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국회의사당 근위병 교대식'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10.05 그리스 아테네 둘러보기 - 해피 트레인
  2. 2013.09.24 음주산책
여행후 끄적끄적2013. 10. 5. 09:02

아테네 산티그마 광장 가까이에 있는 맥도널드 건너편을 보면

빨간색 해피 트레인 타는 정류장이 있는데

우리나라 놀이동산의 코끼리 열차를 떠올리면 된다.

차이가 있다면 이 미니열차가 대중교통 시설과 함께 다닌다는 사실!

어른은 6URO, 어린이는 4URO 인데 24시간동안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모나스트라키 광장과 아크로폴리스에서 내릴 수 있어서 그 일대를 구경한 후 다음 열차를 탈 수도 있다.

정류장이 정해져 있긴한데 탑승객이 요구하면 그때그때 눈치껏 내려주는 것 같다.

좁은 골목길을 들어가면 타베르나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손인사도 해주고

작정만 한다면 테이블의 음식도 집어갈 수 있을 정도로 거리도 가깝다.

(실제로 그러면 절대로 안되겠지만!)

 

해피트래인의 대략적인 루트를 적어보면,

국회의사당 - 대통령궁과 수상 관저 - 근대올림픽 경기장 - 자피온 - 제우스 신전(하드리안의 문) - 플라카 지구

- 모나스티라키(로만 아고라) -  고대 아고라(아탈로스 스토아, 헤파이스토스 신전) - 아크로폴리스

열거된 지역들을 가까이 혹은 멀리 훓고 지나가는데

나같은 초행 관람자에겐 한번쯤 타봐도 좋을 열차.

도시의 전체적인 활력과 사람들의 느낌을 아주 조금은 짐작할 수 있다.

워낙에 관광객이 많은 도시라 그렇겠지만 이방인에게 참 친절한다.

영어소통이 어렵다는 게 단점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영어를 잘하는 건 절대 아니고...)

이상하게 나는 아테테 좁고 오래된 골목들이 살갑다.

아주 어릴때 살았던 동네를 떠올리게도 하고.

오래된 건물과 현대식 건물이 함께 공존하는 모습도 보기 좋고

특히고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개성만점은 벽화들은 보고 있으면 슬며시 미소를 짓게 만든다.

이 동네... 한 집 걸러 한 명씩 예술가가 살고 있는거 아닐까???

 

하드리안의 문과 제우스 신전.

로마 황제 하드리안이 이 도시를 방문한 걸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다는 문은

현재는 아테네의 구(久)거리와 신(新)거리를 구분짓는 일종의 경계선 역할을 한다.

과거에는 그리스인 마을과 로마인 마을을 구분짓는 문이었단다.

AD 129년에 세워진 문은 3개의 출입구가 있었다는데

지금은 2개만 복원돼서 세워진 상태다.

생둥맞기도 하고 고풍스럽기도 하고...

뭐랄까? 예전에 대로변 한복판 우뚝 서있는 독립문을 처음 봤을 때의 그 느낌!

(지금은 서대문 형무소가 복원되면서 그 일대가 공원으로 조성되긴 했지만 과거엔 사실 좀 생뚱맞았었다.)

제우스신전은 원래는 기둥이 104개나 되는 그리스 최대 규모의 신전이었다는데 지금은 15개만 남아있다. 

그것도 한 개는 강풍에 쓰러졌다는데 김밥 썰듯이 아무지게 썰어져있다.

(이렇게 무식한 소리를 해도 될라나???)

제우스 신전은 아크로폴리스의 파르테논 신전보다 훨씬 더 웅장했단다.

지금 모습만으로는 과거의 규모를 도저히 짐작조차 못하겠지만

기둥 상단의 화려한 장식을 보면 조금 상상이 될 것 같다.

완공하는데 무려 650년이나 걸렸다니 그리스 최대 신전이라는 말은 확실하지 않을까! 

 

근대올림픽 경기장 앞에 세워진 원반던지는 사람을 형상화한 조형물은

동작이 너무 날렵하고 힘있어 보여 찍었는데

흔들리는 해피트래인에서 정말 어렵게 한 컷 건진 사진.

모나스티라키역에서 잠깐 멈춰서 로만 아고라도 봤는데

아우그스투스 호아제 시절 상업과 철학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곳이란다.

(별도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하는데 밖에서도 너무 잘보여서... ^^)

기둥 하나의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신전만큼이나 규모의 압박이 느껴진다.

 

파란 하늘에 참 잘 어울렸던 그리스 국기와 야경이 좋다는 리카비토스 언덕.

리카비토스 언덕은 아테네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일몰과 야경이 유명한 곳인데

아쉽게도 일정이 짧아 직접 올라가진 못했다.

동네를 산책하다 우연히 발견한 노란색 우체통도 한 컷.

우리나라의 빨간 우체통에만 익숙했었는데

이곳에서 다른 모양과 다른 색의 우체통을 보니 특이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고...

(별 게 다 재미있다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아테테는 꼭 비 갠 오후 느린 산책같은 도시다.

그래선지 똑같은 색이라도 더 선명하게 눈에 담긴다.

걸음도 자연히 느려지고...

단지 길거리를 걷는 것뿐인데도 너무나 좋았다!

이런 느림의 여유가!

늦은 밤에 다시 찾아간 산티그마광장 국회의사당.

국회의사당 오른쪽 벽에는 그리스어로 "KOPEA"라는 단어가 있다고해서 확인하러 갔다.

증거사진도 한 장!

매년 6월 25일에 한국전에 참전한 그리스용사들의 기념식이 이곳에서 열린단다.

솔직히 이 산책의 목적은 뭣 모르고 마신 화이트 와인때문이었다.

살짝 취해버려서 술을 깰 목적으로 나온 음주산책!

그런데 그게 또 운좋게도 근위병교대식 시간과 딱 맞아떨어진거다.

플래시가 없어서 사진찍는 건 포기하고 핸드폰 카메라로 동영상을 찍었는데

그걸 어떻게 올리는지 아직 몰라서...

(엄청난 기계치의 위엄!)

분명 각잡히고 절도있는 움직임이긴 한데 동시에 아주 재미었고 만화적이다.

아마도 신발 때문이지 않았을까?

위병들이 신은 군화(?)가 꼭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에 나오는 난장이 신발같다.

앞뒤에 탭댄스를 추듯 발을 움직이는게 (그것도 한쪽 발 위주로) 꼭 장난감 인형들의 움직임 같다.

교대식이 끝나고는 자기 위치에서 미동도 없이 서있는 것도 신기하고..

 

이번 여행에서 가장 짧은 일정이었던 아테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테네는 이틀이란 시간동안 참 많은 모습을 보여줬다.

아테네는 내겐 "미소"였다.

그것도 비온 뒤 맑게 갠 하늘 같은 그런 미소.

그래서 지금은 참 미안하다.

다시 갈 수 없을 것 같아서...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3. 9. 24. 06:23

워낙에 알콜 자체를 좋아하지도 않아 회식때도 전혀 술을 안마시는데 오늘 와인을 마셨다. 와이너리 투어가 여행상품으로 나올 정도로 와인이 유명한 산토리니에서 제일 작은 화이트 와인과 크랙커를 샀었다.계속 끌고 다녔었는데 그것도 짐이라고 귀찮기도 하고 몸도 피곤해서 호텔 근처 마켓에서 치즈를 하나 사서 마셨다. 결론은 ... 조카들이 이모가 술마시는거 첨 본단다. 나도 언제가 마지막 알콜 섭취였는지 까마득하긴 힌다. 근데 원래 와인이 정종맛이 나는게 맞는건가??? 

맨정신도 아니면서 조카들을 끌고 그야말로 음주산책을 다녀왔다. 숙소에서 아크로폴리스로 이어지는 플라카거리를 산책하서 기념엽서도 샀다. 마지막으로 들른 상점에서 5장을 사고 계산하려고 10유로를 냈더니 지금 잔돈이 없다면서 그냥 가져가란다. 망설이는 내게 가게주인이 쿨하게 말한다. 노 프라블럼이라고... 여행자에게 보내는 친절이라고 생각하고 땡큐를 보내고 과감히 나왔다. 이번 여행이 이런 이벤트를 선사하는구나 생각하면서...

알콜도 들어가고 뜻밖의 선물도 받아서 가라앉았던 기분이 업이 됐다. 참 단순하구나 나란 사람은? 기분좋게 돌아오는 길에 국회의사당 앞을 지나왔는데 또 운이 좋게 딱 시간 맞취 근위병 교대식을 하더라.어찌나 애간장을 녹이게 움직이던지... 끝인가 싶으면 천천히 다시 움직이고 움직이고,  정말 엄청난 밀땅이더라. 조카들이랑 아주 인상깊게 잘봤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숙소로 다시 돌아온 시각은 거의 밤11시! 몸은 여전히 피곤하고 머릿속은 알딸딸한데 잠은 아직 안온다. 자야 하는데... 알콜이 나를 너무 멀리까지 데니고 갔다. 좀 자라고 몸이 시위한다. 이제 제발 말 좀 듣자!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