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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16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 정은궐
  2. 2010.01.05 41년 만의 대설
읽고 끄적 끄적...2010. 1. 16. 06:12
대물 김윤희, 가랑 이선준, 걸오 문재신, 여림 구용하
전편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에서 대과에 급제한 잘금 4인방의
규장각 이야기다.
뭐... 재미는 있다.
조선시대 남장 여자의의 출사기가 어찌 아니 재미있을쏘냐.
문제는 다른 게 없다는 거...
(재미라는 것도 전편보다는 솔직히 좀 떨어진다)



성균관이나 반촌에 대한 이야기.
규장각 검서관의 이야기가 새롭고 흥미롭긴 하지만
그 이상을 넘어가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남는다.
(그 이상을 기대하는 건 이기심인가? 재미에 충실한 소설도 솔직히 보기 드문데...)
가난한 집안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남장을 하고
동생의 역할을 해야만 했던 절세미인 김윤희는
어쨌든 난 놈(?)이다.
대물에 변강쇠라는 전설적인 별칭까지 선사받고
비밀을 알고 있는 사형들과 정조의 엄청난 보호와 보살핌 속에
꽃 중의 꽃으로 화한다.
(진정한 신데렐라 탄생기... ^^)
뭐 어쨌든...



아마도 작가 정은궐은
이 4인방에 김윤희의 동생 김윤식까지 포함한
5인방의 이야기를 새롭게 청나라에서 시작할지도 모르겠다.
흔히 말하는 "열린 결말"로 책이 마무리 되기에...
그리고 미처 정히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아마도 머릿속에서 아우성치며 소란을 피우겠지.
유리창 거리 이야기를 해주면 좋으련만...



요즘 괜찮은 소설이 뭐예요?
라고 묻는 사람이 아닌
요즘 재미있는 소설이 뭐예요?
라고 묻는 사람에게 권해줄 이야기.
그런데 사실은,
괜찮은 소설이 필요한 건 바로 "나"다.
누가 좀 대답해줬으면...
이상하게 요즘 자꾸 허기진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찍고 끄적 끄적...2010. 1. 5. 06:21
거짓이라고 말해도 믿을 것 같았다.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어도
소르라치게 쏟아지고 쏟어지던 하얀  눈.
서울에 내린 눈 25.8cm
1969년 1월 28일 25.6 cm 이후 41년 만의 대설이란다.
적설 관측 이래 가장 많은 양의 눈이 내렸다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발표했다.
재설 작업을 꿈도 꾸지 못하게 만든 눈 
눈이 공포로 다가올 수 있다는 걸 알았다.
한 걸음, 한 걸음이 때론 위태롭고 아슬아슬하다.
이상하지?
주제 사라마구의 <눈 먼 자들의 도시>가 생각났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백색 공포에 온 도시가 휩쓸리는 이야기.
그 백색의 암흑에서 유일한 눈이었던 한 여자의 이야기...
어쩐지 내가 그 여자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 장의 유리를 통해 보는 세상은
그러나 너무나 찬란하게 아름다웠다.
저 햐얀 눈 속에 오롯이 들어가 안기면
그대로 햐얀 온기가 스며들 것 같은 편안함과 그리고 따뜻함.
그건 단지 시선의 왜곡일 뿐인데,
한 장의 유리를 두고
나는 그 곳을 향해 끝없는 그리움을 보냈다.
오.도.카.니...
나 역시 장독대처럼 그대로 눈을 쌓고 싶다는 간절함.
조금 있으면 저것들도 흔적을 잃겠구나 하는 생각에
자꾸만 맘이 조급해졌다.
털어내야 하는데... 털어내야 하는데...
누군에게 하고 싶은 말이었을까???


나란히 빛과 함께 있는 눈은
그리고 또 한 세상이었다.
그 찬란함이 가늘게 몸을 떨게 한다.
단지 눈일뿐이라고, 풍경일뿐이라고
꾹꾹 다져진 위로를 건넨다.
이 눈발 속을 버텨내고 싶다면
단지 두 발의 단단함만 있으면 된다고...
그래서 그 단단함만
차곡차곡 눈처럼 쌓고 있던 시간.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