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7. 3. 14. 15:58

 

<쓰릴미>

 

일시 : 2017.02.14. ~ 2017.05.28.

장소 : 백암아트홀

대본, 작사, 작곡 : 스티븐 돌기노프 

연출 : 박지혜

출연 : 최재웅, 정상윤, 이창용, 강필석, 정욱진, 김재범 (나 ; 네이슨)

        김무열, 에녹, 송원근, 이율, 정동화, 정상윤 (그 ; 리처드)

피아노 : 오성민, 이범재

제작 : 달컴퍼니

 

젠장.

이럴 수가...

최재웅, 김무열 쓰릴미가 너무 강렬했나보다.

정상윤, 에녹 캐스팅이 이렇게까지 밋밋하게 느껴진걸 보니.

개인적으로 정상윤 네이슨을 엄청나게 좋아하거

지금껏 최고의 네이슨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한동안은 웅무 페어의 후유증이 크게 작용할 것 같다.

 

그래도 역시 정상윤의 확실한 한 방은 있다.

정상윤 네이슨은 리처드를 향한 절절한 사랑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래서 고통스럽고 슬프다.

네이슨은 그렇게라도 해서 리처드와 함께 있고 싶었구나... 공감이 된다.

함께 하기 위한 배신.

그러니 그렇게 뚝뚝 굵은 눈물이 떨어질 수밖에...

 

최재웅, 김무열 페어가 사생결단의 육탄전이라면

정상윤, 에녹 페어는 미묘한 심리전이다.

두 페어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어디 두 페어뿐일까마는...)

그리고 오랫만에 들은 오성민의 피아노 연주는 참 반갑더라.

확실히 처음 참여하는 이범재보다는 기술적으로 능수능란해서 듣기에 좋았다.

(개인적으로 오성민과 정상윤의 케미를 내가 좀 좋아라해서...)

 

강필석-이율, 김재범-정상윤 페어도 보고 싶은데

아무래도 웅무의 여운이 가실때까지 좀 기다려야 할 듯.

쎄도 너무 쎘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5. 2. 10. 07:50


 

<Thrill Me>

일시 : 2014.12.10. ~ 2015.03.01.

장소 :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

대본, 작사, 작곡 : 스티븐 돌기노프 

연출 : 박지혜

출연 : 강필석, 정동화, 백형훈 (나 ; 네이슨) / 김재범, 에녹, 문성일, 김도빈 (그 ; 리처드)

피아노 : 신재영, 오성민

제작 : 뮤지컬 해븐

 

강필석 네이슨과 김재범 리처드, 오성민 피아니스트의 <쓰릴미>

꼭 다시 보고 싶었던 조합이었는데 다행이다.

역시나... 너무 좋더라.

드디어 이 세 사람이 내 기억 속 최고의 <쓰릴미> 기록을 갈아엎었다.

무지 쎈 놈들이 왔다고 생각했는데...

완전히 다른 놈들이 왔다.

이건 뭐 지금까지의 <쓰릴미>를 완전히 뒤흔들어놨다.

분명히 같은 작품이고, 같은 장면이고, 같은 대사인데

템포와 리듬, 대사톤과 리엑션, 분위가와 뉘앙스를 완전히 새롭게 해석하고 표현했다.

처음 등장부터 눈빛과 행동에 불안함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드러내던 그와 

강함을 전혀 숨기지 않던 나.

계단을 내려 내려오는 모습도 강필석 리처드는 기존의 리처드들과는 다르게 망설임이 전혀 없다.

심지어 첫대사 "앉을까요?"에서는 당당함마저 느껴지더라.

어차피 당신들은 우리를 이해할 수 없을테지만 

그래도 알고 싶다면 이야기는 해주겠노라...


김재범, 강필석 두 사람은 관객의 숨소리까지 컨트롤하는 무시무시한 페어다.

그래선지 작은 소리와 조명의 움직임까지도 아주 민감하게 다가오더라.

발걸음 소리, 라이터 소리, 가방 던지는 소리, 물건 부딪치는 소리,

때로는 시선과 만나고, 때로는 시선과 어긋나는 조명은

그러다 가차없이 객석의 향해 파고든다.

마치 내가 이 재판의 배심원으로 참여해서 선택의 기로에 서있는 듯한 느낌.

예전에 신촌 The stage에서 이 작품이 공연됐을때 

무대 양 쪽으로 배심원석이 따로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관람했을때보다 오히려 더 심리적으로 밀착된 느낌이었다. 

<쓰릴미>를 지금까지 20회 넘게 봤고

두 사람도 세 번째 관람인데 정말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더라.

보여지는것 말고 더 많은걸 보게 만드는 놀라운 페어다.

말을 할 때 같을 말을 몇 번씩 반복하는 김재범 네이슨에게는

확실히 유아적인 속성이 다분했다.

리처드와 그의 동생은 분명 아버지가 다른 형제일테고

모성애에 대한 갈망과 결여를 pyromania라는 어긋난 방법으로 돌파구를 찾는다.

어쩌면 네이슨은... 그런 리처드를 구원해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였을까?

네이슨에게 성냥을 건네는 리처드의 모습이

환자에게 약을 처방하는 의사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수없이 반복되는 관계의 전이와 역전이.


"강해져! 나처럼!"

울음과 공포로 가득한 리처드의 대사 뒤로 너무나 차분해서 냉정해보이기까지 하던 리처드의 목소리.

지금 떠올려도 정말 쓰릴하다.

두 사람은 역대 <쓰릴미> 페어 중,

가장 에로틱했고, 가장 유아적이었고, 가장 순수했고, 가장 사이코틱했고, 가장 지적이었다.

그야말로 best of best!

내 최고의 <쓰릴미> 기록은 절대 안깨질거라고 생각했는데

두 사람이 그 자라를 뒤집었다.

그리고 이 기록은 

아마도 쉽게 깨지지 않을 것 같다.


* 두 사람의 <쓰릴미>를 보고 개인적인 욕심이 생겼다.

  또 다른 2인극에서 이 둘의 연기를 보고 싶다는 바람.

  <Story of my life>같은 뮤지컬도 괜찮지만 

  <스테디 레인>처럼 아주 쎈 연극에서 둘을 볼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