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6.25 <심리학이 청춘에게 묻다> - 정철상
  2. 2009.04.06 달동네 책거리 39 : <연금술사>
읽고 끄적 끄적...2010. 6. 25. 05:40

'나'를 잃어버린 20대를 위한 심리학 교실.
책에는 이런 부재가 달려있었다.
20대를 어이없이 훌쩍 지나버린 나는 이 부재 앞에 조금 망연해진다.
또 다시 그렇고 그런 심리학으로 포장된 책인가 싶기도 하고...
요즘에 심리학자나 정신과 의사가 출판한
심리학이 OO에게 묻는 책들이 하도 많이 나와서
솔직히 책 장을 넘기기 전에 조금 걱정이 됐던 것도 사실이다.



인재개발 전문가(?)라는 지은이 절철상 교수.
"따뜻한 카리스마"라는 필명을 가진 그는  
책 리뷰와 고민상담 블로그를 운영하는 파워 블러거다.
(그의 블로그가 궁금하다면, http://www.careernote.co.kr/)
책은 전체적으로 소박하고 그리고 따뜻하다.
누군가의 인생에 개입해 설명하고 논리정연한 이론을 들어가며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내가 믿고 의지하는 누군가가 옆에 앉아 조곤조곤 함께 대화하는 느낌이랄까?
직접적이지는 않게 결정적인 도움을 주는 멘토같은 책이다. 

책의 도입부에도 나와 있지만
이 책의 시작은 작가의 작은 호기심에서 출발했단다.
'왜 나는 나이 마흔이 넘도록 나 자신을 못 찾고 있나?' 하는 스스로에 대한 절박함에 가까운 푸념... 
나를 찾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올바르게 살 수 없을 것이라는 걱정스러움...
그렇다면 이건 내가 느끼고 있는 지금 심정과 정확히 일치하는 심정이다.
예전에 20대였을 때, 나는 지금의 나이가 되면 세상을 어느 정도 알게 돼서 더 이상 방황(?)하지 않고 좀 편안하게 살게 되지 않을까 기대했었다.
(그러나 결코 그렇게 되지 않더라...)
전 체하지 않는 이 책의 솔직한 시작에 나는 맘을 놓기로 결정하고 책장을 넘겼다.
작가가 5년이 걸려 만든 책이란다.
책 곳곳에 그런 고민과 노력의 흔적들이 보여 다행이다.
적절한 사례와 실험들, 영화, 시와 책 처럼 문학적인 부분을 차용한 것과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의 결합까지...


책은 중심에서 이탈하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읽을꺼리와 생각꺼리를 끊임없이 제공한다.
꼭 20대가 아니라도 누구라도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

Part 1 청춘심리학 : 20대, 너는 누구니?
Part 2 자장면 심리학 : 선택 앞에서 당당하고 강해지기
Part 3 부조리로 가득한 또 하나의 나 : 인간 내면의 비밀
Part 4 성격 심리학 : 성격 이해를 통한 자기탐색
Part 5 해답은 네 안에 있어 : 내면의 나를 찾아서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책은 제목만으로도 어떤 내용일지 짐작하게 한다.
인간은 어디를 봐도 각기 다른 다면체란다.
그래서 어느 한 면만을 보고 그 사람을 다 이해했다고 쉽게 판단하지 말 것을 충고한다.
자아, 초아자, 이드와 같은 프로이드의 심리학 용어,
남성 속의 여성성인 아니마, 여성 속의 남성성인 아니무스 등을 설명한 부분이 눈에 담긴다.
난해하고 알쏭달쏭한 심리학 용어들을 다양한 예들과 접목시켜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해준다.
그리고 인간의 인격적 가면, 페르소나(persona)에 대한 부분,
경계성 성격장애(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를 스토커의 심리와 함께 설명한 부분도 유익하다.
경계성 성격장애는 신경증과 정신병의 양쪽의 경계선에서 심각한 성격적 문제를 가졌다는 의미란다.
그러다 보니 감정 기복이 크고 이것이 극병하게 외부로 표출되어
자신을 통제하지 못해 어쩔줄 몰라 하며 좌절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예측 불가능한 돌발 행동으로 주위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단다.
 

성격을 구분하는 MBTI 4가지 선호 경향은 알고 있던 내용인데 이곳에서 좀 더 쉽고 간략하게 풀어주고 있어 반가웠다.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물론 복잡하긴 하지만...)

 에너지 방향, 주의 초점
   : 외향(Extraversion) - 내향(Introversion) ,          
 정보수집, 인식 : 감각(Sensing) - 직관(INuition) , 
 의사판단, 결정 : 사고(Thinking) - 감정(Feeling)
 생활양식, 행동 : 판단(Judging) - 인식(Perceiving)

이 책은 철들지 않은 "어른아이"를 위한 책이다.
그러니까 모든 사람들을 위한 책이란 의미 ^^
난해한 심리학 용어가 난무하는 것도 아니고 "to be or not to be"를 고민하게 하는 책도 아니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에 유쾌하고 즐겁게 "청춘"을 살아가는 방법!
심리적으로 아직 20대를 건너오지 못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읽고 공감할 수 있는 책이다.
"지피지기 백전불패"
내 안의 길들여지지 않는 울고 있는 아이까지 알 수 있다면
심리적이고 내향적인 질기고 긴 혼란 속을 
그래도 조금은 유쾌하게 통과하게 되지 않을까?
"따뜻한 카리스마"라는 작가 정철상의 필명이 충분히 이해된다.
전반적으로 따뜻하고 포근하다.
당신이 믿고 의지하는 잘 알고 있는 형이나 누나,
읽고 나면 아마도 그런 사람을 만난 느낌이지 않을까?
어쩌면 정말 술 한 잔 기울이고 싶어질지도...

Posted by Book끄-Book끄
달동네 책거리2009. 4. 6. 05:57
<연금술사> - 파올로 코엘료

연금술사 


“옛날 영화를 보러갔다”

윤대녕의 소설 제목입니다.
<연금술사>를 떠올리면 이상하게 전 이 소설 제목이 떠오릅니다.
그렇다고 <연금술사>가 무슨 오래된 고전 소설도 아닌데 말이죠.
우리나라에 미지의 문학처럼 여겨졌던 중남미 문학의 붐을 만들어냈던 소설.
그리고 작가는 참 다양한 경험과 다양한 직업, 그리고 다양한 방황(?)과 다양한 구도(?)의 길을 만난 사람입니다. 산전수전에 소위 공중전까지 전부 겪은 셈이죠.
처음에 이 사람의 책을 읽었을 때 분명 게이일거란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지만....^^)
문체가 여성스러웠던 건 아닌데 어쩐지 섬세하고 다정한 것이 따뜻한 양모를 뒤집어쓰고 있는 느낌이었거든요.
따스함의 전달 혹은 적당한 안식이라고 말할까요???
제가 알기론 현재까지 우리나라에 번역된 그의 책은 전부 9권입니다.
그의 첫 책을 비롯해 11권은 아직 번역되지 않은 상태고 가장 최근 번역작은 <흐르는 강물처럼>이라는 개인 산문집입니다.
1982년부터 지금까지 27년 동안 열심히 작가의 길을 가고 있네요.
이 사람의 경력은,
한 사람이 이렇게 많은 직업을 가지는 게 가능할까 의심스러울만큼 다양합니다.
그것도 한번 스치는 직업이 아니라 소위 한 분야의 전문가 소리를 들을 만큼 실력을 발휘했던 사람이죠.
그런 사람의 마지막 정착지가 작가인 셈이네요.
1947년 출생, 이제 60 고개에 접어든 나이니까 혹 모르겠습니다. 또 다른 길을 준비하고 있을지도....

<연금술사>
파올로 코엘료를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로 만들어준 소설입니다.
“무언가를 온 마음을 다해 간절히 원한다면, 온 우주가 그 소망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책의 내용은 몰라도 이 구절은 이제 하나의 명언처럼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뒤에 단서가 있다는 걸 혹시 아시나요?
“단, 자신이 원하는 게 무언지 언제나 정확히 알고 있어야만 한다....”는
생각해보면 너무 당연한 말입니다.
내가 원하는 게 뭔지도 모르면서 어떻게 이루어지길 간절히 소망할 수 있겠어요?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잘 아는 사실을 우리는 너무 자주 그리고 쉽게 잊어버린다는 사실이죠.

이 책,
 
첫 페이지부터 은밀함을 품고 있습니다.
.....위대한 업의 비밀을 알고,
그 비밀을 사용할 줄 아는 연금술사 J에게....
어쩌면 그냥 스쳤을지도 모르는 이 문구가 이 책의 맨 앞에 쓰여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책을 읽는 동안은 이 “J"가 되기로 작정을 했죠.
주인공 산티아고의 순례의 길을 함께 따라갑니다.
“J"인 나는 꿈을 해몽하는 집시가 되기도 하고, 늙은 왕이 되기도 하고, 크리스털 가게 주인이 되기도 하고, 영국인이 되기도 하고, 낙타몰이꾼이 되기도 하고, 오아시스에 남겨둔 그의 여인이 되기도 하고, 연금술사 스승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물론 산티아고 자신의 모습이 되기도 하죠.
함께한 순례의 길은,
자아의 신화, 위대한 업 혹은 만물의 정기, 그리고 하나의 언어로 명명되어지는 “사랑”에 대한 비유와 상징의 보물 찾기였다는 걸 깨닫습니다.
결국 이 책,
“소통”과 “조화” 에 대한 충고였던 셈이네요.
크리스털 주인의 꿈은 메카로의 성지순례였습니다.
산티아고 덕에 부자가 된 그는 떠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떠나지 못합니다.
그는 말하죠.
“내 꿈을 실현하고 나면 살아갈 이유가 없어질까 두려워.....”
(혹시 이 모습이 내 모습, 혹은 당신의 지금 모습은 아닌지......)
가게 주인은 꿈의 길 그 끝에서 마지막을 보게 될 사람입니다.
그가 만약 진정한 연금술사를 꿈꿨다면 아마 다르게 말을 했겠죠.

꿈을 이루지 못하게 만드는 건,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그것 때문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한 가지 더 기억해야 할 것은,
“모든 일에는 결국 치러야 할 댓가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오래 앓고 난 사람처럼 힘들게 하는 일이 있나요?

어쩌면 이 책이 도움이 될 수도 있겠네요.
아는 길을 되집어 볼 수도 있을 테니까요...
따뜻한 봄날,
당신의 영혼에 파이팅을 외칩니다.
이제 꽃으로 피라고....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