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4. 7. 30. 08:22

<Dracula>

일시 : 2014.07.15. ~ 2014.09.05.

장소 :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원작 : 브램 스토커 <드라큘라>

작곡 : 프랭크 와일드혼

연출, 안무 : 데이비드 스완

무대 : 오필영

음악감독 : 원미솔

출연 : 류정한, 김준수, 박은석 (드라큘라)

        조정은, 정선아 (미나) / 카이, 조강현 (조나단)

        양준모 (반헬싱), 이지혜 (루시) 외 

제작 : (주)오디뮤지컬컴퍼니, 롯데엔터테인먼트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또 다시 <드라큘라>다.

류정한 드라큘라에 이어 바로 다음날 본 김준수 드라큘라.

일부러 다른 배역 캐스팅도 완전히 반대로 선택했다.

류정한- 조정은 - 카이

김준수 - 정선아 - 조강현

개인적으론 이 조합들이 음색도, 연기적인 면도 서로 더 잘 맞는 것 같다.

전자는 상당히 클래식하고 섬세하면서 아주 은밀한 유혹이 느껴지는 조합이고

후자는 괴기스럽고 파워풀한 관능이 느껴지는 조합이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느낌!)

김준수 공연회차는 엄청난 티켓파워로 이해 할인율도 전혀 없어 소박한 4층 자리를 예매했다.

이날도 4층까지도 외국인들이 꽤 많아 보여 JYJ의 위력을 절감했다.

처음 그의 <모차르트>에 출연 소식을 들었을때만 해도 티켓팔이 연예인의 등장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누가 뭐래도 한 편의 작품을 온전히 채워내는 어였한 배우가 됐다.

그것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다행스러운건 현재까지 뮤지컬배우로서 김준수의 행보는 꽤 성실하고 꾸준하고 발전적이었다.

그래서 좋은 자리가 아니더라도 한 번쯤은 보고 싶었다.

(4층 2열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단 오페라글라스 동반은 필수!) 

 

김준수 드라큘라.

결론부터 말하자면 김준수스럽게 잘한다.

류정한과는 넘버해석도, 연기도, 전체적인 표현도 완전히 다르다.

"Fresh Blood'는 <J&H>의 하이드만큼이나 파워풀하고 괴기스럽고 거칠다.

아직 배우로서 감성적인 부분이나 섬세한 표현엔 약하지만

무대 위에서 자신의 의도대로 힘과 소리는 제대로 컨트롤한다.

무엇보다 배역에 푹 빠져있는게 그대로 보여서 믿음이 갔다.

저음이 약해 "She"나 "Life After Life"의 시작부분이 임펙트가 없긴하지만

2막 마지막 넘버 "The longer I live"는 선택에 대한 번민과 아픔이 충분히 느껴졌다.

죽는 장면도 두 드라큘라의 느낌이 참 다르더라.

류정한 드라큘라가 "날 구원해줘서 정말 고마워요...사랑해요."의 느낌이라면

김준수 드라큘라는 "잘했어요. 이제 그대 세상으로 돌아가요!"의 느낌.

같은 캐릭터가 연기하는 배우에 의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니 참 흥미롭다.

정답은!

당연히 없다.

 

뭐랄까 김준수 드라큘라에게는 전체적으로 묘한 신비감이 있더라.

분장도 그렇고, 표정과 움직임도 그렇고...

그래서 반헬싱과의 대결 장면도 환상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노래를 부를때도 템포를 일부러 느리게, 단어 하나하나를 꾹꾹 눌러가면서 부르는데

그게 드라큘라의 시간과 속도는 세상의 속도와 무관하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아 개인적으론 꽤 좋았다.

정선아 미나와의 듀엣 "Loving you keeps me alive"는 공개된 뮤비보다 느낌이 훨씬 더 좋더라.

그리고 정선아 미나는 역시 카이의 클래식한 목소리보다는 조강현의 살짝 쎈 음색과 훨씬 잘 어울린다.

오랫만에 무대로 돌아온 조강현은 예전에 비해 딕션이 좀 무너졌고,

ㅅ발음의 혓소리도 상당히 강해졌다.

정선아와 조강현 조합은 둘 다 센편이라 나쁘진 않았다. 

 

어쨌든, 이틀 연속 드라큘라를 관람한 결과!

개인적인 취향은 확실히 결정됐다.

류정한 - 조정은 - 카이.

아마도 앞으로의 관람은 주로 이 조합이 되지 않을까 싶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2. 13. 08:22

<유럽 블로그>

일시 : 2013.02.01. ~ 2013.05.31.

장소 : 대학로 문화공간 필링 1관

대본 : 정민아

작곡 : 이진욱

안무 ; 정헌재

연출 : 이재준

출연 : 김수로, 채동현 (종일) / 김재범, 성두섭 (동욱)

        조강현, 이규형 (석호)

제작 : 극단 연우무대, CJ E&M

 

하루에 두 작품을보는 거 가능하면 안 하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같은 날 그것도 같은 공연을 두번 연거푸 봤다.

프리뷰 50% 할인의 유혹이 일단 가장 컸지만 

고맙게도 캐스팅이 서로 완전히 달라서 예매를 해버렸다.

그런데 3시 공연의 석호가 이규형에서 조강현으로 바뀌었다는 문자가 받았다.

아깝다!

이규형이었다면 <유럽 블로그>의 전캐스팅을 클리어하는 거였는데...

뭐, 그래도 괜찮다.

조강현이 보여준 찌질함의 극치를 보여준 연기가 아주 재미있고 사실적이었으니까. ^^

늘 느끼는 거지만,

조강현은 참 독특한 발성을 가진 배우인 것 같다.

어떤 때는 기본기 전혀 없이 생목을 사용해서 노래하는 것도 같고

또 어떤 때는 꽤나 진중하게 기본기에 충실하게 음색을 조율해서 부르는 것도 같다.

이 작품에서는 전자쪽에 가까운데

그런 발성으로 부르는 "입국심사"나 "1유로에 1420원"를 듣고 있으면

마치 명랑만화를 보는 것처럼 킥킥 웃게 된다.

치킨와 족발, 아이패드와 양말의 수를 헤아리는 석호의 처절하게 찌질한 모습이라니!

 

약간 뒷자리라 무대를 전체적으로 보기에 용이했다.

꽤 공들인 무대다.

공연 시작 앞,뒤로 보여주는 영상도 그렇고

조명의 on/off에 따라 "여행"에 대한 정의가 보여지는 것도 이색적이고 신선하다.

무대 양쪽의 프레임이 어떻게 활용될까 궁금했는데

때로는 기차 창문으로,

"여행의 시작"이라는 BG에서는 페러글라이딩으로 센스있게 사용했다.

그리고 무대 위에 자리한 두 개의 두툼한 의자는 정말 볼수록 탐나는 아이템이다.

(이런 의자 집에 하나씩 있으면 꽤 유용하겠다~~)

카톡을 통해 세 명의 주인공이 대화하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공감 100%의 웃음이 객석 여기저기서 마구 터진다.

김수로 종일은 여행작가로 장기체류중인 인물이 아니라

어찌어찌하다 유럽에 흘러들어간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람같았고

성두섭 동욱은 김재범 동욱보다 조금 더 무게감이 있었다.

그래선지 김수로와 성두섭 형제는 채동현, 김재범 형제와는 느낌이 완전 딴판이다.

김수로 성두섭쪽이 약간 뒤바뀐 형제 느낌이라면

채동현 김재범쪽은 터울이 많은 형에게 위로받고 기대고 싶은 동생 느낌이랄까?

극의 느낌과는 후자쪽 조합이 더 괜찮은 것 같다.

김재범 동욱이 무대에서 삐걱이며 넘어지려고 한 게 실수가 아니라 설정이라는 걸

성두섭 동욱을 보고 알게 됐다.

배우 성두섭!

지금껏 했던 인물들과 동욱이라는 인물이 너무 비슷해 슬슬 걱정되기 시작한다.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캐릭터를 깨부술 과감성을 기대해본다.

아직 젊고 충분히 똑똑한 배우니까.

 

이 작품 보고 나처럼 여기에 등장한 장소를 인터넷으로 찾아본 사람들 많지 않을까?

스위스 인터라켄 산악기차 시간표를,

융프라우에는 정말 사나이 울리는 신라면이 있는지를 열심히 찾아보고

냉정과열정 사이의 피렌체 두오모 성당과

시네마 천국의 배경지 팔라시오 아드리아노까지.

어쩌나...

덜컥 떠나버리고 싶어졌다.

팔라시오 아드리아노에 있는 토토가 운영한다는 식당에서 파스타가 먹고 싶어졌다.

(심지어 파스타를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아마도 그게 바로 천국의 맛이 아닐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창작 음악극 <유럽 블로그>는

정말 나쁜 작품이다.

도착과 출발 속에서 나를 갈팡질팡하게 만드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Trouble Maker!

그게 <유럽 블로그>의 정체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2. 11. 08:59

<유럽 블로그>

일시 : 2013.02.01. ~ 2013.05.31.

장소 : 대학로 문화공간 필링 1관

대본 : 정민아

작곡 : 이진욱

안무 ; 정헌재

연출 : 이재준

출연 : 김수로, 채동현 (종일) / 김재범, 성두섭 (동욱)

        조강현, 이규형 (석호)

제작 : 극단 연우무대, CJ E&M

 

김수로프로젝트가 드디어 다섯번째 작품을 선보였다.

창작 음악극 <유럽 블로그>

배우 김수로!

공연계로의 외출이 그저 잠깐의 외유일거라고 생각했는데

꽤 뚝심있게, 그리고 상당한 자존심과 의지를 가지고 작품을 올리고 있다.

사실 좀 많이 놀라고 있는 중이다.

연극계의 전체 판도를 바꿀 수는 없겠지만 그의 등장으로 공연예술의 일부분이 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관객 입장에서도, 배우나 제작자의 입장에서도...

다른 자세한 건 모르겠지만

김수로프로젝트와 함께 하는 배우와 스텝들은 적어도 불합리하고 비참한 대우를 받진 않을 것 같고

관객들도 개념없이 쏟아대는 저질의 유머에 당황하지 않아도 될 것 같고...

그런 의미에서 "김수로프로젝트"는 내겐 일종의 'win-win project"처럼 느껴진다.

프레스콜 무대에서 김수로가 그랬단다.

"5년, 10년 후에 김수로 프로젝트라는 이름만으로도 관객들이 찾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그동안 몰랐었는데 김수로라는 배우!

정말 폼나게,

아주 제대로 멋지다!

 

<인다아 블로그>를 만든 연우무대에서 만든 블로그 연작 그 두번째 이야기.

인도가 배낭 여행의 끝이라면 유럽은 배낭 여행의 시작이란다.

(인도... 가고 싶다... 근데 무섭다... 유럽... 인도보다는 덜 무섭다...가고 싶다... 아니 꼭 갈거다!)

경력과 이력을 무시할 수 없는게,

배우들이 실제로 유럽 3개국 8개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찍어온 영상은

<인디아 블로그>의 어설픈 영상들보다는 훨씬 깔끔하고 아름답다.

중간중간 무대 위에서 실제로 보여지는 장면과

영상으로 보여지는 장면들이 오버랩시킨 연출은 돋보인다.

생동감이 느껴진다고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있다면

무대 한가운데 라이브 밴드가 자리하고 있어서

고생하며 찍어온 영상이 조금씩 가려진다는 거다.

밴드의 위치가 좌, 우 사이드 쪽으로 이동했더라면 그야말로 워너비의 심정으로 봤을텐데...

(우리는 이렇게 라이브로 연주한다! 라고 꼭 내세우고 싶었던걸까!)

 

유럽에서 여행작가로 장기체류중인 형 종일(채동현)과

형이 첫 배낭여행지에서 보낸 사진 엽서 속 장소를 찾아가기 위해 짐을 꾸린 동생 동욱(김재범).

파리지앵과 바람난 여친 단비를 찾기 위해 무작정 유럽으로 날아온 찌질남 석호(조강현).

세 남자의 좌충우돌 유럽 여행기라...

재미있다.

때로는 유쾌하고,

때로는 진지하기도 하고,

때로는 세 남자의 원초적인 발랄함에 덩달아 기분이 업된다.

보면서 내내 느낀건데

이 작품은 줄거리나 내용보다는 배우의 역량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작품 같다.

줄거리로만 말하자면 사실 평범하고 진부한 쪽에 가깝다.

시작부터 동욱이라는 캐릭터에 건강상 문제가 있구나 감이 딱 오는 것도 그렇고...

설마 퍽하면 나오는 시한부인생은 아니겠지?

그렇다면 난 정말 실망할지도 모르는데...

걱정하면서 봤는데 망막세포변성증이란다.

시한부 인생보다야 덜 당혹스럽지만 이 설정 자체도 참 극적인 연출이다.

이 당혹감이 신라면을 먹은 듯한 얼큰함으로 속풀이 된 건

순전히 채동현, 김재범, 조강현 이 세 배우 때문이었다.

  

프리뷰 공연인데도

마치 오랫동안 공연해온 사람들처럼 너무나 자연스럽게 합이 잘 맞던 세 배우.

특히 채동현 배우는 이 작품을 통해 처음 알게 됐는데

눈도장 정말 제대로 찍었다.

연기도, 노래도, 딕션과 목소리톤, 전체적인 느낌도 작품과 너무 잘 어울렸다.

스토리텔러에게 필요한 모든 조건을 다 갖추고 있는 듯.

창작 음악극 <유럽 블로그>의 가장 큰 수확이라면 단연 채동현 배우가 아닐까!

내겐 신선한 충격이자 일종의 보물찾기였다.

이 작품을 재관람을 하게 된다면 순전히 채동현 배우 때문일거다.

그리고 앞으로도 채동현배우가 출연하는 작품들은 일부러라도 챙겨보게 될 것 같다.

이 멋진 배우의 발견으로

<유럽 블로그>는 실제보다 훨씬 더 재미있고 즐거운 여행이 됐다.

적어도 내겐.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2. 6. 5. 13:53

어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오만석의 단독 사회로 제 6회 뮤지컬 어워즈가 열렸다.

케이블 TV에서 생방송으로 생중계를 해서 런링머신 위에서 두 시간 가량을 폭풍 시청했다.

(덕분에 지금 다리가 심하게 후달거린다.)

예상대로 조강현이 남우신인상을 조승우, 옥주현이 남녀주연상을 수상했다.

개인적으로 <닥터 지바고>라는 공연의 질과 호불호, 흥행 여부을 떠나

이 작품으로 조승우가 남우주연상을 받기에는 그 역할(?)이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조승우 아니었으면 총제적 난국의 <닥터 지바고>는 엄청난 재앙의 난파선이 됐을테니까...

라이센스 뮤지컬 <엘리자벳>이 8관왕을,

창작뮤지컬 <셜록홈즈>기 5관왕을 차지했다.

LEHI의 집념있는 선전과 지조(?)에 큰 박수를 보낸다.

두번째 <셜록홈즈> 이야기도 올해 공연될 예정이라니 또 한 번 기대를 해봐도 괜찮을 듯.

창작뮤지컬 활성화에 레히가 공헌한 부분을 무시하진 못할 것 같다.

덕분에 올 해에 창작 뮤지컬이 꽤 많이 공연됐다.

<파리의 연인>, <막돼먹은 영애씨>, <커피프린스>, <풍월주>, <블랙메리포핀스>를 필두로

7월 공연을 앞두고 있는 <번지점프를 하다>와 <콩칠팔 세삼륙>까지.

이젠 K-pap처럼 우리나라 창작 뮤지컬이 동남아로 진출할 때도 멀지 않았지 싶다.

시상과 상관없이 뮤지컬배우들이 전체적으로 신나고 즐겁게 무대를 즐긴 것 같다.

너무 격식없이 자유분방했노라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보면서 참 좋았다.

무엇보다 그들을 위한 축제가 아닌가 말이다!

수상 소감들도 너무 솔직하고 재미있었다.

평생 출 춤을 <조로>의 이네즈를 하면서 다 춘 것 같다던 김선영.

안티팬이 많이 생길 것 같다며 김준수에게 미안해하던 조승우.

그래고 케이블엔 시상식 자체가 없어서 6년동안 <막돼먹은 영애씨>를 하면서도 단 한 번도 상을 타 본 적이 없었다는

개그멘 김현숙의 한맺힌(?) 수상 소감도 인상적이었다.

 

매번 이런 시상식이 개최될 때마다 잡음이 많았던 걸로 기억되는데

그래도 올 해엔 별로 그런 소리도 많이 들리지 않는다.

나눠먹기식의 수상도 아니었던 것 같고...

시상내역도 대폭 줄긴 했지만 내실은 조금 더 괜찮아진 것 같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창작뮤지컬 부분이 없어진 건 좀 서운하다.

아직까지는 엄청난 자본의 외국 라이센스 뮤지컬과 싸우기에는 창작 뮤지컬의 힘이 약한 것 같아서...

그래도 <셜록흠즈>는 그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요즘 대학로에 나가봐도 좋은 창작 공연들이 참 많아졌다.

아마도 내년 제 7회 뮤지컬 어워즈에서는 창작품의 선전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기대된다. 

힘내라! 우리 뮤지컬! 

 

 ◇ 제6회 더 뮤지컬 어워즈 수상자(작)

▶ 올해의 뮤지컬 - 엘리자벳
▶ 올해의 창작뮤지컬 - 셜록홈즈
▶ 연출상 - 노우성(셜록홈즈)
▶ 남우주연상 - 조승우(닥터지바고)
▶ 여우주연상 - 옥주현(엘리자벳)
▶ 남우조연상 - 박은태(엘리자벳)
▶ 여우조연상 - 김선영(조로)
▶ 남우신인상 - 조강현(셜록홈즈), 지현준(모비딕))
▶ 여우신인상 - 김현숙(막돼먹은 영애씨)
▶ 작곡작사상 - 최종윤·노우성(셜록홈즈)
▶ 극본상 - 노우성(셜록홈즈)
▶ 안무상 - 정도영(스트릿 라이프)
▶ 음악감독상- 김문정(엘리자벳)
▶ 무대상 - 서숙진(엘리자벳)
▶ 의상상 - 한정임(엘리자벳)
▶ 조명상 - 잭 멜러(엘리자벳)
▶ 음향상 - 송대영(엘리자벳)
▶ 인기스타상 - 김준수·김선영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2. 4. 25. 06:17

정동화 앨빈과 조강현 토마스!

사랑스런 작품 <Stoy of My Life>의 더 사랑스러운 두 사람을 다시 만나다.

역시 몇 번을 봐도 이 작품은 언제나 참 좋다.

뭉클하고, 아프고, 아득하고, 애잔하고, 쓸쓸하고 그리고 따뜻하다.

생각했다.

이 이야기는 "우정"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랑"에 대한 이야기구나 라고...

누구나 그렇지 않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이 항상 특별한 사람이길 바라는 마음.

그렇다면, 나 역시도 이 작품과 깊은 사랑에 빠져버렸다.

그래서 나는 또 어쩔 수 없이 앨빈과 토마스 사이를 불같이 질투한다.

어쩌자고 이렇게 뭉클할 수가 있을까?

이 아름답고, 아름답고, 아름답고, 아름다운 사랑아! 

"한 번 나타난 이야기는 사라지지 않아"

토마스가 말했다.

그리고 이 말은 확실히 옳다.

이 이야기는 긴 세월 넘어 영원토록 내 안에 계속 남아있을테다!

결단코 그럴테다!

 

토마스와 앨빈은 서로 너무 깊게 사랑을 했구나.

지독한 사랑은 종말을 맞는다.

그 종말은 비극이었던걸까?

이 작품을 보면서 한번도 동성애 코드를 느낀 적이 없었는데

이날 공연을 보면서는 지독하게 절실히 느꼈다.

동성애면서 동성애 그 너머에 있는사랑.

두 사람의 모습은 표현되어질 수 없는 아름답고 완강한 사랑이다.

토마스의 꿈이 시작될 특별한 선물을 고르고, 레밍턴 선생님의 장례식장에 몰래 숨어들어가고

첫 단편 소설을 읽어주고, 눈싸움을 하고, 그리고 헤어지고... 

아이같던 웃던 토마스는 앨빈과의 첫번째 이별을 말하면서 울먹였다.

먹먹한 가슴은 결국,

앨빈의 "This is it"에서 고요한 통곡이 되어 몸 속을 울린다.

이제 어쩌면 좋을까!

 

 

....... 나는 그에게 물어. 왜 죽어야만 했느냐고.

물론 그 사람은 대답하지 않아. 대답할 사람은 그가 아니니까.

그는 죽었으니까 자기가 왜 죽었는지 알아낼 수 없는 거야.

그가 왜 죽었는지는 내가 알아내야만 해.

그게 바로 이해라는 것이지,

이해란 누군가를 대신해서 그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

그리고 그 이야기를 통해서 다시 그들을 사랑하는 일이야 ......

                                  

이 작품을 볼 때 한창 김연수의 <원더보이>를 읽고 있었다.

책장을 넘기다 깜짝 놀랐다.

마치 앨빈과 토마스가 이 책 속으로 들어온 것 같다.

(하긴 이 두 사람도 내겐 확실히 "원더보이"다)

토마스는 앨빈을 이해했을까?

아마도 그랬으리라.

그러니 그들의 사랑은 아직까지 현재 진행형이다.

세 번의 장례식과 한 권의 책, 그리고 한 편의 영화

이 모든 이야기는 적어도 내겐 늘 특별한 이야기로 기억될 수밖에 없다. 

정동화 앨빈과 조강현 토마스와 함께 있는 동안

나는 충분히 위로받고 따뜻했다.

이들이 내겐 천사 클라랜스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2. 2. 29. 06:05

초연때부터 너무나 좋아했던 뮤지컬 <Story of My Life>
재공연 후 두번째 관람이다.
첫번째 관람은 고영빈 토마스에 이창용 엘빈.
초연때보다 노래를 많이 낮춰 불러서 솔직히 놀랐다.
아무래도 류정한 말고 다른 배우들에겐 버거웠던 음역대었던 모양이다.
좀 낯설긴 했지만 여전히 이 작품은 아름답다.
재공연 관람 첫번째 고려 대상은 이창용 앨빈이었다.
그 다음 카이 토마스가 궁금하긴 했는데 여의치가 않아 고영빈 토마스로 봤다.
(나중에 카이 토마스를 보려고 했는데 어느 틈에 출연진에서 빠져있더라)

두 번째 관람은 완전히 새로운 페어!
조강현 토마스와 정동화 앨빈.
미안한 말이지만 정동화는 관람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뮤지컬 <셜록홈즈>에서 조강현의 목소리와 연기에 놀라서 뒤늦게 이 작품에 합류한 그의 토마스가 정말 너무 많이 궁금했다.
28살이면 아직 시작 아닌가?
연습이든, 재능이든 분명히 뭔가가 있는 배우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외모에서도 그렇고 언듯언듯 류정한 토마스를 떠올리게 만들지만 확실히 표현은 서로 다르다.
류정한 토마스가 잰틀하고 때때로 귀여운 작가였다면
조강현은 토마스는 약간은 성마르고 예민한 그래서 안스러운 작가의 모습이었다.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
같은 배역을 배우마다 해석하는 방법이...
류정한, 조강현 두 배우가 해석하고 표현한 토마스 모두 나는 좋았다.
세련되게 노련한 류정한의 토마스와 
조심스럽지만 강단진 조강현의 토마스 모두.




나만 그렇게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조강현의 토마스에서는 외모부터 언듯언듯 류정한의 모습이 스친다.
미니미 혹은 아바타의 개념이 아니라 선배의 장점을 받아서 재창조한 느낌이랄까?
노래 부를 때 생소리를 내는 걸 다듬는다면 앞으로가 무척 기대되는 배우다.
감정과 표정도 참 좋았다.
하지만 이날 가장 의외의 인물은 정동화 앨빈이다.
지금껏 나는 이창용이 앨빈의 정석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내 생각을 정동화가 바꿔놨다.
전작 <스프링 어웨이크닝>를 보면서도 그의 연기에 별로 감흥이 없었는데
SOML에서 정동화가 표현한 앨빈은 감동적이었고 따뜻했다.
자칫 잘못하면 이석준 앨빈처럼 과장이 심한 찌질한 어른아이가 될수도 있는데
(이창용은 바르고 성실한 순수청년 이미지에 가깝다)
정동화 앨빈은 과장스럽지도 그렇다고 철없지도 않았다.
그래, 딱 유령같았다고 해두자.
공포감을 뺀 유령, 일종의 수호천사 같았다.
(정말 천사 클라렌스였을까?)
표정과 행동, 그리고 어투까지 감동적이었다.
진심으로 정동화 앨빈때문에 몇 번 울컥했다.
이번 시즌이 끝나기 전에 꼭 다시 보고 싶다.
이 두 사람의 페어를!



<Story of My Life>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고 격하게 아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을 계속 공연하는 전용극장이 하나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할만큼 나는 <SOML>이 너무나 좋다.
이번에 관람하면서도 내용을 뻔히 다 알고 있는데 설마 울게 될까? 싶었는데
여지없이 또 눈물이 나더라.
어쩌면 그 눈물은 불같은 질투의 다른 표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토마스와 앨빈의 우정이 너무나 탐나서 할 수만 있다면 훔치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토마스가 될 수 없다.
그리고 앨빈 또한 될 수 없다.
그러니 이 작품을 보면서 불같은 질투에 휩싸일 수밖에...

토마스와 앨빈처럼
내 머릿속에서 누군가 나타나 챕터 하나하나씩을 뽑아 들면서
내 이야기를, 우리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들려주면 좋겠다.

이야기에 이야기에 이야기를...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1. 11. 9. 06:14

난 정말 이 작품이 너무나 좋다.
사랑스럽고, 이쁘고 그리고 애뜻하다.
서글프게 아름답고 눈부시게 따뜻하고
너무 포근하고 깊은 꿈처럼 행복해 영영 그 잠에서 깨고 싶지 않을 만큼 너무 많이 좋고 좋다.
꼭 양지바른 곳에 앉아 천천히 녹는 눈을 혼자서만 독차지하고 대면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다시 공연이 되면 캐스팅이 누가 됐든간에 어쨌든 꼭 봐야겠다고 내내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게 내내 기다렸는데 고맙게도 다시,
그것도 겨울을 지나는 시간에 올려진 <The story of my life>
"스옴마" 폐인을 양산할만큼 초연때도 참 많은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다.
초연때는 류정한-이창용 페어로 1번, 류정한-이석준 페어로 또 1번,
이렇게 두 번을 봤었다.
올해는 고영빈과 카이가 새로운 토마스로 무대에 서고
이석준과 이창용이 작년에 이어 앨빈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약간 뒤늦게 합류한 조강현 토마스와 정동화 앨빈까지...
(내가 살짝 기대하고 있는 New face ^^)

고영빈-이석준, 카이-이창용, 조강현-정동화.
주로 이렇게 페어가 나뉘어지는 것 같은데
나는 절묘하게도 고영빈 토마스에 이창용 앨빈으로 봤다.
(초반엔 이런 조합이 좀 있더니 점점 갈수록 크로스 캐스팅이 거의 없다. 카이-이석준을 한번 보고 싶은데...)
개인적으로 초연때 류정한-이창용 페어가 너무 괜찮았었고
그때 받은 이창용 앨빈의 순수하고 깨끗한 느낌이 참 인상적이었다.
한참 대선배와 함께 공연하는거라 긴장도 됐을텐데 앨빈역을 너무 잘해서 무지 이뻤다.
이석준 앨빈은 좀 순화해서 표현하면 어른아이같아서 보면서 좀 민망했다.
노래를 너무 힘겹게 부르는 것도 안스러웠고... 
<레인맨> 이후 한동안 무대에서 볼 수 없었던 고영빈의 컴백작.
미안한 말이긴 하지만 뮤지컬 배우 고영빈에게 노래에 대한 기대치는 그닥 크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영빈 토마스를 챙겨본 건,
연륜과 느낌을 믿었다고나 할까?
그리고 1년여 동안의 떠남이 뭔가 그에게 남긴 게 있을 것이라는 기대.
그런 것들이 이 작품과 참 잘 맞지 않을까 싶었다.

 



고영빈 토마스는 초반엔 조금 조급했다.
특히나 노래를 부를 땐 박자를 살짝 앞서가는 모습도 종종 보였다.
그게 나빴다는 뜻이 아니라 왠지 의욕적으로 보여 신선했다.
개인적으로 고영빈이라는 배우가 이 작품에서 갖는 매력(?)이라면
능숙하고 편안한 노련함보다는 의외의 신선함인 것 같다.
(그래도 언젠가 배우 고영빈에게 오랫 연륜에서 비롯된 노련함을 꼭 보게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이창용 앨빈은 내가 기대했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이 작품에서만큼은 이창용이 선배 고영빈을 이끌고 가는 게 확실히 보인다.
아마도 배우 이창용에게 스옴마는 평생 그의 손가락에 꼽히는 몇 안되는 작품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확실히 초연때보다도 한층 편안하고 여유롭다.
<The Stroy of My Life>라는작품이 한 배우를 멋지게 성장시키는구나 싶어 왠지 흐뭇하고 대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연때와 어쩐지 좀 다르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넘버들 음이 전부 한 음씩 다 낮아져서 그랬던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류정한 토마스의 역량과 흔적이 느껴진다.
덕분에 배우들은 별로 힙겹지 않게 넘버를 부를 수 있게 되긴 했다.
(그래도 또 다시 보고 싶다. 류정한 토마스를...)

 

<The Stroy of My Life>와 <Thrill me>
젊은 남자 배우들이라면 꼭 하고 싶은 작품.
그리고 개인적으로 내가 참 많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2인극 두 작품!
너무 좋은 건 올 겨울에는 이 두 작품을 전부 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따뜻하고 포근하다.
덕분에 올 겨울엔 버티기가 한결 수월하겠다.
딱 스옴마의 넘버 그대로다.
2011년은 2010년 보다 더, 훨씬 좋았어요...

<1876년>

1876년!
자동차도 없고  라디오나 TV 영화 다 없던 때였죠.
또 지금은 없는 병들도 많은 때였는데
그 때 누가 쓴 이야기를 우린 아직까지 읽어요.
1876년!
화장실도 없었고 또 지금과는 엄청나게 달랐었데요
매일매일 새로운 과학기술이 나와도
그 옛날에 쓰여진 글이 살아있어요.
난 책은 그저 글씨뿐이라고 생각했죠
근데 이 책을 읽을 땐 톰 소여가 보여
한번 나타난 이야기는 사라지지 않아.
긴 세월을 넘어 영원토록 남아있어.
언젠가 이런 얘길 쓰는 게 내 꿈이죠.
1876년 작은 촌에 살던 한 사람이 이 모든 모험을 적었죠.
그 모험들에 숨을 불어넣어줬기 때문에
76년은 75년 보다 더, 훨씬 좋았어요.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