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3. 11. 11. 09:15

<풍월주>

일시 : 2013.11.09. ~ 2014.02.16

장소 :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대본 : 정민아

작사 : 박기현

연출 : 이종석

음악감독 : 구소영

출연 : 정상윤, 조풍럐 (열) / 신성민, 배두훈 (사담)

        김지현, 전혜선 (진성여왕) / 임현수, 최연동 (운장)

        김보현(궁곰), 이민아(여부인), 김지선(진부인)

제작 : 극단 연우무대, CJE&M

 

재연 소식을 듣고 기다렸다.

솔직히 말하자면, 작품을 기다렸던 건 아니고 정상윤을 기다렸다.

리딩공연에서 그가 보여준 열이 아주 인상적이였기에..

그런데 정작 올려진 초연에서 정상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서윤미의 신작 <블랙메리포핀스>와 <풍월주> 중에서 정상윤은 전작을 선택했고

나는 그런 정상윤이 현명한 선택을 했다고 평가했다.

배역은 좀 다르지만 정상윤과 김재범이 이번엔 작품을 바꿔서 출연한 것도 개인적으론 참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론 이 두 배우가 한 무대에서 공연하는 걸 보고 싶다.

그러면 섬세함의 끝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이 작품도 아마 "정상윤" 열이 아니었다면 굳이 프리뷰까지 챙겨보진 않았을거다.

 

초연때도 작품 자체의 줄거리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가슴 밑바닥을 건드리는 은근한 감성은 꽤 오랜동안 여운으로 남았었다.

초연만한 재연은 없다고 하지만 초연이 성공적이어서 크게 바뀌진 않을거라고 예상했는데

완전히 허를 찔렸다.

이재준 연출이 만들어 놓은 감성은 이종석 연출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누군가는 그러더라.

좋은 배우들이 낭비되고 있다고!

솔직히 말하자.

이 발언에 100% 동감한다.

심지어 초연때보다 너무 가벼워서 살짝 천박하기까지 했다.

무대와 의상, 조명도 초연때가 훨씬 단정하고 의미있다.

공고를 떠올리게 하는 풍월들의 옷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팔을 스치는 소림사같은 인사법도 옷자락을 휘날리며 바닥에 엎드리는 인사법도 슬램스틱 코미디같다.

투우사들도 아닌데 남녀를 불문하고 모든 배우들이 어찌 그리 옷들을 펄럭거리던지...

사담과 열의 밀고 당기는 액션도 너무 과해서 우스꽝스럽다.

초연때도 춤사위는 많이 많이 어색했는데 재연에 비하면 그때 춤사위는 인간문화재급이라 하겠다.

마당놀이를 떠올리게 하는 천막도 흉흉했고

배우들이 움직일때마다 삐걱거리던 소리도 계속 귀에 거슬렸다.

기생집에 울리던 산사의 종소리도

열과 진성여왕의 말도 안되는 춤사위는 암담했다.

도저히 감성과 아련함이 자리 잡을 틈을 안줘서 보면서 너무 많이 당황했다.

(무대에서 작두를 탈 것 같던 장님 의원인지 점장이인지도 황당했고

시기 질투로 가득찼음에도 불구하고 존재감이 전무했던 궁곰도

호위무사가 담을 공격하는 장면도

백만대군을 이끄는 장군같던 임헌수 운장도 보고 있기가 힘들었다.

음악도 경박해졌고 배두들의 동선은 서로 엉키고 꼬이고 말도 아니었다.

 

왜 이렇게 되버린걸까?

도대체<풍월주>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암담했고 답답했고 막막했다.

단지 위안이 됐다면 김지현, 정상윤, 신성민의 연기였다.

신성민은 매작품마다 참 성실히, 열심히 쑥쑥 자라는 게 보였고

정상윤 열의 오열하는 모습은 가슴을 허물어지게 만들었다.

험난하고 뒤죽박죽한 작품 속에서 정상윤은 정말 꿋꿋하게 잘 버텨서 그게 더 신기했다.

(그래도 그 정체불명의 춤사위는 좀... 어떻게 해야 하는 거 아닐까?)

다 아쉽고 씁쓸했지만 제일 아쉬웠던 건 앤딩 장면.

위에서 내려온 하얀 천이 무대 전체를 감싸고

그 위에서 다시 만난 사담과 열.

이 장면을 없앤 건 정말 큰 실수다.

아무래도 초연만한 재연이 없다는 건 확실한 것 같다.

초연때도 프리뷰 이후에 수정을 했던에 이번에도 수정이 됐으면 좋겠다.

그런데... 그러기엔!

너무 큰 대수술이 필요할텐데...

이쩌면 좋을까.

이 아까운 배우들을...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10. 9. 12:35

<Thrill Me>

일시 : 2013.05.17. ~ 2013.09.29.

장소 : The STAGE

대본,작사,작곡 : 스티븐 돌기노프

연출 : 쿠리야마 타미야

무대 : 이토 마사코

조명 : 가츠시바 지로

출연 : 오종혁, 박영수, 신성민 (나-네이슨)

        정상윤임병근, 이동하 (그-리차드) 

        신재영, 곽혜근 (피아니스트)

제작 : (주)뮤지컬해븐, CJE&M

 

어느틈에 아홉번째 관람이자 이번 시즌 마지막 관람이 됐다.

그리고 정상윤 "그"와 오종혁 "나'의 마지막 공연.

"정상윤의 리처드"는 "정상윤의 네이슨" 만큼이나 좋았다.

아무래도 "정상윤 = 쓰릴미" 라는 개인적인 공식은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 같다.

이 개인적인 공식은 이젠 일종의 헌사이지 기록이 됐다.

정상윤의 막공 피아니스트가 신재영이길 은근히 바랬는데 아니라서 살짝 실망했지만

이날 곽혜근은 정말 최고의 연주를 보여줬다.

곽혜근의 연주와 오종혁 네이슨이 한 몸 같이 느껴지는 순간은 정말 소름이 돋기도 했다.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 대부분이 기립을 했다.

소극장에서 기립한다는 건 참 쉽지 않은 일인데 뭐랄까, 일종의 환각 비슷한 상태였던 것 같다.

배우들도, 그리고 관객들도.

그리고 정상윤은 이 작품에 관한 한 "기립"을 받기에 충분하다.

마지막 무대 인사 후에 자리를 뜨지 못하는 그의 모습은 참 아름다웟다.

너무나 아쉽다면서 "아무 말도 안 하고 그냥 여기에 계속 서있었으면 좋겠다"는 그의 말 속엔

배우가 작품에 갖는 애정과 진심이 그대로 담겨있었다.

그의 아쉬움만큼이나 정상윤의 쓰릴미와 이별해야하는 관객들이 아쉬움도 너무나 컸다.

그런 경우가 있다.

공연을 보고 있으면 "와~~ 저 배우는 정말 이 작품을 사랑하는구나!" 라는게 절절히 느껴지는 그런 경우.

그런 작품은 확실히 남다른 감동이 있다.

그게 희극이든, 비극이든.

 

개인적으론 30대의 정상윤이 40대, 50대가 넘어서도 이 작품을 계속 놓치 않았으면 좋겠다.

<쓰릴미>와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그의 모습을 너무나 보고 싶어서...

그리고 정상윤이라면 그 나이에 맞는 <쓰릴미>의 일면들을 매번 새롭게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수고했다! 정상윤!

그리고 당신의 네이슨도, 당신의 리처드도 정말 최고였다.

오래 걸리진 않겠지만 다시 올라오게 될 <쓰릴미>도 정상윤 당신 때문에 기꺼이 기다리련다.

천 번의 박수를 천 만번 보내며...

 

* 개인적으론 박영수 네이슨과 정상윤 리처드는 꼭 다시 볼 수 있기길 바란다.

  아홉번의 관람 중 내게 최고의 <쓰릴미>를 안겨준 페어가 이들이기에...

  그리고 정상윤의 다음 작품이 11월에 시작되는 <풍월주>의 "열"이다.

  리딩공연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줘서 기대가 컸었는데

  서윤미의 <블랙메리포핀스>초연과 겹쳐지면서 "열"을 못했었다.

  이제 드디어 정상윤의 "열"을 볼 수 있게 됐으니 것도 참 다행이다.

  <풍월주>의 "열" 역시도 정상윤에게 딱일테니까!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2. 6. 13. 07:48

<풍월주>

 

부제 : 바람과 달의 주인

일시 : 2012.05.04. ~ 2012.07.29.

장소 : 컬처스페이스 엔유

극본 : 정민아

작곡 : 박기현

연출 : 이재준

음악감독 : 구소영

출연 : 성두섭, 이율 (열) / 김재범, 신성민 (사담)

        구원영, 최유하 (진성), 김대종 (운장어른)

        원종환 (궁곰), 임진아, 신미영 (부인들)

 

<풍월주> 두 번째 관람.

열과 사담은 지난번과 같은 성두섭, 김재범이었고 진성여왕만 최유하로 관람했다.

 

첫번째 관람 이후 리딩공연에 비해 아쉬운 점이 많아서 다시 찬찬히 살펴보고 싶었다.

두 번을 봤는데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

호불호를 결정하기에 참 애매하다.

조금은 위험하지만 상당히 매력적인 소재인데 풀어나가는 과정이 너무 유치한 것도 같고.

여성팬만을 겨낭해 수입을 올리자는 상업성 농후한 작품인 것도 같고.

그러면서도 넘버와 대사는 꽤 잘 나왔고.

(노골적인 성적 묘사도 꽤 있지만 전혀 거슬리지 않는다. 남자 기생들 아닌가...)

무대와 의상은 정체불명이지만 그래도 이해불가의 정도는 아니고.

조명의 색감과 극의 마무리는 꽤 인상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딩 공연때만큼의 감성과 애절함이 본공연에서는 좀처럼 느껴지진 않으니

의외로 미스터리다. 이 작품!

(도대체 너의 정체는 확실히 뭐냐?)

 

<풍월주>가 성두섭, 김재범이 아니었다면 과연 지금같은 성공이라도 할 수 있었을까?

아마도 아니었으리라.

그런 점에서 어쨌든 이 작품은 성두섭, 김재범에게 일종의 빚을 진 셈이다.

물론 이율, 신성민을 안 보고 이렇게 말한다는 게 모순이겠지만

일단 비주얼상으로 이율 열은 남자기생을 할 만한 꽃미남과는 아닌 것 같고.

(게다가 "뮤지컬계의 비"로 일컬어지는 성두섭과 비교하면 안스럽게도 더욱 그렇다.)

사랑과 우정을 오가는 오묘한 분위기를 표현하기에 사담 신성민의 이력은 아직 얉다.

첫번째 관람때에도 성두섭조차도 연기 기복이 심해서 좀 걱정스러웠었는데...

다행히 이번엔 무난한 열을 보여줬다.

전체적으로 음색과 모습, 자세가 두루 성두섭에게 잘 맞는 배역이다.

("밤의 남자"에서 춤을 조금 더 잘 췄으면 금상첨화겠지만...)

김재범 사담은,

더도 덜도 말고 딱 사담같다.

본인은 이런 유약한 이미지로 굳어지는 게 싫어서 처음엔 사담역을 고사했다는데

뭐 이런 쪽으로 일가를 이루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최유하 진성은,

극의 후반부엔 참 절절하더라.

구원영이 약간 광적이고 독선적인 여왕을 표현했다면

최유하는 가사말 그대로 그저 한 남자를 바라는 한 여인으로 진성을 표현했다.

그래서 열이 스스로 선택한 죽음에 그렇게 고요히 통곡할 수 있었으리라.

운장어른 김대종, 궁곰 원종환도 배역에 잘 어울린다.

시종일관 희극적인 인물인 궁곰이 사담의 죽음에서

애타는 절규로 비극적 표현을 하는 장면은 인상적이다.

원캐스팅으로 가는 운장어른 김대종은 6월 22일부터 시작되는 <전국노래자랑>에도 출연하는 모양이다.

과연 두 작품 중 어느 작품에서 빠지게 될지 살짝 궁금해지긴 한다.

그래도 자칭 운루의 CEO로 관객과의 대화에서 사회자 역할까지 도맡아 했었는데...  

차기 운루 CEO가 지금 열심히 칼춤을 연마중이려나????

(그렇다면 이번엔 그럴듯한 칼춤을 보게 되길 개인적으로 희망한다. 김대종은 칼춤은 아무래도 좀 둔탁해서...)

 

개인적으로 <풍월주>는 스토리보다는 빛, 색, 음(音)이 화합과 조화가 마음에 든다.

작품의 분위기에 따라 조명이 바뀌는데 그 색을 따라가면 참 묘한 느낌에 빠진다.

그리고 애절한 장면에 흐르는 해금의 선율도 썩 잘 어울린다.

여기에 선의 조화까지 이루어졌다면 참 좋았을텐데 조금 아쉽다.

그리고 프리뷰 공연 때는 사담이 죽고 난 후에 열이 오열하며 부르는 노래가 있는데

본공연에서는 이 노래가 빠졌다.

너를 죽게 만들어서 미안하다는 열의 처참한 고백과 후회를 담은 노래였는데

그전까지는 동성애보다는 좀 특별하고 각별한 우정을 보여준 두 사람이

이 부분에서 사실은 깊은 사랑이었음을 드러내준다.

나름 반전이라고 생각하는 노래였는데 왜 뺐을지 의문이다.

이 노래를 맞물리면 마지막 장면에서

두 사람의 장난스런 희롱 장면이 더 애뜻하게 다가왔을텐데 아쉽다.

 

성두섭 열과 김재범 사담은

극의 후반부로 갈수록 몰입의 정도가 참 지극하다.

커튼콜까지 그 감정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모습을 보면 좀 짠한 마음도 든다.

확실히 배우에 의해 배역이, 작품이 상당 부분 힘을 얻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두 사람이 빠진 <풍월주>는 사실 좀 맥이 빠지는 느낌이다.

아게 비록 잘 모르는 사람이 갖는 기우에 불과할지라도...

 

* 몰랐는데 커튼콜에서 성두섭 열이 상의를 바꿔입고 나온다.

  상의에 달린 휘장이 처음엔 회색이었는데 나중엔 붉은 색으로 변해있다.

  그냥 그런 작은 디테일의 변화가 뭔가 최후까지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2. 5. 23. 08:10

<풍월주>

 

부제 : 바람과 달의 주인

일시 : 2012.05.04. ~ 2012.07.29.

장소 : 컬처스페이스 엔유

극본 : 정민아

작곡 : 박기현

연출 : 이재준

음악감독 : 구소영

출연 : 성두섭, 이율 (열) / 김재범, 신성민 (사담),

        구원영, 최유하 (진성), 김대종 (운장어른),

        원종환 (궁곰), 임진아, 신미영 (부인들)

 

유투브에 올려진 리딩 공연을 보고 찌릿했었다.

정상윤, 김태한, 김지현이 열과 사담, 진성여왕으로 참여했었다.

(이 캐스팅이 실현되길 정말 진심으로 원추했건만...)

실제 무대가 다 갖춰진 공연이 아닌 단지 대본을 들고 느낌있게 맞춰보는 리딩 공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유투브를 통해 본 이 작품의 첫인상은 강렬했다.

입소문 때문이었을까?

CJ문화재단에서 후원하는 창작자 육성 프로그램 선정작 <풍월주>는

2012년 가장 보고 싶은 신작 창작 뮤지컬로 선정되기까지했다.

실제로 프리뷰 공연은 티켓오픈 5분만에 매진되는 진기록까지 일어났다.

(나도 정말 어렵게 프리뷰 티켓을 거머줬었다. 그런데 날려버렸다. 조카들때문에...ㅋㅋ) 

<블랙메리포핀스>와 함께 무지 기대했던 작품 중 하나였는데 드디어 대면했다.

 

관람한 후 느낌은,

리딩 공연 때의 분위기가 개인적으로 훨씬 더 좋았다.

소극장에 3층 무대를 설치해선지 동선도 복잡해졌고 덕분에 산만한 느낌이 들었다.

정적이고 고요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그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간 셈이다.

음악도 국악기를 조금 더 많이 활용하면 좋았을 것 같다.

(리딩 공연에서는 상당히 한국적으로 느꼈었는데...)

리딩 공연보다는 전체적으로  현대적이고 세련됐다고나 할까?

음악, 의상, 무대 전반적으로 "퓨전"이다.

(또 다시 내가 싫어하는 불명의 퓨전사극의 등장이다.)

그리고 정상윤이 불렀던 "열의 노래"가 본 공연에서는 빠진 것 같아 아쉽다.

느낌이 정말 좋은 곡이었는데...

 

사담 김재범은 역시나 연기와 노래 너무 좋았고 감정표현도 아름다웠다.

감정과 상황에 따라 목소리톤을 변화시키는 모습을 보면서

김재범 배우도 참 여전히 열심이구나 싶었다.

이 사람이 열을 했어도 참 좋았겠다는 생각도 했다.

구원영 진성과 김재범 사담이 부르는 "내가 아니면, 네가 아니면"은 참 불쌍하고 가련하더라.

열 성두섭은 무대에서 처음 봤는데 일단 비쥬얼과 무대에 서 있는 자태가 참 좋았다.

아직 이율이 무대에 오르지 않아 혼자서만 공연을 끌고와서 그런지 간혹 피로감이 보인다.

그래도 후반부에 갈수록 감정몰입이 점점 안정적이라 좋았다.

대사전달과 딕션도 참 좋고 인물에 대해서도 애정을 가지고 세세히 잘 준비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춤도 전수받고, 일부러 붓글씨도 배웠다고 하더라.

(1층 관객은 무대 높이 때문에 붓글씨가 안 보이지만 2층 관객은 잘 보이기때문에 일부러 학원에 다녔단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처음부터 인물가 극에 깊게 빠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연륜이 조금 더 쌓이면 점점 더 좋은 배우가 되리라는 기대감을 품게 한다.

(그러니 이제 아이돌스럽고 하이틴스런(?) 작품은 슬슬 피하는 게 어떨지...)

마지막 장면,

운루가 하얀 천으로 덮이면서

죽은 열과 사담이 만나는 장면은 아주 인상적이다.

연출의 힘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이 작품를 동성애 코드로 자꾸 홍보하는 모양인데

(한국의 "쓰릴미"라는 소리도 들었는데 절대 공감할 수 없다!!!)

마지막 장면을 제외하면 사랑보다는 오히려 남자들의 진하고 순수한 우정에 가깝다.

그래선가?

진성여왕의 질투가 좀 빈약해졌다.

전체적으로 진성여왕이라는 인물 자체의 임펙트도 너무 약해진 것 같고 아쉽다.

이래저래 참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다.

그래선지 리딩 공연때의 정상윤, 김태한, 김지현 캐스팅으로 <풍월주>가 공연됐다면 어땠을까 상상하게 된다.

정상윤은 <블랙메리포핀스>와 겹쳐서 어쩔 수 없었겠지만

깁태한과 김지현이 빠진 건 좀 의문이다.

그렇다고 열심히 하고 있는 지금의 캐스팅에 실망했단 의미는 아니다.

너무 기대감이 컸던건지도 모르지만 왠지 2%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 있다.

어쩌면 기대감 때문에 혼자서 너무 살벌하게 <풍월주>를 키웠는지도 모르겠다.

 

그래, 아직 시작이다!

<풍월주>는 방금 시작된 신생의, 미완의 작품이다.

그러니 남겨진 가능성 또한 아직 무궁무진하다.

기꺼이 아낌없는 박수와 애정을 보내자.

그러기에 충분한 아름답고 가능성 있는 작품이다.

 

                                                        <2012 풍월주>

 

                                        <2012 풍월주- 내가 아니면, 네가 아니면>

 

 

* 너무나 좋았었던 2011년  리딩 공연 영상

 

                        <너의 뱃속까지 - 정상윤, 김태한>

 

                          <열의 노래 - 정상윤>

 

                            <밤의 남자 - 정상윤>

 

                         <앞날 - 정상윤, 김지현>

 

                 <내가 아니면, 네가 아니면 - 김태한, 김지현>

 

                           <열과 진성 - 정사윤, 김지현>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