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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8.26 조카의 일기
  2. 2009.07.24 조카의 일기
그냥 끄적 끄적...2010. 8. 26. 06:28
여름방학 중인 조카들이 날마다 잊지 않고 쓰는 게 있다.
바로 일기!
예전에 나는 초등학교 다닐 때
방학숙제 중에 하나였던 일기를 몰아서 썼었는데...
귀차니즘의 절정은 남들이 지난 일기를 한꺼번에 몰아서 대충 쓸 때
나는 한 달 전 일기를 미리 다 써놓곤 했었다. (날씨만 빼고... ^^)
앞서가도 너무 앞서갔던 거다.
미리 쓰고 실껏 놀고 싶어서 그랬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려고해도 무슨 내용으로 썼는지는 전혀 기억이 없다.
아마도 엉성한 상상력이 남발이었겠지만...



지난 일요일에 조카 녀석들을 데리고 <토이스토리3>을 봤었다.
두 녀석 중에 동생의 일기인데
글자도 또박또박하고 내용도 제법 자세해서 읽으면서 웃음이 났다.
(물론 맞춤법이 틀린 게 간혹 눈에 띄긴 하지만...)
상암 월드컵 경기장이 집에서 가까운 편이라
간혹 조카들을 데리고 이모 노릇하러 영화관을 찾을 때가 많다.
덕분에 이 나이에 에니메이션은 제법 섬렵하는 중.
3D 영화도 조카들 덕분에 얼마전에 처음으로 봤다.
(나의 첫 3D 영화는 슈렉!)
그런데 솔직히 <토이스토리3>는 내가 더 재미있게 본 것 같다.
카우보이 인형은 탐도 난다.



두 녀석 중에 오빠놈이 쓴 일기의 제목은 "구수한 청국장" 이다.
하루의 대부분을 할머니랑 지내는 조카들은
거의 식성이 할아버지 할머니랑 동급이다.
김치나, 된장국, 청국장 같은 걸 어찌나 맛있게 먹는지
가만히 보고 있으면 신기할 정도다.
청국장이 소고기, 아니 한우보다도 훨씬 맛있단다.
그것도 밥에다 비벼서 아주 제대로 먹는다.
냄새까지 음미하면서 말이다.
조카들이 알면 기겁할지도 모르지만
간혹 훔쳐보는 초등학교 3학년, 2학년의 일기는 왠만한 소설을 능가한다.
이 녀석들 때문에
요즘 내 초등학교 기억들도 새록새록 떠오른다.
기특하고 고마운 녀석들 ^^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09. 7. 24. 18:57
일본에서 살고 있는 조카가
여름방학이 되서 한국에 다니러 왔다.
일본에서 외국인학교 8학년을 다니고 있는 조카는
우리말은 곧 잘 하지만 아무래도 쓰는 게 영 어려운 모양 ^^
(문제의 한글 맞춤법... )



퇴근길에 과일을 사 갔더니
고맙다고 그것도 일기에 써준 이쁜 조카
이모가 "차매"를 사왔단다.
(처음엔 놀랐다. 이모보고 치매라고 하는 줄 알고.....^^)
그것도 "빈일봉지(비닐봉지)"에 담아서 한시간이나 "드러서"  왔다고....



빈일봉지"애"가 아니라 "에"라고 했더니
자기는 "에"를 안 쓴다고.
왜냐하면 "기차나"서....
"애"와 "에"는 같은 뜻인데 왜 다르게 쓰나고
이모가 놀린다고 생각하면서
이해하기 어려워 한다
(어리둥절해하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



14살인 조카는
확실히 또래의 한국 아이들보다 훨씬 더 배려심도 많고 양보도 많이 하고 착하다.
외국인 학교에 다녀서 그런지 어느 정도 서구화된 성격과 행동도 많이 하고... (정말 너무 좋은 의미의)
"고맙다"는 말 "감사하다"는 말,
그리고 free hug 같은 애정담긴 skinship
이쁘게 그리고 잘 커준 조카가 또 너무 고맙고 감사해
요즘 이모 눈엔 웃음이 가득하다.

이상하지?
난 "조카"라는 단어만 들어도
그냥 맘이 풀어진다.

내가 우리 조카들의 "이모"인 게
그리고 "고모"인 게
너무 다행이고
늘 감사하고
마냥 행복하다.

완전 소중한 조카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