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끄적 끄적...2013. 3. 25. 08:26

지식소매상 유시민이 정치를 그만 두겠노라 선언했다.

솔직히 너무나 반가웠다.

그가 정계은퇴를 선언해서 반가웠던 게 아니라

(정치인으로서 유시민에 대해서라면 나는 잘 모른다.)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의 후반부를 기쁨으로 충만한 삶이 되게 하기 위해 돌아간다는 그의 결절이 반가웠다.

돌아갈 곳이 있다는 건 또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어쩌면 나는 그의 귀거래사(歸去來辭)를 일종의 부러움과 질투의 시선으로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렇더라도!

지식소매상으로서의 그의 글들을 다시 읽을 수 있다는 건,

확실히 큰 즐거움이자 행복이다.

정치은퇴를 선언하면서 함께 나온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읽으면서

정치에 대해서 잘 모르는 나조차

우리나라 현실정치의 참담함이 막막하다.

 

...... 내게 정치는 내면을 채우는 일이 아니라 소모하는 일이었다. 이성과 감정, 둘 모두 끝없이 소모되는 가운데 나는 인간성이 마모되고 인격이 파괴되고 있음을 매일 절감했다.

나는 정치의 일상을 즐기지 못했다. 글쓰기는 지성과 영혼을 건드리는 작업이지만 정치는 국가권력을 다루는 사업이다. 국가권력의 본질은 합법적이고 정당하다고 간주되는 폭력이다. 합법적이고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폭력이라 할지라도, 폭력으로는 사람의 영혼을 구원하거나 마음을 행복하게 할 수 없다. 정치가 해야 할 일은 합법적이고 정당한 폭력을 선용함으로써 사람들이 저마다 원하는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권력이 걸려 있기 때문에 정치는 글쓰기와 달리 거의 언제나 살벌한 대결과 가시 돋힌 공격, 분노, 경쟁심, 질투, 굴욕과 같은 감정의 격동을 동반한다 ......

 

그의 말대로 그는 정치가로서 실패했는지도 모른다.

권력투쟁으로서의 정치가 내포한 "비루함과 야수성"을 인내하고 소화할 힘이 너무 부족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안철수를 그렇게 염려하는지도...

대한민국 정치의 비루함과 야수성을 이렇게 잘 알고 있는 그가 굳이 현실 정치를 택했던 이유는 도대체 뭘까?

유시민은 이 질문에 대해 책으로 답한다.

"지난 10년간 정치는 내 직업이었다. 내 일이었다. 그런데 글쓰기와 달리 정치는 내게 일인 동시에 놀이일 수는 없었다. 정치활동의 일상적 과정이 내게는 즐겁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치를 직업으로 삼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원래 직업이란 안정적 수입을 가져다주는 생업을 의미한다. 적어도 내게는 정치가 생업으로서 적합한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왜 정치를 했는가? 내게 정치는 연대의 한 방법이었다. 연대는 아픔과 기쁨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과 손을 잡고 사회적인 선과 미덕을 실현하는 행위이다. 그런 점에서 내게 정치는 스무 살에 야학교사를 한 것과 방식만 다를 뿐 본질은 같은 것이었다."

 

"놀고 일하고 사랑하고 연대하라!"를 외치는 유시민에게 정치란,

존엄과 신뢰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그리고 존엄과 품위는 자기 힘으로 삶을 이끌고 가야 생길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정치인들은 무엇으로 그들의 존엄과 신뢰를 국민들에게 보여줬고, 또 앞으로 보여주게 될까?

안타깝게도 희망적인 답을 기대하기엔 아직 요원하다.

"존엄"은 "가치(value)"를 따질 수 없는 것이라는데 대한민국의 정치는 폭력을 휘두르면서까지 "가치" 하나에 목숨을 건다.

고귀하고 위엄있는 정치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제발 "조폭정치"라는 오명만이라도 씻을 수 있다면 나는 정치인들을 진심으로 존경하겠다!

"가치"를 중시하겠다면 소속정당의 가치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의 가치를 위해서

핏발을 세우고 주먹질을 하길 진심으로 바래본다.

진심으로 "타인의 고통과 기쁨에 공명"하면서 "함께 사회적 선을 이루어나가는 최고의 행복"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한 번이라도 누릴 수 있다면 좋겠다.

그런 "신념"을 가진 정치인이 나와주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 사람들은 저마다 옳다고 믿는 삶의 원칙이 있다. 그런 것을 모두 합쳐서 신념이라고 하자. 나름의 신념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삶의 목표와 방법을 설정하고 살아가는 데 필요한 행위의 준칙을 세울 수 있다. 그런데 신념의 역할은 인생의 철학적 토대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신념은 때로 삶 그 자체가 된다. 사람은 신념을 위해 살기도 하고 신념을 위해서 죽기도 한다. 신념은 단지 머리에 든 생각에 머무르지 않는다. 일, 사랑, 놀이가 되고 아름다운 사회적 연대와 참혹한 국가 범죄를 만들어낸다. 이렇게 신념은 누군가의 인생 전체를 채우기도 한다.

신념에 따른 삶과 죽음이 훌륭하려면 먼저그 신념이 훌륭해야 한다. 신념 자체가 훌륭하지 않으면 그 신념을 따르는 삶도 훌륭할 수 없다.... 훌륭하게 살기 위해서는 훌륭한 신념을 가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삶에서 더 중요한 것은 신념 그 자체보다는 그것을 대하는 태도이며 그 신념을 실천하는 방법이다. 신념이 잘못된 것이 아닌 경우에도 그것을 실현하는 방법을 잘못 선택하면 삶이 죄악의 구렁텅이에 빠진다.

고결한 이상, 바위처럼 굳건한 신념은 아름다울 수 있다. 그러나 올바른 이상과 신념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수단을 써도 정당하다는 생각은 자신과 타인의 삶을 치명적으로 위협한다 ......

 

정치인 유시민은 그의 고백처럼 확실히 "실패"했다.

신념을 실천하지 못했고, 신념을 지키지 못했고, 신념과 끝까지 동행하지 못했다.

게다가 "연대"에도 실패했다.

유시민이 현실정치에 패배했음을 나 역시 인정한다.

그러나 신념을 배반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일을 붙들고 놓치 않는 것 역시 어리석고 무모한 일이다.

굳이 인생시계의 후반부를 들먹이지 않더라고

인간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행복해야 한다.

즐거워야 한다.

아름답게 사랑해야 한다.

"어떻게 살 것인가"는에 대한 대답은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답을 먼저 찾으면 그 길이 조금은 보이지 않을까?

 

이 글을 쓸 때 유시민이 어떤 심정이었을지 조금은 알 것 같다.

나는 그가 새로운 "연대"를 시작했노라 믿고 싶다.

그는 다시 글을 쓰면서 놀고, 일하고, 사랑하고

그리고 연대할 것이다.

그래서 반갑다.

지식소매상 유시민의 귀환이!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11. 7. 7. 05:56

개인적으로 나는 정치인 유시민은 좋아하지 않는다.
솔직히 말하면,
너무 유약해보여서 복날 개싸움판같은 대한민국 정치판에는 그의 외모는 전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그 사람의 심중을 알 길은 없지만...
(나는 왜 정치인 유시민을 생각하면 눈 속에 눈물을 가득 담고 꾹 참고 있는 모습이 떠오를까?)
뭔가 항상 할 말을 다 못하고
참고 있는 것같아 보이는 모습을 보는 것도 막막하고 답답했다.
그에게 강단있는 모습을 기대하는 건 요원한 일처럼 보였다. 

그러나 지식소매인으로서의 유시민과 그의 책은
나름대로 강단이 있고
친절하고 쉽고 그리고 재미있다.
그래서 더 궁금해진다.
그는 왜 정치판에 들어섰을까?
자신의 정치철학과 소명, 어떤 사명감 같은 것이 당연히 있겠지만 여전히 내 선입견으로는 그와 정치는 "잘못된 만남" 같다.
 

지식소매인, 시사평론가 유시민!
아마도 나는 유시민을 계속 그렇게 기억하면서 그의 책들을 읽을 것 같다.
<경제학 카페>
참 오래된 책인데...
책꽃이 한 구석에 꽃혀있던 책을 찾아낸게 며칠 전이었다.
그리고 읽기 시작했다.
재미있다. 그리고 유익했다.

제1부 인간과 시장
제2부 시장과 국가
제3부 시장과 세계

조금 일찍 읽었다면 세상을 모든 시각이 조금 넓어지지 않았을까?
너무나 빠르게 변하는 세상이라
지금 이 책의 내용들은 이미 무용지물 된 것들도 상당하다.
그래서 늦게 읽은 게 너무 아쉬움으로 남는다.
거침없는 그의 문장을 읽는 건
참 유쾌하고 동쾌한 즐거움이었다.
지금의 그의 글들은 아무래도 이런 시원함이 많이 없는데...
조심하고 있는 걸까?
어쩐지 그가 너무 소심해진 것 같다.
그의 명쾌하고 호탕한 글들을 다시 읽고 싶다.
제발!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10. 7. 15. 06:27
노무현
1946년 경남 김해에서 태어났다.
1966년 부산상고를 졸업했다.
1975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77년 대전지법 판사를 지냈다.
1978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했다.
제13, 15대 국회의원과 해양수산부 장관을 역임했고
제16대 대통령을 지냈다.
2009년 5월 23일 서거했다.

벌써 일 년의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들었을 때 처음엔 믿기지 않았고
그 다음엔 현 정권이 너무 부끄러웠다.
2007년 12월 28일 이명박 당선인이 청와대를 방문해서 말했단다.
"전직 대통령을 예우하는 문화 하나만큼은 전통을 확실히 세우겠습니다." 라고...
자존심이 상했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감사 표시를 했었노라 말했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이 장례식이 있던 날 백건우 의원은 헌화하려는 MB를 향해 소리쳤다.
"사과하십시오!"
물론 노무현 대통령의 선택이 옳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런 선택을 해야 했던 최후의 심정이 나는 내내 가슴에 남았고 힘들었다.

...... 나는 대통령으로서 성공하지 못했다. 국민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내가 지지했던 정당은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에서 잇달아 참패했다. 나를 따랐던 정치인들은 몇몇을 빼고 대부분 선거에서 떨어졌다. 오래 나와 함께 일했던 참모들 태반이 실업자가 되었다. 그래도 아직은 기회가 있는 것 같았다. 시민으로서 성공할 기회가 남아 있다고 생각했다. 현직에서는 사랑받지 못했지만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사랑받고 싶었다. 내게 남은 시간 동안, 훌륭한 시민으로 살고 싶었다. 그럴 자신이 있었다 ......

현 정권은 훌륭한 시민이고자 했던 그의 마지막 바람을 무참히 그리고 끈질기게 짓밟았다.
그들은 알고 있을까?
무엇보다 이것이 그들의 정권을 굴욕적이게 한다는 걸...



프롤로그: 실패와 좌절의 회고록
제1부 출세
제2부 꿈
제3부 권력의 정상에서
제4부 작별
에필로그: 청년의 죽음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1주년을 맞아 자서전 <운명이다>가 출판됐다.
전직 대통령의 역사를 이런 식으로 읽어야 한다는 게 씁쓸하다.
그.러.나.
가능하다면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그를 이해하라고 말하진 않았다.
단지 그냥 읽어냈으면 좋겠다.
무심하든, 먹먹하든 어쨌든 읽어냈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식으로 전직 대통령의 역사를 읽는 일이 없기를 모두 희망했으면 좋겠다.



노무현 대통령에겐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대학민국이라는 학벌 공화국에서 부산상고를 졸업해 대통령이 됐고
그 전에는국회의원에 4번이나 낙선했다.
청문회 스타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고 노사모라는 든든한 지원군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그의 최종 이름은 "바보 노무현" 이다.
탄핵. 이라크 파병.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대북송금특검법, 2007년 남북정상회담...
지나와야 했던 길들도 험난했다.
정치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점점 이 사실이 부끄러워진다)
이것 하나만은 문외한인 나도 정확히 알고 있다.
적어도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는 지금 MB의 정부처럼 더럽게 굴욕적이고 비도덕적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말이다.
MB 정권은 대한민국 국민을 너무 많이 부끄럽게 했고 지금 현재도 부끄럽게 한다.
그리고 아마도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궁금하다.
그의 퇴임 후가....
그리고 나는 또  주문처럼 현 정권을 향해 말한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과 유시민.
노무현 대통령을 생각하면 이 두 사람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을 앞에 두고 그 두 사람의 마음을 떠올리면
나는 어쩔 수 없이 또 다시 아프다.
우리 다시 이런 역사는 제발 갖지 말자. 절대로!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며...

 

37
이제 노무현은 정의나 진보와 같은 아름다운 이상과는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 되어 버렸다. 나는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졌다. 정의와 진보를 추구하는 분들은 누무현을 버려야 한다. 나의 실패가 모두의 실패가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실패는 뼈아픈 고통을 준다. 회복할 수 없는 실패는 죽음보다 더 고통스럽다. 나는 이 고통이 다른 누구에겐가 약이 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쓴다.

98
국민들이 돈 걱정 취직 걱정 덜 하고 억울한 일 당하지 않으면서 알콩달콩 행복하게 살 수 잇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정치의 목적인데, 정작 정치를 하는 사람은 그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한다. 정치에 무엇을 바쳤는지는 헤아릴 수 없다. 바치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말하기가 어렵다. 그런 것이 정치인의 삶이다. 나는 결국 정치를 함으로써 아내와 아이들이 행복하게 사는 길을 막아 버렸다.

121
내가 <조선일보>와 벌였던 그 기나긴 "전쟁"은 내가 죽을 때까지 끝날 수 없는 싸움이었고, 정치인이 결코 이길 수 없는 싸움이었다. 그러나 비굴하지 않게, 떳떳하게 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또한 피할 수 없는 전쟁이었다. 내가 싸움을 건 것은 아니다. 다만 피하지 않았을 뿐이다.

167
노사모는 내가 검찰에 소환되어 봉하 집을 나설 때 버스 앞에 노란 국화 꽃잎을 부려 주었다. 피의자로 조사를 받은 그 긴 시간 내내 검찰청사 앞에서 노란풍선을 들고 기다려 주었다. 노무현을 버리라고 간곡하게 부탁했지만, 끝내 내 말을 듣지 않았다. 그들은 내말에 따라 행동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네가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말하고 행동했다. 그것이 노사모였다.

204
대한민국 정치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하는 축구 경기와 비슷하다. 보수 세력은 위쪽에, 진보 세력은 아래쪽에서 뛴다. 진보 세력은 죽을힘을 다해도 골을 넣기 힘들다. 보수 세력은 뻥 축구를 해도 쉽게 골을 넣는다. 나는 20년 정치 인생에서 이런 현실을 뼈저리게 체험했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지 않으면 앞으로 진보 세력이 승리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보수 세력은 조직이 매우 크고 강하다. 이념적으로 튼튼하게 결속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기득권의 결속력도 매우 강하다. 공동의 이익에 근거를 둔 네트워크를 감성적 네트워크로 재조직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어느 지역 어느 집단에서나 돈 많고 권력 있고 지위 높은 사람은 거의 다 보수의 네트워크에 가입되어 있다.... 대한민국은 여전히 보수의 나라인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과 나는 그런 조건에서 대통령이 되었고 대통령직을 수행했다. 진보정당의 지지율이 낮은 것도 같은 원인 때문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데는 앞으로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205
나는 대통령으로서 무엇을 했던가? 가장 중요한 것이 공약 실천이었다. "상식이 통하고 원칙이 지켜지고 법이 공정하게 집행되는 나라", "정경유착, 반칙, 특혜, 특권이 없는 사회." 나는 원래 이런 것들을 약속했다. 이 약속을 지키려고 원칙과 신뢰, 투명과 공정, 분권과 자율, 대화와 타협이라는 네 가지 국정 원칙을 내걸었다. 마지막 것은 시원치 않았다. 나머지 셋은 성과가 많았다고 생각한다.

236
대통령 탄핵은 가장 강력한 형태의 정치적 공격이었다. 그보다 더한 정치적 공격은 없다.
2004년 3월 10일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함께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5월 14일 헌법재판소가 탄핵소추안을 기각할 때까지, 나는 63일 동안 청와대 관저에 칩거했다.

245
이라크 파병은 옳지 않은 선택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당시에도 그렇게 생각했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옳다고 믿어서가 아니라 대통령을 맡은 사람으로서는 회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서 파병한 것이다. 때로는 뻔히 알면서도 오류의 기록을 역사에 남겨야 하는 대통령 자리, 참으로 어렵고 무거웠다.

269
많은 사람들이 나를 힐난했다. 왜 바보같이 권력기관을 다 풀어주었느냐고, 바보라서 그랬던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일이라서 그랬던 것이다. 나는 제왕적 대통령이 되기를 거부했다. 장관과 공무원들, 여러 헌법기관과 정부기관들이 자기 책임 아래 자주적이고 자율적으로 국민을 위해 일하는 나라를 만들고 싶었다. 대통령이 권력기관을 사조직처럼 이용하는 제왕적 대통령의 시대를 확실하게 마감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렇게 한 것이다.

276
<조선일보>는 막강한 미디어의 힘으로 나를 공격했다. 논리의 힘, 사실의 힘, 진실의 힘이 아니었다. 그러나 나는 그 싸움에서 대통령의 권력을 무기로 쓰지 않았다. 국민의 언론과 싸우는 데 쓰라고 그 권력을 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정치인의 권리, 시민의 권리만 가지고 싸웠다. 사실의 힘, 논리의 힘, 진실의 힘만으로 싸웠다. 그래서 해서는 도저히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당당하게 살기를 원하는 한, 피할 수 없는 싸움이었다. 역사적으로 정치적으로 의미 있는 싸움이었다. 그렇게 믿었기에, 패배했지만 끝까지 포기하거나 굴복하지 않았다.

279
언론에 대한 가장 큰 불만은 책임의식 부족이다.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은 상관없다. 그러나 사회적 공론의 장을 열고 공정한 토론의 장을 여는 책임을 팽개쳐서는 안 된다. 정부의 언론 정책을 비판할 때에도 최소한 사실에 관한 정부의 주장은 함께 보도해 주어야 한다. 그런데 사실에 대해서까지 정부의 주장을 봉쇄하는 것을 옳지 않다고 말했더니, 그 말은 아예 소개도 해 주지 않았다.
언론은 시민의 권력이어야 한다. 시민을 대신해 정치 권력과 시장 권력을 감시하고 제어함으로써, 권력이 시민의 권리와 가치를 침해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언론의 사명이다. 그리고 정치 권력과 시장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결쟁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루어지도록 공론의 장을 관리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다.

292
선거에 나온 후보는 누구나 자기 자랑을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정당과 후보의 정체성이다. 진보냐 보수냐, 이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진보 보수 이전에 더 중요한 것이 원칙을 아는 정치인인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인지 여부이다. 일관성 있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야, 진보든 보수든 가치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295
17대 대통령 선거는 정당정치와 선거의 기본 원리가 다 무너진 선거였다. 노무현이 잘못해서 이명박 정권을 탄생시켰다는 비난을 들었다. 대통령이 인기가 없으면 여당 후보가 불리하다는 상식에 비추어 옳은 비판이다. 미안하고 할 말이 없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내 잘못이 없다는 말이 아니다. 모든 패배는 쓰라리다. 그러나 원칙을 잃은 패배는 더욱 쓰라리다. 원칙 있는 승리가 가장 좋다. 원칙을 지키면서 지는 것과 원칙을 어기면서 이기는 것 중에 어느 것이 나은지는 상황과 시각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러나 가장 나쁜 것이 원칙을 지키지 못해서 패배하는 것이라는 데는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 선거에는 사실상 여당 후보가 존재하지 않았다. 참여정부의 공과를 다 책임지겠다는 후보가 아무도 없었다. 근거도 없는 '경제파탄론' 앞에서 먼저 반성한다고 말해 버렸으니 무엇을 가지고 선거를 할 것인가. 원칙을 지키면서 패배하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 그러나 원칙을 잃고 패배하면 다시 일어서기 어렵다. 나는 이기든 지든, 매순간 원칙을 지키면서 선거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306
농촌이 잘살아야 좋은 사회다, 나는 평소 그렇게 믿었다. 제일 먼저 화포천 청소에 손을 댔고, 봄이 올 무렵 친환경 농사를 시작했다. 마을 환경 개선과 봉화산 숲 가꾸기에도 힘을 썼다. 나무나 소박한 출발이엇다. 이 소박한 일들이 내 운명을 바꿀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대통령으로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시민으롯, 은퇴한 전직 대통령으러서는 꼭 성공하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327
더 이상 노무현은 여러분이 추구하는 가치의 상징이 될 수 없습니다. 자격을 상실한 것입니다. 저는 이미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져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 수렁에 함께 빠져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은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 적어도 한 발 물러서서 새로운 관점으로 저를 평가해 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 노사모 홈페이지에 올린 글

328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낸 청원서
이제 저는 한 사람의 보통 인간으로 이 청원을 드립니다. 형사절차에서 자기를 방어하는 것은 설사 그가 극악무도한 죄인이거나 역사의 조인이거나를 가리지 않고 인간에게 보장되어야 하는 최소한의 권리입니다. 제가 수사에 대응하고, 이 청원을 하는 것 또한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최소한의 권리라는 점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330
이명박 대통령의 청와대와 검찰,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언론은 나의 실패를 진보의 실패라고 조롱했다. 노무현의 인생만이 아니라 부림사건 변론을 맏았던 이래 내가 했던 모든 것을 모욕하고 저주했다. 민주화운동과 시민운동, 그리고 대통령직 5년을 포함한 정치 20년, 그 모든 것에 침을 뱉었다. 재판이 다 끝날 때까지 그런 일이 끝없이 되풀이될 것이다. 그들은 나의 실패를 진보의 실패로 만들 것이다. 나는 처음부터 이것이 가장 두려웠다. 그래서 수십 년 동안 나를 도와주고 나와 함께 무엇인가를 도모했던 분들을 향해 말했다. 노무현의 실패가 진보의 실패는 아니라고, 노무현은 이미 정의니 진보니 하는 아름다운 이상과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 되었다고. 노무현은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졌으니 노무현을 버리라고.

331
전직 대통령의 명예를 지키려고 하지 않앗다. 내가 인정한 사실만으로도 그것은 이미 불가능하게 되었다. 나는 시민의 권리, 피의자의 권리라도 지키려 했을 뿐이다. 그것이 내게 중요한 일이어서가 아니라, 알고 범죄를 저지른 것과 주변 관리를 잘못해고 사고가 난 것은 다르기 때문이었다. 그런 차이가 내게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노무현을 믿고 사랑하고 도와주었던 사람들에게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복잡하게 하지 말고 다 내가 한 것이라고 나서지 못한 것도, 바로 그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모두가 부질없는 짓이엇다.
모든 것이 내 책임이었다. 대통령을 하려고 한 것이 분수에 넘치는 욕심이었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꾼 지도자가 되려고 한 것이 나의 역량을 넘어서는 일이엇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주변 사람들이 원망스러웠지만 원망할 수가 없었다. 나는 야망이 있어서 스스로 준비하고 단련했지만, 그들은 나로 인해 아무 준비 없이 권력의 세계로 끌려들어 왔다. 내가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면 그들이 고초를 겪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가난하고 억눌린 노동자들을 돕겠다고 소박하게 시작했던 일이 이렇게 끝나리라는 것을 꿈에라도 생각했다면, 애초에 정치를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350
그가 남긴 말과 글을 정리하면서 끊임없이 자문해 보았다. 그는 세상에 무엇을 남겼는가? 나는 그와 어떻게 작별해야 하는가? 그는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었다. 그 꿈이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었고, 그 꿈이 결국 그를 부엉이바위에 오르게 했다. 5년 동안 나라의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그는 '꿈 많은 청년'이었다. - 유시민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09. 12. 15. 06:28
나는 정치가 유시민도, 방송인 유시민도 잘 모른다.
단지 글쓰는 유시민.
지식 소매상을 자체하는 유시민을 글들이 사랑한다.
그는 자신도 언젠가는 깊은 사색과 논리적인 글을 쓸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고 희망한다.
그러나 나는 그의 글들에서
깊이와 논리를 느낀다.
도저히 내 상식으로는 우리나에서 정치를 하기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 유시민
대한민국의 정치인이 되겠다면 소위 어느 정도의 조폭기질(?)이 있어야 하고
그 숱한 몸싸움과 주먹다짐에서 이겨낼려면
그에 맞는 체격과 악다구니(?)를 칠 수 있는 거대한 성대가 기본이어야 할 텐데.
그의 외피는 전적으로 그와는 정 반대의 모습이다.
서애 유성룡의 후예라고 했던가?
그에겐 스스로 몰락을 선택한 선비의 꼿꼿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언젠가 그 꼿꼿함이 고고함으로 보여질 수 있기를 나는 희망한다.
그의 정치적인 행보로써가가 아니라, 그의 글로써 말이다.



01. 위대한 한 사람이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 도스토예프스키, <죄와 벌>
02. 권력의 유혹에 무엇으로 맞서야 하는가 : 리영희, <전환시대의 논리>
03. 청춘을 뒤흔드는 혁명의 매력 : 마르크스·엥겔스, <공산당 선언>
04. 불평등은 원래 자연의 법칙인가 : 맬서스, <인구론>
05.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푸시킨, <대위의 딸>
06. 진정한 보수주의자를 만나다 : 맹자, <맹자>
07. 어떤 곳에도 속할 수 없는 개인의 욕망 : 최인훈, <광장>
08. 정치는 인간에게 왜 필요한가 : 사마천, <사기>
09. 고통도 힘이 될 수 있을까 :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10.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인가 : 다윈, <종의 기원>
11. 우리는 왜 부자가 되려 하는가 : 베블런 <유한계급론>
12. 왜 가난한 사람들은 사라지지 않을까 : 조지, <진보와 빈곤>
13. 다른 사람들이 보는 나는 ‘진짜 나’인가 : 뵐,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14. 사회는 진보하는가 : 카, <역사란 무엇인가>



그의 논리는 쉽고 그리고 단정하다.
어째면 세상에 숱하게 알려진 유시민 중
지식 소매상으로서 글을 쓰는 유시민이 가장 유시민다운 모습이지 않을까?
<청춘의 독서>
젊은 시절 그의 가슴을 뛰게 했던 고전들을
지금의 나이에 다시 읽어가면서 써 내려갔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이제 대학으로 나간 첫 딸을 위해 이 글을 썼다는 수줍은 자상함까지 담겨 있다.
모든 사람이 알지만 읽지 않는 책이 고전이라고 했던가?
나 또한 내가 읽지 않은 숱한 사회과학 고전들을 이 책에서 만나고 당황했다.
나는 지금까지 무엇을 그렇게 읽었던가???
내 독서는 그러니까 현실감이 결여됐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임을 깨닫는다.
"고전" 앞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내 모습이 문득 비참하다.



너는 지식인이냐. 너는 무엇으로 사느냐. 너는 권력과 자본의 유혹 앞에서 얼마나 떳떳한 사람이었느냐.
비판정 지성을 상실했던 적은 없었느냐. 성찰을 게을리하면서 주어진 환경을 핑계 삼아 진실을 감추거나 외면하지 않았느나. 너는 언제나 너의 인식을 바르게 하고 그 인식을 실천과 결부시키려고 최선을 다했느냐.

흔히들 보수가 물적적 이익과 세속적 춠를 탐낸다고 하지만 진짜 보수주의자는 이익이 아니라 가치를 탐한다. 진짜 보수주의자는 다른 누군가와 싸우는 건선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내면에 정체성의 닻을 내린다. 진짜 보수주의자는 타인을 비난하기에 앞서 자신을 성찰한다. 진정한 보수주의자는 누가 자기를 알아주지 않아도 실의에 빠지지 않으며 깊은 어둠 속에서도 스스로 빛난다.

정치는 위대한 서업읻. 짐승의 비천함을 감수하면서 야수적 탐욕과 싸워 성인의 고귀함을 이루는 것이기 때문이다. 때론 짐승의 비천함을 감수하고 때로 스스로 야수가 되어 싸운 끝에, 야수의 탐욕이 지배하는 혼란의 시대를 역사의 뒤안길로 밀어낸다. 그리하여 수없이 많은 민중의 아들이 고향으로 돌아가 창과 칼을 녹여 쟁기를 만들게 해야 한다.

나의 행복은 내가 소비하는 재화와 서비스 또는 내가 소유한 부의 절대량이 아니라 그것이 다른 사람의 것보다 많으냐 적으냐에 좌두된다. 부를 축적하는 경에서는 남을 이기는 것이 행복의 열쇠다. 부의 절대적인 크기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 책의 내용 중에서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09. 7. 28. 13:27
대한민국 헌법 제 1 조
-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한동안 정말 무지 몰두하면서 여러번 읽었던 책
미디어법이 난장판 속에서 통과되는 걸 보면서
책을 덮지도 열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시간을 보냈다.
아는 게 좋은 것인지,
그냥 모른 척 사는 게 좋은 것은지....

유시민은 말한다.
"대한민국 헌법은 충분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손에 넣은 일종의 '후불제 헌법'이었고,
 그 '후불제 헌법'이 규정한 민주주의 역시 나중에라도 반드시 그 값을 치러야 하는
 '후불제 민주주의'였다"라고....




책을 읽어가면 읽어갈수록
공감 그 이상을 느끼기에 마냥 가슴팍을 칠 수 밖에 없다.

대통령이 지성이 부족해 보고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사실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자기가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해 참모의 보고를 제대로 듣지 않거나,
대통령의 개인적인 판단과는 다른 의견을 낸다고 참모한테 역정을 내는 경우
대책이라는 것이 있을 수가 없다.
청와대 참모와 장관들이 대통령의 불합리한 지시를 무작정 이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
도처에서 국민이 이해할 수 없는는 정책이 나오고 몰상식한 수단을 동원해 그 결정을 밀어붙이게 된다.
사회와 국가의 품격이 바닥으로 추락하고 대통령은 시중의 웃음거리가 되고 만다.


지금 현실을 너무나 꼭 집어내는 말이라 섬뜩하다.

어떤 비판과 반대에도 개의치 않고 불도저처럼 무작정 물어붙이는 정치권력의 야만적 형태,
유시민의 말 그대로 
우리는 지금 이명박 정부와 보수 세력이 만든 "문명의 역주행"속에 들어와 있다.

이것이 정말로 후불제 민주주의를 지나오는 우리의 통과의례여야 하는가?
이명박 정권이 "애국(愛國)"이라고 생각하고 지금 밀어붙이는 모든 행태가
결코 국민이 생각하기엔 "해국(害國)"으로 밖에는 이해되지 않는데....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그러나 그의 임기의 끝은 너무나 한참이다.
(그러나... 그것 또한 지나가리라....)



피터의 원리 그대로
위계질서를 가진 모든 조직에서 사람들은
자기의 무능력이 입증되는 지위까지 승진하는 경향이 있다는데....
말의 신용을 잃어버린 이명박 정부가
지금처럼 힘에 의존해 정국을 운영을 하는 모습을
우리는 내내 어쩌면 그의 임기의 끝까지 보게 될지도 모른다.

믿고 싶다.
그도 지금 두려울 것이라고.
이렇게 그의 무능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현실이....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09. 7. 23. 13:17
요즘 내가 열심히 읽고 있는 사람
유시민.
뒤늦게 그의 책들을 읽기 시작하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시
가장 서럽게 울던 노란 넥타이의 그를 기억한다.
그의 글들은 무섭다.
진실이기에... 그리고
그 진실을 너무 모른 척 하며 살아왔기에...



정치를 욕하고 사회를 비판할 때,
우리가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언론에 휘둘려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는지.
진실이 아님을 알면서도
알고 있다고 자부하며 욕설을 품었는지...



바르게 알지 못하면서 말하는
그 입들로 인해
우리가 여기까지 왔다는 걸
새삼 뼈 아프게 느끼게 된다.



물론 한 사람의 의견이 모두 옳을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되지만
적어도 관심을 가지고
바르게 알기 위해 노력하려는 최소한의 의무조차
완전히 잊어버리고 살았던건 아닌지....



유시민.
이 사람은 이 책을 25일만에 썼다고 한다.
직접 읽어보면 그 사실이 도무지 믿겨지지 않는다.
거침없는 독설의 대가로
자칭 사회주의자 진중권
유하지만 꼭꼭 집어내는 명확한 글로
마치 다독이듯 깨우쳐주는 유시민
그 둘의 글을 읽고 있으면
바라게 된다.
지적인 해박함, 이유있는 고집
그리고
엄청난 필력(筆力)까지...

그들의 글빨을
나는 진심으로 깊게깊게 존경한다.

유시민.
나는 지금 이 사람을 통해
나는 대한민국을 다시 앍기 시작했다.
첫걸음마가 아프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