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3. 9. 4. 08:20

<SPAPALOT>

일시 : 2013.05.16. ~ 2013.09.01.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연출, 안무 : 데이비드 스완

음악감독 : 변희석

출연 : 서영주, 정준하 (아더왕) / 이영미, 신의정 (호수의 여인)

        윤영석, 고은성 (갈라하드) / 정상훈 (렌슬럿 경)

        조형균 (로빈 경), 이훈진 (베데베르 경), 김호 (팻시)

        정철호 (잭), 공민섭, 박경동, 윤민우, 정성진

제작 : (주)오디뮤지컬컴퍼니. CJ E&M

 

유머가 간절히 필요했다.

비록 허탈한 빈웃음일망정 아무 생각없이 한바탕 웃어보고 싶었다.

빈깡통처럼 요란하게...

처방전을 찾아 방황하다 하루 전에 급히 예매해서 본 뮤지컬 <스팸어랏>

코믹 페러디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는 광고문구에 혹했다.

성배를 찾아 떠나는 아더왕 이야기. 

심지어 뮤지컬 넘버 "Always look on the bright side of life"의 가사는 사뭇 유혹적이기까지 했다.

인생 뭐 있냐며, 별 거 없다며 웃어보란다.

고민하지 말고 툭툭 털고 일어나서 즐기란다.

(이 넘버는 확실히 후크송이다, 동영상으로 한 번 봤을뿐인데도 리듬과 멜로디, 가사까지 그대로 접수됐다.)

페러디의 진수.

그래, 잠간이라도 게거에 한 번 빠져보자 다짐하고 공연장을 찾았다.

 

결론은...

그리 재미있게 보지는 못했다.

노골적이고 실날한 세태풍자와 패러디를 기대했는데 아무래도 좀 약했던 것 같다.

더 과감한 B급 패러디 작품이었다면 훨씬 더 유쾌했을텐데...

부상해서 복귀해 오랫만에 무대에 선 윤영석이

<오페라의 유령>, <지킬 앤 하이드>, <명성황후>를 패러디할 때와

서영주, 이훈진의 <맨 오브 라만차>를  패러디할 때 여기저기에서 팡 터진 걸 재외하면

페러디 자체로 큰 재미를 주지는 못했다.

개인적으론 패러디의 코믹함보다는

배우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화학작용이 훨씬 더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1막 초반에 조형균 로빈과 서영주 아더 왕, 이훈진 베데베르가 처음 만나는 장면은

마치 탁구경기를 보는 느낌이다.

그런데 그 탁구경기라는 게 서로 마주 보고 하는 게 아니라 나란히 서서 하는 거라면 이해가 될까???

서로 주고받는 대사들이 여기저기 부딪치며 통통 제 멋대로 튄다.

아주 유쾌하고 깔직하게.

거기다 배우들 네 명의 타이밍과 표정도 아주 좋다.

가히 고전 만담의 정수를 보는 느낌.

 

이 작품은 서영주와 이영미를 제외한 모든 배우가 멀티맨이다.

심지어 앙상블 네 명의 배우(공민섭, 박경동, 윤민우, 정성진)까지..

<라카지> 이후에 오랫만에 또 다시 대단한 시스터들(?)을 목격했다.

정상훈은 코믹물에 완전히 물이 올랐다.

아마도 조만간 임기홍과 함게 코믹연기의 지존이 되지 않을까 강하게 의심(?)된다.

(두 사람이 한 무대에서 코믹 연기를 펼친다면? 상상만으로도 불꽃이 튄다) 

이 작품 덕에 11월에 정상훈의 "산초"가 무지 기대된다.

(두 번의 관람 전부 정상훈 산초를 선택했다. 이훈진은 몇 번 봐서....)

조형균은 노래할 때 목소리가 아주 매력적이었고, 연기와 딕션, 표정도 참 좋다.

정철호도 1막과 2막 시작 부분을 여는게 자칫하면 참 뻘쭘할 수 있는 장면인데 잘 끌고 간다.

그리고 정상훈 애드립처럼 정말 '구성진 소리'를 가졌다.

오랫만에 무대로 돌아온 윤영석은

어떤 면에서는 관객들보다 더 즐기면서 작품을 관람하는 느낌이다.

늘 무겁고 심각한 배역만 해오다 이런 가벼운 역을 하는 게 관객입장에서는 아직까지도 어색하지만

배우 본인의 표정이 너무 밝고 즐거워서 그걸 보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

 

개인적으론 작품 자체의 매력보다는

출연한 배우들의 연기적인 매력에 빠져서 관람했던 것 같다.

(내용은 기억에 별로 안 남고... 그래서 아무래도 나중에라도 다시 보게 되진 않을 작품...) 

이날 공연은 관객과 함께한 애드립도 아주 쫀쫀했고

(서영주와 배우들의 관록에 박수를....)

중간중간 예상치 못한 깜짝쇼도 재미있었다.

호수의 여인 이영미가 "내 배역 왜이래?"를 부를 때 더블이었던 신의정이 같은 무대 의상을 입고 등장했고

커튼콜에는 정준하까지 깜짝 등장했다.

간혹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관객 입장에서 재미있고 유쾌하게 관람하는 작품도 좋지만

출연하는 배우들이 스스로 재미있고 유쾌하게 공연하는걸 목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비록 개인적인 바람이었던 박장대소의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재미있고 유쾌한 현장에 함께 있었다는 건 의외의 격려였고 위로였다.

그래!

때로는 이런 게 꼭 필요한 때가 있다.

확실히!

 

* 코믹과 비련 전부를 완벽하게 표현하는 서영주가 요즘 코믹으로만 소모되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 안타깝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몽유도원도>에서 서영주가 보여줬던 연기를 다시 볼 수는 없을까?

   그의 표현과 감정, 순간 몰입과 촉촉한 목소리는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돋을 정도다.

   더 늦기 전에 그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날이 한번쯤 다시 온다면 정말 좋겠는데...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2. 3. 19. 00:08
<엘리자벳> 첫번째 관람은 1층 오른쪽 R석 관람이었고
김선영, 류정한, 박은태, 민영기, 이정화, 전동석 캐스팅이었다.
이번엔 tod만 빼고 전부 다른 캐스팅을 선택했고 일부러 3층 맨 앞 줄을 예매했다.
블루스퀘어 3층이 하도 악명이 높아서 대체 어느 정도길래 싶어 직접 확인해보기로 했다.
이 날 캐스팅은 옥주현, 류정한, 최민철, 윤영석, 이태원, 김승대였다.
일단 블루스퀘어 3층 관람은 생각했던것보다 꽤 괜찮았다.
LG아트센터나 세종문화회관, 충무아트홀 대극장보다 오히려 경사도는 훨씬 덜하다.
무대를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음향도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괜찮았고
배우들의 대사도 1층에서보다 오히려 더 정확하게 들려서 은근히 놀랐다.
첫번째 관람에서는 무대가 너무 과하게 화려해서 피로했는데
3층에서는 화려함말고도 음산하고 어두운 분위기가 느껴져 좋았다.
특히 토드가 등장할 때 아우라같이 표현되는 스크린 효과는 1층 관람에서는 완전히 놓쳤던 부분이다.
1막 마지막 부분 엘리자벳이 욕조 안에 머리를 늘어뜨리고 누워있는 모습도 1층에서 안 보였었는데...
(더 비싼 돈을 주고 봤는데 안 보인 부분들이 있었다니 어쩐지 기분 좀 찜찜하다)
조명의 변화를 보는 것도 재미있었고
이중회전무대도 3층에서 보니까 오히려 덜 산만하고 안정적으로 보였다.
아마도 앞으로 종종 3층에서 <엘리자벳>을 관람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어차피 1층에서도 내 시력으로는 배우들의 표정이잘 보이는 것도 아니니까.
별로 미덥지 않은 시력과 광클릭에 영 재주가 없는 손을 가졌으니 뭐 별 수 있나!
(솔직히 말하면 고가의 티켓가격때문이기도 하다)
암튼, 블루스퀘어 3층 관람!
소문처럼 그렇게 나쁘진 않았다.
적어도 중앙 맨 앞 줄만큼은.




옥주현 엘리자벳.
개인적으로 나는 김선영 엘리자벳이 더 괜찮았다.
16살 엘리자벳과 나이든 엘리자벳의 목소리는 나이를 표현하려고 너무 노력했는지 만들어 낸 소리가 좀 부자연스럽다.
아이를 돌려달라고 소피에게 말할 때는 너무 칭얼대고
좀처럼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오히려 아름다운 여성성을 극대화해서 보여주는 것 같다.
실제로 당시 엘리자벳의 미모가 유럽에서도 소문이 자자해서 여성성이 극대화된 인물이 맞긴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강인한 모습이 점점 자라나는 게 보여야 하는게 그 부분이 아무래도 옥주현 약하다.
옥주현에겐 대사할 때 뭐랄까 약간 성우같은 느낌이 있다.
개인적으로 그 부분이 참 싫다.
"보세요! 지금 전 정말 열심히 연기하는 중이예요"
꼭 이렇게 느껴져서...




류정한 토드는 말해 무엇하겠는가!
죽음이 죽음으로 죽음을 말하니 어느 누가 감히 죽음으로 따르지 않을까!
류정한 토드가 등장하면 무대는 판이 바뀌면서 완벽하게 토드에게 장악된다.
관객들의 박수소리를 들으면 나조차도 순간 난감해진다.
이쯤되면 반칙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뮤지컬 <엘리자벳>을 자꾸 뮤지컬<토드>로 빠궈버리는 거...
장악하되 싹쓸이하지 않는 기술적인 기교를 이용할 줄 아는 영리하게 아름다운 배우다.
(이러니 내가 여우라 할 수밖에...)
요제프는 민영기보다 윤영석이 더 좋았다.
워낙에 민영기가 성군, 영웅의 이미지가 강해서 찌질함을 느끼기가 쉽지 않았는데
윤영석의 유약한 모습과 목소리는 듣고 있으면 깊은 연민이 느껴진다.
(그러고보니 <명성황후>에서 부부였던 이태원이 여기선 어머니로 나오네 ^^)
대공비역도 이정화보다 이태원이 더 좋았다.
이정화는 약간 고집불통 심술쟁이 시어머니 같았은데
이태원을 강인하고 실세를 쥐고 있는 권력욕이 느껴졌다.
김선영과 이태원이 정말 제대로 한 판 붙으면 불꽃이 튀겠구나 싶었다.
뒤에서 인터미션 시간에 어떤 남자분이 그러더라.
이거 완전히 우리나라 정서에 딱 맞는 뮤지컬이라고.
고부갈등을 주제로 한...
(맞아! 맞아!)



루돌프 김승대의 발전은 놀랍다.
플레이 DB에서 공개한 송창의 토드와의 "그림자는 길어지고"를 봤었다.
목줄에 핏줄이 서도록 열심히 부르는 모습을 보면서 암담함과 막막함이 가득했는데
의외로 류정한 토드와의 모습은 괜찮았다.
노래는 전동석보다 약하지만 연기는 확실히 전동석보다는 낫다.
엘리자벳을 찾아가 도움을 청하는 장면은 절절했다.
어린 루돌프 탕준상도 너무 잘했고.
(목소리를 들으니 첫번째 관람때도 이 녀석이었다)



루케니 최민철!
개인적으로 루케니 3인 중 무지 기대했던 배우다.
일단 비쥬얼 자체가 무정부주의자 같이 생기기도 해서
마초적인 인물이 나오지 않을까 짐작했었다.
그런데 의외로 최민철은 루케니를 코믹하고 다소 가벼운 인물로 표현했다.
장확한 표현은 아니겠지만 마초가 아닌 장돌뱅이 스타일이라고 해두자!
애드립인지 계산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적당하지 않는 대사로 극에 개입하는 모습은 적잖히 당황스럽다.
자꾸 극 속에 코믹하게 개입해서 필요치 않은 웃음을 유발하려는 노력도 안스럽다.
그래선지 연기가 많이 과장되고 노래 역시도 너무 불안하다.
목소리도 많이 갈라지면서 뭉개지는 발음도 있다.
(최민철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거지? 영화? 천변카바레?)
그가 조금 마초적으로 루케니를 표현했줬으면 하는 원망섞인 바람을 가져본다.
그리고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오스트리아 주언어가 독일어라고 알고 있는데
그럼 최민철 루케니가 대사 중간중간에 시종일관 씹어 내뱉던(?) 정체불명의 말이 독일어가 맞나?
(어딘지 좀 이상해서...)



짧게 쓰려고 작정했는데 어쩌다보니 또 다시 길어지고 말았다.
아마도 <엘리자벳>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아직 많은 모양이다.
다행히 아직 이 작품은 내게 아름답고 여전히 탐미적인 작품이다.
그래서 두고두고 좀 지켜볼 작정이다.
이제는 나름의 베스트 오브 베스트 캐스팅을 선별해서 관람해야겠다.
주로 3층 관람이 되겠지만...
다음 관람은 3월 28일 김준수 토드다.
어쩌다 보니 표가 있어서 예매했다. 
물론 3층이다.
바람이 있다면 사생팬이 많이 안 왔으면 하는거다.
그들이 설마 3층에서 관람하지는 않겠지만 생각만해도 무섭다.
아마도 그날은 <엘리자벳>을 보면서 또 다른 공포를 느끼게 될지도 모르겠다.
엘리자벳을 소유한 토드조차 두려워할 사생팬.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0. 9. 24. 06:30
작년 9월부터 1년동안 달려온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1년의 대장정을 마치고 아쉬움과 자축의 의미로 기획된 4번의 갈라 콘서트.
<Music of the night>
윤영석, 양준모, 홍광호 3명의 팬텀과
김소현, 최현주 2명의 크리스틴
정상윤, 손준호 2명의 라울과
그리고 영원한 팬텀 브래드 리틀까지...
고백컨데 이 공연을 예매했던 건 순전히 브래드 리틀 때문이었다.
그의 노래를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았기에...
(그의 팬텀을 놓친 걸 나는 아직 두고두고 후회하고 있는 중이다.)



33만명 역대 최다 관객 동원,
대형 뮤지컬 최다 공연 401회.
2001년 국내 초연시 만들어낸 자신들의 모든 기록을 다시 새롭게 갱신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초연의 멤버 윤영석, 김소현의 감회도 새로웠겠지만
세계 최연소 팬텀의 홍광호의 감회도 남다랐으리라.
(2막에서 윤영석에게 자리를 내주는 아픈 기억까지 있었으니...)
나의 4번의 관람에서 홍광호 팬텀은 없었지만
양준모 팬텀과 최현주 크리스틴의 조합은 좋은 기억으로 담겨있다.
후반부의 양준모 팬텀을 다시 볼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과 함께...
(그의 조금 더 완성된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닿지 않았다)



프로그램 선곡이 다양하고 알차서 관객 입장에서도 귀가 즐거운 공연이었다.
초반부는 <오페라의 유령> 곡들로 꾸몄고
후반부엔 배우들이 좋아하는 노래들을 선보였는데
최현주가 선택한 "The girl in 14G"가 기억에 남는다.
성악과 재즈를 넘나드는 귀엽고 발랄한 이 곡은 확실히 최현주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탁월한 선곡이었다.
그리고 양준모와 정상윤이 부른 "Man of La Mancha"도...
두 사람의 깜찍한 바이크 댄스와 패러디 대사들 때문에 관객들이 무지 즐거워했다.
세 명의 팬텀이 부른 Il Divo의 "Hero"는 그야말로 만감이 교차하더라,
정말 너무 열심히 부르는데 세 사람의 목소리가 합쳐지면 좀 안습으로 변하는게...
뮤지컬 투란도트의 "Newwum Dorma"를 들으면서
윤영석이라는 배우를 정통 오페라 무대에서 만나 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

Guest Stage!
브래드 리틀이 전부 4곡을 불렀다. 
<미녀와 야수>의 "If I can love her"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 스타>의 "Gethsemane"
김소현과 함께 <지킬 앤 하이드>의 "Take me as I am"
<Love never dies>의 "Til I hear you sing" 까지.
브래드 리틀의  목소리, 성량, 그리고 믿기지 않는 호흡은 들을 때마다 역시 감동적이다.
이 사람의 뮤지컬 무대를 다시 볼 수 있을까?
기대와 설렘을 하게 만드는 환상적인 목소리였다.

박은태, 조정석, 김선영의 무대.
김선영은 <캣츠>의 "memory"를 불렀는데 아마도 <미스 사이공> 서울 공연이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목소리에 조금 피곤이 묻어난다.
박은태는 <모차르트>의 넘버를 불렀고 (노래는 잘한다)
양준모의 친구(^^) 조정석은 <헤드윅>의 넘버 "The origin of love"를 불렀다.
그가 <헤드윅>을 다시 하게 된다면 한 번 챙겨봐야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처음에 프로그램이 나왔을 때는
<미스 사이공>의 "Why god, Why?"가 있었는데 그 곡이 빠져서 살짝 서운하긴 했다.
이 노래를 누가 부르게 될까 기대했었는데...
어쨌든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은 콘서트였고
아쉬움이 있다면 주연배우 7명만으로 꾸며진 공연이었다는 게 좀...
"프라마돈나"나 극중극 한장면쯤 포함시켰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뭐, 그래도 내 입장에서는
브래드 리틀의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무지 만족스러운 공연이었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 사람,
정말 서울에서 뮤지컬 한 편 공연했으면 좋겠다.
그럼 무지 행복하겠는데...
<Love never dies>로 come back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그렇다면 정말 브라보! 일텐데...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12. 2. 00:14
대구에서 오랫만에 동생들이 서울에 올라왔다.
일종의 문화 투어를 위해서...
LG 아트센터에서 안중근을 만나고 샤롯데로 팬텀을 만나는 일정 ^^
공연을 통해 알게 된 문화 동지들, 동생들과의 관극은
유쾌했고 즐거웠고 흐뭇했다.



오늘의 캐스팅은 윤영석 팬텀에 김소현 크리스튼. 홍광호 라울에 김성은 칼롯타!
지난 두 번의 관극이 모두 양준모 팬텀, 최현주 크리스틴이었으니
오늘의 캐스팅은 새로운 인물들과의 조우인 셈이다.
(나는 정말 정상윤 라울과 인연이 너무나 없다... 흑흑)
윤영석과 김소현!
2002년 처음으로 <오페라의 유령>을 통해
뮤지컬계에 들어선 두 배우들.
그 후 8년의 시간이 흐른 후
다시 <The Phantom of The Opera>의 주역이 된 사람들.
시간이 참 많이 지났구나...
첫번째 했던 생각.



윤영석 팬텀은,
확실히 양준모 팬텀보다 안정적이고
그리고 깊었다.
연륜과 경험의 시간은 역시나 무시할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어쩌면 지금의 윤영석에게
팬텀이 딱 적당한 배역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이상하게도 팬텀 이외의 다른 배역에서는 존재감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정말 "팬텀"이 되어버린 배우.
조금난 체격이 더 컸다면 웅장한 팬텀이 될수도 있었을텐데
부질없는 아쉬움을 담아본다.
2막 극중극에서 검정색 베일을 뒤집어쓰고 앉아있는 팬텀은
너무 옹색했고 초라했다.
그리고 약간 더 과감하고 폭발적이었으면 하는 바램도 조금 ^^



크리스틴 김소현.
아마도 그녀 생의 마지막 크리스틴이 되지 않을까?
20082년 이후,
8년의 시간은 그녀를 최정상의 뮤지컬 디바로 만들어놨다.
그래서 크리스틴을 하기엔 너무 노련해버린 느낌?
풋풋함과 싱그러움을 느끼기에는
그녀는 확실히 너무 선수다.
"Think of me"나 "The phantom of the opera"의 마지막 부분
소름끼치게 올라가던 목소리는 역시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이긴 하다.
그런데 아버지 무덤 장면에서
한 마리 토끼처럼 껑충껑충 뛰어다니며
음을 올리던 그녀의 모습은...
억지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세월이 느껴져 문득 서럽다.
그리고 2막 극중극에서
전혀 유혹적이지 않았던 크리스틴.
여러가지로 많이 아쉬움을 남기는 장면이었다.
이 부분은 양준모 팬텀과 최현주 크리스틴의 느낌이 좋다.
확실히 밀고 당기는 묘한 긴장감이 있어서...
초라한 퇴장을 제외하고는... ^^
이상하게도 양준모 팬텀은 퇴장이 초라하다. (웃음소리도...)
그에 반해 윤영석 팬텀의 퇴장과
광기어린 웃음이 주는 여운은 확실히 존재감있고 섬뜩하다.



홍광호 라울은 최현주 크리스틴과 연기할 때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지금까지 본 3번의 라울 중 제일 인상깊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정상윤 라울이 정말 너무 궁금하다. 모진 인연의 어긋남이여!)
뉴페이스 칼롯타 김성은은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해줘서 고마웠다.
신예인 것 같은데
캐릭터 설정을 잘 한 듯...



앞으로 보게 될 오페라의 유령에서
나는 정상윤 라울을 드디어 만나게 될까?
팬텀을 보면서 라울을 기다리다니...
어쩌면 홍광호 라울이 내겐 그리 인상적이지 않아서일지도 모르겠다.
<The Phantom of The Opera>
역시 유령같은 존재임은 확실하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지금 속편을 만들고 있다고 하고
곧 공개될 예정인 것 같은데
그것도 궁금하다.
사람들은 혹 코미디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하긴 하지만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코미디는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조합 아닌가?
대가라는 평가를 듣는 그가
얼마나 여우같은 상상력을 동원했을지
사뭇 기대하게 된다.

* 2009년 9월 23일 개막한
<The Phantom of The Opera>가
2개월만에 벌써 관객 10만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하긴 나도 지금까지 3번을 관극했으니 꽤나 보탬을
준 셈이다.
티켓 판매 첫날에만 무려 1만 3500장의 예매기록을 세웠고 개막전까지 총 5만 장이 예매되는 기록을 낳기도 한 오페라의 유령.
아직까지도 평균 좌석 점유율이 92%나 된단다.

2002년 우리나라 뮤지컬 시장에 붐을 만들었던 이 공연은 그 이후 우리나라 뮤지컬계를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상당히 진보하고 발전시키는 계기가 됐었다.
1년의 장기 공연으로 기획된 이번 2009년 공연에서도
아마도 새로운 신기록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윤영석, 양준모 이외의 또 다른 팬텀의 등장도 기다려진다.
물론 새로운 크리스틴과 라울도 기대되고...
다음 관극 땐,
꼭 정상윤 라울을 확인할 수 있었으면 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바램도... ^^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10. 27. 05:29


정확히 일주일만의 재관람.
오랫동안 기다리긴 했었나보다. 내가...
양준모 팬텀, 홍광호 라울을 봤던 이유로 은근히 기대했었다.
윤영석 팬텀과 정상윤 라울을 만날 수 있기를...(크리스틴은 최현주였음 했고)
것도 아니면 정상윤 라울만이라도...



칼롯타만 빼고 캐스팅은 일주일 전과 똑같다.
캐스팅에 대한 실망감은 별로 없다.
그 정도로 이 뮤지컬의 존재감은 내게도 대단하다.
그러나 윤이나의 칼롯타는 무지 그립더라.
최주희의 칼롯타는 훨씬 더 코믹하고 상당히 과장된 캐릭터다.
노래와 액션, 표정까지 모든 것이 다...
(조금은 수긍이 된다.  그 방법이  최주희 칼롯타가 윤이나 칼롯타를 상대로 한 차별화의 방법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양준모의 Phantom"
분명 그가 달라졌다.
처음엔 VIP 좌석의 힘인가?하고 의심했다.
고작 일주일만의 재관람이었는데 이 사람이 내 머릿속을 다녀간 느낌이다.
이블데드나 플랑켄슈타인의 허우적거림을 떠올리지 않았다.
양준모 팬텀은 분명히 점점 정돈되어 가고 있고 그리고 조금씩 섬세해지고 있다.
팬텀의 존재감을 그가 받아들이기 시작한걸까? 
모든 남자 뮤지컬 배우들이 꿈꾼다는 팬텀!
내가 생각하는 팬텀은 격렬하고 엄청난 존재감을 남기거나 뛰어난 기교를 자랑하는 역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역할이라면 오히려 <Jekyll & Hyde>에 가깝다.
팬텀은...
조용하고 은밀하게 서서히 찍히는 
그러나 선명하게 흔적을 남기는 낙인과도 같다.
오랫동안 천천히 그러나 치명적으로 퍼져가는 독같은 존재라고 할까?



아직도 등장이나 퇴장하는 부분의 어색함과 불안감이 남아있긴 하지만
(특히 2막에서 극중 극 "돈주앙의 승리"에서 크리스틴과 함께 사라지는 장면...)
양준모 팬텀은 분명 좋은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아마도 팬텀의 존재감 전달은 그에게도 공연 내내 화두가 되지 않을까?
광기가 전해지는 웃음보다 느끼함이 전해지는 웃음까지 그가 잡아낸다면
더 존재감있는 팬텀을 양준모라는 배우를 통해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팬텀의 웃음소리...
자칫하면 느끼함으로 인해 "광기(狂氣)"가 아닌 "광(狂)"으로만 남을 수 있을 것 같기에...
"광"만 남은 팬텀은 너무 코믹스럽지 않을까 싶다.
계속 거슬리는 왕꿈틀이(?) 장면.
그래도 첫번째 봤을 때보다는 어색함이 덜했지만
팬텀의 신비감을 한순간에 사라지게 하는 치명적이고 결정적인 장면이다.
크리스틴 앞에서 보이고 싶지 않는 자신의 흉칙한 얼굴을 드러내는 장면인데...
여전히 그 장면은 나를 당황스럽게 한다.
왠지 주머니에서 쌈지돈이라도 꺼내주어야 할 것만 같은 당혹감...
(써놓고 보니 왠지 더 서글프다.)
 


홍광호 라울은...
팬텀에 대한 동경이 담겨있다.
어떤 면에서는 그가 크리스틴보다 팬텀을 더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배역에 대한 그리움과 동경이 언듯언듯 보인다.
그래서 나는 정상윤 라울이 궁금해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팬텀을 꿈꾸지 않는 라울의 모습이...
최현주 크리스틴은 역시나 아름답웠고,
가까이에서 본 피르맹과 앙드레는 최고였다.
극의 포인트를 찍어주는 두 사람(김봉환, 서영주) ^^
강약과 웃음의 코드를 적당히 조절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역시 프로답다.



<Phantom of The Opera>
나는 이 뮤지컬을 다시 보게 될까?
정답은 "그렇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아닐지라도
나는 양준모 팬텀의 진화 과정을 내 눈으로 계속 확인하고 싶다.
그가 팬텀의 존재감을 거의 완벽하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그 순간을
스스로 확인하고 기록하고 싶다.
그의 몸 안에서 팬텀이 완벽하게 해방되어 나오길...
나는 계속 꿈꾼며 희망할 것이다.
그리고 양준모 팬텀이 그런 모습을 보여줄 것임을
정직하게 믿는다.
그러니, 양준모 팬텀이여!
그대는 노래의 날개를 접지 말고 계속해서 펼쳐나가라!
The Music of The Night!
결코 끝나지 않을 위대한 힘
밤의 노래을 위하여...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09. 5. 13. 23:04

8년만에 드디어 The Phantom of the Opera가 시작된다.
9월 26일 시작해서 근 1년 동안 이어질 뮤지컬
윤영석, 류정한, 이혜경, 김소현
기라성같은 특급 뮤지컬 배우들의 데뷰무대가 되어줬던 작품



이미 벌써 10월 2번의 예매를 완료했다.
너무 기다렸던 공연이라
소식을 접했을 때 떨렸다.



이 마스크 그림만 봐도
뮤지컬 넘버의 일부분만 생각해도
그냥 미칠 듯이 심장이 뛴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
당신은 정말 천재예요.
모든 걸 다 막론하고
이 작품 하나로도 이미 당신은 천재예요.



심장을 뛰게 하는
캐스팅 !



2001년 초연의 히어로 윤영석이 보여줄 팬텀도 궁금하고,
내가 개인적으로 아주 버닝 중인 양준모의 팬텀도 미치도록 궁금하다.
2번의 예매가 골고루 캐스팅 된다면 좋겠는데...
(캐스팅은 당일에나 알 수 있다는....그래도 이것도 왠지 팬텀스럽지 않나???)
이 사람들도 그렇지 않을까?
미칠 것 같은 기분...



김소현은 또 다시 크리스틴을 도전하고
(7월에 로미오와 쥴리엣을 하고 나서긴 하지만 힘들지 않을까?)
일본 사계에서 크리스틴을 했다는 최현주의 느낌도 궁금하다.
그리고 라울...
류정한에게 엄청난 "오빠부대(?)"를 선사했던 배역
얼마전 지킬 앤 하이드를 성공적으로 마친 홍광호의 라울도 궁금하지만
정상윤의 라울이 어떻지 무지 궁금하다.
오디션에서 놀라운 실력을 발휘했다는 소문이...
연출자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쓰릴미>의 정상윤... 그도 참 엄청난 변신의 배우임엔 틀림없다.
양준모 팬텀에 정상윤 라울  ---> 내가 기대하고 있는 캐스팅 ^^



몇몇을 제외고는
2001년 초연 멤버들이 거의 다 모인 것 같다.
윤이나의 칼롯타와 진용국의 피앙지, 앙드레 서영주도 너무 기다려진다.
자꾸만 기대가 커져
이러다 몸살나지 않을까 걱정된다.
아, 정말
드디어 하는구나
<Phantom of The Opera>

출처 : angelovestory.tistory.com님이 공개한 영상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