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8. 7. 20. 08:18

 

<붉은 정원>

 

일시 : 2018.06.29.~ 2018.07.29.

장소 : CJ 아지트 대학로

원작 : 이반 투르게너프 <첫사랑>

작, 작사 : 정은비

작곡 : 김드리

음악감독 : 이진욱

연출 : 성재준

출연 : 정상윤, 에녹 (빅토르) / 이정화, 김금나 (지나) / 박정원, 송유택 (이반)

제작 : CJ 문화재단

 

이반 투르게네프의 <첫사랑>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줄거리 정도는 알고 있다.

그리고 대략 짐작도 된다.

러시아 작가 특유의 방대하고 서사적인 구성이.

일단 제목을 <첫사랑>이 아닌 <붉은 정원>이라는 정한건 훌륭하다.

제목만으로도

비밀, 뜨거움, 사랑, 순수, 파괴... 이 모든게 다 느껴진다.

가슴이 막 설래고 그래야 하는데...

그러지 않는건 먹을만큼 먹은 내 나이 탓 ^^

 

각설하고,

이 작품은

이정화의, 이정화에 의한, 이정화를 위한 작품이다.

리딩공연부터 참여했다는데

작품에 대한 특별한 애정이 느껴진다.

스토리는 아침드라마 단골 소재지만

넘버와 연주가 아름다워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다.

이반 역이 조금 더 어린 배우였으면 좋았겠다는 개인적인 바람 ^^

 

아름답고 위험한 사랑.

전부이지만 그래서 아무것도 아닌 사랑.

이루어지지 않는대도 기억 속에서 수없이 피고 또 피는 사랑.

먹먹해서 덤덤해진 사랑.

채워진 적도 비워진 적도 없는 사랑.

사랑이지만 사랑이 아닌 사랑.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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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끄적 끄적...2017. 12. 28. 08:20

 

<아이러브유>

 

일시 : 2017.12.14. ~ 2018.03.18.

장소 :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대본, 작사 : 조 디피에트로

작곡 : 지미 로버츠

연출 : 오루피나

출연 : 김찬호, 이충주, 정욱진 (남자1) / 고영빈, 송용진, 조형균 (남자2)

        이하나, 이정화, 안은진 (여자1) / 최수진, 간미연 (여자2) 

제작 : (주)알앤디웍스

 

이 작품을 처음 봤던게 2004년이니까 무려 13년이나 됐다.

그때 캐스팅은 남경주, 정성화, 최정원, 오나라.

솔직히 그때 봤을때는 재미있다는 생각을 전혀 못했었다.

단지 정성화 참 잘하네... 라는 정도.

(그 이후로 정성화는 뮤지컬계에서 승승장구하는 특급배우가 됐다.)

그런데 이번엔 너무 재미있게 봤다.

이렇게 웃어도 되는건가 죄책감이 느껴질 정도로 웃었다..

4명의 배우 다 너무 능청스럽게 잘해서 신기할 정도였다.

바닥을 뚫고 들어갈 정도로 몸과 마음이 한정없이 가라앉는 중이었는데

이 작품이 잠깐의 휴식을 줬다.

연말 각종 콘서트와 팬텀싱어 콘서트로 바쁠텐데도 조형균과 이충주는 자기관리를 잘 하는구나 감탄했고

최수진은 동생 최수영보다 노래를 백만배 이상 잘하는것 같다.

<로키호러쇼> 이후 호감도 또 상승!

이정화도 멀티역 연기하는건 처음 봤는데 노래, 연기, 표정 전부 다 놀라웠다.

감탄과 감탄의 연속.

13년전보다 에피소드도 풍성해졌고

상황들도 지금의 감각에 맞게 리뉴얼도 아주 잘했더라.

피아노와 바이올린 2인 오케도 아주 좋았고

무대 중앙에 에피소드 제목을 띄우는 화면도 공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사랑이 주는 환상과 적나라한 현실을 솔직히 잘 보여줘서 에피소드마다 공감되는 장면이 참 많았다.

"사랑"이 더이상  "사랑"스럽지 않은 세상이지만,

그래도 한 번쯤 보면 좋은 작품이다.

마냥 즐겁고 웃기기만 한 작품은 결코 아니니까.

웃음 속에 숨겨진 복잡한 감정들을 이해하면,

이 작품만큼 시리어스한 작품도 세상에 없다.

난 그랬다.

......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2. 10. 09:16

<노트르담 드 파리>

일시 : 2014.02.03.. ~ 2014.02.11.

장소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원작 : 빅토르 위고

대본 : 뤽 플라몽동

작곡 : 리카르토 코치인테

연출 : 질 마으

출연 : 홍광호, 윤형렬 (콰지모도) / 바다, 윤공주, 문혜원 (에스메랄다)

        마이클리, 정동하, 전동석 (그랭그와르) / 문종원, 조휘 (클로팽)

        민영기, 최민철 (프롤로) / 김성민, 박은석 (페뷔스)

        이정화, 안솔지 (폴뢰르 드 리스)

주최 : (주)마스트엔터네인먼트

 

세종문화회관 8일간의 앵콜 공연 소식을 듣으면서도사실 홍광호 콰지모드도 재관람은 예정에 없었다.

그런데 그가 <미스 사이공> 25주년 영국 공연에 투이로 캐스팅이 됐단다.

한동안 홍광호를 한국 무대에서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서운하기도 하고 나중에 후회하게 될 것도 같아 뒤늦게 관람을 결정했다.

덕분에 블루스퀘에에서 좀처럼 인연이 안닿았던 최민철 프롤로와 박은석 페뷔스를 드디어 볼 수 있게 됐다.

 

살이 많이 빠진 홍광호는 그래선지 확실히 예전보다 볼룸이 살짝 줄었다.

그런데 그게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좋았다.

지금껏 내가 봤던 홍광호 콰지모도 중에서도 최고였고,

지금껏 내가 본 홍광호 작품 중에서도 최고였다.

예전에 홍광호 콰지모도의 "belle"을 듣고 있으면

그가 프롤로와 페뷔스의 소리까지 다 잡아먹어 솔로처럼 느껴졌었는데

이날 공연은 발란스가 너무나 잘 맞았다.

최민철 프롤로와 박은석 페뷔스의 소리까지도 아주선명하고 짱짱하게 들리더다.

세 사람의 소리가 합쳐지니 웅장하면서도 참 아름다웠다.

그야말로 진정한 Belle이었다.

홍광호 콰지모도는 예전에는 클래식한 느낌이 강했다면

이번에는 거칠고 투박한 모습을 어느 정도 볼 수 있어서 아주 좋았다.

아마도 <미스 사이공>의 "투이"라는 역을 준비하면서 소리에 변화가 오지 않았나 싶다.

윤공주 에스메랄다와의 "새장 속의 새"도 발란스가 잘 맞았고

분노뿐이었던 "불공평한 세상"을 부를 땐 드디어 절망의 감정이 드러났다.

확실히 달라졌다... 홍광호가...

그렇다면 그는 영국에서 어떤 모습으로 돌아오게 돌까?

아마도 발전된 모습을 기대해도 충분히 좋으리라.

(내가 홍광호를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니... 참 고무적인 사건이긴 하다.)  

 

처음 본 박은석 페뷔스는 김성민보다 전체적으로 훨씬 더 좋았다.

일단 비쥬얼이 군인스러웠고 노래도 깨끗했고 연기도 나쁘지 않았다.

다만 1막 마지막 곡은 김성민의 표현히 더 좋다.

박은석 페뷔스는 너무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아서...

민영기때문에 한번도 최민철 프롤로는 본의아니게 항상 선택에서 열외가 됐었는데

드디어 세종에서 보게 됐다.

좋았다.

한동안 최민철의 연기가 밋밋하게 느껴졌었는데 아주 좋더라.

특히 2막에서 에스메랄다와의 감옥 장면은 연기도 노래도, 표정도 짱짱했다.

요근래 최민철의 출연작 중에서 가장 좋았던 역할이며 작품.

윤공주는 초반에 소리가 완벽하게 트이지 않았지만

"아베마리아"부터는 괜찮았고 2막으로 갈수록 점점 좋아졌다.

특히나 윤공주는 윤형렬보다는 홍광호 콰지모도와 목소리톤이 잘 어울려서 듀엣이 듣기가 참 좋았다.

조휘는 몸이 살짝 무거워보였는데 "기적의 궁전"에서부터 완전히 자기 페이스를 찾아서 다행이었다.

확실히 문종원보다는 조휘 클로팽이 더 괜찮다.

자유로운 집시의 느낌도 더 많이 들고 노래도 불안하지 않고 딕션도 좋다.

몸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귀신같이 잘 아는 배우.

 

댄서들이 일부 바뀌어서 그런지 블퀘만큼의 감동을 받진 못했지만

기존 댄서들의 움직임은 여전히 좋더라.

어떻게 저런 몸놀림이 가능할까? ... 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저 사람들 등딱지에는 아마도 오래 가는 건전지 "에너자이저"가 수십개씩 끼워져 있을거다.

저건 사람이 할 수 있는 게 아냐...

적어도 내가 보기엔 그렇다!

 

마지막 앵콜송을 부르며 무대 위에 서있는 24명의 배우들과 댄서들.

그들은 정말 진심으로 행복해하고 있었다.

객석에서 보고 있는 나에게까지 다 보일 정도로.

진심으로 부러웠다.

살면서 이런 벅찬 감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걸 생각하니 또 맹렬한 질투심에 휩싸인다.

 

<노트르담 드 파리>

이 작품은 정말 사랑이다.

보길 참 잘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2. 4. 08:35

작년 11월 중순에 보고 내내 그리워하다 겨우 마지막 공연을 다시 봤다.

기적같이 순수하고 깨끗한 작품.

밝고 따뜻하고 아름답고 사랑스러워서 보고 있어도 저절로 가슴이 찡해진다.

듀티율 마이클리는

아름다운 목소리에 진심을 담아 참 아름답게 노래하고 연기한다.

어쩌면 저렇게까지 해맑고 개구질 수 있을까?

게다가 깜짝 놀랄 정도로 좋아진 한국어 발음까지.

그가 부르는 앵콜송 "아름다운 인생이여'는 그 자체가 하나의 완벽한 작품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아름다운 인생을 위해 진심을 담은 소박한 건배가 하고 싶어질만큼.

 

먁공 특유의 설렘과 아쉬움도 작용했겠지만

이날 공연은 참 오랫동안 기억에 담길 것 같다.

주조연의 연기도 누구 하나 흠잡을 곳 없이 좋았고

특히 고창석은 공연무대에서 처음 봤는데 깜짝 놀랐다.

딕션도 연기도, 표정과 노래도 아주 좋더라.

이날은 거리의 여자 이정화의 솔로 장면은 유난히 뭉클했고

이종석, 김동완, 임철형의 깜짝 출현도 아주 큰 즐거움이었다.

연주자도 너무 좋았고 관객들의 반응과 관람태도까지 그렇게 환상적일수가 없었다.

그야말로 작품 속 장면처럼 그대로 붉은 장미꽃이 한송이 한송이씩 활짝 피어나더라.

아마도 그날 그곳에 있는 사람들 전부

듀티율의 "세포물렁증"에 감염됐던건지도 모르겠다.

세상의 어떤 벽도 통과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작품.

 

평범하고 소박히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있는 사람에게

이 작품이 남긴 최고의 메세지!

아름다운 인생을 위하여~~~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12. 23. 08:30

<Carmen>

일시 : 2013.12.03. ~ 2014.02.23.

장소 : LG 아트센터

대본 : 노먼 알렌

작곡 : 프랭크 와일드혼

작사 : 잭 머피

연출 : 김동연

음악감독 : 이나영

출연 : 바다, 차지연 (카르멘) / 류정한, 신성록 (호세)

        임혜영, 이정화 (카타리나) / 에녹, 최수형 (가르시아)

        이정열, 유보영, 태국희, 임재현, 최호중, 서경수 외

제작 : 오넬컴퍼니, (주)뮤지컬해븐

 

첫번째 관람과 호세만 빼고 전케스팅이 다르다.

그리고 LG 아트센터 3층 맨 앞 줄에서의 관람.

오히려 1층 관람보다 시야가 확트여 좋았고 조명을 제대로 볼 수 있어 좋았다.

특히나 마지막 앤딩 장면의 거울 장면은 확실히 1층에서보다 3층에서가 훨신 더 느낌이 좋더라.

차지연 카르멘이 진한 블루스의 느낌이라면

바다 카르멘은 탱고의 느낌이었다.

특히 " we all dance alone"은 바다의 느낌이 제대로 사는 느린 탬포의 탱고가 느껴져 좋았다.

역시나 어려운 노래들이 많아 소위 발하는 삑사리가 여러번 발생하긴 했지만

여배우로써 이정도 끌고 갈 수 있었다는 사실엔 박수를 보낸다.

개인적으론 "A women like me"와 "we all dance alone"은 바다 카르멘이 좋더라.

"If I could"와 "You belong to me"는 차지연 카르멘이 더 좋았고!

바다가 고양이 느낌이라면

차지연은 그것보다 더 예리하고 날카로운 살쾡이 느낌이랄까?

여성적이었던 건 바다, 자유분방하고 강했던 건 차지연.

두 배우 다 충분히 장단점이 있긴 하다.

(그런데 바다 카르멘은 대사톤이 전체적으로 붕 떠있어서 가벼워 보이더다.)

 

가르시아 최수형은,

매번 거슬렀던 특유의 바이브레이션도 이번엔 줄어들어서 좋았다.

예전에 했던 <아이다>의 라다메스 장군보다 훨씬 더 남성적이고 강해서

차지연 카르멘과 만나면 굉장히 쎈 "You belong to me"가 나올 것 같다.

에녹 가르시아는 강한 비열함,

최수형 가르시아는 왠지 모를 애증이 느껴진다.

카르멘을 이용하는 건 맞지만 그만큼 아주 깊게 사랑하고 있는 것도 같다.

같은 배역도 배우의 표현에 따라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

이정화 카타리나 역시도 임혜영과 또 완전히 다르다.

임혜영은 정말 온실 속 화초같은 느낌이지만

이정화는 딸 많은 집의 장녀 같은 느낌.

임혜영보다 의젓하고 더 강해보인다.

개인적으로 임혜영이 카타리나라는 배역과는 더 잘 어울렸던 것 같다.

류정한 호세와의 듀엣곡 "My only prayer"나  "I want to tonight"도 임혜영 쪽이 훨씬 좋았고

솔로곡 "Saint Theresa"도 임혜영 쪽이 훨씬 더 간절했다.

이번 관람에서 가장 좋았던 넘버는

호세와 파비오, 시장과 총경 네 사람이 부른  "A women like me""

네 명의 목소리톤이 다 다른데 그 다른 톤이 다 살아있어서 아주 좋았다.

류정한 호세는 카타니라와의 듀엣은 참 스윗하고

카르멘과의 듀엣은 간절해서 차별성이 생겨 좋았다.

심리적으로, 환경적으로 참 쉽지 않는 역인데 역시나 류정한스럽게 잘 표현했다.

 

그렇지만!

이 작품은 내 취향은 절대 아닌 것 같다.

도대체 나는 엄청나게 스펙타클한 작품이 보면서 왜 이렇게까지 지루했을까?

이유는 하나!

스토리에 임펙트가 없어서다.

사건이 너무 쉽게 발생하고 또 너무 쉽게 해결되고

인물들끼리도 너무 쉽게 대립하고 너무 쉽게 타협한다.

스토리와 인물이 서로 엮힘에 좀처럼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데 그 이유가 있다.

화려하고 휘황찬란한 선물 겉포장때문에 실제로 그 안에 들어있는 내용물이 완벽하게 가려졌다고 할까?

feel이 아닌 view만 너무 강한 작품이다.

단적인 예를 들자면,

플라멩고의 경우 그 끈적하고 진한 스텝이 느껴지는게 아니라

과도하게 펄럭이는 치마자락의 휘날림으로 정신을 빼놓는다.

 

확실히 작품보다는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던 작품.

이 배우들이 아니었다면!

결과가 과연 어땠을까?

(단언컨데 지금과 같은 전석매진의 흥행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으리라.)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11. 23. 08:05

<벽을 뚫는 남자>

일시 : 2013.11.3 ~ 2013.04.12.

장소 :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

원작 : 마르셀에메 <벽을 뚫는 남자>

작곡 : 미셸 르그랑

우리말 가사 : 이지혜

연출 : 임철형

음악감독 : 변희석

출연 : 마이클리, 이종혁, 김동완 (두티율) / 고창석, 임철형 (듀블 외)

        최수진, 이정화, 강연종, 성열석, 조진아, 심재현, 손승원,

        정지환, 이경미

제작 : 쇼노트, CJ E&M

 

2006년 초연때 봤었으니까 무려 8년 만의 관람이다.

개인적으로 쏭쓰루 뮤지컬을 진짜 좋아하는데 이상하게 이 작품은 작품 자체도, 출연진도 맘에 들지 않아 2번이나 재연이 되도 챙겨보지 않았엇다.

마이클리가 아니었다면 이번에도 역시 그냥 넘어갔을텐데...

(마이클리의 힘은 정말이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강력하다.)

<NDP> 다음으로 마이클리가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해서 놀랐었다.

도대체. 왜?

이 작품에 뭐가 있길래 그는 귀향을 미루고 쉬지않고 바로 무대에 섰을까?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아빠의 역할까지 뒤로 하면서...

궁금했다.

이 작품에 그가 사로잡힌 이유가 과연 뭔지가!

 

다른 건 모두 집어치우자.

마이클리는 이 작품에, 듀티율이란 인물에 정말 진짜 자신의 모든 진심을 다 담아냈다.

한국어 가사.

물론 어색한 부분들 있다.

인정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보여준 듀티율은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내가 선호하는 작품이 아니었는데도

나는 어느새 그의 리듬과 템포를 그대로 따라가고 있었다.

너무나 능청스럽고 천연덕스러운 표정과 연기들.

그의 아름다운 미성을 넋을 놓고 듣게 만든 "평범한 보통 남자"와

사랑에 빠져버린 남자의 기쁨과 설렘이 그대로 느껴지던 노래들까지

<미스사이공>이후 오랫만에 들은 마이클리와 여배우와의 듀엣곡은 참 아름다웠다.

최수진 이자벨을 최대한 배려하면서 발란스를 맞춰주는 마이클리를 보면서

뮤지컬 배우로서 그의 진가와 아름다움에 또 한 번 감탄했다.

아. 정말 사랑에 빠져버리고 싶다...

마이클리가 내게 그런 꿈을 꾸게 만들었다.

아무래도 우체국 민원처리과 귀염둥이 뚜네뚜네에게 민원 좀 넣아야겠다.

이렇게까지 귀엽기 있기! 없기!

그리고 이렇게까지 진심이기 있기! 없기!

 

도대체 마이클리는 이렇게까지 촘촘한 한국어 가사를 어떻게 외울 수 있었을까?

그가 배우이기에 가능했다는 게 답의 전부는 분명 아니다.

그는 곡 하나하나의 가사를 충분히 새기면서 이해했고

그걸 또 진심으로 객석의 사람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면서 불렀다.

확실히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듀티율의 노래를 통해

그가 느낀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었다.

마치 세상에 그 어떤 벽도 뜷을 수 있었던 듀티율처럼

객석의 있는 사람들의 마음, 그 속으로 완벽하게 들어왔다.

그 순간 우리 모두는 듀티율처럼 "세포물렁증"을 앓을 수밖에 없었던거다.

 

그리고 너무나 감동적이고 너무나 아름다웠던 커튼콜.

나는 그 순간만큼은 그가 듀티율이 아닌 마이클리의 모습이었노라 확신한다.

무반주로 시작되는 마이클리의 선창에

출연배우들 한명씩 아카펠라로 화음을 맞추는 모습.

그때 무대 위 배우들의 표정과 객석에 있는 관객들의 표정은

일종의 최면이었고 마술이었다.

"아름다움 인생을 위하여!"

두 번째 커튼콜이 시작되기 전 마이클리가 남긴 멘트가 귀에 내내 맴돈다.

그 두 번의 아카펠라 커튼콜을 진심을 담아 부르던 눈물맺힌 그의 눈빛까지도...

아마도 나는 아주 오래오래 그 모습을, 그 순간을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진심으로 뭉클했다.

 

마이클리!

정말 보석같은 배우로구나...

작품을 빛내는 배우고, 작품보다 더 빛나는 배우로구나...

그가 이 작품을, 이 배역을 선택한 이유를

충분히 알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3. 6. 08:16

<Rebecca>

일시 : 2013.01.12. ~ 2013.03.31.

장소 : LG 아트센터

원작 : 데임 다프테 뒤 모리에 <레베카>

대본 : 미하엘 쿤체 (Michael Kunze)

작사 : 미하엘 쿤체

작곡 : 실버스터 르베이 (Sylverster Levay)

연출 : 로버트 요한슨

음악감독 : 김문정

제작 : EMK뮤지컬컴퍼니

출연 : 유준상, 류정한, 오만석 (막심 드 윈터)

        김보경, 임혜영 (나) / 신영숙, 옥주현 (덴버스 부인)

        최민철, 에녹 (잭 파벨) / 이경미, 최나래 (반 호퍼 부인)

        이정화 (베이트리체), 박완 (프랭크 크롤리)

        선우재덕, 정의갑 (줄리앙 대령) 외

 

이번엔 무대와 조명 등 전체적인 느낌을 보고 싶어서 일부러 3층을 예매했다.

그리고 LG아트 3층 맨 앞줄은 이 모든 걸 보기엔 정말 환상적이다.

안전바(bar)가 시야를 가리는 것도 아니고

높이도 충무아트홀이나 세종처럼 낭떨어지의 아찔함이 아니라 좋다.

그리고 공연장 3층에서 듣는 음악과 음향, 배우의 소리는 뭐랄까 기본을 생각케 만든다.

공연장의 기본과 배우의 기본 두 측면 전부를!

 

류정한 막심, 김보경 나, 신영숙 덴버스, 최민철 잭, 이경미 반 호퍼

개인적으로 이 작품 최상의 조합이라고 생각하는 캐스팅이다.

그리고 이 캐스팅으로 <Rebecca> 관람을 마쳤다.

자체 막공이었던 셈 ^^

비록 3층 관람이었지만 네 번의 관람 중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이번이 제일 좋았다.

(지휘자가 김문정이 아닌 건 아쉽지만...)

그리고 매번 불안한 목소리로 무대에 올랐던 김보경의 컨디션이 어느 정도 회복된 건 정말 다행스럽다.

내내 이런 답답함으로 막이 내려지는 건 아닌가 솔직히 걱정스러웠다.

 

이번 관람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배우는 덴버스 신영숙!

개막 초반에 봤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무엇보다도 과장된 액팅이 완전히 줄었다.

(아무래도 말이 많았던 모양이다.)

첫관람때 신영숙 덴베스가 발코니 장면에서 이정현의 "와!' 퍼포먼스를 선보여서 얼마나 놀랐던지.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다.

거의 광속으로 움직이던 신영숙의 눈동자와 과도한 꺾기춤(?)을 추던 그녀의 팔을...

눈 앞에 펼쳐지는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상황에 혼자 당황했었다. 

(더 솔직히 말하면 트라우마로 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찬사를 듣고 있는 옥주현 덴버스보다도 그녀가 더 좋았던 건,

신영숙은 철저한 로얄심으로 가득찬 덴버스를 아주 잘 표현했기 때문이었다.

로얄심으로 똘똘 뭉친 덴베스가 레베카의 죽음의 진실을 알고 배신감에 무너지는 모습이라니...

덴버스는 모든 걸 파괴해버리고 싶었을거다.

그래서 멘덜리 저택을 불태워서라도 모든 흔적이 없어지길 바랬던 거고...

신영숙은 이런 전체적인 느낌을 아주 잘 표현했었다.

옥주현 덴버스는 "내가 레베카다!' 딱 그 느낌이라 보면서 많이 불편했다.

 

이날 신영숙은의 덴버스는,

레베카에 대한 범접할 수 없는 로열심이 똘똘 뭉치다못해

레베카와 자신으로만 구축된 완벽한 세계를 창조한 일종의 창조자 같았다.

그러면서도 현실을 완벽히 무시하는 것도 아니다.

목소리 톤도 그런 상황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게 잘 표현한다.

도도한 게 아니라 레베카 이외의 것에는 무감하다는 느낌!

노래 부를 때와 대사 할 때의 목소리도 옥주현처럼 1인 2역으로 느껴지지 않아 개인적으론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 건 넘버 소화력과 표현력!

과도한 액션을 제거하니 목소리에 표현력이 훨씬 더 풍성해졌다.

방향 수정, 정말 탁월히 잘했다.

(이래야 신영숙지!)

 

류정한 막심은.

특별히 나빴던 것도, 그렇다고 썩 좋았던 것도 없었다.

단지 많이 힘겨워 한다는 건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몬테크리스토>나 <두 도시 이야기>가 훨씬 더 좋았던 것 같다.

처음으로 이런 생각도 들었다.

그가 막심이란 배역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하고 있구나... 하는.

다른 걸 모두 다 제거하고 류정한이 표현한 막심 하나만 보고 말하면

솔직히 말해서 갈라쇼 같다.

지금껏 해왔던 모든 배역들이 총망라되어 등퇴장을 반복한다.

뭔가 새로운 캐릭터로 짠하고 나타나기 힘든 나이가 되버리긴 했지만

배우 류정한에게 뭔가 배역의 탈출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다.

보트보관소에서 레베카가 죽는 장면을 표현할 땐 좀 과장스러웠다.

고음도 많이 흔들리고 불안하다.

그래도 김보경과의 듀엣곡들은 지금껏 본 중에서 가장 좋았다.

딕션는 3층에서 끔찍할만큼 선명하고 정확했고...

그래서 더 혼란스럽다.

아마도 이번 관람을 자체 막공으로 결정한 건 이런 이유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한 번 더 보면 그만큼 혼란이 가중될까봐!

왜냐하면 류정한은 여전히 내겐 최고의 뮤지컬 배우이기 때문이다.

내게 <Rebecca>는 여러모로 쓰릴러긴 하다!

끙!

 

* 추신 : 배우 류정한의 일탈을 간절히 희망하며!

           (드라마로의 일탈 말고...)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1. 25. 08:30

<Rebecca>

일시 : 2013.01.12. ~ 2013.03.31.

장소 : LG 아트센터

원작 : 데임 다프테 뒤 모리에 <레베카>

대본 : 미하엘 쿤체 (Michael Kunze)

작사 : 미하엘 쿤체

작곡 : 실버스터 르베이 (Sylverster Levay)

연출 : 로버트 요한슨

음악감독 : 김문정

제작 : EMK뮤지컬컴퍼니

출연 : 유준상, 류정한, 오만석 (막심 드 윈터)

        김보경, 임혜영 (나) / 신영숙, 옥주현 (덴버스 부인)

        최민철, 에녹 (잭 파벨) / 이경미, 최나래 (반 호퍼 부인)

        이정화(베이트리체), 박완 (프랭크 크롤리)

        선우재덕, 정의갑 (줄리앙 대령) 외

 

류정한의 출연만으로도 참 많이 기대하고 기다렸던 작품이다.

그러지 않으려고해도 어쩔 수 없다.

내게 뮤지컬 배우 류정한은 현빈이고 장동건이고 차승원이다.

더불어 그는 내게 뮤지컬이라는 신세계를 거침없이 일시에 활짝 열어준 원흉(?)이기도 하다.

김선영과 더불에 나의 무한신뢰를 받는 절대지존 류정한!

원작도 열심히 찾아 읽었다.

유투브를 통해서 공연 실황도 여러번 반복해서 봤다.

히치콕의 영화는 일부러 안봤다.

(너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아서...)

그런데 문제는...

공연을 관람해야 하는 당사자의 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았다는 거! 

몸상태가 별로이다보니 집중력도 정말 최악이었다.

횡설수설이겠지만 그래도 봤으니 몇 가지 끄적이련다.

 

류정한 막심.

역시나 믿음만큼 안정적인 연기와 노래를 보여줬다.

그런데 이상한 건,

어딘가 제자리 걸음을 걷는 듯한 느낌!

막심이란 인물을 여우같은 류정한이 아직 충분히 찾아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위니토드>, <몬테크리스토>, <두 도시 이야기>, <지킬 앤 하이드> ...

지금까지 그가 연기했던 이 모든 인물들이 여기저기 섞여서 등장한다.

조금 혼란스러웠다.

특히 2막 보트보관소에서 과거의 일을 아내에게 고백하는 장면은

표정과 액션에서 그답지 않게  오버스러웠다.

분노와 증오의 폭발이 아니라

극도의 시니컬과 싸이코델릭을 느낄 수 있는 표현이길 바랬는데...

막심이란 역이 그에게 지금 혼란을 주고 있는 건 아닌가 싶다.

 

신영숙 덴버스.

당연히 잘한다. 그것도 너무나 잘!

그게 문제다.

너무 잘한다는 거.

덴베스가 과도하게 강하다.

만약 이 작품이 현실 세계라면  덴버스는 현실 세계 저 너머에 있는 환상이다.

결코 섞일 수 없는 두 세계가 무대 위에 함께 있는 듯한  이질감이 느껴진다.

완전히 다른 세계의 완전히 다른 사람.

덴베스라는 인물 자체가  레베카의 세계만 인정하고 그 속에서만 사는 사람이긴 하지만

동떨어져도 너~~~무 동떨어져서...

2막 초반 "레베카"에서 신영숙이 보여준 연기는

이정현의 "와!"를 연상시키는 퍼포먼스였다.

노래는 정말이지 지배적이고 압도적이였는데 액팅때문에 코믹하게 보여졌다.

눈동자가 그려진 부채를 떠올린 건 비단 나뿐이었을까?

막심도 그렇지만 덴버스 역시도 너무 젊게 설정한 건 정말 아쉽다.

(어쩌나, 옥주현은 더 젊고 게다가 어찌됐든 더 예쁘기까지 하다.)

그리고 이건 한 집안의 집사가 아니라 한 나라의 여왕이 갖는 포스다.

만약 내가 멘덜리의 집주인이라면 이렇게 도도하고 안하무인한 집사는 절대로, 절대로 안 쓴다.

개인적으로 덴버스라는 인물이 여자 자베르 같은 느낌이길 살짝 바랬었는데...

(현실과 이상은 언제나 다르더라.)

 

"나" 김보경은 나(극중의 "나"가 아니라 정말 나)처럼 컨디션이 엉망이라게 단번에 보였다.

그런 상태에서 그 정도의 연기를 보일 수 있었다는 건

배우로서 엄청난 집중력을 가졌다는 뜻이라라.

김보경의 "나"는 확실히 사랑스럽다.

그리고 후반부로 갈수록 성숙하고 단단한 여자가 되는 모습도 잘 표현했다.

그래도  2막 덴버스와의 듀엣(문제의 레베카)에서는

김보경 "나"의 목소리가 한 톨도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기를 쓰고 열심히 불렀는데 립싱크가 아니라면 조금이라도 들려야 했던 거 아닐까?

연출자의 확고부동한 의도였다면 할 말은 없고...

오랫만에 <아이 러브 유>, <해어화> 때의 모습을 보여준 이정화는 보는 건 너무 큰 즐거움이자 기쁨이었고

(그녀의 솔로곡과 나와의 듀엣곡은 정말이지 너무 멋졌다)

프랭크 박완의 연기와 노래도 정말 좋았다.

살짝 기대했던 잭 파벨 에녹은,

레베카의 죽음에 대한 진상을 밝히려는 중요한 장면에서

경박하고 화려한(?) 댄스를 선보임으로써 

스릴러물을 쇼뮤지컬로 탈바꿈시키는 신공을 발휘했다.

금방이라도 무대 저 뒷쪽에서 금발의 코러스걸들이 우루루 쏟아져나올 것 같아 문이 열릴 때마다 매번 불안했다.

최나래 반 호퍼 부인은 의외로 너무 잘 어울려 놀랐다.

이런 류의 연기에 대가라고 할 수 있는 이경미를 따라올 수 있을까 싶었는데

그녀만의 반 호퍼를 확실히 보여줬다.

최나래가 이경미와 더블을 하게 되는 날이 오다니...

(혼자 격세지감에 빠지기도 했다.)

분량이 적긴 하지만 선우재덕의 줄리앙 대령도 괜찮았다.

파티 장면에서 그 개구진 표정도 인상적이었고...

"나"의 스케지를 무대 영상으로 보여주는 건 아주 좋았는데

그걸 제외한 다른 영상 효과는 전체적으로 좀 엉성하고 조잡했다.

특히 화재 장면은 조금 실망스러웠다.

요즘 무대 효과가 얼마나 발전했는데...

 

솔직히 말하면,

아직 이 작품에 대한 개인적인 호불호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아마도 다 내려놓고 백지상태로 다시 봐야만 할 것 같다.

그러니 다음번 관람때는 제발이지 몸 상태가 지금처럼 최악이 아니기만을 바래보자.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