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금 4인방'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2.02.10 해를 품은 달
  2. 2010.01.16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 정은궐
그냥 끄적 끄적...2012. 2. 10. 06:27
TV를 거의 보지 않는 내가 요즘 잊지 않고 챙겨보는 드라마가 생겼다.
40% 육박하는 시청률을 자랑하는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정은궐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퓨전 사극 드라마다.
(그런데 사실 퓨전 사극이라는 말. 참 안 어울린다)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본 드라마는 2편 정도였다.
<베토벤 바이러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그런데 아역 배우들에게 감탄하면서 보는 드라마는 아마도 이게 처음이지 않을까 싶다.
김유정과 여진구에게 연기 수업 받아야 할 어른 연기자들 참 많구나 했다.
정말 배역에 빙의되서 연기하는 아역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감탄을 넘어서 때론 공포스럽기도 하다.
(이 아이들을 감히 아역이라고 불러도 될까?

 



한가인의 연우역 미스캐스팅 논란과 연기력 논란이 아직까지 있긴 하지만
(공감은 한다. 국어책을 참 성실하게 읽긴 하더라)
어쨌든 성인 연기자로 넘어온 <해를 품은 달>을 보면서 
끊임없이 놀라고 있는 건 아직 어린 배우 김수현의 열연이다.
스물 다섯살이라고 했던가?
<드림 하이> 송삼동도, <자이언트>의 이범수 아역 연기도 본 적이 없어 모르지만
어쨌든 그 나이가 믿어지지 않는 연기다.
"훤앓이"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도 이 녀석을 보고 있으면
가끔 묘하게 두근거린다. 
배우 김수현의 진면목은
기억을 잃은 연우와의 달달한 로맨스 장면보다는
자신보다 이십년 이상 연배가 있는 선배연기자들과의 장면에서다.
조정대신들과의 그 오묘하고 찰진(?) 밀땅은 혀를 내두르게 한다.
배테랑 연기 경력의 선배들앞에서 주눅들을만도 한데
팽팽하고 짱짱한 것이 제법이다.
때로는 선배들을 압도하기도 한다.
이 녀석!
제법 멋지다!




기사에 보니 이 녀석이 <뿌리깊은 나무> 한석규를 제치고
"사극 속 가장 매력있는 왕 1위"를 했단다.
(이런 설문은 도대체 어디서, 왜 하는지 모르겠지만...)
암튼 요새 김수현이 대세긴 한 모양이다.
(항간에선 김수훤이란다)
정은궐의 소설 <해를 품은 달>을 읽긴 했는데
드라마 작가 진수완이 원작과 적당히 가감해서 현재까진  잘 쓰고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소설은 드라마처럼 재미있지 않았었는데...)
책과 드라마도 인기있지만
요즘 이 소설의 원작자인 정은궐의 미스터리도 증폭하고 있는 중이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에 이어 <해를 품을 달>까지
연속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정은궐이라는 이름도 "은빛 궁궐"이라는 필명이라는데
얼굴은 물론이고 성별과 직업 그 어떤 것도 공개된 게 없다.
(여자라는 이야기는 있긴 하더만...)
작가 본인이 신상을 밝히는 걸 꺼려해서 모든 인터뷰도 거절하고 있단다.
지금은 청나라로 간 잘금 4인방의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다는데
제목이 <청나라 스파이들의 나날>이라나?
(제목을 좀 바꿔야 하지 않을까? <청나라 간자들의 나날> 쯤으로...)
역사나 고어, 대궐 풍습에 대한 지식은 확실히 해박한 것 같다.
뭐든지 한 길을 계속 파면 일가를 이루기는 하는 모양이다.
가끔은 정은궐이란 작가, 로맹 가리 같은 부류는 아닐까 살짝 의심하게 된다.
이미 작가로 엄청난 명성을 얻은 로맹 가리가
에밀 아자르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그로칼랭>과 <자기 앞의 생>을 쓴 것처럼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명 작가가 정은궐이란 이름으로 철저히 비밀을 유지하고 작품을 발표하는 건 아닌지...
뭐 안 될 것도 없지 않을까?
소설가 박범신도 <은교>를 발표하면서 그랬다.
"요즘에는 한번 필명으로 작품을 써서 신춘문예나 문학상에 응모해 볼까 싶은 생각도 가끔 들곤 해. 로맹 가리처럼 말이야"
비약일진 모르겠지만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김수현과 정은궐의 <해를 품은 달>
확실히 대단하긴 하다!
TV와 담 쌓고 사는 나를 이렇게 모니터 앞에 앉혀 놨으니 말이다.
오랫만에 본 낯선 내 모습!
어쩐지 살짝 재미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10. 1. 16. 06:12
대물 김윤희, 가랑 이선준, 걸오 문재신, 여림 구용하
전편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에서 대과에 급제한 잘금 4인방의
규장각 이야기다.
뭐... 재미는 있다.
조선시대 남장 여자의의 출사기가 어찌 아니 재미있을쏘냐.
문제는 다른 게 없다는 거...
(재미라는 것도 전편보다는 솔직히 좀 떨어진다)



성균관이나 반촌에 대한 이야기.
규장각 검서관의 이야기가 새롭고 흥미롭긴 하지만
그 이상을 넘어가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남는다.
(그 이상을 기대하는 건 이기심인가? 재미에 충실한 소설도 솔직히 보기 드문데...)
가난한 집안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남장을 하고
동생의 역할을 해야만 했던 절세미인 김윤희는
어쨌든 난 놈(?)이다.
대물에 변강쇠라는 전설적인 별칭까지 선사받고
비밀을 알고 있는 사형들과 정조의 엄청난 보호와 보살핌 속에
꽃 중의 꽃으로 화한다.
(진정한 신데렐라 탄생기... ^^)
뭐 어쨌든...



아마도 작가 정은궐은
이 4인방에 김윤희의 동생 김윤식까지 포함한
5인방의 이야기를 새롭게 청나라에서 시작할지도 모르겠다.
흔히 말하는 "열린 결말"로 책이 마무리 되기에...
그리고 미처 정히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아마도 머릿속에서 아우성치며 소란을 피우겠지.
유리창 거리 이야기를 해주면 좋으련만...



요즘 괜찮은 소설이 뭐예요?
라고 묻는 사람이 아닌
요즘 재미있는 소설이 뭐예요?
라고 묻는 사람에게 권해줄 이야기.
그런데 사실은,
괜찮은 소설이 필요한 건 바로 "나"다.
누가 좀 대답해줬으면...
이상하게 요즘 자꾸 허기진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