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3. 3. 15. 08:11

<광해, 왕이 된 남자>

일시 : 2013.02.23 ~ 2013.04.21.

장소 :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출연 : 배수빈, 김도현 (광해/하선) / 박호산, 김대종 (허균)

        손종학, 김왕근 (조내관), 황만익, 임화영, 김진아 외

제작 : (주)비에이치엔터테인먼트

 

영화 <광해>가 이백만 관객이 들었다던가!

그래선지 엄창닌 흥행기록을 세운 이 영화 가 연극으로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기대보다는 걱정이 더 많이 됐다.

영화의 성공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서 연극의 성공으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는 일이고,

영화에서 1인 2역을 했던 배우 이병헌의 임펙트가 워낙에 강해서 어떤 배우가 됐든 생각보다 쉽게 도전하기 힘든 배역이 되겠구나 싶었다. 

어찌됐든 영화와의 비교는 피할 수도 없는 일일테고...

영화적 기법을 연극 속에서 활용하는 것도 당연히 한계가 있을텐데

하선과 광해의 대면을 어떻게 표현하겠다는 건지 막막하기도 했다.

(실루엣 처리? 마술같은 분장의 효과? ... 모두 정답은 아니올시다!)

암튼 여러가지로 좀 궁금했었다.

솔직히 나는 배우 이병헌이 연기를 잘 하는 배우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어쩌면 내 취향이 아닐지도... 돌 날아오는 소리 들린다...)

이 영화에서도 오히려 눈을 띄었던 건 킹메이커 조승룡과

장비같은 오버스런 털분장의 우수꽝스러웠던 도부장 김인권의 연기였다.

그래도 이병헌 때문에 넋을 놓았던 장면이 있긴 했다.

영화 초반에 빨간 옷(?)을 입고 아주 시니컬하고 날선 표정으로 앉아있던 바로 그 모습!

포스... 엄청 대단났다!

사실 이 장면의 전체적인 분위기엔 나도 기가 완전히 죽었었다.

 

이 어마무지한 포스의 주인공을 과연 누가 감당하게 될까 궁금했는데 배수빈, 김도현이란다.

킹메이커 허균은 박호산과 김대종.

어! 얼핏 그려봤는데 그리 나쁘지 않다.

한번쯤 봐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선택한 캐스팅이 배수빈과 박호산!

사실 김도현과 배수빈을 두고 살짝 고민하긴 했지만 좀 섬세한 표현을 보는 쪽으로 결정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했던 것만큼 좋았던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좋았다.

(영화가 아닌 연극으로 처음 만났다면 아마도 훨씬 더 좋았으리라.)

상황의 전개와 표현에 대한 고민들이 역력히 보인다.

일부러 그랬는지 무대 자체도 오로지 인물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영화와는 다른 인물의 설정과 사건의 전개도 좋았다.

가령 도부장도 가짜 왕을 만드는 공모자에 포함된다는 것과

도부장, 어의, 허균이 결국 폭군 광해군의 칼날에 도륙이 되고 만다는 설정은 의외다.

아마도 환상이었겠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중전의 품에서 하선이 죽는 설정도 꽤 드라마틱하다.

영화에선 하선은 안 죽는다.

(왜? 이병헌이니까! ㅋㅋ)

영화의 미개봉 결말에서도 중전이 등장한다.

하선이 시골마을에서 입담을 자랑하는 장면에서 환한 웃음과 함께 꿈결처럼.

그 장면에서 이병헌의 눈빛!

첫 장면 광해의 그 눈빛만큼이나 좋았다.

그런데 도대체 이 장면을 왜 삭제했을까?

시작부분 광해의 날선 눈빛과 끝부분 하선의 꿈결같은 눈빛을 그대로 대비시키면

훨씬 더 임펙트가 강했을텐데... 

 

 

배수빈은 무대 위에서 성량 조절에는 그다지 안정적이지 못했다.

그렇게 생소리를 지르다간 조만간 목이 감당해내지 못할 것 같은데 걱정이다.

광해와 하선의 구분도 좀 모호헸다.

"경의 뜻대로 하시오!" 라는 대사와 함께 극의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어야 하는데

의도만큼 이 장면을 효과적으로 살려내지 못했다.

더 위엄있고 근엄한 톤이었다면 좋았을텐데...

개인적으로 당황스러웠던 건,

광대들이 나와서 18번째 후궁 운운 하면서 퇴장할때까지 배수빈을 못 알아챘다는 거다.

물론 탈을 쓰고 나오니 얼굴을 확인할 수야 없었지만 목소리가 너무 달랐었는데...

광해와 하선 때문에 놀랐던 게 아니라

탈을 쓴 하선과 탈을 쓰지 않은 하선 때문에 놀란 셈이다.

때때로 배수빈의 열정과 열심이라는 in put은 과한 표현이라는 out put 을 남겼지만

배우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무대와 배역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그리고 이날 공연에서 왕의 의상에 문제가 있었던 모양이다.

연기하면서 계속 의상에 신경쓰는 배수빈의 모습은 좀 그랬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배수빈의 연기는 나쁘지 않았다.

(특히 표정 연기는 정말 좋았다!)

 

허균 박호산.

이 날 나는 배우 박호산의 다른 면을 목격했다.

뭐랄까?

좀 다른 공간의 인물같았다고나 할까?

이쪽에 있으면서 저쪽을 살고 있는 사람이었다고 표현한다면 이해가 될까!

결말을 몰랐을때는 이런 해석이 좀 혼란스러웠는데

작품을 보고 나니 배우 박호산의 계산된 인물 설정이었는지도 모른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소리톤도 꽤 인상적이었다.

결코 큰소리 치지 않으면서 좌중을 주목하게 만드는 그런 톤이랄까!

박호산이라는 배우가 과연 사극 작품에도 어울릴까 싶었는데 꽤 괜찮았다.

뻔히 보이는 빅그적인 결말을 아주 담담하고 단백하게 표현했다.

이게 또 의외의 여운을 남았다.

대사 타이밍은 또 얼마나 기막히던지!

아무래도 허균이라는 작품 속 인물이

박호산이라는 배우에게 남다른 의미로 남는 배역이 될 모양이다.

(그에게도, 그리고 또 나에게도)

 

조내관 김왕근, 박충서 황만익의 연기와 목소리톤은 참 좋았고

대사할 때 타이밍도 정확했다.

출연한 배우들 모두 대체적으로 안정적이고 좋았지만

다만 중전은 대사와 연기, 발음도 많이 어설펐고

사월이는 영화에 나오는 인물 그대로 복사하듯 표현돼 많이 아쉬웠다.

몇몇 장면들은 연출의 묘미가 돋보였다.

가령 대신들의 윤대 예행 연습(?) 장면과

"경의 뜻대로 하시오!"와 함께 연결되는 장면의 전환,

하선이 꿈속에서 진짜 광혜와 대면하는 장면은 특히나 인상적이다.

배수빈의 열연도 아주 좋았고....

이 장면을 감내하면서 배우 배수빈은 고독하지 않았을까?

"너는 나의 과거고, 나는 너의 미래다! 결국 너는 네 안에 나를 만나게 될 것이다!"

엄청난 무게감으로 다가오는 대사라 듣는 것만으로도 섬득했었다.

극의 완급을 이끌고 해석해주던 고수의 북장단은 섬세했고

무대를 감싸던 오묘한 색감과 핀조명을 이용한 명암의 구획도 효과적이었다.

영화에서 느껴진 강한 임펙트는 상대적으로 부족하지만

영화와는 비교할 수 없는 고요한 중심이 간곡하게 담겨있다.

아예 다른 작품이라고 해도 무방할만큼!

다른 사람들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영화보다 연극의 은근함과 고요함이 훨씬 더 마음에 와 닿았다.

어쩌면 내겐 영화가 "광해'였고

연극이 "하선"이었는지도 모르겠다.

 

* 아마도 나는 진짜보다 가짜가 더 그럴듯한 세상에 사느라 많이 힘들었나보다.

  일순간 단번에 깨부수는 광폭함보다

  작은 정으로 오래 깨서 부서뜨리는 인고의 희망에 대해 오래 생각했다.

  오래 견디는 건 결코 무능때문이 아니다.

  그건 "어쩌면..."과 "혹시...." 로 연결되는 희망 때문이다.

  간곡함이란 놈은,

  힘이 쎄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2. 7. 27. 08:10

<번지점프를 하다>

일시 : 2012.07.14. ~ 2012.09.02.

장소 :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프로듀서 : 박용호

대본 : 이문원

작사 : 박천휴

음악 : Will Aronson

각색, 연출 : Adrian Osmond 

협력연출 : 이재준

출연 : 강필석, 김우형 (서인우) / 최유하, 전미도 (인태희) 

        이정훈, 이재균 (임현빈) 

        임기홍, 진상현. 송상은, 김성일 외.

        

2007년 <스위니토드> 팀이 모였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번지점프를 하다>를 볼 이유는 충분했다.

그리고 2000년 이병헌, 이은주 주연의 원작 영화의 기억 역시도 얼마나 좋았던가!

그 풋풋한 감성과 상큼하면서 고요했던 떨림들,

솔직하면서 단정해서 너무 예뻤던 대사들,

잔잔해서 더 여운이 남는 마지막 장면과 대사까지...

아! 격정적인 스토리가 없어도 이렇게 깊고 진한 사랑 이야기가 나올 수 있구나

어린 마음에 이 영화를 보면서 감탄했었다.

그리고 너무나 아깝고 그리운 여배우 이은주!

난 참 그녀를 좋아했었다.

그녀만이 갖는 뭔가 신비롭고 반항적인 이미지에 매혹당했엇다.

심지어 나는 그녀가 이서진과 함께 출연했던 2004년 MBC 드라마 <불새>도 빼놓지 않고 챙겨봤었다.

화려하게 반짝이지 않아도 충분히 눈부실 수 있다는 걸 여배우 이은주를 통해 알아가는 중이었다.

(이렇게 쓰고 보니 정말 그녀가 그.립.다.)

 

뮤지컬로 제작된다는 소식은 꽤 오래전부터 들었다.

어떻게 만들겠다는거지?

의혹과 의심이 먼저 생겼고 그러다 어느 틈에 잊어버렸다.

그런데 정말 뮤지컬로 만들어졌다.

그것도 5년 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창작 과정을 거쳐면서 제법 탄탄한 작품이 탄생됐다.

2010년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 창작지원작으로 선정되면서 짧게 공연됐었는데

그때도 꽤 괜찮다는 입소문을 듣기도 했다.

대구 공연때와 비교해서 뮤지컬 넘버가 대폭 수정이 됐다고 하는데

(거의 전곡을 다시 썼다는 후문이...)

넘버를 듣고 있으면 공들인 티가 역력하다.

이국(異國)의 작곡가 윌 애런슨이 만든 멜로디는

참 감각적이고 따뜻하고 섬세했다.

영화를 완벽히 이해한 사람의 마음결이 느껴졌다.

이 멜로디를 더 돋보이게 만든 박천휴 작사가의 가사와

아드리안 오스몬드의 감각적인 연출,

이 삼인방의 하모니는 작품의 장면 하나 하나를 수채화로 다가오게 만들었다.

(<스위니토드>를 보면서 내가 아드리안 오스몬드에게 얼마나 경이로움을 느꼈던지...)

 

  윌 애런슨, 아드리안 오스몬드, 박천휴

강필석 서인후.

미안한 발언이지만 참 심심하고 기승전결없이 생긴 배우다.

외형때문에 캐릭터에 한계가 있을 것 같은 배우를 꼽으라면 나는 주저없이 강필석을 앞자리에 세우겠다.

그런데 이 배우의 가장 큰 강점은 성실함과 그리고 집요함에 있다.

그래서 배우 강필석이야말로 정말 무서운 배우다.

연극 <레드>에서 내공깊은 강신일과의 불꽃튀는 혈전(?)은 그야말로 그의 일부에 불과하다. 

(이 사람 언젠가 배우로서 큰 사고를 칠 게 분명히다.)

현장에서 이 뮤지컬을 보면서 서인후라는 배역을 강필석만큼 잘 할 수 있는 배우가 있을까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영화에서 이병헌이 표현한 서인후보다

뮤지컬에서 강필석이 표현한 서인후가 더 안타깝고 절절하다.

아, 이 사람은 정말 한 사람만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구나...

충분히 이해가 됐고 납득이 됐다.

인후의 노래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인데 후반부로 갈수록 힘겨워하는 모습은 보이지만

대체적으로 감정이나 가사의 느낌은 충분히 전달됐다.

특히나 표정과 감정표현은 참 아름다웠다.

노래에서도, 대사에서도 인후 그 자체였다.

서인후의 모델이 강필석이라고 해도 믿겠다. 나는.

 

아마도 이은주의 태희가 내겐 너무 진하게 각인된 모양이다.

최유하 태희는 너무 크고 강하고 단단한 느낌이었다.

김우형과는 발란스가 어느 정도 맞을 것 같은데

강필석과는 외형에서부터 살짝 발란스가 삐꺽인다.

여관방 장면에서는 정말 미안한 말이지만 최유라의 두상이 강필석보다 훨씬 커서 살짝 모자지간 느낌도 든다.

<풍월주>와 병행하는 강행군이라서 그런지 노래가 불안했다.

임현빈 역의 이재균.

아직 무대를 책임지기에는 경험이 부족해보였다.

2막에서 교실에 혼자 남아 혼란과 분노를 표출하는,

현빈에게는 아주 중요하고 극적인 장면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무대에서 너무 조심하고 모습이다.

그래도 마지막 장면은 정말 좋았다.

현빈이 아니라 태희의 모습을 잘 보여줬던 것 같다.

보면서 눈에 많이 띄었던 배우는 재일 역의 김성일.

목소리, 눈빛, 연기, 노래가 다 좋았다.

김성일이 현빈 역을 했어도 좋았겠다는 생각도 해봤다.

나중에 이 녀석이 다시 <쓰릴미>를 하게 되면 꼭 봐야겠다는 생각도. 

목소리 참 매력적이다.

 

무대가 빈약하다는 평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무대가 단정하고 단순해서 아름다웠다.

(우리는 너무 화려하고 거대한 것에 길들여져 버렸다)

장면 전환하는 방식도 좋았고 특히 조명은 압권이었다.

극의 분위기마다 변하던 그 오묘한 색감들.

어떻게 저런 색을 쏙쏙 뽑아서 무대위에 썼을까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다.

인후와 태희가 왈츠를 추는 장면에서의 그 몽환적이고 이국적인 푸른 분위기라니...

확실히 무대를 표현하는 방식이 지금까지 봐왔던 작품들과는 많이 달랐다.

좀 이해가 안 되는 무대 셋팅도 있긴 했지만

(무대 뒤에 듬성듬성 있던 펼처진 우산과  벌떡 서있던 침대...)

전체적으로 새로운 방식의 표현이었다.

무대, 연출, 조명이 마치 이야기를 전해주는 느낌이다.

참 묘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

한번쯤 더 볼까를 고민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인생의 절벽 아래로 뛰어내린데도

그 아래는 끝이 아닐 거라고 당신이 말했었습니다.

다시 만나 사랑하겠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당신을 사랑합니다.

 

전생을 기억하는 사랑.

그래, 있을 수 있겠다!

오직 한 사람만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랑.

그래, 그것도 있을 수 있겠다!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는

내게 여러 의미의 가능성과 "만약..."을  여운으로 남겼다.

그래, 그럴 수도 있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달동네 책거리2010. 8. 14. 04:31

<로스트 심벌> - 댄 브라운

 로스트 심벌. 1

조물주 몰빵이론...
댄 브라운의 신작 <로스트 심벌>을 소개하면서 뜬끔없이 조물주 타령이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댄 브라운을 떠올리면 전 이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이론(?)이 떠오릅니다.
“조물주 몰빵이론”이란 조물주가 한 사람에게 다재다능함을 좀 과하게 몰아서 빵빵하게 주시는 걸 뜻하는데요 댄 브라운이 딱 그렇습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영화판권도 엄청난 가격으로 팔리고 있고, 게다가 외모 또한 도무지 작가스럽지 않게 잘 생겼습니다. 하다못해 대머리도 아니고 그 흔한 뱃살조차도 찾아볼 수 없으니 참 할 말 다했죠.
기호학이나 수사학을 전공한 것도 문학을 전공한 것도 아닙니다.
참 작가라는 세계... 신비하고 놀랍죠?
기호학과 수사학의 대가 움베르트 에코의 탐미이고 지적인 세계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댄 브라운이 만들어낸 이야기 속의 기호학과 수사학도 우리 같은 문외한에게 마냥 신비롭고 흥미롭기만 합니다.
신비주의와 모험심의 화려한 조화라고 할까요?
전 개인적으로 현대판 인디아나 존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인디아니 존스는 시간 경과가 꽤 많은 편인데 댄 브라운의 세계는 그 시간조차도 짧아 24시간을 넘기는 법이 없죠. 그런 긴장감과 속도감은 댄 브라운의 이야기를 빠르게 몰입하게 만듭니다.
이 책 <로스트 심벌>은 급기야 24시간도 채 안 되는 12시간동안 일어나는 사건입니다.
2권의 책을 아주 빠른 속도로, 그리고 흥미를 계속 유지하면서 읽을 수 있죠. 좀 덤덤해진다 싶으면 새로운 암호가 등장하고 또 다시 암호를 풀기 위한 모험 내지는 과제가 주어집니다
프리메이슨의 피라미드를 둘러싼 비밀과 진실들...
감춰진 걸 들춰내고 싶고 숨겨진 걸 끝내 드러내게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의 심리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공통되는 특징인 것 같습니다.
폭로 및 누설에 의한 쾌감과 짜릿함.
문학과 영화가 지구상에서 성공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전작인 <다빈치 코드>에서 맹활약을 펼친 하버드 대학 종교 기호학과 교수인 로버트 랭던의 활약을 다시 만날 수 있습니다. 전작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인물이 돼서 말이죠.
상징과 암호로 둘러싸인 워싱턴 DC를 무대로 도시 곳곳에 숨겨진 프리메이슨의 놀라운 암호를 하나씩 파헤치는 12시간의 목숨을 건 사투가 전개됩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의 매력은 풍부한 과학과 예술의 결합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도대체 이 모든 지식들과 상징들을 어떻게 책 속에 다 담을 수 있었을까요? 단지 나열만 하는 것도 어려울 것 같은데 이렇게 이야기의 연결고리를 계속 만들어 간다는 게 마냥 신기롭고 놀라울 따름입니다.)
양파같은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네요.
달달하기도 하고, 독하기도 하고, 반복적이기도 하고, 새롭기도 하고...
어쨌든 끝장을 궁금하게 만들어 마지막 페이지까지 결국은 넘기게 만드는 이야깁니다.
대중작가니, 흥미위주의 소설만 쓴다느니, 너무 영화제작을 염두에 두는 소설이라느니 하는 논쟁을 떠나서 댄 브라운의 플롯 구성력과 적재적소에 배치시키는 퍼즐같은 이야기 조합능력은 누구라도 부러워하기에 충분한 것 같습니다.
<천사와 악마>, <다빈치 코드>, <로스트 심벌>
로버트 랭던 시리즈가 이제 3편이 완성된 셈인가요?
아마도 댄 브라운은 자신의 분신에 해당하는 “로버트 랭던”이란 아이콘으로 한동안 계속 이야기를 만들어 갈 것 같습니다. 역시나 쉽게 놓아 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운 인물이란 생각에 동감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상하게도 순서가 뒤바꿔 출판이 됐지만 로버트 랭던의 등장은 <천사와 악마>에서 시작됩니다.
주인공 로버트 랭던은 <천사와 악마>에서는 일루미나티(Illuminati)에 대한 비밀과 역사를, <다빈치 코드>는 시온수도(Priory of Sion) 혹은 템플기사단의 성배와 관련된 비밀과 역사를 파헤칩니다. 그리고 <로스트 심벌>까지...

어느날 로버트 랭던은 멘토이자 친구인 피터 솔로몬으로부터(정확히 말하면 그의 비서로부터) 갑작스런 강연을 부탁받고 국회의사당으로 향하죠.
비서는 랭던이 잊고 있었던 오래 전 피터가 부탁한 것을 함께 가지고 와 달라는 말을 전합니다.
촉박한 시간에 쫒기면서 도착한 국회의사당 로툰다...
그곳에서 랭던을 기다리고 있는 건 강연회가 아닌 몇몇의 관람객과 피터의 잘린 오른손이었습니다.
각 손가락 끝에는 고대의 아이콘인 프리메이슨의 다섯 개의 상징 왕관, 별, 태양, 호롱불, 열쇠가 문신으로 남겨져 있고 손바닥에는 SBB13 이라는 암호가 새겨져 있습니다.
피터를 살리기 위해선 암호를 언젠까지 암호를 풀라는 범인의 전화가 이어지죠.
게다가 국가안보를 운운하며 나타난 CIA 보안실장까지...
결국 멘토 피터의 손이 이 모든 미스터리로의 초대장이 된 셈이네요.
프리메이슨이 미국에 숨겨놓은 비밀의 피라미드.
그 프라미드가 최종적으로 말하 고대의 수수께끼는 오래전에 축적된 비밀스러운 지식의 체계를 가리킵니다. 이 지식과 관련해서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그것이 인간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잠자고 있는 강력한 능력을 일깨워 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는 점이지요. 뭐 별로 신빙성이 있는 말은 아니지만 어쨌든 이 능력을 손에 넣기 위해 자신을 단련하고 신성시한 말라크와의 긴 추격같은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반전과 반전들. 그리고 충격적인 피터 가문의 숨겨진 이야기들.
흥미진진한 이야기 전개가 빠른 속도로 책장을 넘기게 합니다.
칙릿소설과는 또 다른 Killing time 소설이죠.
워싱턴 D.C, 미 국회의사당에 이렇게 많은 암호와 상징들이 숨어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고 그것들을 가지고 현대판 인디아나 존스를 만든 댄 브라운도 그저 놀랍기만 합니다.
상상력과 사실의 절묘한 조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게다가 때를 같이해서 <로스트 심벌 가이드북>이라는 책가지 출판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엔 생소한 프리메이슨이란 신비주의를 소설을 통해 해석한 책인 것 같은데 아무래도 지극한 영업마인드에서 출판된 책인 것 같습니다.
게다가 댄 브라운이 쓴 것도 아니고 우리나라 미술학자(?)에 의해 쓰여졌죠.
아마도 뭔가의 목적을 위해 쓴 책이긴 하겠지만 제목이 너무 노골적(?)인 것만은 사실입니다. 그만큼 이 책에 숨겨진 이야기가 별도의 책이 필요한 만큼 다양하고 비밀스럽다고 해석해도 무방하긴 하겠지만 말이죠.
얼마전에 이병헌, 김태희 주연의 드라마 “아이리스”가  서울의 명소를 카메라 안에 담아 화제가 됐었죠.
한류를 넘어 헐리우드로 진출한 이병헌을 등장시킨 “아이리스”는 다른 나라에 한국의 아름다운 모습을 알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광화문 네거리를 차량통행을 반나절동안이나 전면통제 시키는 전무후무한 이변을 낳기도 했습니다. 대대적인 전투장면 촬영을 위해 서울시에서도 이례적인 협조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죠. 
댄 브라운의 신작 <로스트 심벌>을 읽으면서,
아 조만간 워싱턴 DC를 로스트 심벌과 결합한 여행상품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상상까지 하게 만들었습니다.
국회의사당의 지하실,  미의회 도서관, 스미소니언 박물관, 하우스 오브 템플 등 워싱턴의 곳곳을 누비며 미국의 역사적인 명소들을 재조명한다.
꽤나 구미가 당기는 여행 아이템이 되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로스트 심벌>은 미국에서 발매 첫 주에 200만부가 팔려나갔다고 합니다.
<다빈치 코드>가 8100만부, <천사와 악마>가 4500만부가 팔려나갔다고 하는데 이 기세로 계속 나간다면 두 책을 훨씬 뛰어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네요.
댄 브라운 자신도 아마 그를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고 만들어준 <다빈치 코드>보다 더 애착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확실히 이번 책이 <다빈치 코드>보다 훨씬 지적이긴 합니다. 뭐 헐리웃 액션스러운 영웅주의가 좀 과하게 첨가되긴 했지만...)
또 다시 톰 행크스도 바빠지겠구나 하는 생각도 잠깐 해봤구요. ^^
혹시 지금 우울한 상태에 있다면 이 책을 권해드리고 싶네요.
적어도 이 책을 읽는 동안은만큼은,
우울한 마음에 저 멀리 사라질테니까요~~~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