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마비'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1.03.23 <위대한 침묵> - 이윤기
  2. 2009.06.26 마이클 잭슨 사망 (2009.06.26. 새벽) 1
  3. 2009.03.09 달동네 책거리 33 : <단 하루만 더>
읽고 끄적 끄적...2011. 3. 23. 05:45
2010년 8월 27일 소설가이자 번역가, 평론가, 신화연구가였던 이윤기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은
내겐 엄청난 충격이었다.
심장마비라고 했다.
얼마 후엔 이런 소식도 있었다.
양평에 있는 집필실 책상 서랍에 그대로 책으로 출판할 수 있는 원고가 남아있노라고...
그리고 2011년 그의 소설집과 산문집이 유고집이란 부제를 달고 동시에 출판됐다.
소설집 <유리 그림자>와 산문집 <위대한 침묵>.


"죽음은 죽는 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잊히는 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게 나의 생각이다. 이렇듯 잊히지 않고 있으니, 그 떠난 자리가 참 아름답다."

산문집 속에 담긴 이 글귀는 그의 영면으로 드디어 완성되버렸는지도 모르겠다.
그의 책을 안 읽어본 사람이 우리나라에 있을까?
그가 쓴 그리스 로마 신화는 재미있었고 그리고 그 재미보다 더 유익했었다.
그래서 인기있는 연재소설을 기다리듯 1권을 읽고 2권을,
2권을 읽고는 3권을 기다렸었다.
재미와 유익함 뒤에는 박학함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독특한 이력들과 다방면에 걸친 글쓰기...
그래, 어쩌면 그때부터 이윤기는 신화의 세계 속에 사는 사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상하게도 그는 이국의 나라 신화를 이야기 할때조차도 뭔지 모르게 구수하고 다정했다.
그 숱한 어렵고 긴 인물의 이름이 이상하게도 그의 글 속에선
바둑이와 재미나게 노는 철수나 영희 같았다.
거대한 몸짓의 그리스 로마 신화가 동구밖 과수원길 이야기처럼 느껴졌었다.
신화를 상대한다는 박학함의 타성을
그는 다정하고 명쾌한 글을 통해 호기있게 깨부쉈다.
그리고 이 모든게 1999년 2월 흑해가 내려다보이는 터기의 "흐린 주점"에서 시작된 것임을
이 책을 읽고 알았다.

...... 그렇다, 나도 나의 흑해를 건너자!
나의 목적지는 그리스였다. 로마였다.
그다음 해인 2000년에는 한국으로 돌아와 그리스와 로마 신화 책을 썼다. 반응이 좋았다. 내가 퍽 자랑스럽게 쓰거니와, 이런 우여곡절 끝에 나의 신화 책은 200만 명에 가까운 독자들 손에 들어갔다.
터키의 흐린 주점에서, 나의 흑해를 건너야 한다고 결심하지 않았으면 나는 어찌 되었을꼬! 나의 신화 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좌절해 잇는 젊은이들을 위해서 쓴다. 흑해는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

 


그가 남긴 37편의 글은은 소소하고 다정하고 평범한 일상들의 기록이다.
작가 이윤기의 글이 아니라 생활인 이윤기의 글!
(그래서 더 눈밑이 붉어진다)
그는 경기도 양평의 집필실 주면에 1000 여 그루의 나무를 심고 가꾸면서
개인적으로 참 멋진 신화 속에 지냈던 것 같다.
글 여기저기에 자연에 대한 신뢰와 애정이 깊다.
...... 한 번도 "꽃"으로 피어보지 못한 채 나는 "잎'으로만 살았다. 그래도 잘 살고 있느니 젊은이들이여, 힘들 내사라 ......
중학교 졸업후 거의 모든 것을 독학으로 배우고
신춘문예는 당선이 아닌 가작으로 입선하고
대학도 중퇴를 해버린 이윤기의 "잎"같은 푸른 말에 나는 덩달아 위로받았다.

나는 어쩐지 그가 신화 저 너머의 세계에서
제우스나 바쿠스, 헤라클라스나 큐피트와 함께 옹기종기모여 술잔을 치고 있을 것만 같다.
이윤기가 한국에서 이들의 유명세에 한 몫 단단히 했으니
아마 그들도 고마워하며 술잔을 넙죽넙죽 받아넘기고 있지 않을까?
어쩌면 그들 옆에서 이윤기는 개구진 웃음을 웃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제우스의 지팡이와 번개, 바쿠스의 포도주가 담긴 술병, 큐피트 활을 보면서
또 다른 이야기꺼리를 생각하고 있을지도...
그 뒷얘기를 다 들을 수 없음이
이젠 왠지 분하고 억울하다.
신화와 침묵의 세계!
이윤기는 자신이 왔던 곳으로 그렇게 돌아갔다.
그가 없는 신화의 세계란...
어쩐지 밍밍한 맹탕같다.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09. 6. 26. 13:34


깜짝 놀랐다.
심장마비에 의한 사망
부검을 시행한다고 하는데 정확한 사인이 궁금하기도 하다.
마이클 잭슨!
그를 모르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52살!
아직 한참이 더 남은 사람.
어린 나이에 시작된 연예 생활은 그를 뮤지션의 길보다 연예인의 길로 나아가게 만든 건 아닌지....
숱한 소문과 가십기사들 그리고 스캔들에 이어
끊이지 않았던 아동 성추행과 성형 관련 의혹들....
그의 심신은 누구보다 먼저 지치고 처참해졌으리라 짐작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 그는 우리 시대에 엄청난 충격과 놀라움,
그리고 새로운 도전의 대명사이기도 했다.
그의 현란한 발동작이며
특유의 몸짓과 목소리.
시니컬한 표정과 왠지 이 세상과 어울리지 않는 듯한 묘한 미소.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그런 그의 사망 소식 뒤에
그의 앞으로 수백만달러의 빚이 있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한때는 "네버랜드"의 직원들에게 급여도 주지 않아 캘리포니아 당국으로부터 고소를 당할 뻔도 했단다.
결국 "네버랜드"는 지난달에 폐쇄되기에 이르렀고...

자신의 꿈이 부서지는 것을 보면서
그의 정신은 그의 육체보다 더 빠르고 더 깊게 그리고 더 강력하게 무너졌으리라....

잭슨 파이브 시절 최연소 리드보컬 (5세),
최연소 빌보드 차트 1위(11세),
흑인 최초로 롤링스톤지 표지 등장(13세).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인 "Thriller"를 만든 뛰어난 음악가 (1억 9백만장)
19개의 그래미상 수상자.
그리고 두번이나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올랐던 사람.



그가 만들면
한 때,
모든 것이 전설이 되고 역사가 되고 기록이 됐었다. 
그리고 그건 심지어 절대적인 것이 되기까지 했다.
(Billie Jean 에서 "moon walk"라 불렸던 뒤로 가는 안무를 기억하는가!
실제로 나는 그때 그의 신발 밑창에 분명 롤러같은 게 달려있을 거라고 확신했었다...)
<엔터테이먼트> 산업의 진정한 시작,
마이클 잭슨에게서 비롯된 
New World !



어쩐지,
한 세계가 그대로 무너지는 느낌이다.
나조차도 이런 정도의 충격을 받는데 (그의 팬도 아닌 내가.....)
그의 추종자들은 지금 엄청난 공황상태에 빠져 있지 않을까?
"베르테르 효과"
혹 그를 따라 생을 마감하려는 사람들이 생기진 않을까 노파심이 일기도 한다.



팝의 신화였던 그가
그대로 영원히 우리 곁에 신화로 남을 수 있기를....
떠나간 그의 신화 속으로 누군가 함께
동행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사망 소식을 들으며
갖게 되는 어쩔 수 없는 생각이다.



"영원한 팝의 신화"
그 이름이 계속 지켜지기 위해
그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그가 이룩해낸 신화를
끝끝내 지켜내준다면 좋겠다.

파헤침이 "기억"이 아니라는 사실.
따라감이 "추종"이 아니라는 사실.

그는 이제 완전한 그의 세계로 돌아갔다.
그리고 인정하는 건 남은 사람들의 몫이다.
그의 평온한 "쉼"을
진정으로 받아들일 때 그는 다시
"신화"로 돌아올 것이다.
그리고 이번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팝의 황제
영원히 dangerous 할 전설
마이클 잭슨을 기억하며.....
Yor're not alon !
Posted by Book끄-Book끄
달동네 책거리2009. 3. 9. 05:38
 

<단 하루만 더> - 미치 앨봄


단 하루만 더

 
미치 앨봄.

잊혀질만하면 한권씩 책을 내는 사람.

우리나라엔 이 책까지 전부 3권의 책이 출판됐고 모두 베스트셀러에 올라와있습니다.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 그리고 이 책 <단 하루만 더>

한때 제가 사람들에게 즐겨 선물했던 책도 이 사람 책이었습니다.

이유는, 부담감 없이 편하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과, 그리고 실화를 바탕으로 혹은 실화임직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그의 화술능력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었거든요.

영혼이나 죽음에 대한 그의 동양스런 생각도 친근하게 느껴졌구요.

그의 소설을 함축시킨 단어를 찾으라면 “인연”과 그리고 “관계, 소통”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에서는 죽음의 순간까지도 세상과 따뜻하게 소통함으로써 주위를 변화시키는 신비로움을 만날 수 있었고,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을 읽을 땐 내가 하는 아주 사소하고 작은 행동이 누군가의 생과 사를 결정하게 된다는(결정할 수도 있다는...이 아니라) 섬뜩한 기운도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 책 <단 하루만 더>에서는,

빙의에 가까운 죽음의 체험과 그 곳에서 만난 죽은 자와의 소통.

그로 인해 새롭게 제 2의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왕년의 잘 나가던 시절”

그 시절이 없거나 그립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과거의 그 “왕년”에 발목이 잡혀 지금 서서히 무너져 가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어린 시절 가족의 해체를 경험했던 그의 손엔 지금 한 장의 사진이 들려있네요.

사진 한 장으로 통보 받은 딸의 결혼 사실.

어른이 된 그는 또 다시 가족의 해체를 느끼며 결심을 하게 되죠.

그리고는 고향으로 차를 몰고 떠납니다.

예기치 않은 교통사고에서 도망쳐 나온 그는 어린 시절 자신의 꿈을 키워준 야구장을 찾아가 높이 솟은 물탱크 앞에 지금 서 있습니다.

하나, 둘, 셋!

허공을 향해 뛰어내린 그의 눈앞에 뭔가가 스치듯 지나갑니다.

이미 몇 년 전에 심장마비로 사망한 당신의 어머니가...

아픔과 상처 속에서 깨어난 그 사람은 어머니를 만나 다시 어머니의 아들로 돌아가 함께 대화를 하고, 산책을 하고, 어머니가 준비해 주는 식사를 합니다. 따뜻한 온기 속에서.

그는 어머니와 함께 한 사람, 한 사람 평온하고 아름답게 죽음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납니다.

간호사에 미용사, 청소부이기도 한 어머니는

그들의 마지막을 함께 준비해주죠.

어머니는 모든 걸 포기한 아들에게 “죽음”을 통해 “삶”을 깨닫게 해 주고 싶었던 겁니다.

다시 돌아가고 싶도록, 그래서 다시 시작하고 싶도록 말이죠.

어머니는 마치 죽음의 강을 건너 주고 배 삯을 받는다는 그리스 신화 속 뱃사공 “카론”을 떠오르게 합니다.

배 삯으로 건네지는 한 닢의 동전 대신 그녀는 아들에게 새 삶의 약속을 무언 중 받아내고 있는 셈이죠.

돌아간다는 건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지만 아예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는 사실을 아들 또한 어머니와 보낸 그 짧은 하루의 시간동안 진심으로 체화하게 됩니다.

자, 이 정도면 아주 성공적인 deal이 이루어진 셈이네요.


모는 가족의 이야기는 결국 다 “유령 이야기”라고 합니다.

오늘 내 모습으로 인해 내 가족 누군가가 통곡하고 있다면 그 사람이 살아 있든, 혹은 죽어 있든 내가 그 사람을 다시 유령으로 만들어 버리게 된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당신은 누군가의 품 안으로 뛰어 들어가 통곡할 자신, 혹 있으세요?

살면서 때론 유령을 만나는 것보다 누군가의 앞에서 통곡하게 될까봐 그게 더 두렵고 무서운 게 사실입니다.

제 인생 하나 책임질 깜냥조차 못되는 허접인생처럼 취급될까 두려워 어쩌면 울음을 꾹꾹 참게 되는지도 모르죠.

그런데 속으로 담기는 울음의 폭발력을 아세요?

장담컨대 그 위력은 한 사람의 인생은 뿌리까지 그리고 흔적없이 날려버릴 정도죠.

이 책을 만나고 난 후의 느낌은,

이제 정말 잘 돌아가야겠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리고 “통곡”을 통한 “정화”가 필요하다면 혹은 찾아온다면 도망치진 말아야겠다는 사실도요.

세상의 모든 인생은 짧든 길든 결국은 집을 찾아가는 “귀로의 여정”이라는 말, 이제는 조금씩 이해하게 됩니다.

살면서 어쩌면 저 또한 그럴지도 모르죠.

인생에서 “단 하루만 더”를 바라게 되는 날이 오게 될지도요.

그런데 그리운 사람, 사랑했던 사람과 단 하루만이라도 더 보낼 수 있기를 간절히 원하는 사람이라면, 그에게는 이미 그 하루가 주어져 있는 셈이라네요.

그렇다면 이제 남은 문제는 “어떻게 돌아올 것인가”라는 사실이겠죠?

혹 돌아오고 싶지 않다면......

이 말이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부터 제가 당신의 편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그러니 부디...

잘 돌아와 주세요...

당신의 “되돌아옴”을 기다리며......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