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07.22 조금 더 특별한 작가 차인표
  2. 2010.04.14 <크로스> 정재승 + 진중권
그냥 끄적 끄적...2011. 7. 22. 06:39

 


역시 차인표였습니다. 말 한마디에도 많은 사람들의 가슴과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가진 이가 바로 차인표라는 생각을 그를 10여년 넘게 만나오면서 갖게 됩니다. 이번에도 차인표의 발언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았고 그의 말이 의미 있는 경종을 울렸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큰 감동의 울림과 의미의 경종 진원지는 바로 생명의 소중함을 말하고 싶어 썼다는 소설'오늘예보'와 관련한 14일의 기자간담회에서의 차인표의 말이었습니다.

한 해 만 5,00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자살률이 OECD 국가중 1위를 차지한 2011년 한국의 현실에서 그는 말을 했습니다.

"인간 삶의 메뉴에 여러 가지가 있지만 자살은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자살은 결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세상을 끝까지 살아내는 것, 더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생명을 계속하는 것입니다"라고요.

어느 유명인의 강한 웅변보다도 강한 감동의 울림을 주는 말이었습니다. 그는 말을 이어갔습니다.

"(연예인들이) 아침 프로그램에서 너무 힘들어서 자살하려고 했다는 말을 너무 쉽게 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랍니다. 얼마나 힘들었는지 공감하지만 방송에서 해서는 안 될 말이죠. 자살을 하려고 했다는 것은 살인하려고 했다는 말과 같은 것입니다."

차인표의 이 말을 듣고 크게 공감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0년 12월 14일에 기자가 쓴 '연예인들, 자살언급 너무하지 않나요'라는 칼럼을 떠올렸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큰 영향력을 주는 연예인들이 방송에 나와 "너무 힘들어 자살을 시도했어요" "사업에 실패하고 나니 자살을 하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들더라니까요" "이혼으로 인한 우울증으로 자살을 결심했어요" 등 자신의 힘든 처지를 언급하며 '자살'을 너무나 쉽게 너무나 자주 언급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미니홈피 등을 통해 "죽고(자살) 나면 그 다음에 반성하실 거예요" 섬뜩한 자살 협박의 뉴앙스 마저 풍기는 발언을 하는 연예인까지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차인표의 방송에서의 연예인들의 자살에 대한 무분별한 발언에 대한 언급은 매우 의미 있는 경종을 울렸다는 생각입니다.

지난 2005년 2월 22일 스타 배우 이은주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후 안재환 최진실 박용하가 자살을 해 큰 충격을 줬고 급증하는 일반인들의 자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쳐 사회문제화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연예인들이 자살에 대한 언급은 더욱 신중해야하고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일부 연예인들이 방송의 각종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의 힘든 처지를 강조하기위해, 심지어는 동정적인 여론이나 인지도를 높이기위해 자살에 대한 언급을 시도때도 없이 행하고 있습니다. 방송사 역시 연예인의 자살언급이 사회나 대중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도 나몰라라 하며 연예인의 자극적인 자살 언급으로 눈길을 끌려는 데만 혈안이 돼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차인표의 연예인의 방송에서의 자살 언급에 대한 비판은 매우 의미 있는 지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예인들은 이제 방송에서의 자신들의 자살 언급이 다른 사람의 자살을 부추기는 무서운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으면 합니다. 또한 연예인들이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세상을 끝까지 살아내는 것, 더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생명을 계속하는 것입니다"차인표의 말을 가슴에 새겼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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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달도 훨씬 더 된 기사다.
연기자 차인표는 잘 모르겠지만
(그의 데뷔작 "사랑을 그대 품안에"의 손발 심하게 오그라지던 연기가 지금까지 기억나서....)
인간 차인표는 참 바르고 선한 사람이다.
유재석과 함께 안티가 없는 연예인으로, 혹은 개념 연예인으로,
닮고 싶은 연예인으로 항상 화자되고 있는 차인표.
며칠 전엔 신애라가 강호동의 무릎팍 도사에 나왔다는 기사를 보고 문득 1달도 지난 이 기사가 떠올랐다.
자신의 첫번째 장편소설 <잘가요, 언덕>을 출판했을 때 차인표는 말했다.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정말 힘들게 글을 쓰는 다른 작가들에 비해 쉽게 책을 출판할 수 있었다는 게 미안했노라고...
그리고 그의 첫 소설은 개인적으로 꽤 괜찮았다.
비록 그의 소설이 아직은 서툴고 다분히 동화적이었지만
정신대문제를 이렇게 오랫동안 고민하고 글을 쓴 그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자신의 첫번째 소설을 엉덩이로 썼다고 했었나?
그 정도로 오랜 시간을 앉아서 고민하고 찾아보고 또 고민했다는 반증이리라.

 

차인표란 사람,
한 장면을 오래 그리고 깊게 각인시키는 사람 같다.
풀샷 속에서 아주 작은 한부분을 클로즈업 시킬 줄 아는 그런 사람.
그의 탈렌트적인 재능은 또 다른 의외의 곳에서 다른 모습으로  표출된다.
3편의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펼쳐진다는 <오늘 예보>는
위트와 유머 속에서 "자살금지!"라는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단다.
노숙자로 전락한 전직 웨이터,
일당 4만원을 벌기 위해 촬영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주식브로커 출신 보조출연자,
죽음 직전의 딸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도망자를 쫓는 것뿐인 퇴락한 전직 조폭.
차인표식 표현으로 옮기자면 함께 달리다가 땅바닥으로 쓰러져 버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란다.

"IMF로 힘들었을 때 한강변에서 울고 있는 남자를 보고 그냥 지나쳤어요. 계속 마음에 걸리더라고요. 봉사활동을 다니면서 만났던 수많은 인물들을 보고 느낀 단상도 많아요. 그리고 또 하나, 동료들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지켜보면서 정말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들의 모습을 보고 대중들이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고 여길까봐 조급해졌어요. 이래선 안 되겠다, 지금이라도 빨리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싶은 갈망이 생겼습니다"


고통 속에 있는 사람에게 한 발짝 다가가 한마디의 말만 건네도 살아날 수 있단다.
무심코 툭 던진 말 한마디가 10년 후, 20년 후 어떻게 달라져서 돌아올 지 모르는 일이라고...
작가 차인표의 말은 사실 지극히 정직하고 당연히 옳은 말이다. 
자살은 결코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말...
주변의 평가가 어찌됐든
나는 작가 차인표의 발전과 다음 행보에 관심이 많다.
아직 읽지는 않았지만 그의 이번 책도 꼭 찾아서 읽겠노라 다짐하는 이유는
아마도 그의 "바름"에서 오는 전달력과 흡입력이리라.
첫 소설이 발매 3개월만에 서점가에서 사라져버린  참담한 실패(?) 이후에
그가  또 다시 책을 쓰게 된 이유는 "소통" 때문이란다.
작가와 독자가 서로 얼굴을 마주하면서 진심으로 공감하고 느끼게 되는 그 소통이
그에게 그 어떤 드라마나 영화의 반전보다 더 짜릿한 카타르시스였으리라.
그는 세 번째 소설도 쓰겠노라 말했다.
그리고 그 내용도 생각중이라고.
내겐 조금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작가 차인표!
아마도 나는 내내 그의 진념과 도전을 아름답게 응원하게 될 것이다.
더불어 그의 글이 대한민국의 자살율을 낮추는데 "베르테르 효과"로 작용하기를 간절히 기원해본다.

책임감을 가지고 글을 쓴다는 것,
그것은 위대한 도전이며, 
아름다운 집념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10. 4. 14. 05:59
이렇게 재미있고 멋진 "CROSS"가 또 있을까?
처음에 이 두 사람이 책을 낸다고 했을 때 솔직히 상상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 완전히 물건이다.
재미도 재미려니와 속시원하고 유머러스한 독설(물론 진중권 ^^)이
거의 명랑만화를 읽는 것처럼 박장대소하게 만든다.



21세기를 관통하는 문화 키워드 21개를
미학적 관점과 과학적 관점에서 해석한 "크로스 프로젝트"
이 책의 의도는 동일한 사안을 놓고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시각을 교차시켜,
거기서 확인되는 편차를 통해 사물을 더 깊이 이해하자는 데 있단다.
책을 쓴 두 사람은
이 컨셉 자체가 현실의 층위에 정보의 층위가 겹쳐지고,
예술과 과학, 기술의 경계가 흐려져 하나로 융합이 되는 시대를 반영할 것이라고 말한다..
21세기 대중의 일상을 구성하는요소들을 키워드로 삼아
이 사회의 현재와 미래를 읽어내려는 시도를 하고 싶었다는 뜻.



미학자와 순수과학자의 만남은 참신하면서도 강렬한 스파크가 있다.
지금까지 이유있고 근거있는 독설가로 좀 과격한 언어를 구사한 진중권의
(난 진중권의 글들도 말들도 참 많이 편애한는 편이다)
유머러스한 비꼼은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그의 이면을 보게 한다.
아마도 자기 혼자 쓰는 책이 아니라는 생각을 그도 하지 않았을까?
공동 저자에 대한 일종의 예의라는 생각도 살짝 든다.
(그러니까 가령 욕은 단독 저서에서 자기 혼자 듣는 걸로 충분하다는... ㅋㅋ)
<과학 콘서트>로 유명한 과학도 정재승은 강의도 참 재미있게 하더니만 글솜씨도 대단한다.
과학자의에게 갖게 되는 고리타분의 선입견을 여지없이 파괴시켰던 사람.
두 사람의 뽑은 21개의 문화 키워드는 제목 만으로도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읽으면서 깊게 공감했던 몇 가지를 정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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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벅스
스타벅스는 커피의 입맛(taste)을 하나의 미학적 취향(taste)으로 바꿔놓았다.
그들이 파는 것은 커피가 아니라 브랜드다.
스타벅스는 식품산업을 문화산업으로 변화시켰다. 물론 이는 스타벅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애플 사용자들은 컴퓨터의 성능이 아니라 디자인으로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을 연출하는 데 민감하다. 애플숍에서는 컴퓨터와 주변기기만 파는 게 아니다. 그들은 취향을 판다. 사용자들이 자사의 기기가 아니라 브랜드를 소비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 전략이 보여주는 것은, 미래의 경제학은 점점 더 미학을 닮아간다는 사실이리라.
스타벅스는 취미를 선사하고 전달하고 창조하는 문화적 매체다. 오늘날 기업은 취미로 묶인 상상의 공동체를 수신자로 갖는 미디어가 됐다. (진중권)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파는 것이다. (정재승)

- 스티브 잡스
과학과 예술을 결합시긴 디지털 시대의 테크노 구루(grur).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efferent)"는 사실 애플의 모토가 아니라 스티브 잡스의 삶의 철학이었다. (정재승)
잡스는 컴퓨터 산업에 미학을 도입했다. 그는 최초로 컴퓨터에 서체의 아름다움을 부여했고, 자신이 개발하는 모든 제품에 미적 디자인을 구현했다.
IT 노숙자들에게서 우리는 휴거를 기다리는 종말론 신도들 못지않은 종교적 열정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이제까지 없었던 새로운 유형의 CEO, 즉 '예술가 CEO'의 전형이다. 그는 컴퓨터 기기의 디자이너이자, 기술과 예술의 화음을 만들어내는 지휘자이자, 프레젠테이션을 행위예술로 끌어올린 탁월한 퍼포머다. 동시에 IT 대중에게 지혜와 확신을 주는 구루이자, 테크놀로지와 결합된 프레젠테이션으로 청중의 혼을 홀딱 빼놓는 마법사다. (진중권)

* 현실왜곡장 : 스티브 잡스가 보여주는 현실왜곡장의 대표적인 효과는 스티브 잡스의 근처에 가면 모든 현실이 왜곡되어 보인다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의 옆에서 그가 하는 말을 듣고 있으면 평소에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던 일들을 자신도 모르게 믿게 된다. 스티브 잡스의 현실왜곡장은 스티브 잡스를 중심으로 형성되며 중심으로부터 거리가 멀수록 그 힘이 약해지기 때문에, 보통의 경우는 사람들이 한번 현실왜곡장에 들어갔더라고 스티브 잡스에게서 거리가 멀어지면 재정신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 구글
정보는 '분류'되는 대신에 위계질서 없이 '링크'된다. 정보의 질은 거기에 링크 된 수로 측정된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정보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정보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조직하는 것이다. 구글은 그저 이미 존재하는 정보를 찾는 수단에 불과한 게 아니다. 그것은 동시에 새로운 정보를 창작하는 유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진중권)
구글 + "23andMe" --->시트 안에 침을 뱉어서 우편으로 보내면 '내가 유전적으로 유방암과 당뇨병 등을 포함해 118가지 유전 질환에 걸릴 가능성"을 확률로 표시해 알려준다. (23은 유전자가 포함된 인간 염색체 갯수)
2008년 <타임>지가 "올해의 발명품"으로 선정하기도 한 23andMe
구글이 세상에 떠도는 정보를 모은 데 그치지 않고 우리 몸속에 있는 바이오 정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정재승)

- 마이너리티 리포트(영화)
얼마 전 대통령 각하께서 "우리도 닌텐도 같은 것 좀 개발하라"라는 교시를 내렸다가 빈축을 산 일이 있다. 닌텐도도 삽질로 뚝딱 만들 수 있다고 믿는 '공구리' 두뇌의 단단함은 기어이 '2MB(확장 불가)짜리 명텐도'의 패러디로 대중의 비웃음을 사고야 말았다. 오락기야 물리적으로 뚝딱 만든다 치더라도, 거기에 채워 넣어야 할 게임 소프트웨어는 어떻게 한단 말인가? 수많은 실험과 실패라는 시행착오를 거쳐 겨우 성공한 사실을 이해하는 것은 물론 '2MB' 용량으로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앞으로 창의적이지 못한 기술은 기능으로 전략하고 말 것이다. 기술도 이제는 예술과 문학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얘기다. 어느 예술학교에서 그런 일 좀 해보려고 했더니, 양촌리 김 회장 댁 둘째 아드님이 각하께서 하사하신 좌파 척결의 숭고한 완장을 차고 나타나셔서 예산을 전액 삭감해버리셨단다. (진중권)

- 제프리 쇼
21세기의 피카소,  "읽을 수 있는 도시" , 가상현실, 혼합현실, 증강현실.
과학자가 예술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예술가들이 과학자가 되어간다. 그들은 컴퓨터를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고 로봇과 기계를 마음대로 다루면서 세상을 바꾸고 인간을 변화시키고 있다.
디지털은 캔버스와 물감을 비물질화하면서 마음대로 조작 가능한 데이터를 만들고, 예술가의 등에 날개를 달아준 셈이다. 그 날개를 제일 먼저 펴고 훨훨 날아가 '창작의 세계'에서 자유롭게 활공하는 제프리 쇼, 과학자가 예술가가 되고 예술가가 과학자가 되는 '21세기 예술의 출발점'에 제프리 쇼가 서 있다. (정재승)

- 셀카
기술이 인간의 문화를 바꾼다는 테제의 유용한 예.
일상적인 삶을 기록하는 것의 소중함 --> But, 그들이 원하는 것은 정확한 삶의 기록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내 모습을 가장 예쁘게 변형해서 담고 싶은 '나르시시즘적 욕망의 구현'이다.
내가 찍는데도(혹은 내 가장 가까이에서 찍는데도), 나의 진짜 모습이 아니라 '가장 왜곡된 모습'을 담아낸다는 점에서 셀카는 '삶의 기록'이 아니라 '욕망의 기록'이다. (정재승)
작은 화소와 오묘한 각도로 만들어내는 '미의 이데아'. 셀카는 현실의 여체로부터 아프로디테를 추출하는 조각칼.
테크놀로지는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어주었다. 셀카 속에서 대중은 완전해진 자신을 본다. 그리스인들은 삶을 아름답게, 더 아름답게 만들어 그 극한에서 신이 되기를 꿈꾸었다. 디지털 시대의 자본주의적 대중은 제 얼굴을 아름답게, 더 아름답게 만들어 그 극한에서 스스로 스타가 된다. (진중권)

- 안젤리나 졸리
졸리의 존재 미학은 도덕을 우습게보는 개별자의 절대적 자유를 갖고 더 높은 사회적 윤리에 자발적으로 복종하는 데 그 요체가 있다. 사람들 대부분은 사회의 비난이 두려워서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거나, 사회의 호감을 사려고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억지로 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회의 눈에 악덕으로 보이는 것이든, 사회가 흔히 미덕이라 부르는 것이든, 졸리의 행동은 남의 시선이나 평가를 의식하지 않는 존재의 자연스러운 표현이다.
졸리는 형해화한 기존 도덕을 따르는 게 아니라, 자신의 도덕을 스스로 만들어나간다. (진중권)

- 프라다
이른바 '명품'은 유한계급이 자신을 하류층과 구별하는 기호적 행위의 매체다. 하지만  프라다는 이런 일반론을 벗어나 일하는 여성의 미학을 구현했다.
미우치아 프라다(창업자의 손녀)에게 남아 있는 좌파 페미니즘의 흔적은 명품 소비를 이렇게 소수의 유한계급이 아닌 다수의 노동계급(?)으로 확장시켰다.

- 몰래카메라
몰래카메라는 피사체의 동의를 얻어 타인의 프라이버시를 들여다보는 범법 행위를 대중이 즐기는 합법적 오락으로 바꿔놓는다. 그것이 대중에게 타인에 대한 시야를 확보했다는 유사 권력의 느낌을 선사하면서 그들의 관음증적 욕망을 충족시킨다. 몰래카메라 프로그램은 노출증을 가진 미디어와 관음증을 가진 대중의 결혼에서 탄생한 아이라 할 수 있다. (진중권)

* 단순측정효과 : 사람들이 '의도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자신의 답변에 행동을 일치시킬 가능성이 높아지는 현상

- 강호동 유재석
한 마디로 이 둘은 뛰어난 사회적 지능을 갖추고 있다.
선천적인 끼의 발산보다는 프로그램 자체를 '경영'하는 후천적 노력과 헌신과 자세가 예능 프로그램의 덕목이 되어버린 것이다. 과거에 '순발력'이라고 하면 상황에 맞게 농담을 던지는 재치를 의미했으나, 이제 그 말은 순간순간 출연자의 반응을 끌어내는 경영 능력을 의미하게 됐다.
강호동은 거의 무당굿에 가까운 요란한 반응으로 출연자들의 심리적 부담감을 덜고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을 거리낌 없이 하게 자리를 깔아준다. 출연자가 썰렁한 말을 해도 강호동이 과도한 리액션으로 맞장구를 쳐주면, 그 말은 실제로 우수워진다. 물론 이 오버액션이 어떤 이들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래서 강호동에게는 많은 안티가 따라다닌다.
반면 유재석은 안티가 거의 없다. 그 역시 그의 진행 스타일과 관련이 있다. 그는 강호동처럼 요란하게 나대지 않고 조용히 제 역할을 수행한다. 일부러 남보다 좀 모자라는 듯이 행동함으로써 출연한 멤버들을 자신보다 돋보이게 만들고, 그들로 하여금 자신의 끼를 맘껏 발산하게 유도한다. 이렇게 스스로 나대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는 희생(?)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나가는데, 과연 누가 그를 미워할 수 있겠는가? 이것이 설문 조사에서 유재석이 늘 강호동을 앞설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강호동과 유재석은 로망이자 절망이다. (진중권)
뭐니 뭐니 해도 유재석과 강호동에게 가장 탁월한 능력은 '공감능력(empathy)'이다. (정재승)

-세컨드 라이프
2003년 린든랩이 처음 선보인 '세컨드 라이프'는 수많은 아바타가 모여 사는 온라인 3차원 가상 세계다.
이제는 친숙한 단어가 된 아바타는 분신, 화신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avataara'에서 유래 (정재승)

* 웜홀 : 블랙홀과 화이트홀을 이어주는 통로

- 레고
레고(lego)는 덴마크어로 '레그 고트(leg godt)' 그러니까 '잘 논다(play well'라는 뜻이다.
레고 블록으로 나만의 왕국을 건설하는 동안, 어린이들은 저마다 '창조자의 절대권력'을 경험하게 된다. (정재승)
레고 블록 앞에 앉은 아이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무한한 잠재성의 세계 앞에 앉아 있는 것이다. 레고 블록이 만들어낼 세계는 아이의 머릿속에 들어 있다. 아니, 머리에서 이제 막 자라나고 있다. 그것은 수많은 결단과 망설임을 동반하며 아이의 손끝에서 형성되어갈 것이다. (진중권)

- 위키피디아
위키피디아의 성공은 놀라운 일이다. 누가 이름 없이 남들을 위해 자신의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겠는가? 게다가 그 글은 다른 사람의 손에 수정되거나 삭제될 수도 있지 않은가? 위키피디아는 디지털 시대의 백과사전이다. 디지털과 더불어 찾아온 새로운 구술문화에서도 개인으로서 갖는 저자성은 포기된다.
위키피디아의 지식에는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는 생생함이 있다. 게다가 수많은 사람의 협력으로 개인적 저자의 한계를 뛰어넘는 '집단지성'을 구현할 수도 있다.
위키피디아는 한마디로 문자문화의 총아(백과사전)가 디지털 구술문화의 옷을 입고 새로 탄생한 것이다. (진중권)
Wiki?
1. 하와이 원주민어 '빠르다'
2. What I know of it 이것에 관해 내가 아는 것
여러 사람들이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서로 의견을 공유하며, 각자 자신이 가진 것을 기여하며 참여하고, 서로 보완하는 정신. 이것이 바로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의 핵심이다.
위키피디아는 '자발적 참여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위키피디아는 우리들에게 지식을 운반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참여와 공유의 습관을 가르치고, 그 중요성을 일깨워주었다. (정재승)

 * 이노센티브(www.innocentive.com)  : 기업이 익명으로 답을 필요로 하는 과학기술 문제를 올릴 수 있다. 그리고 이 문제의 해결 방안을 올리는 과학자는 500만 원에서 1억 원까지 기업으로부터 현금으로 보상을 받는다.

- 파울 클레
스위스에서 태어난 독일인 화가 파울 클레는 20세기 현대미술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다. 음악을 먼저 공부했지만 뒤늦게 미술을 접하면서 음악이나 여행을 통해 얻은 창조적 영감을 유머러스한 데생과 단수화된 수채화 형태로 표현하곤 한다. (음악적인 미술, 음악과 미술의 결합)
색을 소리처럼 사용해 그림으로 연주하는 화가. (정재승)
정지된 회화에 움직임을 기록하다. (진중권)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