼까 한다.
동명이인에게서 위로라도 받고 싶어서...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09. 10. 28. 06:25
맥주와 양의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그의 최신작을 읽다.
처음엔 그랬다.
IQ(아이큐)84인줄...
지능지수 84인 누군가의 이야긴가... 하고 ^^



1984년 하나의 달이 존재하는 평범한(?) 세계
그리고
1Q84 달이 두 개인 또 하나의 모호한 세계
크고 동그란 노란색 달.
동그랗긴 하지만 작은 초록색 달
리틀 피플과 반리틀 피플의 세력(?)의 팽팽한 긴강감!



선과 악은 항상 장소와 입장을 바꿔간다고 한다.
중요한 건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가 아니라
그 둘 사이의 균형을 유지한 것!
그리고 그 균형 자체가 바로 "선"이 된다는 사실.



난해하다고 생각했다.
몇 년 전 이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야말로 닥치는 데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읽었었다.
한참을 읽고 났더니.
내가 꼭 맥주를 손에 들고 물이 말라버린 우물에 웅클리고 있는 양이 된 것 같아서
혼자 몹시 당혹스러웠던 기억... 



어느 날, 아오마메는 고속도로 비상계단을 지나오다
달이 두 개가 떠 있는 1Q84의 세계로 들어간다.
일상이 바뀐 것도,
눈 앞의 세상이 바뀐 것도 아닌데
그녀는 조금씩 그러다 결국 지배적으로 1Q84의 세계에 개입되고 만다.
그녀가 10살 때 부터 간직했던 사랑하는 사람 덴코마저도...
그 두 사람은 20여 년이 지난 시간까지 단 한번도 다시 만나지 못한다.
그들의 사랑은 모호하고  희미하다
그리나 비현실적인 만큼 지독히도 끈덕지다.



아오마메...
그녀의 직업은 근육 스트레칭을 가르치는 엑스퍼트다.
하지만 깊숙하고 은밀한 직업은 가학적인 남편, 혹은 여성을 성적으로 학대하는 남자들에게
날카로운 아이스픽을 목덜미에 밀어 넣는 일을 한다. 
그들을 저쪽 세계로 처리하는 일종의 cleaner.
덴고...
어릴 적 수학천재로 명성을 날렸지만
지금은 입시학원의 수학강사이며 
결정적인 것은 부족하지만 그래도 꽤 글을 쓰는 작가지망생이라고 할까?
그는 문예 편집자 고마쓰의 제안으로 17세 소녀의 <공기 번데기>라는 소설의 리라이팅 작업을 하게 된다.
그 소설은 소녀의 이름으로 신인상을 수상하고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대히트를 친다. 
동시에 덴고는 모호한 1Q84의 세계와 연결된다.
마치 자신의 글 속으로 빨려 들어간 것 처럼...



이 책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기로 작정한다.
모호한 세계는 오래된 두통처럼 괴롭다.
모른 척 하고 싶은데 자꾸 머리 속을 돌아다닌다.
무라카미와 나와의 궁합을 따질 여력도 지금은 솔직히 없다.
현실적이라고 해야 하나? 신비주의라고 해야 하나?
이 사람은 늘 내게 교통정리를 하고 싶게 만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읽을 수록 매력적인 글이라는 사실이다. 
아직 규칙적인 수학공식같다.
그러나 결코 쉽게 풀리지는 않는 세기의 문제라고나 할까?
(혹시 내가 지금 1Q84의 세계 속으로 넘어와 있는 건가?)



모든 일이 겉보기와는 다르다.
평범하지 않은 일을 하면 일상 풍경이 조금 다르게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겉모습에 속지 말라.
현실은 언제나 단 하나뿐이다.
현실이란 한없이 냉정하고 한없이 고독한 것이다.

만성적인 무력감은 사람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손상시킨다.

소설가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아니다.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일 뿐이다.
이야기 속에 권총이 나왔다면 그건 반드시 발사되어야만 한다.
                                                                        - 안톤 체호프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