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7. 8. 10. 17:25

 

<나폴레옹>

일시 : 2017.07.13. ~ 2017.10.22.

장소 : 샤롯데 씨어터

극작, 작곡, 작사 : 티모시 윌리엄스(Timothy Wiliams) & 앤드류 새비스톤(Andrew Sabiston)

각색 : 오리라 / 가사 : 채한울

한국연출 : 김장섭 

편곡, 음악감독 : 김성수

출연 : 임태경, 마이클리, 한지상 (나폴레옹) / 정선아, 박혜나, 홍서영 (조세핀) / 김수용, 정상윤, 강홍석 (탈레랑)

        김법래, 박송권, 조휘 (바리스) / 백형훈, 진태화, 이창섭, 정대현 (뤼시앙) / 김주왕, 박유겸, 기세중 (앤톤)

        황만익, 이상화 (가라우) / 임춘길 (푸셰), 김장섭 (헨리), 김사라, 방글아 외

제작 : (주)쇼미디어그룹, (주)롯데엔터테인먼트, (주)이에스에이

 

2년 여 동안 뮤지컬 무대에 서지 않았던 임태경이 복귀작으로 선택한 작품 <나폴레옹>

그동안 황태자 역할을 많이 했으니 이젠 황제를 할 때가 됐다는 우스개 소리도 했었다.

황제를 했으니 다음엔... 현실에 없는 인물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임태경의 복귀도 반갑고, 공개된 캐스팅도 화려했고,

기자간담회에서 들은 넘버들도 괜찮아서 사뭇 기대가 컸다.

 

그런데 이 작품...

스토리도 그렇고, 인물도 그렇게 참 밋밋하다.

물론 임태경의 노래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그가 노래를 부르면 뭐가 됐든 한순간에 귀가 집중되는것도 여전했고,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깔끔하고 부드럽고 올라가는 고음도 여전히 스윗했고,

연기도 예전보다 훨씬 좋아진 것도 사실이다.

그데 뭐지?

뭔가 이 미묘한 불협화음은????

"ㅅ" 발음의 "th화"가 유난히 귀에 거슬렸고

간혹 한지상스러운 허세도 느껴져 개인적으론 좀 곤혹스러웠다.

그래도 오랫만에 그의 노래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게다가 조세핀은 캐릭터도 낭비고, 배우도 낭비다.

개인적으론 "정선아 활용의 나쁜 예"로 기억될 것 같다.

무대 연출도 엔딩의 대관식 장면에 물량공세를 퍼부은것도 옥의 티다. 

임태경의 망토를 두르고 나오는데 웅장하고 멋지다는 생각보다 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다.

"어머, 저 언니 파마 엄청 잘 나왔네...."

남성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유한 마담이 앞에 서있어 깜짝 놀랐다.

미스 코리아 선발대회 같기도 하고...

주위에서 임태경을 향해 눈으로 하트를 뿅뿅 날리는데 나 혼자 그 장면에서 빵 터졌다.

(물론 속으로만... )

차라리 조세핀에게 나폴레옹이 직접 왕관을 씌우고 끝냈으면 좋았을것 같다.

그러면 victory in my mind도 중이적으로 느껴졌을텐데...

 

솔직히 이날 공연에서 제일 눈에 들어온 캐릭터는

아이러니하게도 나폴레옹도 조세핀도 아닌 달레랑과 앤톤이었다.

정상윤 탈레랑은 가발이 많이 안습이긴 했지만

연기도, 노래도, 해설자의 역할로도 손색이 없었다. 

기세중은 팬텀싱어 말고 진짜 무대에서 본 건 처음이었는데 딕션도 좋고, 노래도 시원시원하게 잘하더라.

앞으로가 기대되는 배우 ^^

그런데 타이틀이 <나폴레옹> 이 두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면 좀 이상한거 아닌가????

 

넘버들도 분명 좋은데

묘하게 귀에 꽂히는 넘버는 없고

내용은 나폴레옹의 영웅성을 부각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조세핀과의 사랑에 촛점을 맞춘 것도 아니고,

비참한 최후에 방점을 찍은 것도 아니고...

참 애매히다.

 

혹시 내 기대가 너무 컸던걸까???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5. 8. 3. 08:24

그래, 이래야 임태경이다.

간절함이 담겨있었다.

진심이 담겨있었다.

오로지 음악과 가사 하나하나에만 집중하는 모습.

그래서 모든 것을 fade out 시키는 고요함.

그의 연주가 돌아왔다.

황태자가 아닌 연주하는 임태경의 귀환이다.

마치 처음처럼.

 

"사랑의 찬가(Hymne A L'amour)"는 임태경이 즐겨 부르는 고정 레파토리 중 한 곡이다.

나 역시도 그가 부르는 사랑의 찬가를 10년 넘게 참 많이도 들었다.

그런데 지난 주말 KBS <불후의 명곡>에서 부른 "사랑의 찬가"는

지금껏 내가 들었던 것 중에서 단연코 최고였다.

노래를 안하겠다고 말하고서 우울증 비슷한게 왔다고 했던가!

역시 노래를 해야겠다고.

이날의 "사랑의 찬가"는

마치 임태경 스스로가 자신을 보듬고 감싸는 느낌이더라.

자신을 연인처럼 내내 그리워하는 마음이더라.

자신을 위한 "사랑의 찬가"더라.

그래서 나까지도 그대로 멈춰지더라.

이 사람...

그 동안 혼자 아팠었구나.

어찌할까를 오래 고민 했구나.

노랫속에 그게 느껴져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았다.

 

 

난 임태경이 황태자를 포기해주길 간절히 원했다.

그의 팬들도 더이상 그를 황태자의 환상으로 그를 바라보지 않기를 바랬다.

황태자라는 닉네임으로 가둬버리기엔 그의 연주는 너무 깊다.

나는 그의 연주에 빚을 졌다.

죽음과 같은 시간들을 지나오면서

나는 그의 연주로 가까스로 버텨냈다.

그의 연주 속엔,

조금씩 조금씩 생명의 싹을 티우고 북돋워주는 힘이 있었다.

그 싹을 키워내는 촉촉한 울림이 있었다.

아픔도 힘이 되고, 슬픔도 힘이 되듯 

연주하는 임태경에겐 치유의 아우라가 있었다.

울고 울고 울고...

그의 연주를 들으면서 탈진하듯 나를 다 게워냈었고

그렇게 나는 다시 시작했다.

그래서 연주하는 임태경이 나는 늘 고맙고 황홀했다.

하지만 옷깃 이후 그의 정규앨범을 기다리는 간절함도

이젠 점점 희미해진다.

 

나는,

황태자인 임태경보다,

뮤지컬 배우인 임태경보다,

목소리로 연주하는 처음 모습의 임태경이 간절히 그립다. 

언제쯤 그가 연주자의 자리를 돌아올까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그런데 이제 그의 연주가 다시 시작되려는 모양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고 싶다.

 

Hymne A L'amour...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5. 1. 8. 07:52

 

<Promise 2015>

 

부제 : 아름다운 약속, 내일을 기약하다

일시 : 2014.12.31.

장소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출연 : 임태경, 민영기, 옥주현, 신영숙, 임혜영, 전동석

지휘 : 구모영

오케스트라 : Asian Classical Players(ACP)

주최 : (재)세종문화회관

 

사실은...

볼 수 없는 콘서트였고 보면 안되는 콘서트였다.

저녁 10시 30분 공연이 아니라면 그냥 날려버렸을 콘서트.

세종문화회관을 향하면서 스스로 그랬다.

'내가 지금 제정신은 아닌거지....'

표를 날리려다 몸이 좀 좋아지는 것 같아서 목도리에 털모자 마스크까지 칭칭 동여매고 3층 좌석에 앉았다.

개인적으로도 많이 다사다난한 한 해.

특히 올 해는 몸이 이래저래 고생을 많이 했다.

독립해서 혼자 살기를 시작하기도 했고...

이제 독거생활도 6개월이 넘어서 독거생활이 자리를 잡았다.

(물론 정리는 안됐지만...)

 

생각했던 것과는 좀 다른 콘서트였지만

생애 최초로 가본 제야콘서트라는데 의의를 두려고 한다.

ACP의 클래식한 연주는 참 좋았지만

리허설이 충분하지 않았는지 전체적으로 산만하고 어수선했다.

대형 모니터 덕분에 3층에서도 배우들 얼굴이 너무 잘보여서

1층 VIP나 R석을 예매한 사람들은 속이 좀 쓰렸겠다.

선곡된 곡들이 어떤 작은 테마로 부분부분 묶였다면 좋았을텐데

참 뜬끔없는 구성이더라.

출연진이 너무 좋아서 기대를 많이 했던게 탈이었나보다.

솔직히 기억에 남는 곡은... 거의 없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도 한 몫 했을테지만...)

 

앞으로 제야콘서트를 예매할때는

절대 부화뇌동하지 않고 신중하게 선택해야겠다는 교훈 하나를 얻었다.

그래도 뭔가 하나는 얻었으니 이 또한 의미있는 콘서트였다 하겠다.

나는 나는 음악 (뮤지컬 "모차르트") - 전동석

Once upon a dream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 임혜영

The winner takes it all (뮤지컬 "맘마이마") - 신영숙

Time to say goodbye - 민영기, 신영숙

온 세상이 내 것이었을 때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 옥주현

Gethsemane (뮤지컬 "지저스크라이스트슈퍼스타") - 임태경

황금별 (뮤지컬 "모차르트") - 신영숙

사랑이야 (뮤지컬 "황태자 루돌프") - 옥주현

신이여 (뮤지컬 "레베카") - 민영기

대성당들의 시대 (뮤지컬 "노트르담드파리") - 전동석

The prayer - 옥주현, 전동석

The impossible dream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 임태경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11. 5. 08:24

<황태자 루돌프>

 

일시 : 2014.10.11. ~ 2015.01.04.

장소 : 디큐브 아트센터

작곡 : 프랭크 와일드 혼

연출 : 로버트 요한슨

음악감독 : 천정훈

제작 : EMK뮤지컬컴퍼니

출연 : 안재욱, 임태경, 팀 (황태자 루돌프)

        최현주, 김보경, 안시하 (마리 베체라)

        최민철, 김성민 (타페 수상)

        박철호, 류창우 (프란츠 요제프 황제)

        길성원, 이은율 (라리쉬 백작부인), 전수미 (스테파니) 외 

제작 : EMK뮤지컬컴퍼니

 

아마도 나란 사람은,..

노블리스한 귀하신 분들의 사랑이야기에 공감지수 전무한가보다.

초연때도 보면서 넘버도 아릅답고, 주조연 배우들의 연기도 나쁘지 않고, 무대도 괜찮았는데 

스토리에 공감을 못해선지 좀 무덤덤했었다.

그런데 재연도 역시나 그렇더라.

초연의 세종보다 공연장도 작아서 전체적인 뷰도 좀 답답했고

오케 연주도 어딘지 살짝 가볍다는 느낌이다.

게다가 라리쉬가 너무 많이 약하니 초연만큼의 임펙트는 안느껴졌다.

(예상은 했지만 신영숙의 빈자리가... 너무 크다.)

개인적으론 루돌프와 마리 베체라의 관계보다는

마리와 타페, 마리와 스테파니, 타페와 라리쉬 사이의 긴장감 가득한 팽팽함이 너무 좋았는데

이번에는 그런 느낌이 확실히 덜했다.

"증오와 욕망"이 밋밋하게 느껴질 정도였으니... 

최민철 타페는 좋았다.

연기도, 표정도, 노래도 다 나쁘지 않았다.

단지 라리쉬가 너무 약하다보니 최민철 타페까지 묻혀버려 안스러웠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이해가 안되는건

조연들이 이상스러울만큼 노쇠하게 느껴졌다는거다.

노쇠한데 목소리톤은 또 한결같이 너무 가벼웠다.

이게 뭐지....? 묘한  괴리감이 느껴졌다.

오케의 연주도 가볍고, 배우들의 목소리톤도 가볍고...

특히 빌리 굿맨이 가벼움의 정점을 찍어줬다.

수염도 그렇고 목소리톤도 그렇고 일본 앞잡이 느낌이 물~~~씬!

(초연때 빌리 굿맨은 정말 굿맨이었구나...)

 

최현주 마리는 전체적으로 나쁘지는 않았는데

기대했던것보다는 아니었다.

개인적으론 <두 도시 이야기>의 "루시"같은 싱크로율을 확신했었는데

솔직히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

임태경 루돌프는...

정말 좋았다.

연기도, 표정도, 액션도 어색함이 사라졌다.

오히려 살짝 과한 부분이 보일만큼 아주 여유있고 자신만만해 보였다.

첫공때 연출이 무대인사를 하면서 팬들에게 임태경이 은퇴 못하게 말려달라는 말을 했는데

그게 정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 같이 연기하긴 하더라.

지금껏 내가 본 임태경 작품 중 제일 어색하미 없었다.

"내일로 가는 계단"도 초연때보다 단단해졌고

매장면마다 표정에 감정을 그대로 다 담아서 놀랐다.

(물론 가끔 황태자 루돌프가 아닌 황태자 임태경이 튀어나오긴 하지만 애교로 봐줄 수 있는 정도 ^^)

 

그런데 매번 임태경 작품을 보면 피곤함이 엄습한다.

이유는...

임태경 팬들 때문.

물론 일부이기는 하만 매너라고튼 찾아볼 수도 없고 심지어 경박하기까지한 관람태도는 정말이지 최악이다.

작품과 스토리와 관계없이

임태경의 노래만 끝나면 질러대는 괴성에 가까운 환호성은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지더라.

가끔은 이게 정말 인간이 내는 소리가 맞나... 싶은 괴성도 들린다.

내 옆 어딘가에 돌고래가 앉아있는줄 알았다...

중간중간 옆사람과 다정하게 거침없는 담소도 나누시고,

눈 앞에 황태자님이 계신데 핸드폰 배경화면 황태자님도 틈틈히 확인하시고

심지어는 인터미션에 앞자리 지인을 찾아온 분이 아주 당당하게 말씀하시더라.

뒷자리인데 8열이 비어있는것 같아 그쪽으로 옮겨야겠다고...

헐....!

누굴 탓하겠느가.

2열에 앉은 내 죄라고 자책했다.

 

공연이 끝나고 나오는데

내 귀가... 내 귀가 아니더라.

왜 이렇게 만신창이가 되버렸는지...

다시 한 번 다짐했다.

임태경 공연은 절대 앞열에서 보지 않겠노라고!

 

임태경은 정말 좋았는데...

지금까지 중에서 최고였는데...

.............헐!

 

 

Act 1


1 Curtain Up

1A Viennese Specialties
2 An Ordinary Man-Prologue
3 The Men Who We’ve Become-You Never Listen
4 Viennese Specialties
5 Pretty Little War
6 Mary’s Theme
7 Play a Waltz
8 Mary’s Theme Waltz
9 Play a Waltz(reprise)
10 Something More
11 Bird Dog
12 Finish What You Started
13 How Will I Know?
14 The Tra-La-La Ice Skating Song
15 The Moment I Saw You
16 Fear And Desire
17 Only Love

Act 2

 

18 The Master of The Strings(The Way it’s always been)
19 It Will Be Me
20 An Ordinary Man
21 Viennese Specialties(Reprise)
22 New Boy in Town(Fin de Siecle?)
23 The Measure of A Man
24 The Steps of Tomorrow
25 Only Heroes Dare
26 The Writing’s On The Wall
27 It Will Be Me(Reprise)
28 Can I Say Goodbye?
29 Something More(Reprise)
30 Finish What You Started(Reprise)
31 Maintain The State
32 I Was Born To Love You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4. 5. 23. 08:02

올해 올려진 뮤지컬 예정작에 <스위니 토드>가 있었다.

그리고 충무아트홀 대관에도 일정이 있었고.

오디션도 완료되어 주요배역도 정해졌다는 소식도 분명 들었다.

그동안 "~~~카더라"에 하네 마네 말이 많긴 했지만 

내내 부정하면서 정말 꿋꿋이 믿었다.

그정도로 너무 보고 싶은 작품이었고 너무나 좋아하는 작품이니까!

그랬는데 5월 20일 뮤지컬 헤븐의 박용호 대표가 공식적으로 공연 취소를 알렸다.

 

2007년에 LG아트에서 초연으로 올려졌을때

이 작품을 보고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는지 모른다.

괴기스럽고, 잔인하고, 아름답고, 슬프고, 기묘하고, 황당하고, 가엾고, 불쌍하고 안타깝기까지...

객석에 앉아 프롤로그부터 몰입하고 있는데

느닷없이 뒷통수를 후려치듯 귓청을 내리찍던 기괴한 소리.

그 소리는 너무하다싶을 정도로 길었고 심지어 듣기조차 거북한 불쾌함이었다.

아. 그런데 그 불쾌함이 얼마나 황홀하던지...

초장부터 나를 완벽히 매혹시켜버리더라.

"등골이 오싹할 얘기, 시퍼런 눈빛의 한 남자"로 시작되는 첫곡 "The Ballad of Sweeney Todd"는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야말로 등골을 오싹하게 만든다.

상상을 깨는 불협화음이 너무나 아름다웠던 손드하임 최고의 수작 <스위니 토드>

재공연이 된다는 소식에 정말 심장이 쫄깃쫄깃했었다.

혼자 작정도 했다.

이 작품에 올인하겠노라고!

그랬더랬는데... 그랬더랬는데...

이 작품이 엎어졌단다.

내가 뭐라고 기운이 다 빠진다.

 

 

이럴줄 알았으면 초연때 많이 봐둘걸 그랬나보다.

캐스팅별로 두 번 본 게 못내 아쉽다.

류정한 - 홍지민 - 홍광호 - 임태경

양준모 - 박혜미 - 한지상 - 이동명

초연 캐스팅은 지금 생각해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좋았다.

임태경도 천상의 목소리를 잃기 전이었고 토비어스는 한지상과 홍광호가 더블 캐스팅이었다.

(정말 풋풋했고, 정말 귀여웠고, 정말 열심이었다)

그때 이 녀석들 보면서 조만간 한 몫 하겠구나 생각했는데

역시나 두 사람 모두 최고의 배우가 되어 무대위를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

(홍광호가 <미스사이공> 첫공연을 무사히 마쳤다는 기사도 오늘 봤다. 객석의 환호가 대단했다는 후문이...)

 

기괴한 톱니바퀴와 거다란 원형 무대.

2층에 있는 스위니 토드의 비밀스런 이발관도 지하에 있는 파이굽는 커다란 오븐도 떠오르고 

불협의 아름다움이 폭발하던 넘버들도 계속 떠오른다. 

어쩌자고 프롤로그의  빈 의자와 조심조심 걸어가던 아이의 모습까지 이렇게 선명한지...

끼~~~이~~~이~~~익!

첫 장면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시종일관 몰아쳐서 딴 생각할 틈이 전혀 없었던 작품.

주조연뿐만 아니라 앙상블까지도 최상이었는데...

젠장!

계속 떠올리다보니 더 선명해지고 더 그리워진다.

"앓이"가 시작되려나보다.

 

이 매혹적인 이발사는 도대체 언제쯤 영업을 시작하려나!

여기 단골손님 한 명이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는데.

2007년부터 지금까지 쭉~~~~

 

 

 

 

 

<Sweeney Todd OST>

Act 1
Prelude
The Ballad of Sweeney Todd
No Place Like London
The Worst Pies In London
Poor Thing
My Friends
Green Finch And Linnet Bird
Ah, Miss
Johanna
Pirelli’s Miracle Elixir
The Contest
The Ballad of Sweeney Todd
Wait
Kiss Me
Ladies In Their Sensitivities
Pretty Women
Epiphany
A Little Priest


Act 2
God, That’s Good!
Johanna
By The Sea
Wigmaker Sequence
The Letter
Not While I’m Around
Parlor Songs
City On Fire
Final Sequence
The Ballad of Sweeney Todd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7. 31. 08:34

<Monte Cristo>

일시 : 2013.06.07. ~ 2013.08.04.

장소 : 충무아트홀 대극장

대본, 작사 : 잭 머피

작곡 : 프랭크 와일드혼

연출 : 로버트 요한슨

음악감독 : 원미솔

출연 : 류정한, 임태경, 엄기준, 김승대 (에드몬드 단테스/몬테크리스토)

        윤공주, 정재은 (메르세데스) / 최민철, 조휘 (몬데고)

        박철호, 조원희 (파리아 신부) / 백주희, 김상아 (루이자)

        조성지, 장대웅 이정화 외

제작 : EMK뮤지컬컴퍼니

 

뮤지컬 배우 임태경.

과거 크로스 오버 테너로서 그가 들려줬던 연주때문일까!

이 사람에 대한 기대치를 나는 왜 여전히 놓치 못하고 있는 걸까?

적어도 뮤지컬 무대에서만큼은 과거의 그 모습을 놓아버려야 하는데 그게 참 안 된다.

나는 그의 첫뮤지컬이었던 <불의 검>도 비교적 아주 자세히 기억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그때 그의 연기는 형편없이 어색한 초등 연기였다.

그러나 그가 노래를 부르면 민망한 발연기마저도 잊어버릴 정도의 반전이 있었다.

"그대도 살아주어"에서의 청명함과 고요함,

그리고 고음으로 갈수록 깨끗해지는 그의 소리는 확실히 아름다움 그 이상이었다.

그리고 세종문화회관 콘서트에서 받았던 충격.

그의 연주는 나를 일으켜세우는 힘이었다.

"You raise me up" 이라는 그의 격려를 들으며

비로소 나는 다시 "Nella fantasia"를 조금씩 그려갈 수 있었다.

확실한 위로였고, 다시 없을 믿음의 격려였다.

그때 알았다.

그의 연주에서 벗어나지 못할 거라는 걸.

이게 내가 아직까지도 그를 놓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다!

 

뮤지컬 배우로서 임태경은 로딩이 많이 늦은 편이라 중반부까지도 사실 불안해서

<몬테크리스토>는 아예 작정하고 후반부로 예매를 했다.

그리고 내 선택은 확실히 옳았다!

물론 그의 연기가 탁월했다거나 환상적이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사실 에드몬드 단테스라는 인물은

오직 메르세데스와 아버지, 그리고 선원으로서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게다가 글은 쓸 줄도 모른다.

글을 모르면 고귀할 수 없다리거 단정적으로 말하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적당히 망가질 줄도 아는 조금은 순박한 인물이여야 하는데

임태경의 에드몬드는 여전히 황태자스러운 고귀함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박철호 파리스와의 감옥 장면이 잘 살지 못했다.

이미 너무나 우아해서 파리스의 교육 따위는 필요없는 귀공자처럼 보였으니까...

이 장면에서 에드몬드와 파리스와는 약간은 과장된 쫀쫀한 텐션을 보여줬어만 하는데 그렇지 못해 많이 아쉬웠다.

박철호 혼자 용쓰는 느낌이랄까!

루이자의 해적선에서도

한 인물이 두 인물 처럼 표현했어야 했는데 별 차이가 없다.

이 장면은 에드몬드가 본격적으로 다른 인물이 되겠다고 작정하는 중요한 장면인데

여전히 너무나 우이힌 황태자 포즈다.

과연 언제쯤 나는 배우 임태경이 무대 위에서 자연스럽게 망가지는 걸 보게 될까?

"황태자"라는 영광스런 호칭은 적어도 뮤지컬 배우 임태경에겐 하나의 족쇄다.

(제발 과감하게 깨버리길!!!)

윤공주와의 호흡은 괜찮은 편이었는데

함께 부르는 것보다 "언제나 그대 곁에" 처럼 앞뒤로 주고 받는게 훨씬 듣기 편했다.

"지옥송"은 여전히 고음에서 터져주지 못해 좀 답답하다.

("지옥송"은 임몬테보다 오히려 조휘 몬데고가 훨씬 좋았다.)

류정한은 이 장면에서 마이오네트를 조정하는 주술사 같았는데

임태경은 그런 카리스마는 확실히 약하다.

조금은 사악하고 비열하면서 섬득한 복수의 칼날이 느껴져야 하는데 그놈의 기품을 끝끝내 놓치 못한다.

그래선지 2막의 복수 장면도 조금 밋밋하게 느껴졌다.

음밀하고 은산하게 진행되다 결국엔 통쾌하게 마무리 되길 바랬는데...

(갈듯 갈듯하다 결국 못간다. 왜 그럴까?)

걱정했던 액션 장면은 상대 배우들과 합도 잘 맞았고, 몸을 쓰는 건 예전보다 아주 좋아졌다.

단지 그 장면 뒤에 너무 힘겨워하는 모습을 아낌없이, 솔직하게 드러내주셔서 그게 좀...

(이해한다! 불혹을 넘겼으니 그도 힘들긴 했을 거다!)

"ㅅ" 발음의 정확도와 "O자 다리"는 이제 눈감아주기로 했으니까 넘어가고

전체적으로 표정과 눈빛은 놀라울만큼 좋아졌다.

이러니 사람 참 애매할 수밖에...

솔직히 모르겠다.

8년이면 경력이 적은 것도 아닌데 아직까지 배우로서 그에 대한 결론을 못내리겠다!

게다가 크로스 오버 테너로서의 그의 연주에 대한 희망은 도저히 못버리겠다.

그는 내겐 지독한 현재진행형의 딜레마다!

 

이번 관람에서는 조휘 몬데고에게 가장 많이 놀랐다.

초연과 재연때는 최민철 몬데고가 훨씬 좋았는데 이번에 완전히 역전됐다.

몬데고 입장에서 본다면 그의 사랑은 세상에 다시 없는 지고지순한 순애보다.

연민과 안스러움이 느껴지는 몬데고!

조휘의 표현 속에는 악해질 수밖에 없는 몬데고의 이유와

사랑을 위해 어떻게든 진실을 숨겨야만 햤던 지독한 목적이 보인다.

그래서 그의 "지옥송"이 임몬테보다 짧지만 오히려 더 처절하고 강하게 느껴졌던 건지도 모르겠다.

확실히 조휘는 매작품마다 꾸준하고 성실하게 발전하는 배우다.

차기작 <NDP>의 클로팽을 기대 안 할래야 도저히 안 할 수가 없다.

 

김상아 루이자는 노래와 연기 모든 면에서 백주희보다 느낌이 좋았고

(그래도 역시 춤은 약하다.)

자코프와 알버트도 예전 캐스팅보다 훨씬 좋았다.

예전 자코프는 대본을 아주 성실히 또박또박 읽어서 당황스러웠는데 이번 자코프는 그래도 연기를 하더라.

알버트는 아이돌그룹 비투비의 서은광이라는데 누군지 전혀 모르겠고

외형은 살짝 개그맨 양상국을 닮았다.

너무 상꼬마 같은 이미지라 "자네같이 잘생긴 청년이..."라는 몬테의 대사에 혼자 팡 터졌다.

(물론 속으로!)

"오, 여자!" 넘버는 확실히 신현묵 알버트보다 좋다.

뮤지컬 첫데뷔라는데 한 장면 한 장면을 열심히 하는게 눈에 보여 참 이쁘더라.

(보면서 살짝 이모 미소 번졌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번 관람은 작품 자체보다 배우들의 표현에 더 집중해서 봤던 것 같다.

아마도 <JCS>와 <두 도시 이야기>의 여파겠지만

예전만큼 이 작품의 스토리가 매력적으로 느껴지진 않았다.

확실히 <몬테크리스토>와 <레미제라블>은 원작이 갖는 힘을  뛰어넘지는 못하는 것 같다.

범접하기 힘든 고전의 위대함!

이건 절대 무시될 수 없을 것 같다.

 

고전(古典)은 언제나 나를 고전(苦战)케 한다.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1. 11. 10:49

<황태자 루돌프>

부제 : 세계를 뒤흔든 위험한 사랑

일시 : 2012.11.09. ~ 2013.01.27.

장소 : 충무아트홀 대극장

작곡 : 프랭크 와일드 혼

연출 : 로버트 요한슨

음악감독 : 천정훈

제작 : EMK뮤지컬컴퍼니

출연 : 안재욱, 임태경, 박은태 (황태자 루돌프)

        옥주현, 최유하, 김보경 (마리 베체라)

        민영기, 조휘 (타페 수상)

        박철호, 류창우 (프란츠 요제프 황제)

        신영숙, 한지연 (라리쉬 백작부인)

        오진영 (스테파니 황태자비) 외

 

또 다시 봤다.

뮤지컬 <황태자 루돌프>를...

11월엔 뮤지컬 배우 류정한 카페에서 <맨 오브 라만차>로 샤롯데를 전석 단관을 성공시키더니 이번에는 임태경 카페에서 충무아트홀 전석 단관을 진행했다.

(어찌됐든 대극장 전관 대관 행사는 대단한 일이고 이례적인 일이다. 아무나 함부러 할 수 없는...)

류정한과 임태경은 뮤지컬 배우로서 평생에 남을 기억을 만든 셈이다.

대단하다는 평가에는 누구라도 이견을 달긴 도저히 힘들다.

(사실 엄청 대단한 일이기도 하고...)

배우들에게...

온통 내 편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들 앞에서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건

(실제로 100% 내 편은 아닐테지만)

확실히 쉽게 오지 않는 선택된 기회이자 오랫동안 꿈꿨던 로망의 실현이라고 하겠다.

이날 뮤지컬 배우 임태경은 무대위에서 이 모든 것들을 누리며 정말 편안하고 평온했다.

비록 최상의 컨디션을 보인 건 아니지만

자신의 느끼는 평온과 기쁨이 어떤 장면에서는 최상의 효과를 내기도 했다.

Something More는 정말 막 사랑에 빠진 사람의 설레임이 느껴졌고

The Tra-La-La Ice Skating Song은 경쾌하고 사랑스러웠다.

(이 장면은 늘상 볼때마다 좀 조마조마했는데...)

배우 임태경의 행복감이 인물 루돌프의 비애와 좌절에 스며드는 건 아닐까 걱정스러웠는데

솔로곡 "How will I know?"와 "An Ordinary Man", "The Measure of A Man" 도 감정 표현 참 좋았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넘버 "The Steps of Tomorrow"

팬들의 열화와 같은 환호성으로 좀 오버되는 경향이 있긴 했지만

(그 감정을 임태경도 결국은 따라가더라. 하긴 그 환호를 무시하고 루돌프로만 무대에 서있긴 힘든 상황이었다)
지금까지 들었던 것 중에 제일 좋았다.

계획된 이벤트가 만들어낸 의외의 성과 ^^

마지막 곡 "I Was Born To Love You"의 간절하고 애절함도 압권이었다.

암튼, 충만한 행복감 속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표현을 할 수 있었으니 다행이다.

(그에게도, 그의 숱한 팬들에게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이상한 건,

김보경 마리와 임태경 루돌프는 묘하게 발란스가 살짝씩 어긋난다는 거다.

김보경 마리는 루돌프보다 오히려 타페 수상이나 황태자비와의 듀엣곡이 훨씬 더 발란스가 좋다.

특히 조휘와의 듀엣은 비슷한 톤의 팽팽함이 느껴진다.

황태자비와의 듀엣은 메인이 아닌 서포트의 느낌인데 나는 그게 개인적으로 참 좋다.

(마치 은근한 힘의 원리가 지배하는 느낌이랄까?)

 

2막 첫곡 "The Master of The Strings"에서 조휘의 표정 연기는 정말이지 압권이었다.

(그래선지 이 부분에선 임태경의 어색한 표정이 자꾸 눈에 밟힌다.)

노래만 조금 더 강했었으면 정말 더 좋았을텐데...

신영숙과 더블을 하게 되는 배우는 그 부담감이 참 막막하겠다.

한지연 라리쉬백작은 그동안 신영숙에게 익숙한 관객들에겐 낮설고 어색한 경험이었으리라.

확실히 신영숙이라는 배우는 더블 배우에겐 트라우마 같은 존재다.

그것도 처음부터 함께 한 게 아니라 이렇게 중간에 투입되는 배우에겐 더욱 더.

(<레베카>에서의 신영숙의 덴버스는 정말 기대를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다)

배우 한지연은 <몬테크리스토>에서 정말 인상깊게 봤던 배우였는데

신영숙 덕에 존재감이 조금 떨어져버리고 말았다.

조휘와의 "Fear And Desire"도 많이 약하게 들리는데 민영기와의 듀엣은 좀 걱정스럽다.

(제발 민영기가 발란스를 맞춰주길...)

그래도 "The Steps of Tomorrow" 뒤의 노래는 한지연 라라쉬가 좋았다.

신영숙 라리쉬는 두돌프가 그야말로 피땀흘려 만들어놓 맹활약(?)을

잠시 잊게 만들 만큼 강력할 때가 있어서...

 

본다 안본다 하면서 이 작품을 네 번이나 봤다.

박은태 한 번에 어쩌다보니 임태경은 세 번씩이나...

박은태의 출연횟수가 현저하게 줄어든 건 씁쓸한 일이고

임태경의 거짓말같은 반전은 일종의 수확이였다.

어쨌든 마지막 기억이 나쁘지 않아 다행이다.

뮤지컬 배우로서 임태경의 다음을 지켜볼 수 있게 된 것 역시도 참 다행이고...

이로써 <황태자 루돌프>는 개인적으로 그 장대한 막을 내리련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2. 12. 31. 08:22

<황재자 루돌프>

부제 : 세계를 뒤흔든 위험한 사랑

일시 : 2012.11.09. ~ 2013.01.27.

장소 : 충무아트홀 대극장

작곡 : 프랭크 와일드 혼

연출 : 로버트 요한슨

음악감독 : 천정훈

제작 : EMK뮤지컬컴퍼니

출연 : 안재욱, 임태경, 박은태 (황태자 루돌프)

        옥주현, 최유하, 김보경 (마리 베체라)

        민영기, 조휘 (타페 수상)/박철호, 류창우 (프란츠 요제프 황제)

        신영숙 (라리쉬 백작부인), 오진영 (스테파니 황태자비) 외 

 

1달여 전에 임태경 루돌프, 김보경 마리를 봤었다.

그때 받은 충격과 실망감은 정말 쓰나미급이었다.

(다른 누구 때문도 아닌 루돌프 임태경의 믿어지지 않은 초보급 연기때문에..) 

그래서 예매했던 다른 회차 티켓도 취소했었다.

이날 관람도 그래서 예정됐던 건 아니었다.

동생이 예매한건데 갑자기 일이 생겨 못가게 됐다고 급투입(?)됐다.

기대감 자체도 없었지만 공연 끝나고 집에 갈 일부터 걱정하면서 충무아트홀을 찾았다.

지난 번엔 김보경 마리였고 이번엔 옥주현 마리다.

솔직히 옥주현 마리에게 일말의 희망을 걸자는 심정이었다.

임태경이 한 말도 있으니...

외형적으로 보여지는 것도 무시할 수 없어서 김보경과 잘 맞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공연을 해보니 의외로 옥주현과 더 잘 맞는것 같다고...

(아마 이런 비슷한 류의 발언이었을거다.)

 

어! 그런데...

에이, 설마...!

정말 그럴리는 없겠지만

혹시 임태경이 네 블로그의 후기를 봤던 건 아닌가!

달라도 어쩜 이렇게 다를 수 있나!

도대체 그땐 그럼 왜 그랬던걸까?

1달 전이라고는 하지만 그때와 지금의 임태경 연기는 완전히 다른 사람의 그것이었다.

"마리 배쩨라"라는 다분히 조폭스럽던 우수운 발음도 없었고

감정없이 질러대는 소음성 고성도 없었고,

더이상 성실할 수 없었던 국어책읽기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번엔 연기를 하더라.

그것도 왠만한 연기가 아니라, 절절한 감정을 담아서 정말 루돌프가 된 듯이 연기를 하더다.

대사 타이밍도 좋았고, 디테일도 훨씬 좋아졌다.

심지어 실수조차도 아주 노련하고 능숙하게 넘어가더라.

뭐지? 뭐지? 뭐지?

도대체 왜, 무엇때문에, 어쩌다 이렇게 달라졌냐 말이다.

임태경!

정말 사람 무지하니 헷갈리게 만든다.

솔직히 이제 뮤지컬 배우 그만하고 연주자로만 무대에 서면 좋겠다고까지 생각했었는데

이건 완전히 극적인 반전이다.

 

빌리 굿맨의 장면이 끝나고

태자빈과의 첫 장면부터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라 놀랐다.

그런데 첫 곡 "An ordinary man"도 감정표현을 너무 잘하는거다.

뭐지? 하면서 다시 놀랐다.

지난번 문제의 장면이었던 아버지 요제프 황제(박철호)와의 대립도 이번엔 고성방가가 아니었다.

팽팽한 대사 타이밍은 기가 막힐 정도로 환상적이었다.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변화를 주장하는 강렬한 의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지 못하는 절망감과 자괴감이 팍팍 전달됐다.

옥주현 마리와의 듀엣곡 "something more"도 너무 듣기 좋았고

심지어 묘한 설래임까지 느껴지더라.

1막에서 신영숙 라리쉬와 민영기 타페의 "Fear and desire"가 항상 좀 과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마도 그런 평가가 많아서 그런지 이번엔 좀 자중이 된 것 같아 한결 편안했다.

(꼭 누가 더 높게 올라가나 경연하는 것 같았는데...)

2막에서 지난 번에 정말 제대로 실망했던 "The steps of tomorrow"는 장족의 발전이다.

망설임과 두려움에서 확신과 열정으로 점점 바뀌는 감정변화를 잘 따라갔고

액팅도 아주 디테일하게 표현해서 정말 놀랐다. 

지난 번에는 혼자 동떨어져 완전히 따로 놀았던 임태경이었는데...

편지 장면도 참 슬프고 아팠고

기차가 떠난 걸 알고 주저앉아 절망하는 장면도 안타까웠다.

그리고 마지막 노래 " I was born to love you"는 나도 모르게 심장이 덜컥 내려앉더라.

너무 아름답고, 너무 이쁘고, 또 너무 간절하고 너무 절실해서...

 

이럴 수 있는 건가?

완전히 새로운 뮤지컬 배우 임태경을 봤다.

솔직히 정말 놀랐다.

뭐였을까?

뮤지컬 배우 임태경을 이렇게 변하게 만든 이유가?

지금 이런 표현과 감성을 보여주는 사람이

왜 1달 전에는 그런 말도 안되는 모습으로 무대에 섰을까?

내가 귀신에 제대로 홀렸던 걸까?

배우 임태경은 내게 느낌표와 물음표를 동시에 주면서

나를 완전히 미스터리에 빠지게 했다.

 

지난 번 관람에서 뮤지컬 배우로서 임태경은 이제 놓아야겠구나 생각했는데

이 날 공연을 보고 다시 마음이 움직였다.

물론 100%로 확신을 가질 순 없지만

그의 정체(?)와 미래를 아직까지는 조금 더 지켜봐도 될 것 같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2. 8. 3. 08:16

<모차르트> 

 

일시 : 2012.07.10. ~ 2012.08.04.

장소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대본 : 미하엘 쿤체 

작사 : 미하엘 쿤체

편곡 : 실베스터 르베이

연출 : 유희성

음악감독 : 김문정

제작 : EMK 뮤지컬 컴퍼니

출연 : 임태경, 박은태, 장현승 (볼프강 모차르트) 

        이정렬, 윤승옥 (레오폴트 모차르트), 임강희 (난벨 모차르트)

        최성희오진영 (콘스탄체 베버)

        민영기, 윤형렬 (콜로레도 대주교) 

        김재만, 김순택 (임마누엘 쉬카네더)

        신영숙(발트슈테텐 남작 부인) / 이경미 (체칠리아 베버)

                                                          

솔직히 말하면 관람 자체를 무지 고민했던 작품이다.

사실 취소하려고 햇는데 시기를 놓쳤고 그러다보니 취소 수수료가 만만치 않아서 그냥 보기로 했다.

세종문화회관 초연때도 나쁘지 않았고

작년 성남아트센터에서 재공연 됐들 때는 아주 좋아서 은근히 기대했던 작품이었다.

예매를 하면서도 연습량이 좀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초반에 엄청나게 쏟아지는 열화와 같은 악평때문에 심난해져버리고 말았다.

후기에 의하면 앙상블과 음향은 거의 재앙 수준이었다.

주인공 모차르트가 아이돌스타 장현승만 빼고는 초연때부터 계속 해왔던 임태경, 박은태이라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던 모양이다.

EMK가 참 배불렀구나 싶어 좀 씁쓸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번만큼은 EMK도 참 뜨끔했겠다)

그리고 세종문화회관은 공연장 자체 음향점검이 절실하다.

매번 공연때마다 음향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는 걸 뻔히 알고 있을텐데

이렇게 무대책 무반응으로 일관하는 걸 보면 대단한 뚝심이다 싶다. 

(그래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연장인데...)

 

공연 자체는 작년 성남 공연이 훨씬 좋았다.

음향은 정검을 했는지 소문처럼 못들어줄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2부 첫 곡 "여기는 빈"은 가사가 전혀 안들렸다.

음향에 문제가 있으니까 이렇게 자체도 산만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주조연급 배우들이 계속 이 작품을 했던 배우들이라 그나마 침몰의 위기는 넘긴 셈이다.

콜로라도 대주교에서 아버지로 역할이 바뀐 이정렬과

새로운 콘스탄체 김성희와 오진영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했다.

개인적인 느낌은...

역시 구관이 명관이다.

서범석과 정선아의 빈자리가 좀 크게 다가왔다.

이정열이 표현한 아버지는 서범석보다는 간절과 단단함이 좀 약해서 전체적으로 평이한 느낌이었다.

그래도 이정열의 연륜과 경험은 확실히 무시할 순 없다.

제작나가 연출가는 배우 정선아를 캐스팅할 때 꼭 그 다음을 생각할 필요가 있겠다.

정선아라는 배우는 배역에 자신의 이미지를 아주 강력하고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것 같다.

<아이다>도 그렇고 <모차르트>도 그렇고

(물론 <아가씨와 건달들>이나 <광화문연가> 처럼 각인에 실패한 경우도 있긴 하다.)

내 눈과 귀가 정선아 콘스탄체에 너무 완벽하게 익숙해져버려선지 모르겠지만 

오진영 콘스탄체는 좀처럼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았다.

"난 예술가의 아내라"에서 정선아는 상당히 도발적이라 매력적이엇는데

오진영은 일상에 지치고 치든 여자로만 느껴졌다.

발트슈테텐 남작 부인 신영숙의 <황금별>은 이 작품의 제목을 무색하게 만들만큼 여전히 대단했고

(도대체 이 배역을 누가 감히 하겠다고 나설까?)

체칠리아 베버 부인 이경미 역시도 늘 볼 때마다 감탄할 수밖에 없다.

그녀가 부르는 "구세주를 기다려요"를 들으면 나는 기꺼이 그녀의 구세주가 되고 싶어 안달난다.

아마도 나는 베베 부인을 열렬히 짝사랑하는가보다. ㅋㅋ

김재만 쉬카네더.

(정말 오랫만에 김재만 무대를 봤다)

나쁘지 않았지만 에녹만큼 맛깔스럽진 못해 조금 아쉬웠다.  

 

모차르트 임태경!

사실 점점 연예인이 되어가는 그에게 실망과 걱정이 교차하는 중이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뮤지컬 <톤즈>때문에 장현승과 박은태에 비해 합류도 뒤늦게 결정됐다.

(요근래 참 유난히도 다사다난한 임태경이다.)

게다가 나는 작년 연말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있었던 악몽같은 콘서트의 기억에서 아직 회복되지 못한 상태였다.

그래서 이번에 실망하면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아 내심 걱정했었다.

임태경의 세 번째 모차르트.

다행이다!

개인적으로 지금껏 그가 표현한 모차르트 중에서 제일 아름다웠고 가장 훌륭했다.

뭐랄까, 무대를 자유자재로 주무르는 느낌이랄까?

감정표현도 풍부해졌고 (하긴 그동안 산전수전 참 많이 겪었다)

대사와 액팅도 놀라운 정도로 좋아졌다.

첫곡 "나는 나는 음악"을 들으면서 바로 느꼈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 무대위로 개통없이 마구 난입하던 음표들은 확실히 재앙이다!)

배우 임태경은 무대에서 시종일관 아주 자유로웠고고 편안했으며

배역에 완벽하게 몰입해 있었다.

소름이 돋을만큼 정제된 열정이었고 예민한 집중력이었다.

"내 운명 피하고 싶어"는 간절하면서 당당했고

"사랑하면 서로를 알 수가 있어"는 더없이 달달한 러브송이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절절했던 넘버는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후 부른 "왜 나를 사랑하지 않나요"

감정표현, 목소리 전부 애절하고 간절했다.

표현과 연기가 부족해서 늘  아쉬웠던 "혼란"도 이번 공연에서는 아주 좋았다.

공연을 보면서 생각했다.

조만간 배우 임태경의 <지킬 앤 하이드>를 볼 수 있겠구나 하고...

 

사실 별 기대없이 본 공연이었는데,

배우로서 임태경의 가능성를 목격하는 자리가 돼서 개인적으로 너무 다행이었다.

그런데 정말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다만 짐작되는 건,

이 모든 게 스스로의 고민과 자각에 의한 자발적인 탈피(脫皮)였을거란 추측뿐.

어쨌든 그의 모차르트는,

뒤늦게 그에게 새로운 가능성이 됐다.

정.말.다.행.이.다.

 

                                      <나는 나는 음악>

 

                                <사랑하면 서로를 알 수 있어(with 최성희)>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1. 6. 27. 06:17

 

나는 아름다운 목소리로 연주하는 임태경을 참 많이 좋아한다.
처음에 그가 "크로스오버 테너"라는 다소 생소한 장르를 이야기하면서 1집 앨범을 냈을 때
그냥 "팝페라"라고 하면 되는 거 아닌가 혼자 투덜거렸었다.
그런데 확실히 그의 연주는 임형주의 연주와는 분명 다르다.
열심히 임태경의 연주에 푹 빠져 있을 때 그의 뮤지컬 데뷔 소식을 들었다.
김혜린의 동명 만화로 만든 창작뮤지컬 <불의 검> 주인공으로 이소정과 함께 공연한다는...
참 손발이 오그라드는 연기였지만
뮤지컬 첫도전이라는 풋풋함과 그리고 무조건 열심히 하는 그의 모습을 보는 건 뭐 그닥 나쁘지 않았었다.
"그대도 살아주오"는 또 얼마나 절절하던지...
그런데 이상한 건,
나는 그의 연주를 들으면 여전히 감동을 받고 위로와 휴식을 받지만
뮤지컬 작품을 보면서는 좀처럼 감동을 받거나 동화되지 못한다는 거다.
그래서 그 이후엔 애써 찾아보지 않았고
몇 번 본 후에는 급기야 이 사람 예전처럼 연주만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마저 생기고 말았다.
(스위니토드, 로미오와 쥴리엣, 초연된 모차르트 ...)
뮤지컬이야 안 보면 그만인데 예전같은 그의 연주를 더이상 들을 수 없다는 게 일단 지독한 불만이었다.
목소리를 다리와 바꾼 인어공주가 되는 건 아닌가 싶어 안타까웠다.
그러기엔 그의 연주가 너무 아깝고 또 아까웠다.



성남아트센터에서 다시 <모차르트>가 올려진다고 했을 때
솔직히 나는 그 먼 곳까지 찾아가 보게 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파격적인 수요일 낮공연 할인(R석 40%)이 아니었다면 분명 찾아보진 않았을거다.

거기다가 4인 4색(임태경, 김준수, 박은태, 전동석)을 내세우는 전 캐스팅을 섭렵할 마음은 애당초 없었고
시간을 맞추다 보니 띵동! 당첨(?)된게 임태경 캐스팅이었다.
(뭐 그닥 선택이라고 할만큼 폭이 넓진 않았지만...)
세종문화회관에서 초연 때는 임태경과 박은태 두 캐스팅을 챙겨 봤었는데
개인적으론 박은태 모차르트가 더 마음에 와 닿았었다.
(장족의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뮤지컬 배우 박은태!
 발성과 약간 이상한 딕션, 대사할 때의 성량만 해결한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을텐데...)
성남 공연은 일단 무대 세트와 음향, 오케스트라가 세종문화회관 때보다 훨씬 웅장하고 좋아졌다.
초연때는 뭔가 빈틈이 많이 보이는 무대라 전체적으로 휑했었고
모든 대사들은 동굴 속에서 웅웅 거리는 것처럼 들렸는데
성남 무대는 충만까지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빈틈이 보이진 않았다.
특히 조명은 참 좋았다.
그리고 모차르트 임태경!
백만년만에 뮤지컬 무대에 서있는 임태경에게 감동받았다.
도대체 이 사람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거지?
아마도 임태경이 모차르트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됐는지도 모르겠다.
확실히 예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예전에는 작품을 따라가기에도 급급하고 허덕였는데 이날 공연에서는 전체적으로 작품을 끌고 가더라.
어색했던 감정표현과 동작도 믿어지지 않을만큼 자연스러웠다.
3월에 있었던 그의 단독 콘서트가 변화의 계기가 됐을까?
뮤지컬 배우로서의 그의 변화와 발전이 나는 놀라웠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 사람... 드디어 배우가 되려나 보다...
어쩌면... 어쩌면...
이제부터 임태경는 연주가 임태경과 뮤지컬 배우 임태경의 두 길을 잘 걸어갈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 
아무래도 그가 평형과 균형, 그리고 조화를 드디어 뮤지컬 무대에서 찾아낸 모양이다.
그의 모차르트 연기는!
아름답고 섬세하고 그리고 안스러웠다.
정확한 음과 성량, 발음으로 연주하던 넘버들 역시 훌륭하고 아름다웠다.
매장면마다 딱 어울리는 호흡과 감정까지...


내가 초연 캐스팅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던가!
재공연되는 작품에 은근히 초연멤버가 그대로 나오기를 바라고
가능하면 초연멤버가 많이 캐스팅된 날로 선택하는 걸 보면 아무래도 무시하진 못할 것 같다.
(실재로 초연보다 재공연이 형편없었던 경우도 꽤 있긴 했다.)
임태경, 신영숙, 서범석, 이경미 초연 캐스팅과
이정열, 에녹, 임강희, 커버이긴 했지만 박혜나 콘스탄체의 호흡은 나쁘지 않았다.
생각보다 박혜나 콘스탄체와 에녹이 너무 잘해서 놀랐다.
캐스팅보드에 혼자 의상없는 사진으로 올라가있던 박혜나는
정선아 콘스탄체의 인지도가 워낙 높아서 주눅들지 않을까 좀 걱정을 했는데
당돌할만큼 너무 잘해내서 놀랐다.
에녹은 다소 과장된 슈카네더였지만 그게 나쁘게 보이지 않더다.
오히려 지금까지 본 슈카네더 중에서 단연 최고였다.
군무장면에서 동작을 하나 표현해도 눈에 띄게, 더 크게, 더 힘있게 하는 모습을 보면서
언젠가 에녹이라는 가수출신 뮤지컬 배우가 멋진 주인공이 될 날이 오겠구나 생각했다.
그만큼 에녹의 밉지 않은 과장된 연기는 열의와 열정, 그리고 노력과 연습의 흔적이 역력하다.
서범석의 레오폴트는 여전히 깊은 인상과 진정성을 안겨준다.
좀처럼 실망감을 안겨주지 않는 배우 서범석!
이 사람의 모든 무대는 언제나 치열하고 아름답다.
(초연때 나는 이 작품이 서범석때문에 "레오폴드 모차르트"로 제목을 바꿔야 한다고까지 생각했었다.)
이정열의 주교는 약간 가볍다는 느낌이 들었고
란넬의 임강희는 초연 배혜선의 존재감을 더 부각시켜 안타까웠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세종문화회관에서의 <모차르트>보다는 훨씬 더 발전된 작품이 나왔다.
다시 그 먼 곳까지까지 찾아가 보게 되진 않겠지만
이번 시즌을 놓쳤다면 아마도 꽤나 후회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다.
(이렇게 충만한 느낌, 정말 오랫만이라 아직도 멍하다...)
그리고 임태경의 새로운 모습을 목격한 것 그 자체만으로도
먼 길을 찾아간 보람은 충분히 있었다.
앞으로 뮤지컬 배우로서의 임태경의 다음 행보를
나는 조금씩 기대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아름다웠다... 정말...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