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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7.15 <낯익은 세상> - 황석영 1
  2. 2011.04.23 <나, 건축가 안도 다다오> - 안도 다다오 1
읽고 끄적 끄적...2011. 7. 15. 05:50
최인호는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로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K에 대해 언급하더니
황석영은 <낯익은 세상>으로
소비와 생산의 세상이 남긴 인간 세상의 폐허를 이야기한다.
이러다  정말 "낯익은 OOO"이 문학적 화두가 되는 건 아닐까?
최인호, 황석영, 조정래...
요즘 문학계 노장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그리고 그 심상치않음이 나는 신명나고 즐겁고 그리고 고맙다.
(장편으로 새롭게 탄생된 조정래의 <황토>도 어여 읽어봐야지!)



그에게 이 소설은 여러 의미로 남다르리라.
작가생활 50년 최초로 전작으로 발표한 장편소설 <낯익은 세상>
작년에 <강남몽>의 표절시비로 구설수에 올랐던 황석영은
이번엔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을 떠올리게 하는 "꽃섬"이라는 세계를 만들어냈다.
작품을 위한 칩거였는지, 구설수를 피하기 위한 일종의 은둔(?)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소설을 쓰기 위해 그는 중국 리장(麗江)과 제주도에 거의 머물렀다고 한다.
시간이 멈춘듯한 장소였다는 중국의 리장.
그러나 그곳 역시도 대도시 뉴욕이나 파리처럼 
인간의 욕망에 의해 점령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소설의 모티브를 생각했단다.
뭐 굳이 그걸 중국까지 가서 느낄 필요는 있었을까 싶긴 하다.
왜냐하면 눈만 돌리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딱 그러니까.
소비와 생산의 잔재로 점점 폐해와 쓰레기더미로 변하는 세상.
난지도 쓰레기 매립지에 인접한 곳에 터잡고 산지 오래된 나는
어릴 때 문만 열면 온갖 기묘한 쓰레기 냄새가 아침을 그야말로 화끈하게 열어주곤 했었다.
그 쓰레기산이 지금 저렇게 멀쩡한 상암월드컵경기장으로 변신해서
서울시민의 쉼터가 됐다는 사실이 참 신기하긴 하다.
내가 아는 최고의 before-after 반전스토리가 아닐 수 없다.
옆길로 들어와버리긴 했지만
어쨌든 그 곳에 사람은 산다.
과거에도,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소설처럼 김서방네 가족이 사는 제 3의 공간(도깨비 세상)이 존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지극히 팡당한 시츄에이션인 도깨비를 등장시킨 이유에 대해 황석영은 말했다.
"욕망의 추악한 냄새와 잿더미, 자연적 치유의 순환 고리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도깨비 정령들을 불러내 하나의 화해의 모티브로 제안했다" 라고...
글쎄...
내 지적 능력이 현격하게 떨어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김서방네 대가족보다 더 이해하기 어려운 소리다.
"세상에 니들만 사는 줄 아냐?" 라는데
그렇다고 도깨비를 버젓이 등장시킨건 너무 환상적(?)이고 유아적이지 않나?
나이가 들면 어린아이가 된다는데...
황석영의 친구들도 그랬단다.
만년 문학은 "치매문학"이라고.
그래서 대략 그려려니 하고 이해하기로 했다. (*^^*)



수월하고 쉽게 읽혀지는 소설이다.
환상소설? 성장소설? 어른을 위한 동화? 혹은 재난 소설?
암튼...
읽으면서 코멕 맥카시의 <The Road>와 비교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The Road>가 대단한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황석영의 예전 성장소설들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딱히 줄거리가 중요한 것 같지도 않고
깊이감이 있어 읽고 난 후에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류의 책 역시 아니다.
성찰 혹은 반성 좀 하라고 훈계하는 것도 아닌 것 같고...
그냥 도깨비 세상 같다.

열심히 필력을 자랑하고 계시는 황석영이 현재 구상하고 있는 책이 있다는데
이게 또 의외다.
"내년이면 등단한 지 딱 반세기인데 50주년 기념으로 《이야기꾼》이라는 제목의 소설을 쓸 거예요. 황석영을 아바타로 만들어 19세기에 두고 여러 풍랑을 겪는 이야기꾼의 일생을 다룰 예정이죠.연재가 아니라 전작으로 집중해 쓸 겁니다. 저의 80세,90세 때의 모습이 보이시나요?"
그러시단다.
황석영의 아바타라...
그 연세에 참 다양한 시도를 끊임없이 하는 저력은 일단 너무나 놀랍다.
결과물이 그만큼 잘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
혹시 이러다 스타워즈급의 소설 한 편이 탄생하는 건 아닐까?
문득 황석영 아바타가 광선검을 들고 서있는 모습이 떠오른다.
대략 난감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11. 4. 23. 18:32

빛과 그늘, 물 그리고 콘크리트(벽)의 건축가 안도 다다오.
솔직히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그의 이름을 잘 몰랐다.
그의 건축물은 사진으로 보고 아주 독특하고 특이하고 신비감을 준다는 생각은 했었는데
굳이 건축가가 누군지는 알아보지 못했었다.
그랬구나...
그 고요하고 다정한 노출 콘크리트 건축을 지은 장본인이 바로 이 사람, Ando Tadao 였구나.
도시에 저항하는 게릴라.
그는 스스로에 대해 말한다.
"나는 건축을 하는 게릴라이다"
그건 아마도 그가 건축 관련한 대학을 졸업한 게 아니라
프로복서 출신으로 생면부지의 건축의 세계에 독학으로 뛰어들었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도시에 우뚝하니 서있는 그의 독특한 건물의 위상만으로도 그 의미는 충분하다.
규모를 압도하는 건축이라고 할까!

"건물을 오래 사용하는 것은 지구 환경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지만
 그 이상으로 우리가 사는 도시 환경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


정말 건축으로 이런 일을 할 수 있구나... 놀랍다.
도시를 관통하는 급박하고 물질적인 시간의 개념이
그의 건축을 통해 자연과 대화를 시도한다.
그렇다.
각박한 도시의 시간에도 모여사는 풍요는 확실히 있다.
그리고 그건 자연의 속성이기도 하다.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생활은 그 풍요뿐만 아니라 그 가혹함까지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건축물은 집 안에서 이동할 때도 우산이 필요할 수도 있고
여름의 더위와 겨울의 추위를 그대로 느껴야 할 때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불편함은
그 차가운 콘크리트가 마치 하나의 온전한 생명같다.
스미요시 Row house, Rokko housing 1,2,3
그가 건축한 museum.
신성함과 고요함이 느껴지는 빛의 교회, 물 위의 교회, 물의 사원
그리고 제주 섭지코지의 Genis loci...
자연이 갖는 동선과 곡선을 훼손하지 않고 건축물을 그 동선에 연장시켜
마치 자연의 일부처럼 느껴지는 신비함은
그의 말처럼 "자연에 대한 경외, 사물 사이의 공백에 의미를 두는 간(間)의 미학"의 절정을 보여준다.
그가 노출 콘크리트를 고집하는 이유는
그것이 안도 다다오의 창조적 한계를 시험하기 때문이란다.
흥미롭고 신비롭다.
이런 위대한 창조자의 세계를 들여다 본다는 건.
경외감마저 느껴진다.
그의 글을 통해 오래된 것을 쓰레기로 간주하는 소비주의에서 벗어나
지금 쓰고 있는 것을 살려서 과거를 미래로 연결해야 한다며 소개한 이탈리아 고재은행을 알게 된 것도
뜻밖의 수확이다.
언제가 제주도에 가게 되면 섭지코지를 찾아 보리라.
Genis Loci,
자연과 대화하는 건춘물을 보러...

* 이탈리아 고재(古財)은행
르네상스 시대 전후에 세원진 건물을 해체할 때 생기는 건자재를 모아 보존,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역사적으로 건조물을 개,보수할 때 이곳에서 자재를 구매하여 사용하는 제도


<물 위의 교회>



<빛의 교회>




<물의 사원>

 


<Genius loci, 제주>
 



<스미요시 Row house (개인주택)> 


<Rokko Housing 1.2.3 (집합주택)>


<나리와쵸 미술관> 



<베네세 하우스>



<베네통 파브리카 커뮤니케이션 연구센터>



<나오시마 미술관>



<롯폰기 21-21 design sight>



<포트워스 현대미술관>



<Ando Tadao의 다른 건물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