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끄적 끄적...2011. 2. 22. 06:23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악감독 박칼린.
<남자의 자격 - 하모니> 덕분에 이제 그녀는 유명인사가 되버렸다.
칼린리더십이 나올 정도니까...
뮤지컬 오케스트라 피트석에서 서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는 건 든든함이었다.
첫느낌 참 강력했었는데...
아마도 이국의 모습때문에 더 그랬겠지만.
그녀가 에세이를 냈다.
<그냥 Just Stories>
재미있다.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건!
그것도 누군가 직접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는 걸 들여다보는 건!



박칼린.
미국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그래서 태생부터 이미 다양성을 몸에 담고 태어난 아이.
그녀도 말했다.
...... 어린 시절의 나를 형성한 것은 다양성이었다. 다양성은 내게 '그 어떤 것도 가능하다'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이것이 바로 내 삶의 규칙인 '균형과 중심'을 가져다주었다. 중심이라는 가치는 어떤 것에 있어서도 한쪽으로 치우치치 않고, 선과 악, 남과 여, 흑과 백을 동시에 지닐 수 있는 에너지와 음양의 조화를 이해할 수 있는 힘을 준다고 생각해왔다. 수많은 다양성과 우리에게 존재하는 모든 것의 중심을 이해하고 살아가는 것이 나에겐 그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나는 음악과 무대를 통해 창의력을 발휘해야 하는 직업을 선택한 사람 아닌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감정과 생각, 색깔과 향을 담을 수 있는 창작이란 '선한 해위'에는 이 중심이라는 가치 없이는 보편성을 지닐 수 없다고 생각한다 ......

책을 읽으면서 폭푹감동까지는 아니지만 잔잔한 그녀의 이야기 속에
열정과 행복, 그리고 자신의 일에 대한 아름다운 충성심(이 느낌을 뭐라고 표현할까?)을 느낄 수 있었다.
충성심이라고는 하지만 그건 주종의 관계나 도제의 관계와는 다른 표현이다.
자발적인 집중력과 완전한 몰입이라고 할까?
그녀의 눈은 참 예리하고 정확하고 그리고 끈기있다.
그녀의 귀는 눈보다 10배쯤은 더 예민하고 정확하다.
그리고 그건 그녀의 일에 절대적으로 중요하고 필요한 요소다.
그녀는 그러니까 잘 갖춘 음악감독이다.
공연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훔치고 싶도록 부러웠던 제 3의 감각을 그녀는 가지고 있다.
작년에 <남자의 자격>으로 그녀가 소위 인기스타가 됐을 때
솔직히 많이 걱정스러웠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뮤지컬 음악감독이니까...
왜 그런 감정 있지 않은가?
자신이 너무 좋아하고 아끼는 뭔가를 다른 사람에게 절대 보여주고 싶어하지않는 그런 아주 아이적인 소유욕 ^^



단상(短想)같은 글들이 의외의 울림을 준다.
박칼린의 inner circle 전수양, 오민영, 최재림 세 명의 동지들과의 인연도 애뜻하고
그녀가 diamonds in the rough라고 말한 박준면, 김선영, 정선아의 아름다움 반짝임에도 공감했다.
100년에 한 번 나타날까 말까 하는 배우라고 평가한,
누가 "발견"하거나 누구의 손에서 '개발'되는 사람이 아닌
스스로 모든 걸 다 하고 있는 "조승우"와의 첫 만남도 재미있다.
<의형제>라는 뮤지컬에서 "더벌이" 역으로 나온 조승우를 보고 <명성황후>의 고종역에 캐스팅 했다는 그녀.
몇 년이 지난 후에 조승우가 그녀에게 고백했단다.
"사실 그날 공연한 사람 나 아니었음. 더블이었던 형이었음"
읽으면서도 나 역시도 당황스러웠다.
따지고 보면 인연(캐스팅)이라는 건 다 정해져있다는 게 정말 맞는 말 같다. 
그리고 그녀의 뮤지컬 <아이다>
막연히 생각했었다.
그녀가 <아이다>에 남다른 애정이 있는 것 같다고...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그 이유를 알았다.
그녀에겐 <아이다>같은 전생의 기억이 흔적으로 남아 그녀의 모든 생애을 따라다니고 있다는 것을...
(나도 바래본다. 그녀가 그 사람과 언젠가 만나지기를...)

Everything and anything's possible!
이걸 위해 그녀는 하루하루  정열을 다해 살아가나보다.
그 정열과 열정으로 잘라도 아프지 않은 손톱과 발톱 또 머리카락까지 아파봤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섬득하도록 무섭고 끔찍하도록 아름다운 열정이다.

열정은 참으로 동적인 거다. 그리고 참으로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다.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뭔가를 향해 질주하게 만드는 힘, 육신이 지쳐도 계속 달리게 하는 힘, 어떤 비판 속에서도 영혼을 불사르게 하는 힘. 열정은 끊임없이 우리를 움직이게 하고 달리게 한다. 그 어떤 목적에 다다를 때까지 우리를 채찍질 한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위해 달리는가, 무엇을 향해 이 모든 지식을 안고 쉴 새 없이 움직이는 걸까.
모든 것 끝에 남는 게 이거 하다다. 퀄리티(quality), 즉, 어떤 질, 그 '무엇'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한 질'의 것인지가 그 존재의 생명력이다. 언급했듯이, 모든 것은 다양한 양상으로 존재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균형 속에서 살아남는 것은 결국 퀄리티뿐일 것이다.


나는 무대에 서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그 무대를 만드는 사람들까지도 전부 존경스럽과 부럽다.
발칼린의 말대로 "약속과 신뢰의 공간"인 무대!
공연중인 무대는 조금의 오차도 결코 용납하지 않는 그런 공간이란다.
잔혹하고 냉혹한 시선과 평가가 뒤따르는 곳이지만
그곳은 매순간, 일 분 일 초 조차도 정교하게 움직여야만 하는 절대적으로 살아있는 무엇이어야 한다.
그래서 그곳에서 필요한건 "최고와 최선"일 뿐이라고...

...... 내가 얘기하는 최고와 최선은 단순히 눈앞의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노력이 아니다. 그것은 어마어마한 생명력과 무궁무진한 에너지를 가진 '열정'이란 감정 속에 깊숙이 박혀 있는 것이다.
최고와 최선은 늘 언제나 그 정도가 향상되는 것이고, 이것을 향하여 달리는 일에는 열정이란 것만이 필요할 뿐이다. 우리 모든 삶의 일 속에 최고와 최선이 불명히 있고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시간과 상태가 있다. 나는 삶을 표현하기 위해 음악과 무대를 선택한 것 뿐이다. 그리고 내가 선택한 이상 나의 전부를 넣어 그것을 표현하고 싶다. 몸속의 세포 하나하나가 하고 있는 일에 감동을 받기를 바란다. 그 세포들이 지지고 볶으면서 거대한 에너지가 발산되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노력과 에너지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 가장 뜨거운 곳에 있어야 한다. 한 발짝이라도 거기서 물러난다는 것은 결국 무언가 하나를 포기했다는 것을 증명한 것과 다름없다. 가장 뜨거운 곳에서 물러난다는 것, 그것은 이미 살아 있다는 것에서 멀어지는 일이다 ......


공교롭게도 이 책을 읽는 동안
내 귀에는 내내 <아이다>가 꽃혀있었다.
덕분에 "박칼린"도 "아이다"도 더 잘 이해가 됐고 아름답게 느꼈다.
이 둘의 궁합은...
참 절실했구나 절감하면서...

아! 나도 구름투어 한 번 하고 싶다.
꼭 누구와 함께가 아니더라도.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10. 9. 9. 06:24
대한민국 첫 프리메라리그 축구선수 박지성 책을 읽다.
<더 큰 나를 위해 나를 버리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주장이자
세계적인 축구 명문클럽인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는 축구선수 박지성.
두개의 심장을 가진 사람,
팀에서 가장 헌신적인 사람으로 손꼽히는 박지성이
축구에 대한 열정과 꿈, 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에세이 형식으로 쓴 글이다.
경기 후에 인터뷰를 할 때
조리있고 차분하게 말하는 걸 여러번 봤었는데 역시나 글도 그렇다.
물론 누군가의 감수가 있었겠지만 그의 노력이 95% 이상은 되어 보이는 책이다.
열약한 체력 조건과 작은 키로 세계적인 축구선수가 되기까지의 그의 노력을 읽고 있으면
왜 맨유에서 그를 높게 평가하하는지,
그리고 왜 매번 국가대표 경기가 있을때마다 전 국민이 그를 전적으로 믿게 되는지 그 이유를 충분히 알게 된다.
그가 우리에게 왜 최고의 축구선수일 수밖에 없는지를...



일본을 거쳐 네덜란드,그리고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 맨유의 선수가 된 박지성.
그도 처음엔 맨유에서 벤치만 지킨다고 "벤치성" 
밥만 축낸다고 "밥지성"이란 말을 들어야 했단다.
영국의 집에 들어가는 게 꼭 교도소에 들어가는 것 같았다는 그의 고백에 가슴은 뭉클해진다.
하지만 그를 두고 팀동료들은 지금 이렇게 말한다.
"헌신이라는 말의 진짜 의미를 이해하고 있는 얼마 안 되는 선수다" 라고...
박지성은 말한다.
...... 헌신은 배려의 다른 이름입니다. 팀에 헌신하고, 동료에 헌신하고, 신념에 헌신하는 것입니다. 결국 승리는 팀원들 가운데 누가 일관되게 헌신하고 끝까지 배려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믿습니다 ......
그가 생각하는 인정받는 선수란 나를 버려야 얻을 수 있는 거란다.
지금까지 채운 것을 다 비우고 새로운 것을 채우려고 노력하는 선수가 인정받는 선수라고...
움켜쥐려고 하면 할수록 고립됐지만
버리면 새로운 공간과 기회가 열린다고.
그래서 그가 훈련할 때마다 잊지 않는 원칙은,
이기심을 버리고 항상 고립된 동료를 향해 뛰는 것이란다.
상대편의 압박을 뚫고 더 나은 기회를 만들려면 이기심을 버려야 한다고.
그의 자리에서 바라봐야 할 대상은 상대 골문이 아니라
가장 좋은 공간을 차지한 동료 선수기 때문에 그렇단다.
축구선수라면 골에 대한 욕심과 집념이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축구는 개인 경기가 아니라 팀경기이기 때문에
자신의 이기심을 버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열한 명이 모두 주연일 수는 없는 경기. 
각자 자신이 맡은 역할에 충실할 때 비로소 골이 터지고 승리로 이어지는 스포츠가 바로 축구이기에...



자신이 가진 능력을 100퍼센트 보여주기 위해서,
1. 자신이 누구인지, 어느 정도 능력을 지니고 있는지, 무얼 보여줄 수 있는지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2. 부담을 지워내고 오로지 자신에게 집중하라.
3. 실수를 했다고 해도 빨리 잊어라.
4. 내게 닥친 일을 미루지 말라
5. 절대 포기하지 말라.

박지성답게 사는 5가지 원칙
1. 시련에는 긍정적으로 맞서자. 긍정에 답이 있다.
2. 돈부터 좇지 말자.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살자.
3. 내가 선택한 걸 즐기자. 후회는 절대 하지 말자.
4. 남에게 피해를 주지 말고 돕고 살자.
5. 크게 되려면 끊임없이 꿈을 키워나가자


이제 서른을 막 넘긴 축구선수 박지성.
그가 축구를 하면서 얻은 진실들은 참 고되지만 슬기롭고 바르게 그리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국가 대표 주장으로서 그가 경기전에 선수들에게 하는 말이 있단다.
"즐기자. 두려워말자. 너희 자신이 만족하는 바로 그 플레이를 보여라!"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서 후회하지 않게 100퍼센트의 기량을 보여주라는 의미다.
박.지.성
이 사람, 어쩌면 두 개의 심장 그 이상의 열정을 가진 사람인 것 같다.
아직도 보여줄 것이 너무도 많다고 말하는 박지성.
아마 나도 내내 지켜보게 되지 않을까?
그의 노력과 집념과 도전!
그 모든 것이 아름답다.

 

박지성만큼 요즘 "도전"이라는 단어의 화두가 되고 있는 팀이 있다면
KBS 남자의 자격 합창단이다.
박칼린이 이끄는 이 팀이 얼마전 거제도에서 개최한 제 7회 합창대회에 참석해 장려상까지 수상했다고 한다.
(박칼린은 김문정과 함께 내가 제일 좋아하는 뮤지컬 음악감독이다)
낯선 타인들이 만나 연습해서 만든 화음은 서툴지만 순수하고 아릅다웠다.
이런 이야기를 만나게 되면
나는 막막해진다.
내가 열심히 살고 있지 않는 것 같아서... 
Nella Fantasia
요즘 그들이 완벽히 내 환상 속을 지배하면서 끊임없이 나를 깨운다.
일어나라고, 깨어있으라고,
그래야 환상속으로 들어갈 수도 있는 거라고...
솔직히 많이 뜨끔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달동네 책거리2010. 7. 14. 08:24

 <세상에 너를 소리쳐> - 빅뱅

 세상에 너를 소리쳐

오래전 이 책을 손에 잡았을 땐 솔직히 눈요깃거리나 해보자는 심정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야! 이젠 내가 별 놈의 책까지 ”보게“ 되는구나!” 하는 일종의 자기비하 비슷한 감정까지도 들었죠.
(여기서 중요한 건 ”읽게“가 아니라 ”보게“라는 말입니다.)
당연히 스타일북이나 연예인 화보집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책에는 사진이 별로 들어있지 않습니다. 연예인 프리미엄이 분명 눈에 보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봄직”스러운 책이 아니라 “읽음직”스러운 책에 속하는 꽤나 정성스러운 책이었습니다.
책을 읽은 얼마 후에 하나하나 이런 소식들까지도 들리기 시작했죠.
삼성 SDS와 삼성네트웍스의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김인 사장이 이 책을 보직간부 300명에게 선물했다는...
"현재 경제 위기는 전시상황이다. 평상시와 같은 생각이나 행동으로 대응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하면서 빅뱅의 책을 다름 아닌 “전쟁 지침서”로 선물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한마디를 더 남겼다고 하네요.
"일에 미쳐 자신의 한계를 한번 넘어서보라!"는 조언까지요.
그러더니 급기야 소설가 이외수는 빅뱅의 책을 연예인들이 시류에 영합하는 책으로 함부로 평가하지 말아달라며 당부까지 합니다.
뒤이어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장균 목사, 한국출판마케팅 소장 한기호 등, 이 책을 추천하는 사회 인사들의 숫자는 지금까지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책 속엔 도대체 뭐가 있는 걸까요?
종교, 예술, 정치, 경제인들의 필독서로 아예 자리매김까지 하게 된 이유가 도대체 뭘까요?
엔터테이먼트의 최강 브랜드가 되어 버린 이 다섯 남자가 연예계와 출판계를 이어 급기야는 우리나라의 대형 이슈 브랜드로 자리잡은 이유가 과연 슈퍼스타에 대한 열광의 도가 지나쳐 다수가 일종의 집단 최면상태에 빠져버려서일까요?

빅뱅(Big Bang) 이론!
한 점으로 모여 있던 은하들이 온도와 밀도가 무한대인 상태에서 대폭발을 통한 팽창으로 현재의 은하가 만들어졌다는 우주의 기원을 설명하는 이론. 그 이면엔 우주라는 공간에도 그 시작과 끝이 있음을 말해주고 있죠.
그렇다면 확실히 이 다섯 명의 아이돌은 상당히 그리고 확실히 “빅뱅스러운” 존재임에는 분명한 것 같습니다.
빅뱅이 2008년 한 해 거둬들인 수익은 무려 120억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기록은 그룹이 올린 사상 최단 시간 최다 수익이라고 하네요. 단 4회의 공연만으로도 34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거대 기업 빅뱅은 확실히 시대적 아이콘 그 이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을 발견하고 만들어내고 키워온 YG 앤터테이멘트의 양현석은 말합니다.
“그들은 어리다고 치부하기엔 너무나 뜨겁다, 마치 주변의 에너지를 모두 흡수하며 자라나는 괴기한 생물처럼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지금 세대를 일러 “촉각의 세대”라고 부릅니다.
누구보다 솔직한 세대이며 동시에 꿈을 꾸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으로 직접 뛰어들어 실천하고 경험해야 직성이 풀리는 체감의 세대라는 의미겠죠.
그런 요즘의 세대들에게 “빅뱅”이라는 아이돌 그룹은 트랜드가 아니라 하나의 강렬한 “메시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소유한 “재능”을 보여주는 것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그 재능에 “목숨을 건 노력”까지 더해 끝없이 진화하고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죠.
솔직히 단지 “딴따라”의 세계를 보게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목숨을 걸긴 했는데 소위 겉멋과 화려한 유행에 목숨을 건 다섯 명의 속빈 강정들을 만나게 될 거라고.
88년, 89년 90년생의 새파란 20대 초반 연예인에게 알 찬 사고라는 게, 아니 단순하더라도 생각이라는 게 있기는 할까 의심의 시선으로 바라본 게 첫 마음이었습니다.
야단났네요.
아주 제대로 한 방 얻어맞고 말았습니다.
급기야 저는 완전 TKO 패를 당했고 결국은 완전히 인정하고야 말았습니다.
“그래, 빅뱅은 도저히 성공할 수밖에 없는 아이콘이다!”

“재능”이 없으면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은 한계가 있고, “노력”이 없다면 그곳까지 갈 힘을 결코 만들어내지 못할 것이라고 그들이 말하네요.
재능과 능력은 그들의 말처럼 확실히 다른 것이긴 합니다.
“재능”이라는 것은 아무도 보지 않는다 해도 끈질기게 “도전”하는 아름다운 “노력”을 통해서만 “능력”으로 꽃피울 수 있다고 20대 청춘들이 고백합니다. 그리고 자기를 바쳐 꿈을 향해 달려가는 그 순간이 생애 최고의 순간이라고 말합니다.
어쩐지 애늙은이 다섯을 한꺼번에 마주하고 있는 것 같아 당혹감마저도 느껴지지만 그들이 하는 말들은 구구절절 옳은 명제이기만 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고백은 소위 “~~하더라”하는 소문이 아니라 “~~다”라는 확신의 표현이기도 하죠.
빅뱅은 “실력파”라기보다는 “노력파”에 가깝다고 합니다.
다섯 명 스스로에 의해 만들어지고 발전하는 “자가발전형 아이돌”이라고 하네요.
그들의 리더 G-dragon(권지용)은 말합니다.
“실패와 좌절이 두려워 도전하지 못한다면 젊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지 않는 것이다..... 우리가 정말 두려워해야 할 것은 실패가 아니라 도전과 변화를 무서워하는 딱딱한 심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왠지 섬뜩함마저 느껴지지 않습니까?
이런 말을 감히 내뱉는 권지용은 1988년생으로 올해 고작 21살이 된 녀석입니다.
“젊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방기하고 놓쳐버리고 있는 부분인지......

G-dragon, 태양, TOP. 대성, 승리.
이 다섯 명을 이 책은 창조본능, 질주본능, 뚝심본능, 긍정본능, 최고본능이라는 조금은 낮선 타이틀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본인들 스스로가 기록한 자신들의 이야기죠.
(물론 김세아라는 정리자가 있긴 합니다만 어쨌든 저는 육화된 그들의 고백이라고 끝내 믿고 싶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다섯 명의 전혀 다른 개성들이 모여 한 팀을 이룰 수 있었을까? 제 생각으로는 이런 개성들이라면 파토가 나도 진즉에 파토가 나 상처투성이로 각자의 길을 걸어야 할 것만 같은데 아직 이들을 함께 갈 길이 멀다고 말합니다.
21살 태앙은 말합니다.
“내가 가진 것은 많아야 50뿐이다. 나머지 50은 주위 사람들과 함께 채워나가야 한다. 물론 남들이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만큼, 나도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어야 한다. 받은 만큼 돌려주는 것은 당연하고, 받은 것보다 더 많이 줄 수 있다면 그것은 더 큰 행복이다.“
연습생이란 운반 중에 흘려도 다시 줍지 않는 짐 덩어리나 다름없다고 합니다.
아무도 신경 써주지 않고 대부분 방치되는 연습생의 시기를 6~7년이나 버텨올 수 있었던 건 오로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그저 ‘열심히 노력하는 것’ 그 하나뿐이었다고 고백하네요.
그들은 어릴 적 꿈꿨던 “가수”가 되기 위해 노력했던 게 아니라고 합니다. 생사가 걸린 “직업인”이 되고자 노력했던 것이라고 하네요. 실력에 의해 평가받는 냉정한 비즈니스의 세계에 자신들이 던져졌다는 걸 극명하게 알고 있는 아이돌이었던 겁니다.
알고 있다는 건, 모르고 있는 것보다 확실히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 내죠.
이제 빅뱅은 급기야 열정을 대표하는 아이콘이 됐습니다.
“열정”, 이 단어를 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흔히 뜨거운 무언가를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그런데 진짜 “열정”이라는 건 “극도로 차가운 지속성”이라고 합니다.
지속성이 없다면 열정은 잠깐 동안의 이슈에 불과할 뿐이죠.
그리고 확신과 열정이 부족한데 ‘좋아 보이는 것’을 향해 무작정 달려가는 건 위험한 일이라고 충고합니다. 그건 “꿈”이 아니라 “악몽”이 되어 버릴 것이라고요.

눈을 뜨니 하룻밤 사이에 스타가 되어 있다는 말.
저는 솔직히 빅뱅도 그런 벼락스타라고 생각했습니다.
M-net에서 인기리에 방송된 리얼 콘테스트 프로젝트 “슈퍼스타 K"처럼 빅뱅의 멤버 결성과 관련한 서바이벌 “리얼다큐 빅뱅”이라는 프로가 케이블 TV를 통해 방영되었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서 알았습니다.
처음엔 빅뱅의 멤버에서 탈락했던 팀의 막내 승리.
그는 눈곱만큼 열려있는 가능성을 붙들고 늘어져 결국 다섯 명의 빅뱅 그 무한경쟁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열등감에 대해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습니다.
“나는 꿈을 향해 도전하면서 엄청난 열등감에 시달렸다. 기회의 순간마다 부족한 실력 때문에 발목이 잡혔고, 그때마다 의욕이 꺾이고 불안이 엄습했다. 주저앉으려는 나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포기하려는 나를 붙잡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응원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그는 자신 있게 말합니다.
“자신감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경쟁력이었다”고...
정말 한마디 안 할 수가 없네요.
“Olleh~~~~~!"

이 책을 읽는 내내 젊음과 청춘이 가진 힘에 경건함까지 느꼈습니다.
재능이 부족하다는 말은 단지 핑계일 뿐이라고 이 책이 제게 다시 당부하네요.
모자란 재능은 노력으로 채우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노력을 했는데도 안 된다면, 그래도 더 노력하라고 말합니다.
어쩌면 정말 그럴 수도 있겠네요.
도전도. 실패도 결코 두려운 것이 아닌건지도요.
정말 무서운 건 “노력”하는 과정 속에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아니 사실은 알고 있는데 모른 척 하고 있었던 거죠.
어리고(어디까지나 제 기준에서 말이죠. 좀 서글프긴 하네요...) 작은 다섯 명의 아이들에게 이런 큰 생각과 꿈이 있다는 게 사실 쫌 뜨끔하긴 합니다.
세상에 몇 명이 이런 말을 자신 있게 할 수 있을까요?
“열심히 하면, 포기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지금껏 꾸준히 배워왔으니까. 내가 가는 길이 아무리 험난하고 거칠지라도 나는 안다. 이 길의 끝에는 내가 원하는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왜 베스트셀러가 됐고 유명세를 타고 있는지, 왜 각계각층의 필독서로 자리 잡게 됐는지 충분히 이해하게 됩니다.
더불어 이 다섯 아이돌의 앞으로의 길을 좀 지켜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되죠.
아이돌에게 배우는 열정의 지혜!
“늬들이 열정을 알아?” 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열었다가는 저처럼 큰 코 다치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그들의 극도로 차가운 지속성을 무장된 뜨거운 열정을 송두리째 훔쳐오고 싶은 심정입니다.
저에게 대도(大盜)를 꿈꾸는 하네요.
이 책을 읽으면 아마도 저의 이런 황당한 꿈을 함께하고픈 공모자가 꽤나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훔치고 싶은 열정!”
이 책이 당신에게 던지는 메시지입니다.
더불어 이 책으로 당신 안의 새로운 우주가
“빅뱅”의 시작을 알리며 폭발하기를 바래봅니다.



* 그들이 말하는 "Frined"가 상당히 의미있어 이곳에 옮겨봅니다.
<FRIEND>
Face : 얼굴을 본다
Recognition : 서로를 알아봐주고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것
Interact : 서로 영향력을 미치고 관계를 맺어가는 것
Equality : 늘 평등하고 균형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
Need : 서로 꼭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
Dependence : 서로에게 기대어 의지하는 소중한 사람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10. 1. 26. 06:23
제시 김. 그리고 김호경.
대한민국의 작은 도시 익산의 고교생 김호경.
부모의 오래고 깊은 불화와 학교 생활 비적응자였던,
스스로 고교를 자퇴함으로써 자신의 인생을 포기하기로 작정한 17세 소년이
지금은 제시 김이 되어
세계 최고의 병원 존스홉킨스 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과정을 밟고 있다.



이 나이에 읽기엔 좀 민망한 책이긴 하지만
(청소년 권장도서 같은 느낌...)
그의 독종 기질엔 박수를 보낸다.
우산을 살 돈을 아끼기 위해 비를 맞고 다녀야 했고
점심을 먹을 돈이 없어 졸졸 굶으며 공부를 해야 했던 청년.
스스로 선택한 두 번째 인생을 위해
그는 오늘 하루가 마지막 날인 것 처럼 100% 노력을 기울였단다
카르페 디엠!
그 결과 평균 4.0이라는 성적으로 지역전문대학을 졸업해
UCLA에 들어가서는는 만점에 가까운 학점을 받아 최우등생(숨마 쿰 라우데)으로 졸업한다.
그리고 뒤이에 UCS 의대로.
그곳에서도 제시 김은
전미 응급의학 임상 국가고시에서 3년 연속 존스홉킨스 역대 최고 점수를 받아 신화가 된다.



미국 대학 중에서 의대는 공부하기가 가장 어럽기로 유명하단다.
그는 일주일에 6일, 하루 열여섯 시간을 공부에 투자하고.
깨어 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교실, 병원, 아니면 도서실에서 보낸다.
학업에 집중하면서도 두 개의 활동을 잊지 않았다.
달리기와 자원봉사였다.
......나에게 고통과 자유는 음과 양처럼 서로 반대편에 서 있는 동시에 서로를 포용하는 두 개의 원리다. 어떤 때는 섞이고 어떤 때는 분리되면서 내 삶에서 떠나지 않았다. 달리기를 하면서 인생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고통과 자유의 법칙을 여실히 깨달았다. 자유에 대한 갈망에는 반드시 고통이 따르고 고통을 이겨내야만 자유를 얻을 수 있다. 달리는 동안 내가 사용한 MP3에는 "고통에서 자유를"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또한 나는 한쪽에는 "고통", 한쪽에는 "자유"라는 글귀가 새겨진 달리기용 신발을 신고 달린다.....



그는 이 책을 자신처럼 힘들어하는 젊은이들에게 말해주고 싶었단다.
이미 잘하고 있고 굳건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든 결국 성공할테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도움과 격려가 필요하다고...
최악의 문제아라고 해도 올바른 동기, 적절한 지원, 진심 어린 격려,
그리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자신이 원하는 일을 성취할 수 있는,
상상할 수 없는 잠재력이 누구에게나 있다고 그는 믿는단다.
그는 자신은 결코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고 말한다.
다만 자신이 하는 일을 위해 개인적인 욕구를 희생했고
모든 순간순간 엄청난 열정과 노력을 쏟아 부었을 뿐이라고...
책을 통해 서른의 자신의 인생에 대해
이렇게 자신감있는 말을 할 수 있는 그가 진심으로 부럽고 존경스럽다.
나는 지금 무얼 하고 있는가?
책을 덮은 지금 그의 열정이 칼날처럼 나를 향하고 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09. 10. 15. 06:41

"여행" 같은 책이 있다.
누구도 동반하지 않고 떠나는
혼자만의 짧은 여행같은 그런 책.



"요시모토 바나나"
열대 지방에서만 피는 붉은 바나나 꽃을 너무나 좋아해서
"바나나"라는 pan name을 만든 그녀
그리고 느긋하게 몽환적이며
부도덕적이게도 아름다운(?) 소설
무지개



눈부신 햇살과 새하얀 모래,
투명한 바다와 레몬색 상어
그리고 아내가 있는 한 남자에 대해
처음부터 하나하나 천천히
그러나 집요하게 생각하는
한 여자의 감정의 기록.
타이티섬와 동경(東京)
그 생경한 국적(?) 안에서 길을 찾아가는
그녀의 감성과 내면의 언어들.



고갱을 생각하게 하는 화려한 색채의 그림들.
그런데 어쩐지 그림 속 그녀들의 표정과 입매는
사뭇 비밀스럽다.
그럼에도 감추고 있는 것을 너무나 강렬하게 말하고 싶어하는 욕망의 눈빛
문득, 그 이야기를 전부 들어주고 싶어진다...



뜨거운 이국의 햇살 아래
차가운 열정을 만나는 느낌이라고 할까?
다 읽고 나면 나른해지는 자신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이 두 사람,
불륜일지라도 왠지 인정해주고 싶어진다.
참 위험한 마음의 고백...



그런 사람이 있다.
죽어가는 식물에게 선명한 생명의 색을 돌려주고
무관심으로 거칠어진 동물의 털에 반짝반짝 윤기를 주는 사람
그리고 그런 작은 생기들로
은밀하게 대화를 주고 받는 사람.
죽어가는 생명들에게 조금씩 조금씩, 그러나 눈치 챌 수 있게 생명을 불어넣는 사람
정말 그럴수도 있겠구나 인정하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대화를 나눌 수도 있고
이런 방식으로 사랑을 키워갈 수도 있겠구나...
그래서 결국 단념을 확신하기 위한 떠난 여행에서
오히려 더 큰 확신을 가지고 다시 돌아가는 사람도 있겠구나.
그리고 돌아오길 바라는 기다리는 마음도 있겠구나...



불륜을 미화하려는 동의의 표현은 아니지만
이 소설의 결말이 내겐 다행스럽고도 동시에 위험하게 다가온다.
그래도 여행 속에서 얻은 마음이기에
조금은 이해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이 책,
끈질기게 몽환적이다.
다 읽어버린 지금쯤은
꿈에서 깨어나야 하는건가?

이렇게 차갑게 관능적일수도 있구나...
열대의 뜨거운 햇빛,
반짝이는 에메랄드 물빛 속에서
내 몸 구석구석도 레몬빛 관능으로 느리게 헤엄치고 싶다.
파라다이스를 향한 차가운 열정으로...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09. 8. 30. 15:30
"내가 찍은 사진들로 글을 쓴다면 이렇게 만들어야지!"
혼자 생가했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는....



마치 내 생각들을,
누군가 여기에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았던 책
<끌  림>
내가 이 단어에 항상 얼마나 절절매는지 아마 이 책은 알리라.



이.병.률.
이 젊은 작가의 고백에 나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자신의 느낌을 담담히, 때로는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써 내려간 글.
이 책을 여행서에 넣는 건 아무래도 옳지 않을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담다.



"열정"이라는 말에는
한 철 태양이 머물다 지나간 들판의 냄새가 있고,
이른 새벽 푸석푸석한 이마를 쓸어올리며 무언가를 끼적이는 청년의 눈빛이 스며 있다...
열정은 그런 것이다.
그걸 모르면 숨이 막힐 것 같은 어둠에 놓여 있는 상태가 되고,
그걸 갖지 아니하면 신발을 신지 않은 채 낯선 도시에 떨어진 그 암담함과 다르지 않다.
사랑의 열정이 그러했고 청춘의 열정이 그러했고 먼 곳을 향한 열정이 그러했든,
가지고 있는 자와 가지고 있지 않은 자가 확연히 구분되는 그런 것,
이를테면 열정은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건넌 자와 건너지 않은 자로 비유되고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강물에 몸을 던져 물살을 타고 먼 길을 떠난 자와 아직 채 강물에 발을 담그지 않은 자, 그 둘로 비유된다.
열정은 건너는것이 아니라, 몸을 맡게 흐르는 것이다.




쓸쓸한 그 사람은 먼 타국에 혼자 살면서 거북이 한 마리를 기른다.
근데 왜 하필 거북이었을까?
"거북이의 그 속도로는 절대로 멀리 도망가지 않아요
그리고 나보다도 아주오래 살테니까요?
도망가지 못하며, 무엇보다 자기보다 오래 살 것이므로
내가 먼저 거북이의 등을 보는 일은 없을 거라는 것.
이 두 가지 이유가 그 사람이 거북이를 기르게 된 이유.
사람으로부터 마음을 심하게 다친 사람의 이야기....



탱고...
잘못하면 스텝이 엉키죠, 하지만 그대로 추면 돼요.
스텝이 엉키면 ,
그게 바로 탱고지요...




좋은 계절이라는 핑계로 당신은 그들과의 여행을 계속했고
한 아궁이에서 지은 여러 끼니를 나누어 먹으며
낮선 풍경에 놀라 단체 사진을 수없이 찍으며 각별한 감정들을 나눴죠.
심지어 돌아오기 싫었던 거예요.

그래요.
삶은 그런 거예요.
혼자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그런 것.




내게도 또 한 계절이 지나가고 있다.
나를 견디듯 아니 모른척 하듯 스쳐가고 있다.
티베트 속담이라고 했던가?
"내일과 다음 생 중에, 어느 것이 먼저 찾아올지 우리는 결코 알 수가 없다"
때론 뭔가가 찾아올거라는 허황된 환상상이라도 아직 품고있다면 좋겠다는 바람.
정말 그게 뭐든 상관없겠다고....
뭔가를 아직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래도 아직 살아갈 자신이 조금은 있는 사람이니까....


 
치열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의 시선을 보며
공허한 눈빛를 섞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내내 추방으로 죄를 물어도 부족하리라는 생각.
그 최초의 유배자가 내가 될거라는 확신에
얕은 시선을 자꾸 아래로 아래로 숨긴다.



그럴 수 있다면....
나 역시도 일생을 품고 살 좋은 풍경 하나
가슴에 넣을 수 있다면...
비록 조금 아름답고 많이 슬픈 얘기일지라도
기꺼이 담고 싶다.

이제 금방 꺽여진 모퉁이 끝에 서 있는 느낌.
모퉁이를 지나면 뭐가 있을까?
내 눈은 아직 슬프다...

그리고 이야기 하나...


Posted by Book끄-Book끄
찍고 끄적 끄적...2008. 12. 3. 06:26

<Passion Flower >
말 그대로 이름 붙이면 "열정의 꽃" , "격정의 꽃"이란다.
우리나라에선 더 이쁜 이름으로 불린다.
째깍 째깍 시간을 알리는 시계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시계꽃"




꽃 잎 위에 있는 보라색 부분들이
꼭 시침과 분침, 초침을 닮았다.
처음 인상은....
활짝 웃는 사람을 보는 듯 ^^
나도 모르게 따라서 활짝 웃게 만드는 귀염성 가득한 꽃




보라색은...
시계꽃 보다는
passion flower 라는 이름이 어쩐지 더 어울린다.
보라색...
치명적이고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꽃.
"시간"은 누구에게나 치명적일 수 있음을
색으로 말해 주고 싶었을까?





시간이 말을 건다.
"째깍, 째깍"
좀 더 열정적이라고.
좀 더 격정적이라고....

자신의 유효기간을  생각하라고....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