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커'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11.29 <골든 슬럼버> - 이사카 코타로
  2. 2010.06.25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 정철상
읽고 끄적 끄적...2010. 11. 29. 06:34
아마도 전 인류는 비틀즈에게 큰 빛을 지고 있는 것 같다.
비틀즈만큼 문학적으로, 예술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친 현대 예술가가 또 있을까?
<마왕>, <사신치바>른 쓴 젊은 일본 추리작가 이사카 코타로도
그런 의미에서 비틀즈에게 빛을 지고 있는 셈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몇 년 전 개봉했던 <테이큰>이란 영화가 떠올랐다.
딱히 비슷한 내용도 아니었는데...
폭발 사건을 기준으로 시간을 되돌아가 전개된다는 공통점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황금 자장가!
비틀즈는 이 노래 속에 어떤 평온을 남겨뒀을까?
각자 흩어진 비틀즈 맴버들이 만든 최후의 곡.
그러나 모든 맴버가 함께 모여 부르지 못하고 폴 메카트니에 의해  모자이크처럼 이어 붙여진 노래. 
노래는 처음의 의도와는 다르게 메틀리처럼 녹음되버리고 말았다.



비틀즈와 함께 이 책의 상징적인 존재로 등장하는 "오스왈드"
존 F 케네디를 암살한 것으로 알려진 오스왈드.
그러나 그는 단지 누명을 쓰고 희생된 자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진짜 범인은 누구인가?
과연 범인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소설의 주인공 아오야기 마사하루는 지금 오스왈드가 되어 도망 중이다.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총리 암살범으로 몰려서...
증거 자료로 나오는 비디오 녹화 화면에는 분명히 그의 얼굴이 담겨있다.
사방이 다 그를 주목하고 그를 추적한다.
"너 오스왈드가 될거야!"
친구는 그에게 이런 말을 남기면서 좌우간 도망치라고 말한다.
2년 전 아이돌 스타의 스토커를 우연히 잡아서 매스컴의 화제가 됐던 택배기사 아오야기 마사하루.
그러나 이 모든 사건도 역시 누군가에 의해 계획된 것이었다면?
그 후 지하철역에서 치한으로 몰린 사건까지도...
8년만에 찾아온 친구는 그에게 말한다.
"너를 치한으로 체포하려는 게 아니라 현장을 사람들에게 목격시키는 게 목적" 이었다고.



성형수술로 마사하루와 똑같은 얼굴의 누군가를 만들어낸 거대 조직.
그 조직을 피해 도망다니는 마사하루와의 대결은.
초라하면서도 집요하고 허술하면서도 절대적이다.
몇 번의 검거와 탈주를 거듭하면서 그들은 마사하루에게 말한다.
"지켜세웠다가 버리는 게 세상 사람들의 취미야!"
매스컴과 정부의 정보조작은,
평범한 한 사람을 어마어마한 암살범으로 만들어내기에 충분하고도 남다.
"적은 상당히 거대한 놈들이예요. 규모도, 태도도"
우연히 만나 도움을 받게 된 연쇄살인범 기루오도 말한다.
책 속에서는 그 거대조직이 왜 주인공을 범인으로 만들었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히 나와있지 않다.
하긴, 명확했다면 주인공 역시도 도망치는 데 이유와 목적이 명확했겠지.
도주에 성공한 마사하루는 가짜를 만들어낸 성형외과 의사에게
스스로 다른 얼굴로 만들어 줄 것을 부탁한다.
얼마후 경찰은 마사하루의 시체가 항구에서 떠올랐다는 발표를 한다.
가짜 마사하루가 본의 아니게 비극을 맞이한 셈이다.
뭐 모종의 음모는 전부 비극이긴 하겠지만...

인간의 최대 무기는 습관과 신뢰란다.
이야기 속에서 그가 범인이 아니라는 걸 알아차린 사람들도
전부 습관과 신뢰에 의해서 마사하루가 범인이 아닌 걸 알아차린다.
책을 읽다 자수 생각했다.
새상에 얼마나 많은 오스왈드가 만들어졌을까를...
음모에 맞서는 방법은
똑같은 음모로 대처하는 것이 유일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또 모르지.
어느 틈에 나 자신도 누군가에 의해 오스왈드가 되고 있는 중인지도...
왠지 뒷골이 섬득해진다.
그러다가 에이, 설마!
내가 뭐라고....
를 생각하니 왠지 다행스럽기도 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10. 6. 25. 05:40

'나'를 잃어버린 20대를 위한 심리학 교실.
책에는 이런 부재가 달려있었다.
20대를 어이없이 훌쩍 지나버린 나는 이 부재 앞에 조금 망연해진다.
또 다시 그렇고 그런 심리학으로 포장된 책인가 싶기도 하고...
요즘에 심리학자나 정신과 의사가 출판한
심리학이 OO에게 묻는 책들이 하도 많이 나와서
솔직히 책 장을 넘기기 전에 조금 걱정이 됐던 것도 사실이다.



인재개발 전문가(?)라는 지은이 절철상 교수.
"따뜻한 카리스마"라는 필명을 가진 그는  
책 리뷰와 고민상담 블로그를 운영하는 파워 블러거다.
(그의 블로그가 궁금하다면, http://www.careernote.co.kr/)
책은 전체적으로 소박하고 그리고 따뜻하다.
누군가의 인생에 개입해 설명하고 논리정연한 이론을 들어가며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내가 믿고 의지하는 누군가가 옆에 앉아 조곤조곤 함께 대화하는 느낌이랄까?
직접적이지는 않게 결정적인 도움을 주는 멘토같은 책이다. 

책의 도입부에도 나와 있지만
이 책의 시작은 작가의 작은 호기심에서 출발했단다.
'왜 나는 나이 마흔이 넘도록 나 자신을 못 찾고 있나?' 하는 스스로에 대한 절박함에 가까운 푸념... 
나를 찾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올바르게 살 수 없을 것이라는 걱정스러움...
그렇다면 이건 내가 느끼고 있는 지금 심정과 정확히 일치하는 심정이다.
예전에 20대였을 때, 나는 지금의 나이가 되면 세상을 어느 정도 알게 돼서 더 이상 방황(?)하지 않고 좀 편안하게 살게 되지 않을까 기대했었다.
(그러나 결코 그렇게 되지 않더라...)
전 체하지 않는 이 책의 솔직한 시작에 나는 맘을 놓기로 결정하고 책장을 넘겼다.
작가가 5년이 걸려 만든 책이란다.
책 곳곳에 그런 고민과 노력의 흔적들이 보여 다행이다.
적절한 사례와 실험들, 영화, 시와 책 처럼 문학적인 부분을 차용한 것과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의 결합까지...


책은 중심에서 이탈하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읽을꺼리와 생각꺼리를 끊임없이 제공한다.
꼭 20대가 아니라도 누구라도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

Part 1 청춘심리학 : 20대, 너는 누구니?
Part 2 자장면 심리학 : 선택 앞에서 당당하고 강해지기
Part 3 부조리로 가득한 또 하나의 나 : 인간 내면의 비밀
Part 4 성격 심리학 : 성격 이해를 통한 자기탐색
Part 5 해답은 네 안에 있어 : 내면의 나를 찾아서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책은 제목만으로도 어떤 내용일지 짐작하게 한다.
인간은 어디를 봐도 각기 다른 다면체란다.
그래서 어느 한 면만을 보고 그 사람을 다 이해했다고 쉽게 판단하지 말 것을 충고한다.
자아, 초아자, 이드와 같은 프로이드의 심리학 용어,
남성 속의 여성성인 아니마, 여성 속의 남성성인 아니무스 등을 설명한 부분이 눈에 담긴다.
난해하고 알쏭달쏭한 심리학 용어들을 다양한 예들과 접목시켜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해준다.
그리고 인간의 인격적 가면, 페르소나(persona)에 대한 부분,
경계성 성격장애(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를 스토커의 심리와 함께 설명한 부분도 유익하다.
경계성 성격장애는 신경증과 정신병의 양쪽의 경계선에서 심각한 성격적 문제를 가졌다는 의미란다.
그러다 보니 감정 기복이 크고 이것이 극병하게 외부로 표출되어
자신을 통제하지 못해 어쩔줄 몰라 하며 좌절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예측 불가능한 돌발 행동으로 주위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단다.
 

성격을 구분하는 MBTI 4가지 선호 경향은 알고 있던 내용인데 이곳에서 좀 더 쉽고 간략하게 풀어주고 있어 반가웠다.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물론 복잡하긴 하지만...)

 에너지 방향, 주의 초점
   : 외향(Extraversion) - 내향(Introversion) ,          
 정보수집, 인식 : 감각(Sensing) - 직관(INuition) , 
 의사판단, 결정 : 사고(Thinking) - 감정(Feeling)
 생활양식, 행동 : 판단(Judging) - 인식(Perceiving)

이 책은 철들지 않은 "어른아이"를 위한 책이다.
그러니까 모든 사람들을 위한 책이란 의미 ^^
난해한 심리학 용어가 난무하는 것도 아니고 "to be or not to be"를 고민하게 하는 책도 아니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에 유쾌하고 즐겁게 "청춘"을 살아가는 방법!
심리적으로 아직 20대를 건너오지 못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읽고 공감할 수 있는 책이다.
"지피지기 백전불패"
내 안의 길들여지지 않는 울고 있는 아이까지 알 수 있다면
심리적이고 내향적인 질기고 긴 혼란 속을 
그래도 조금은 유쾌하게 통과하게 되지 않을까?
"따뜻한 카리스마"라는 작가 정철상의 필명이 충분히 이해된다.
전반적으로 따뜻하고 포근하다.
당신이 믿고 의지하는 잘 알고 있는 형이나 누나,
읽고 나면 아마도 그런 사람을 만난 느낌이지 않을까?
어쩌면 정말 술 한 잔 기울이고 싶어질지도...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