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7. 9. 13. 09:44

 

<틱틱붐>

 

일시 : 2017.08.29. ~ 2017.10.15.

장소 : TOM 1관

원작, 작사, 작곡 : 조나단 라슨(Jonathan Larson)

음악감독 : 구소영

연출 : 박지혜 

출연 : 이석준, 이건명 (존) / 배해선, 정연 (수잔) / 성기윤, 조순창, 오종혁, 문성일 (마이클)

제작 : (주)아이엠컬처

 

이석준, 이건명, 배해선이 뮤지컬에 데뷔한지 벌써 20년이 됐단다.

함께 나이 들어가는 동년배로서 나역시도 이 배우들을 보는 감회가 참 새롭다.

이들의 공통점은 아주 성실하고 책임감있는 사람들이라는거다. 

배우로서도, 인간적으로도.

그래선지 초연캐스팅 그대로 돌아와 준 게 너무 반갑고 고마웠다.

비록 겉모습은 서른이 바라보는 작품 속 주인공의 모습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지만

그럼 또 어떤가!

난 그 모습이 오히려 너무 좋더라.

작품과 배우의 역사를 보는 것 같아서 어딘지 뭉클하기도 했다.

개인적인 세 배우의 202ㅜ년을 축하해주고 싶은 소박한 마음에 첫공을 봤다.

<렌트>도 그렇고 이 작품도 그렇고

20년이 시간이 지났는데도 전혀 촌스럽거나 구태의연하지 않는다.

스토리도, 음악도 모든게 다.

조나단 라슨은 이 두 작품만으로도 천재라는 말을 듣기에 충분하다.

사실 이 작품은 조나단 라슨의 실제로 겪은 일화를 그대로 뮤지컬로 만들었다.

이야기 속에 나오는 존의 워크샵 공연 <superbia>도 실체가 있는 작품으로

<Superbia>과 <Tic Tic Boom>으로 재탄생됐다고 하겠다.

1989년 완성한 <렌트>도 빛을 보지 못하다가 7년 후에 겨우 무대위에 올려졌다.

(에이즈환자가 주인공이었으니 그 당시엔 엄청난 파격과 이슈였겠다.)

우려와는 다르게 <렌트>는 그해 플리처상과 토니상 등 뮤지컬로 받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상을 휩쓸었다.

하지만 라슨은 이 모든 성공을 단 하나도 보지 못했다.

<렌트>가 브로드웨이 공연되기 2 주 전 집에서 차를 마시다 대동맥혈전으로 35살에 사망해버린다.

만약 조나단 라슨이 그렇게 사망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 <렌트>와 <틱틱붐>을 넘어서는 작품을 보게 됐을수도 있었을거다.

이 두 작품을 볼 때면 그래서 비운의 천재에 대한 안타까움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조나단 라슨의 음악을 너무너무 좋아해서 더 안타깝고...

이 작품도 모든 넘버가 다 끝장이다.

한국어 번역도 너무 잘됐지만

멜로디 자체가 귀에 속속 들어온다.

놀라울 정도로 신선하면서 한편으론 아주 친숙한 느낌.

그러고보니 딱 이건명과 이석준 같다.

 

멋짐이란게 특별한게 없는것 같다.

이 날만큼은 20대를 연기하는 이건명, 배해선, 성기윤,

이 세 명의 40대 배우들이 진심으로 멋짐 폭발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작품에 대한 열정과 인물에 대한 사랑은

20대의 파이팅 그 이상이었다.

멋져! 멋져!

 

 

01. 30/90 - Company
02. Green Green Dress - Jonathan, Susan
03. Johnny Can't Decide - Company
04. Sunday - Company
05. No More - Michael, Jonathan
06. Therapy -Jonathan, Susan
07. Times Square -
08. Real Life - Company
09. Sugar - Company
10. See Her Smile - Company
11. Superbia Intro -
12. Come to Your Senses - Karessa
13. Why - Jonathan
14. 30/90 Reprise
15. Louder Than Words - Compan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8. 8. 09:10

<인터뷰>

 

일시 : 2017.06.01. ~ 2017.08.20.

장소 : 대학로 TOM 1관

극작,  연출 : 추정화 

작곡, 음악감독 : 허수현

출연 : 이건명, 민영기, 박건형, 강필석, 임병근 (유진킴) / 이지훈, 김재범, 김경수, 이용규, 고은성 (싱클레어)

        민경아, 김다혜, 김주연, 임소윤 (조안)

피아니스트 : 강수영

제작 : (주)더블케이 필름앤씨어터

 

요즘 블러그를 등한시하긴 했다.

게을러진건 아니고 그냥 좀 블로그를 좀 다르게 이용하고 싶어서 고민하는 중이다.

그러다보니 밀려있는 후기가 네다섯개가 됐다.

후기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그래도 그냥 날려버리긴 아까워서 짧은 코멘트라도 남기기로 했다.

기대했던 강필석, 김재범 페어의 <인터뷰>가 애매하고 모호한 기억으로 남아서 내심 아쉬웠는데

이건명, 고은성 페어는 나이대가 달라서 그런지 느낌이 월씬 좋았다.

확실히 이건명이 묵직하게 중심을 잡아주니 고은성도 훨훨 날아오르더라.

두 배우가 밀고 땡기는 텐션이 보는 내내 솔솔했다.

조안 김다혜가 들어올때마다 그 균형감이 현저하게 무너지는건 옥의 티였지만

지난번 관극때보다는 확실히 더 좋았다.

 

가끔 그런 생각을 했다.

20대의 이건명을 못 본게 내내 아쉽다는 생각.

그래서 이번에 공연되는 <틱틱붐>이 많이 기대된다.

2001년 초연때 존을 했던 이건명이

16년이 지나 다시 그 배역으로 무대 위에 선다!

배우에게도, 관객에게도 그 의미는 참 특별하겠다.

특히 이건명의 <틱틱붐>과 <렌트>을 궁금해했던 내겐 이번 캐스팅 소식이 뜻밖의 선물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렌트>의 로저도 보고 싶은데... 안될까?) 

 

개인적으로 나이를 잘 먹은 배우들이 참 좋다.

류정한, 이건명, 이석준처럼

그들의 공통점은

작품에도, 선후배에게도, 관객에게도, 그리고 인간적인 삶에도 성실하고 충실하다는 거다.

그게 믿음의 시작인것 같다.

 

오랫만에 쓴 글인데 후기도 덕질도 아닌 모호한 글이 된 것 같아

어딘지 뻘쭘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6. 11. 23. 08:07

<Interview>

 

일시 : 2016.10.24. ~ 2016.11.27.

장소 : 수현재씨어터

극작,  연출 : 추정화 

작곡, 음악감독 : 허수현

출연 : 이건명, 민영기, 이선근, 임병근 (유진킴) / 김수용, 김경수, 조상웅, 이용규, 고은성 (싱클레어)

        문진아, 한서윤, 김주연, 전예지 (조안)

주최 : 수현재컴퍼니

 

이 작품은 지난 5월 단 12일간의 공연만으로도 호평이 자자했던 뮤지컬이다.

심지어 본게임은 시작도 안됐는데 이미 해외판권까지 팔려

내년 1월에는 됴코, 2월은 뉴욕에서 공연이 될거란다.

(얼마전에 김수로가 트위터로 뉴욕 캐스팅도 공개했던데...)

솔직히 말하면,

허세가 있지 않을까 생각됐다.

그래서 관람을 망설였던것도 사실인데  모른척하기엔 배우진이 너무 좋았고

들리는 입소문도 여전히 호평 일색이다.

그래서 비합리적인 의심을 버리고 공연장을 찾았다.

 

그런데... 놀랐다.

뻔한 이야기이고 예상되는 전개임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 엄청난 흡인력을 가지고 있다.

추정화의 대본과 연출도도 좋았고 배우들의 연기도 빛을 발한다.

이건명이 극의 무게중심을 확실하게 잡아줘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느껴졌고  

김경수는 차례로 등장하는 다섯명의 인격을 그야말로 신들린듯 연기했다.

한동안 노래할 때 숨소리가 커던 문진아도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고 깔끔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건 허수현이 만들어낸 음악.

<쓰릴미>를 아주 인상깊게 봐서 그런 작품 한 편 만들고 싶었다는데 성공한 것 같다.

한 대의 피아노로 이렇게 깊고 풍부한 음악을 만들어냈으니 말이다.

아주 드라마틱한 감정을 담고있는 음악이라 들으면서 몇 번씩 감탄했다.

(금발의 피아노 연주자 강수영의 활약도 대단했다.)

요즘 추정화, 허수현 부부의 콤비가 일을 내고 있다.

덕분에 관객들은 좋은 창작뮤지컬을 볼 수 있어서 좋고!

(그런 의미에서 차기작 <스모크>도 기대가 된다.) 

 

Dissociative Disorder

흔히 다중인격으로 불리는 해리성 정체 장애.

이 작품 때문에 예전에 읽었던 <빌리 밀리건(Billy Miligan)>이 생각났다.

1977년 윌리엄 스탠리 밀리건이라는 사람이 수 차례의 강간, 무장강도 협의로 체포된다.

하지만 재판장에 선 그는 자신이 저질렀다는 범행에 대해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그가 지능적인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1978년 윌리엄은 무죄를 선고받는다.

무죄의 사유는 해리성 정체 장애.

이 사건은 법원에서 해리성 정체 장애로 무죄가 선고된 최초의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 발견된 윌리엄에게서 발견된 인격은 무려 24명.

 

싱클레어와 윌리엄의 인격들을 비교해보면 유사성이 발견된다.

어머니의 분노와 의붓아버지의 학대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또 다른 나.

그렇게 탄생된 인격이 만들어내는 또 다른 인격들.

이들이 씻을 수 없는 범죄를 일으키는건 결코 용서할 수 없지만

스스로 이런 인격이라도 만들어야만 살 수 있었던 상황을 떠올리면 단죄가 최선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마음이 무겁다.

위험한 발언이지만,

다른 인격 속으로 숨을 수 있음이...

조금은 눈물나게 부럽다.

 

허상, 망상, 상상.

나의 삶을 살고 있는 또 다른 나.

사람들은 모두 자기 안에 괴물을 안고 산다.

내 안에 너무 많은 내가 있어 내가 누군지 나조차도 모르겠다.

넌... 지금 누구지?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6. 8. 31. 08:04

 

<그날들>

 

일시 : 2016.08.25. ~ 2016.11.03.

장소 :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대본. 연출 : 장유정

편곡, 음악감독 : 장소용

안무감독 : 신선호

무술감독 : 서정주

출연 : 유준상, 이건명, 민영기, 오만석 (차정학) / 지창욱, 오종혁, 이홍기, 손승원 (박무영)

        김지현, 신고은 (그녀) / 서현철, 이정열 (운영관) / 김산호최지호 (대식) / 박정표, 정순원 (상구)

        이진희, 이봉련 (사서), 송상은, 이지민 (하나) / 문희라(수지) 외

제작 : (주)인사이트 엔터테인먼트 

 

어렸을 때는 김광석의 노래가 그다지 감흥이 없었는데

나이가 들어선지 지금은 하루 종일 김광석 노래를 듣고 있는 때가 많다.

들을때마다 새삼 좋은 노래가 정말 많구나 싶다.

그런 노래들이 있다.

시간이 들수록 더 친숙해지고, 다정해지고, 빈 여백의 감성까지 이해되는 그런 노래.

김광석의 노래들이 딱 그렇다.

그래서 그의 노래들은 마치 나와 같은 속도로 나이를 먹는 것 같다.

이 작품도 딱 그렇다.

2013년 초연보다 2015년 재연이 더 좋았고,

2015년 재연보다 지금 삼연이 더 좋다.

그건 테크닉적인 면에서 더 좋았다는 뜻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감성적인 측면이 좋았다는 의미다.

이 작품을 남다르게 생각하는 초연배우들의 계속되는 캐스팅도 너무 좋고

덕분에 새롭게 합류하는 배우들까지도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시너지효과다 참 좋다.

작품이라는게 스토리가 물론 중요하지만

그외의 것들의 총합에 의해서도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걸 이 작품의 재연, 삼연을 통해 느낀다.

처음 이 작품을 봤을때

정학과 무영을 맡은 배우의 나이 차이가 너무 심해서 사실 불만이었는데

삼연을 보고서야  의도된 캐스팅이었다는걸 이해했다.

왜냐하면 무영은 계속 과거 속에 남아있어야만 했으니까...

 

오만석의 부친상으로 차정학이 이건명으로 변경됐는데

이건명과 지창욱의 합는 기대보다 훨씬 좋았다.

일단 작품 전체를 끌고 가는 이건명의 힘이 너무 좋았고 노래 부를 때 강약 조절도 참 좋았다.

(특히 1막 엔딩곡 "그날들"은 감정의 변화가 정말 좋더라) 

오랫만에 무대에 복귀한 지창욱은 진심으로 행복해 보였고

그런 만큼 최선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해 참 예쁘더라.

사담이긴한데,

경호원으로 처음 등장하는 장면에서

2013년과는 엄청나게 달라진 지창욱의 어깨와 팔근육을 보고 깜짝 놀랐다는... ^^

(그때는 여리여리한 소년의 느낌이 남아있었는데 이제는 그냥 상남자더라) 

회차가 많은건 아니지만 삼연까지 참여해줘서 다행이고

그걸 내가 봐서 또 다행이구나 생각했다.

지금은 중국에서도 엄청난 사랑을 받는 한류스타가 됐지만 

2010년도만 해도 신촌 STAGE에서 강하늘과 뮤지컬 <쓰릴미>를 할 때 "애기페어"로 불렸었다.

그랬던 두 사람인데,

불과 6년 만에 배우로서 굳건하게 자리잡은걸보니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그때도 저 두 배우는 잘 되겠구나 싶었는데...

 

정말 무럭무걱 잘 커줬서 기쁘다.

지창욱도,

뮤지컬 <그날들>도,

그리고 내 마음 속 김광석도.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3. 14. 08:17

<프랑켄슈타인>

일시 : 2014.03.11. ~ 2014.05.11.

장소 : 충무아트홀 대극장

원작 :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 

극작 : 왕용범

작곡, 음악감독 : 이성준 

연출 : 왕용범

출연 : 유준상, 류정한, 이건명 (빅터 프랑켄슈타인)

        박은태, 한지상 (앙리 뒤프레) / 리사, 안시하 (줄리아)

        서지영, 안유진 (엘렌). 이희정 (슈테판) / 강대종 (룽케) 외

제작 : 충무아트홀

 

개관 10주년을 맞는 충무아트홀이 고맙고 기특한 사고를 쳤다.

창작 뮤지컬을, 그것도 대형 창작 뮤지컬을 만들겠노라 공표를 한거다.

메리 셸리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2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드디어 베일을 벗은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원래 예정대로라면 나의 첫 관람은 3월 19일 류정한, 한지상 캐스팅이 시작이다.

그런데 고작 이틀 공연한 작품의 입소문이 그야말로 후덜덜했다.

결국 참지 못하고 프리뷰를 관람하고 말았다.

그런데 이 작품... 이 작품...

이쯤되면 반칙이라고 해야 하는거 아닌가!

대형 창작 뮤지컬 초연이 이런 퀄리티를 보여줘도 되는건가!

이정도라면 유명 라이선스와의 경쟁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을 것 같다.

입소문 그 이상이고, 기대 그 이상이다.

3시간이라는 공연시간이 전혀 지루하지가 않더라.

정말 오랫만에 시작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몰입하면서 봤다.

잘만들었다.

대본도 탄탄하고, 넘버들도 아주 훌륭하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스토리도 전혀 산만하지 않게 구성을 잘했다.

뿐만 아니라 주조연이 모두 1인 2역.

도대체 이런 무모한 생각은 누가 한걸까?

더 황당한건 이 무모한 설정을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완벽하게 구현해낸다는 거다.

이벤트처럼 잠깐 등장하고 마는 그런 배역이 아니라 두 배역 전부 비중이 상당하다.

하나의 배역만으로도 충분히 버거울텐데 배우는 자신이 맡은 두 가지 역할을 정말 완전히 다르게 표현해낸다.

목소리도, 대사톤도 그리고 노래부르는 방식까지도.

전혀 비슷하지 않게 완벽히 다르게 표현한다.

정말 이래도 되는건가!

모든 배우들과 스텝들이 끝장을 내겠노라 작정했음에 분명하다.

단체로 미치지 않고서야 도저히 이럴 수 없다.

마치 사이비 종교 집단의 광기를 보고 있는 느낌이다.

소름이 돋을만큼 섬득했다.

 

앙리역의 박은태!

그는 프랑켄슈타인이 창조한 괴물보다 더 엄청난 괴물의 탄생을 목격하게 했다.

그동안 박은태의 작품을 보면서 노래에서는 완벽하게 감탄했었지만

표정과 발음, 그리고 연기가 뭔가 살짝 부족해서 늘 아쉬웠었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 드디어 잭팟이 터졌다.

단언컨데 박은태만큼 이 역할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는 없을거다.

완벽 그 이상을 보여줬다.

대사 하나 하나에 담긴 그 간절한 감정들과 표정들,

이 모든게 무대 위에서 믿어지지 않을만큼 살아있었다.

심지어 고질적인 발음까지도 완벽하게 교정됐다. 

그가 표현한 "괴물"은 너무나 인간적이어서 안스러웠고

그래서 그의 귀환과 복수가 더 아프고 아프고 또 아팠다.

(이걸 표현하면서 박은태는 또 얼마나 내내 아프고 아팠을까? 그의 건강이 아주 많이, 진심으로 걱정된다.)

"난 괴물"을 부르는 장면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는 모습은... 

감히 뭐라 표현조차 못하겠다.

아마도 이 작품 이후로 박은태가 표현해내지 못할 배역은 존재하지 않으리라.

박은태의 엄청난 성장과 발전이

나는 이제 구체적으로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그는 아무래도 다른 차원의 배우가 되버리기로 작정한 모양이다.

어디까지 가게 될까?

박은태라는 배우는!

 

올해는 관람을 좀 줄이겠노라 작정했는데

<프랑켄슈타인>이 내 계획에 제동을 걸려나보다.

류정한 빅터는 아직 보지도 못했는데

이러면 어쩌자고...

 

위대한 생명창조의 역사가 시작되면서

나의 평화의 시대도 결국 끝장 났다.

아무래도 이 작품이 공연되는 동안은 내내 평화의 시대는 포기해야 할 것 같다.

그것도 아주 깨끗하고 깔끔하게!

 

 

 

프랑켄슈타인 OST

 

01   워터루

02   단 하나의 미래

03   하지만 넌

04   평화의 시대

05   혼잣말

06   외로운 소년의 이야기

07   한 잔의 술에 인생을 담아

08   살인자

09   나는 왜

09a 살인자 reprise

10   너의 꿈 속에서

11  위대한 생명창조의 역사가 시작된다.

12  또 다시

 

12a 평화의 시대 reprise

13  그대 없이는

13a 행방불명

14  도망자

15  남자의 세계

16  넌 괴물이야

17  그곳에는

18  산다는 거

18a 남자의 세계 reprise

19  난 괴물

19a 행방불명reprise

19b 살인자reprise

20  그 날에 내가

21  절망

22  후회

23  상처

24  오늘 밤엔

24a 워터루 reprise

25  나는 프랑켄슈타인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12. 23. 06:01


공연명: 뮤지컬 [더 씽 어바웃 맨(The thing about men)]
작곡: 지미 로버츠(Jimmy Robert)
작사, 대본: 조 디피에트로(Joe Dipietro)
연출: 김재성
안무: 강옥순
음악감독: 이윤선
공연기간: 2009.11.20 ~ 2010.2.15
공연장소: 신촌 The STAGE
출연: 박형준, 이건명, 김선경, 안유진, 조진아, 이승원,
       이학민, 송이주, 신하나
공연가격: 전석 4만원


2009.12.20. Casting
톰 : 박형준 / 세바스찬 : 이학민 / 루시 : 안유진


오로지 이건명을 보겠다고 예매했던 공연인데...
갑자기 주인공이 바뀌는 대참사(?)가 벌어졌다.
이건명, 박상면, 박형준이 주인공 톰에 트리플 캐스팅이었는데
박상면은 아예 빠져버리고 이건명이었던 일요일 톰이 박형준으로 교체됐다.
이런!
아마도 미리 알았다면 수수료를 물더라도 취소를 했을텐데...
어쨌든 무지 추운 날씨를 뚫고 The Stage를 향했다.
공연장이 집에서 가까운 신촌이었으니 망정이지
대학로나 강남 쪽이었으면 포기하고 말았으리라...



뮤지컬 <I Love You>의 작가 지미 로버트의 작품이란다.
역시나...
최정원, 남경주의 <I Love You>도 나하고는 코드가 안 맞았는데
이 뮤지컬 <The thing about men> 역시도 내 코드는 아니다.
Men들에 대한 일들이 하긴 뭐가 많이 있겠다고...
아내의 애인과의 동거.
결과는 가족의 재발견이다.
Happy Ending ^^



2월 15일까지 공연한다는데 아무래도 불의의 사고가 생기지 않을까
사실 조금 걱정된다.
<건메탈 블루스>도 공연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막을 내렸는데...
(어떤 이유로 그런 비운을 맞게 된건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말이다. 이 뮤지컬은 내 코드에 딱이었는데...)
이건명이 톰을 했다면 내가 다른 느낌을 받았을까?
주인공들보다 멀티남, 멀티녀가 훨씬 돋보였다.
루시역의 안유진도 자기 역활은 충분히 했고...
<뮤직 인 마이 하트>에서 작가 역을 했던 그녀를 잠시 떠올렸다.
문제는 톰과 세바스찬.
그래도 박형준의 노력은 정말이지 인정해주자.
그 추위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정말 열심히 노력하더라.
(조명 때문이었나?)
표정이나 느낌, 액션은 좋았다. 단지 노래가 좀...
세바스찬 이학민은 <지하철 1호선> 때가 제일 피크가 아니었나 싶다.
그 이후로 간혹 무대에서 보게 되면 존재감이 흐려진다.
분명 재미있는 내용이고, 신시에서 몇 년 전에 올렸을 때도 반응이 좋았는데
보고 난 내 느낌은 좀 멍하다.
안 그래도 추운 날이었는데 맘까지 허해졌다.
아내의 애인과의 동거.
이 뜨끈뜨끈한 내용의 뮤지컬을 보면서
군불 팍팍 지핀 아랫목 생각이 간절했다면...
Men들은 확실히 언제나 나를 힘겹게 만든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7. 9. 00:21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 한국어 공연

When  : 2009.07.04. ~ 2009.08.02.
Where :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Cast   : 로미오 (임태경, 신성록) / 줄리엣 (김소현, 박소연)
           벤볼리오 (이건명) / 머큐시오 (정재헌, 에녹) / 티발트 (김승대, 김보강)
           몬테규 부인 (강효성) / 케플렛경 (김진태) / 케플렛 부인 (신영숙)
           유모 (김현숙) / 신부 (류창우) /  영주 (임현수, 심재현) / 죽음 (김윤경, 최승희)




7월 7일 예술의 전당을 찾다
예전에 프랑스 오리지널 팀이 왔을 때 세종문화회관에서
다미앙 사그리의 로미오를 봤던 기억이 새롭다.
궁금증 반, 그리고 우려와 걱정 반
정확히 그런 심정으로 찾은 오페라 극장

최고의 목소리로 연주하는 사람
나의 nella fantasia!
크로스 오버 테너 "임태경"
73년생인 그가 이번에 살아내야 할 인물은
17살 로미오! 
(왠지 막막하다.... ^^;;) 
그가 무대 위에서 조심성을 더 빨리 던져버릴 수 있다면 좋겠다.
1막과 2막의 그는,
마치 다른 사람이 무대에 서 있는 것 같다.
연주와 연기가 조화되는 그 순간을,
지금보다 더 일찍 무대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줄리엣과 더블로 부르는 노래들은 역시나 "임태경"스러웠다.
함께 노래하는 사람을 거의 완벽하게 서포트해주는 그래서 더욱 돋보이는 그, 임태경!

신예 박소연의 줄리엣은 괜한 걱정을 했다 싶게 좋았다.
목소리도 예뻤고 그리고 딕션도 훌륭해서 앞으로 지켜보고 싶다는 생각이...
아마도 기라성 같은 대선배 박소현이 부담스럽진 않았을까?
그래도 임태경의 로미오만큼이나 김소현의 16살 줄리엣도 좀 민망한 상황이긴 하다. ^^ ;;

언제나 자기 역할을 100% 이상 해주는 이건명의 벤볼리오~~!
<렌트>, <유린타운>, <맘마미아>, <갬블러>, <틱틱붐>의 이건명.
<나생문> 연극으로의 외출이 그에겐 분명 좋은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이를 먹어도 당신 목소리의 청춘(?)은  여전했답니다. ^^

브로드웨이에 우리 공연 <마리아 마리아>를 올리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한 슈퍼 히어로 강효성!
분장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그 카리스마는 여전하시네요.
그런데 이상하게 난  강효성씨의 딕션이 만족스럽지 않다.
감정이나 표현력, 연기도 너무 좋은데 잘 알아들을 수 없다는 게 너무 속상하다.
내 귀가 이상한건가????

티발트에 의해 죽음을 맞는 머큐시오역의 정재헌이란 배우는 처음 공연을 본 건데 괜찮았다.
죽는 장면이 약간 부자연스럽고 과장된 듯한 느낌이 있긴 했지만...
그리고 미안하지만,
티발트 김보강은 좀 많이 보강(?)을 해야 할 것 같다.
1막과 2막의 솔로곡 듣는데 내가 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

<캣츠>의 신영숙씨는 뭐 여전히 시원시원한 목소리로 레이디 케플렛을 보여줬고,...
신부역의 류창우씨는 몸이 아팠던 걸까?
목소리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았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노래 1막 후반부 <사랑으로>의 도입부가 순간 무너져버렸다.
속상했다. 많이....

죽음....
존재감에 혼란이 왔다.
어떤 장면에서는 푸닥거리를 보는 것 같기도 했고....
이 역할은,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순간순간 강한 임펙트를 남겨야 하는데
집중과  풀어짐이 너무 모호했다.
특히나 1막에서 로미오와의 장면은
그를 부축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로미오의 운명을 손아귀에 쥐고 흔드는 섬뜩하고 서늘한 죽음은 어디로 간거지?



라이센스 공연을 보면,
가사에 대한 안타까움과 실망이 늘 따라온다.
혹시 모두 똑 같은 사람에 의해 번역된 건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마저 들 정도로.
애써 운율을 맞춘 것도 아니고, 음절에 딱딱 맞게 단어를 넣은 것도 아니고....
때로는 이런 것들을 교정해주고싶다는 생각이 너무나 간절하다.
이런 오류에 대한 피드백조차도 안 된다는 게 심지어 너무 화가 난다.
그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하는건가?
진심으로???


 

우리 공연과 오리지널 공연의 같은 장면이다.
왠지 우리 공연이 많이 어수선하다는 느낌.
<증오>를 부르는 두 가문!
그 노래에 맞춰 댄서들은 오랜 가문의 증오와 미움, 분란을 표현해야 하는데...
어쩐지 한 사람씩 무대에 나와서 학예회 발표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치열했으면... 더 치열했으면....

 

아직 공연이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겠지만
음향의 균형이 좀 안 맞는 것 같다.
배우들의 소리를 때때로 잡아먹고 있다는 느낌....
솔직히 잘 모르겠다.
이 라이센스 공연이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을지.
공연을 보는 내내
민영기, 조정은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생각났다.
이쁜 가사들, 대사들, 그리고 노래들...
그들을 다시 보고 싶다....

 


지금보다
미치도록 치열하고, 눈부시게 아름답기를....
그래서 미스테리한 상태로 남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미스테리를 풀어내는 건
정말 너무 힘들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