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가요 언덕'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07.22 조금 더 특별한 작가 차인표
  2. 2009.05.12 달동네 책거리 44 : <잘가요 언덕>
그냥 끄적 끄적...2011. 7. 22. 06:39

 


역시 차인표였습니다. 말 한마디에도 많은 사람들의 가슴과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가진 이가 바로 차인표라는 생각을 그를 10여년 넘게 만나오면서 갖게 됩니다. 이번에도 차인표의 발언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았고 그의 말이 의미 있는 경종을 울렸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큰 감동의 울림과 의미의 경종 진원지는 바로 생명의 소중함을 말하고 싶어 썼다는 소설'오늘예보'와 관련한 14일의 기자간담회에서의 차인표의 말이었습니다.

한 해 만 5,00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자살률이 OECD 국가중 1위를 차지한 2011년 한국의 현실에서 그는 말을 했습니다.

"인간 삶의 메뉴에 여러 가지가 있지만 자살은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자살은 결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세상을 끝까지 살아내는 것, 더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생명을 계속하는 것입니다"라고요.

어느 유명인의 강한 웅변보다도 강한 감동의 울림을 주는 말이었습니다. 그는 말을 이어갔습니다.

"(연예인들이) 아침 프로그램에서 너무 힘들어서 자살하려고 했다는 말을 너무 쉽게 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랍니다. 얼마나 힘들었는지 공감하지만 방송에서 해서는 안 될 말이죠. 자살을 하려고 했다는 것은 살인하려고 했다는 말과 같은 것입니다."

차인표의 이 말을 듣고 크게 공감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10년 12월 14일에 기자가 쓴 '연예인들, 자살언급 너무하지 않나요'라는 칼럼을 떠올렸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큰 영향력을 주는 연예인들이 방송에 나와 "너무 힘들어 자살을 시도했어요" "사업에 실패하고 나니 자살을 하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들더라니까요" "이혼으로 인한 우울증으로 자살을 결심했어요" 등 자신의 힘든 처지를 언급하며 '자살'을 너무나 쉽게 너무나 자주 언급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미니홈피 등을 통해 "죽고(자살) 나면 그 다음에 반성하실 거예요" 섬뜩한 자살 협박의 뉴앙스 마저 풍기는 발언을 하는 연예인까지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차인표의 방송에서의 연예인들의 자살에 대한 무분별한 발언에 대한 언급은 매우 의미 있는 경종을 울렸다는 생각입니다.

지난 2005년 2월 22일 스타 배우 이은주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후 안재환 최진실 박용하가 자살을 해 큰 충격을 줬고 급증하는 일반인들의 자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쳐 사회문제화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연예인들이 자살에 대한 언급은 더욱 신중해야하고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일부 연예인들이 방송의 각종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의 힘든 처지를 강조하기위해, 심지어는 동정적인 여론이나 인지도를 높이기위해 자살에 대한 언급을 시도때도 없이 행하고 있습니다. 방송사 역시 연예인의 자살언급이 사회나 대중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도 나몰라라 하며 연예인의 자극적인 자살 언급으로 눈길을 끌려는 데만 혈안이 돼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차인표의 연예인의 방송에서의 자살 언급에 대한 비판은 매우 의미 있는 지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예인들은 이제 방송에서의 자신들의 자살 언급이 다른 사람의 자살을 부추기는 무서운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으면 합니다. 또한 연예인들이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세상을 끝까지 살아내는 것, 더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생명을 계속하는 것입니다"차인표의 말을 가슴에 새겼으면 합니다.


=================================================================================================

벌써 1달도 훨씬 더 된 기사다.
연기자 차인표는 잘 모르겠지만
(그의 데뷔작 "사랑을 그대 품안에"의 손발 심하게 오그라지던 연기가 지금까지 기억나서....)
인간 차인표는 참 바르고 선한 사람이다.
유재석과 함께 안티가 없는 연예인으로, 혹은 개념 연예인으로,
닮고 싶은 연예인으로 항상 화자되고 있는 차인표.
며칠 전엔 신애라가 강호동의 무릎팍 도사에 나왔다는 기사를 보고 문득 1달도 지난 이 기사가 떠올랐다.
자신의 첫번째 장편소설 <잘가요, 언덕>을 출판했을 때 차인표는 말했다.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정말 힘들게 글을 쓰는 다른 작가들에 비해 쉽게 책을 출판할 수 있었다는 게 미안했노라고...
그리고 그의 첫 소설은 개인적으로 꽤 괜찮았다.
비록 그의 소설이 아직은 서툴고 다분히 동화적이었지만
정신대문제를 이렇게 오랫동안 고민하고 글을 쓴 그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자신의 첫번째 소설을 엉덩이로 썼다고 했었나?
그 정도로 오랜 시간을 앉아서 고민하고 찾아보고 또 고민했다는 반증이리라.

 

차인표란 사람,
한 장면을 오래 그리고 깊게 각인시키는 사람 같다.
풀샷 속에서 아주 작은 한부분을 클로즈업 시킬 줄 아는 그런 사람.
그의 탈렌트적인 재능은 또 다른 의외의 곳에서 다른 모습으로  표출된다.
3편의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펼쳐진다는 <오늘 예보>는
위트와 유머 속에서 "자살금지!"라는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단다.
노숙자로 전락한 전직 웨이터,
일당 4만원을 벌기 위해 촬영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주식브로커 출신 보조출연자,
죽음 직전의 딸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도망자를 쫓는 것뿐인 퇴락한 전직 조폭.
차인표식 표현으로 옮기자면 함께 달리다가 땅바닥으로 쓰러져 버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란다.

"IMF로 힘들었을 때 한강변에서 울고 있는 남자를 보고 그냥 지나쳤어요. 계속 마음에 걸리더라고요. 봉사활동을 다니면서 만났던 수많은 인물들을 보고 느낀 단상도 많아요. 그리고 또 하나, 동료들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지켜보면서 정말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들의 모습을 보고 대중들이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고 여길까봐 조급해졌어요. 이래선 안 되겠다, 지금이라도 빨리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싶은 갈망이 생겼습니다"


고통 속에 있는 사람에게 한 발짝 다가가 한마디의 말만 건네도 살아날 수 있단다.
무심코 툭 던진 말 한마디가 10년 후, 20년 후 어떻게 달라져서 돌아올 지 모르는 일이라고...
작가 차인표의 말은 사실 지극히 정직하고 당연히 옳은 말이다. 
자살은 결코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말...
주변의 평가가 어찌됐든
나는 작가 차인표의 발전과 다음 행보에 관심이 많다.
아직 읽지는 않았지만 그의 이번 책도 꼭 찾아서 읽겠노라 다짐하는 이유는
아마도 그의 "바름"에서 오는 전달력과 흡입력이리라.
첫 소설이 발매 3개월만에 서점가에서 사라져버린  참담한 실패(?) 이후에
그가  또 다시 책을 쓰게 된 이유는 "소통" 때문이란다.
작가와 독자가 서로 얼굴을 마주하면서 진심으로 공감하고 느끼게 되는 그 소통이
그에게 그 어떤 드라마나 영화의 반전보다 더 짜릿한 카타르시스였으리라.
그는 세 번째 소설도 쓰겠노라 말했다.
그리고 그 내용도 생각중이라고.
내겐 조금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작가 차인표!
아마도 나는 내내 그의 진념과 도전을 아름답게 응원하게 될 것이다.
더불어 그의 글이 대한민국의 자살율을 낮추는데 "베르테르 효과"로 작용하기를 간절히 기원해본다.

책임감을 가지고 글을 쓴다는 것,
그것은 위대한 도전이며, 
아름다운 집념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달동네 책거리2009. 5. 12. 06:51
 <잘가요 언덕> - 차인표



잘가요 언덕 



연기자 차인표가 책을 출판했다고 해서 생각했습니다.

적당한 사진 넣은 스타일리시한 책이거나, 종교서적, 혹은 세계의 가난한 어린이 후원을 목적으로 만든 책일거라고...

와~우!

그런데 이건 아니었습니다.

잘 쓴 책이라고 하기엔 투박하고 약간은 어눌하기도 하고 심지어 유치한 부분까지 있긴 하지만, 꽤 괜찮은 책이라는 걸 분명한 말씀드리고 싶네요.

이 사람,

“시대”에 대한 빚이 있는 걸까요?

예전에 <크로싱>이라는 탈북자 관련 영화를 찍었을 때도 그랬지만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우리가 아는 연기자 차인표는, 안티도 없고 가정도 예쁘게 꾸려나가고, 착하고 좋은 일 많이 하는 모범적인 연예인의 대표적 인물! 더 나아가 차인표처럼 열심히 살고 싶다는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사람.

그런데 이 사람이 책을, 그것도 장편 소설을 썼습니다.

본인이 말하더군요.

“저는 이 소설을 엉덩이로 썼습니다.” 라고.

(이 말을 들었을 때 전 그가 책을 쓰면서 느꼈을 부족함과 절실함에 대한 고백 그리고 그걸 채워낸 집념과 열정에 박수를 보냈습니다)

그러면서 또 말합니다.

“우리나라에 실력 있고 뜨거운 가슴을 가진 많은 작가 지망생들이나 신인 작가분들이 한 권의 작품을 출간하기 위해 오랜 세월 노력하는데 저는 연예인 프리미엄으로 너무 쉽게 책을 출판하게 된 것에 대해 미안함도 함께 있습니다.”

저는 이 사람의 배려심 담긴 말들이 참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그래서일까요? 이 책도 참 따뜻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자녀가 있는 분들은 꼭 읽어보길 권하고 아니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더불어 다 읽은 후엔 아들, 딸의 손에 꼭 직접 들려줘서 자녀들도 읽게 만들라고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책을 쓴 차인표도 제일 먼저 자신의 아들에게 읽어보라고 했다네요)

내가 잊고 살았던 것, 그리고 점점 잊혀져 어쩌면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게 될 것들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내 세계의 축복받음에 대해 느낄 수 있도록 말이죠.

저는 이런 내용을 이렇게까지 예쁘고 착한 소설로 만들어준 작가가 한없이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호랑이 마을, 붉은 소나무 마을, 잘가요 언덕, 엄마별, 순이, 용이. 훌쩍이....

느끼셨겠지만 지극히 동화적인 배경이고 그리고 지극히 동화적인 인물들이 사는 세상입니다. 그러나 이 동화의 세계라는 건 다름 아닌 일제의 흔적이 지나가기 전 우리나라의 모습이기도 하죠.

아름답고 평화로운 호랑이 마을에 어느 날 황포수와 그의 아들 용이가 찾아옵니다.

촌장을 만나서 마을의 걱정거리인 호랑이(6발이)를 잡아줄테니 움막을 짓도록 허락해달라고 하죠.

사실 그 두 사람이 잡으려고 한 호랑이는 육발이가 아니라 백호였습니다.

어머니와 갓난쟁이 여동생을 집어 삼킨 호랑이 백호.

순박하고 착한 사람들이 품은 아픔은 참 깊고 집요합니다.

평화로운 순간을 만나면 우리는 그 시간과 공간이 그 상태로 영원히 멈추길 희망합니다.

그 안에 안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그 따뜻함이 너무나 간절해서 말이죠.

이보다 더 좋을 필요도 없으니 뭐든 다 비켜가길 바라는 마음...

그러나 이 산골 마을에도 일제의 날카로운 손끝에 의해 여지없이 할큄을 당합니다.

“조선인 여자인력 동원 명령서”

촌장의 손녀 순이가 그 희생자로 지목됩니다.

지금까지 아름다웠던 동화의 세계는 이제 잔인한 “역사”의 세계로 넘어갑니다.

(그 세계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은 직접 아프게 읽어내시길.....)


<나눔의 집>을 알고 계시나요?

일본에 종군위안부로 끌려갔다 살아남은 할머님들이 모여서 서로 의지하며 살고 있는 곳.

그 곳의 할머님들은 말씀합니다.

“가장 두려운 것은 우리가 죽은 뒤에 우리들에게 저질러졌던 범죄가 하나 둘 잊혀지는 거” 라고요...

이제 이곳에 남아 있는 분은 모두 7분이라고 하고, 이 분들도 현재 건강상태가 좋지 못하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대사관 앞에서의 수요집회를 멈추지 않고 있으시죠.

어쩌면 우리는 그 분들이 두려워했던 것처럼 머지않아 이 모든 걸 잊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심지어는 뭘 잊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살아가게 될지도요.

이 책에서 순이는 말합니다.

“나는 엄마라는 이름으로 죽고 싶어!”

이 땅에서 “엄마”라는 이름으로 죽고 싶었던 많은 분들을 오래오래 따뜻하게 기억하는 게 이 땅 위에 지금 살고 있는 우리가 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라는 걸 저 또한 너무나 자주 잊고 살았습니다.

전쟁은 남의 일이라고, 나와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라고 솔직히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 제게 이 책은 말합니다.

“그렇게 살고 싶으면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하라고....”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말입니다.

다시는 “엄마”라는 이름으로 죽는 걸 소망하는 시대가 되게 하지 말라고...


이 땅을 떠난 모든 엄마는,

엄마별에 모여 살면서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합니다.

당분간은 직접 안아줄 수 없어서 따뜻한 별빛으로 대신 안아주는 거라고요, 언젠가 아이들이 엄마별로 오게 되면 다시 만난 엄마와 아이는 영원히 헤어지지 않고 함께 살게 될 거라고요...

감히 믿고 싶습니다.

이 땅에서 “엄마‘라는 이름으로 죽고 싶었던 모든 분을 또한 그곳에 계실 거라는 걸요.

“엄마별”을 찾는 방법,

까만 하늘 위에서 엄마별을 찾지 못하는 용이에게 순이는 말합니다.

“엄마별은 가장 따뜻한 색”이라고...

그리고 용서를 하면 그 별을 볼 수 있을 거라고요.

어쩌면 지금의 우리는 용이보다 더 엄마별을 못 찾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엄마별을 보기 위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용서를 해야만 할까요? 혹은 얼마나 많은 용서를 빌어야 할까요?


책을 읽으면서 소망하게 됩니다.

저 역시도 언젠간 이런 말을 할 수 있기를요...

“따뜻하다... 엄마별...” ·


* 개인적으로 이 책이 베스트셀러를 넘어 오랫동안 사랑받는 스테디셀러가 되어주길 간절히 바랍니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