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4. 10. 15. 08:01

<프랑켄슈타인>

일시 : 2014.10.10. ~ 2014.11.09.

장소 :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원작 :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

극본 : 낙 디어 (Nick Dear)

연출 : 조광화

무대 : 정승호

출연 : 박해수(Creature), 이율(Victor Frankenstein)

        정영주(De Lacey & Madam Frankenstein)

        박지아, 전경수, 이현균 외

제작 : 연극열전, 예술의전당

 

올해는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이 공연계의 핫이슈다.

올초 엄청난 폭풍을 몰고왔던 창작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그랬고

조광화 연출의 이 연극도 그렇고...

배우 박해수와 조광화의 만남만으로도 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은 충분히 컸다.

그런데 실제로 내 눈 앞에서 확인한 모습은,

그 기대감마저 훌쩍 뛰어넘었다.

원작을 충실하게 따르는듯하면서 원작과 완전히 다른 결말을 이끌어가는 충격적인 반전.

마치 불시에 급소를 가격당한 느낌이더라.

인간만이 유일한 존재여야 한다는 오만은 그에 상응하는 댓가를 안겼다.

자신이 만든 창조물의 창조물이 된다!

그것도 과거의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창조물이라면... 

그걸 우리는 도대체 뭐라고 불러야 할까?

"넌 인간이 아니야, 넌 단지 내가 만든 실험실의 동물일뿐이야!"

빅터가 괴물에게 했던 말은 빅터의 "원죄"가 되어 되돌아왔다.

빅터의 파라다이스와 창조물의 파라다이스는...

빅터도 창조물도 금단의 열매인 선악과를 먹어버렸다.

결과가... 참혹하다.

되돌릴 수가... 도저히 없겠다.

 

박해수의 연기는 정말이지 모든걸 압도할만큼 엄청나더라.

그야말로 말 그대로 괴물같았다.

그래선지 상대적으로 이율 빅터의 균형감이 살짝 무너지긴 했지만

솔직히 그걸 느낄 겨를이 없었다.

박해수가 보여준 괴물은 인간의 탄생과 성장 과정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창조된 괴물이 냈던 첫소리,

괴성에 가깝던 그 소리가 나는 꼭 "엄마"를 찾는 소리처럼 들렸다.

그건 야수성보다는 때묻지 않은 순수함에 가까워 더 안스럽고 아팠다.

빗소리, 새의 날개짓과 소리를 흉내내는 모습은 천진함의 극치였고...

이런 괴물의 모든 성장 과정과 변화를 보여준 박해수 모습은,

정말이지 접신의 경지였다. 

솔직히 경외감까지 느껴지더라.

이 작품이 갖는 여운은.

배우 박해수에게도, 나에게도 꽤 크게 작용하겠구나...

공연장을 나오는 마음끝이 묵직했다.

 

한 번 더 예매한 상태인데,

다시 볼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괴물의 마지막 대사,

그걸 다시 들어야 한다는게 솔직히 너무 두렵고 무섭다.

 

어리석은 인간아!

왜 그렇게 생각해!

인간만이 창조할 수 있다고 생각해?

늬가 숨이 끊어지면,

난 널 다시 살려낼거야!

온전하게 너의 기억을 그대로 가진,

나를 만들어낸 그 실체를 다시 살려낼거야!

늬가 숨이 끊어지면,

나에게 잘못을 빌고 날 너의 동반자로 인정해줄때까지 계속 살려낼거야!

날 버린 널, 그 원죄를 후회할때까지!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1. 8. 29. 06:30


<황구도>

극 본 : 조광화
연 출 : 최용훈
기 간 : 2011.7.15~8.28
장 소 : 대학로문화공간 필링2관(구.이다2관)
출 연 : 오현우, 박상훈, 이지혜, 전유경, 안성헌, 최지훈 외


매년 이맘때면 "서울문화의 밤"이 열린다.
좋은 공연들을 단 돈 만원에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기는 날 ^^
올 해는 놓치는가 싶었는데 다행히 어찌어찌 시간이 됐다.
선택한 작품은 극단 작은 신화의 25주년 기념공연인 <황구도>
개인적으로 동물이 나오는 걸 좋아하지 않는데
(그래서 세계 4대 뮤지컬이라는 <캣츠>도 안봤다. 올 해 또 공연되는데 여전히 안 땡긴다)
평도 괜찮고 극단도 괜찮고, 조광화 극본에 최용훈 연출도 맘에 들었다.
그리고 일단 캐츠처럼 실감나게(?) 개 분장을 하고 나오는 것도 아니니까 그런데로 괜찮을거란 마음도... ^^

무려 18년만에 재공연되는 작품이란다.
그래서 예전보다 약간은 현대적인 접근을 시도했다는데 18년 전 작품을 보지 않아서 그건 잘 모르겠고...
암튼 개같은 인간과 인간같은 개의 대비는 강렬하고 파격적이다.
레이디가가를 떠올리게 하는 인간의 과장된 의상과 말투, 모습을 보고 있자면 기가 막히기도 하다.
연출가 최용훈의 말을 빌리자면 그런 모습이
"이미지에 경도돼 어느새 거기에 익숙해진 현대인을 상징" 한단다.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그래서인지 개보다 이런 과장된 인간에게 오히려 더 거부감이 느껴진다.
사랑에 낭만이 있던가!
정말 개나 물어갈 소리긴 하지만
개가 보여주는 인간적인 사랑은 참...
부끄럽기도, 암담하기도, 그리고 미안하기도 하다. 




극중 개의 시선을 통해 표현되는 인간의 모습은
기발하다못해 기괴하다.
남녀관계에서 오직 성적인 탐닉에만 몰두하는 인간의 모습은
아무곳에서 홀례붙는다며 손가락질 당하는 개의 그것보다 더 너저분하고 추잡하다.
극도로 과장된 목소리와 행동은
보고 있으면 결코 과장이 아닌 현실을 그대로 보고 있는 착각마저 든다.
그래 원래 인간이 이랬지... 하면서
점점 같은 종(種)이라는 게 부끄러워지면서
에이, 차라리 나도 개(犬)나 되버리자는 막장의 심정이 되기도 한다.
인간에게 남은 건 욕정이고,
개에게 남은 건 순정이라니...
얼마나 낮부끄러운 우화(愚話)인가!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나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 구절의 인용은
사랑에 대한 허와 실의 대비를 그런대로 잘 보여준 장치같다.
떠돌이 개를 등장시켜 이 장면을 표현한 것도 괜찮았고...
무대 위 인간의 모습인 개들이 주고 받는 짧은 단문의 대사들은 실제로 개의 짖음,
그것과 유사하게 느껴진다.
개의 입을 통해서
"맹세와 배신은 개에 꼬리 같다"
"좋은 수란 항상 평범하지. 거침없이, 미련 없이, 황구답게!”
이런 대사들을 들으니 참 기분이 묘하고 막막하다.
그런데도 이 대사들이 어떤 때는 나를 꽉 물고 놔주지 않아 당혹스럽다.
뭐, 구구절절 옳은 소리이긴 하지만...

인간들아!
황구 아담과 스피츠 캐시, 스피츠 거칠의 특별한 사랑을
조금은 부담스럽게, 조금은 불편하게 보면서
우리도 잠시 반성하자!
개만도 못한 세상이라고
개만도 못한 사랑을 할 수는 없지 않는가 말이다.

컹!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0. 7. 13. 06:39

"연극열전"처럼 계속 이어지는 시리즈 연극 기획물이 하나 더 생겼다.
"무대가 좋다"가 바로 그 주인공.
착한 글레머(?)라며 요즘 주가가 한창 상승 중인 연기자 신세경이 홍보대사다.
다양하고 좋은 연극이 활성화를 위해서
개인적으로는 이런 기획들이 더 많아진다면 좋겠다.
야심차게(?) 준비한 "무대가 좋다"가 선택한 첫 번째 작품 <풀 포 러브>
일단은 출연진이 무지 화려하다.
나무 엑터스(그래서 출연진이 거의 나무 엑터스 소속 탈렌트들이다)와
거대기업 CJ 엔터테이먼트, 악어컴퍼니가 손을 잡고 기획했단다.
남자 주인공 에디 역에 박건형, 한정수, 조동혁
여자 주인공 메이 역은 김정화와 김효진
이 심각한 이야기의 원인 제공자인 아버지 역엔 남명렬.
그리고 마지막으로 메이의 새 남자 친구 역의 박해수까지...
브라운관을 그대로 옮겨왔다고 해도 정말 과언이 아닌 프로필들이다.
거기다가 2년 6개월만에 뮤지컬 무대에서 연극으로 복귀한 조광화 연출작.
어쨌든 조금은 기대를 하게 만들긴 했다.



Fool for Love
이복남매인 주인공 에디와 메이.
뭐 이 정도까지만 이야기해도 대충 감이 잡히는 내용이다.
"너를 찾아 4,000 킬로미터..."
에디는 자신을 떠난 이복동생이자 연인인 메이를 찾기 위해 4,000 킬로미터를 달려 
드디어 이곳 모텔을 찾아왔다.
메이는 새로운 직장도  남자 친구도 생겼다며
더 이상 반복하고 싶지 않다고 떠날 것을 종용한다.
포스터엔 "격정적인 사랑의 광시곡!"이라고 표현되어 있다.
치명적인 끌림, 사랑과 증오, 우정과 질투 모든 것을 보여주는 연극이라는 해외언론평도 있다.
그런데 어쩌지?
보고 난 솔직한 심정은 Fool이 된 것 같다.
해외에서는 그랬는지 몰라도
내가 본 연극에서는 격정은 없고 단지 코믹만 있더라.
도대체 에디는 왜 4,000 킬로미터를 쉬지않고  달려왔을까?
고작 이렇게 농담따먹기나 하려고???
껄렁함을 넘어 멘탈이 수시로 이탈한 것 같은 에디와
시종일관 고음역대의 소리를 그야말로 바락바락 질러대던 메이.
(개인적으로 정말 듣기 싫은 소리영역이라 무지 괴로웠다)
이들의 목적이 고문인가 싶기도 했다.
어쩌면 그렇게 포스터의 느낌과 완전히 동떨어지는지...
마치 공갈빵을 손에 쥔 기분이다.
이 허무한 배신감을 뭐라고 표현할까?
그래도 뮤지컬이긴 하지만 무대경험이 많은 박건형과 김정화마저도 이런 시츄에이션이니
조동혁, 한정수, 김효진의 만남도 진지하게 걱정스럽다.



배두들의 톤을 들으면 내가 다 민망하고 절박해진다.
부족한 연습기간이 턱없는 흠으로 자주자주 드러난다.
급기야는 사소한 것들까지 눈에 거슬리기 시작했다.
어쩌자고 여주인공의 치마는 침대보와 똑같은 천이고
(그 모텔에 투숙하려면 동일한 유니폼이라도 입어야 하는 건가!)
황당하고 학예회스럽던 음향과 시작과 끝에 나오는 극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던 중얼중얼 거리는 노래.
(그런데 더 황당한 건 이 연극이 사실은 그 노래 분위기 같아야 했다는 사실이다)
오렌지빛 조명은 불안하고 뭔가 자극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해서 처음엔 좋았는데
극이 진행될수록 이상하게 집창촌은 연상시켜 점점 불편해졌다.
차라리 대놓고 코믹 연극이라고 했으면 나는 유쾌하게 하하 웃으며 잘 봤다고 말할 수 있었으리라.
이례없이 길게 줄을 서가면서 표를 찾고
오랫만에 꽉찬 연극 객석을 보면서 흐뭇했었는데
찜찜한 기분으로 돌아서고 말았다.
배우들의 명성에 실려 흥행에는 성공하겠지만
결코 좋은 평가를 받기에는 어려운 작품(?)이 아닐까 생각된다.
아무래도 우리 정서에 맞지 않는 이복남매의 사랑이라는 소재도 한 몫을 했겠지만...
보고 난 느낌은 대략 난감이다.
혹 모르지.
아직 시작이니고 9월 12일까지 한다니까 그 사이에 달라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과연...)
스스로 연극 첫 무대가 감격스러웠는지 박건형은 시종일관
극의 분위가와 어울리지 않게 소풍나온 아이처럼 어이없이 천진하다.
덩달이 시리즈도 아닌데 김정화까지도...
보물찾기까지 끝나고 소풍이 마무리가 되면 그제야 분위기 파악이 될라나?
제발 그랬으면...



배우들의 연기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혼란스럽고 괴리감마저 느낀다.
마치 두 개의 채녈을 수시로 돌리고 있는 느낌이랄까?
스토리 진행자(?)처럼 환상의 존재로 등장하는 아버지 역의 남명렬의 투혼이
오히려 눈물겹기까지하다.
(그런데 나는 극 중간에 그가 침대 밑에서 등장하는 그 말도 안되게 코믹한 모습이 너무 싫다)
그리고 그닥 존재감 있는 배역이 아닌 박해일의 모습까지도...
(이 사람 어디서 봤지? 생각했는데 목소리 듣고 기억했다. 뮤지컬 "영웅"에서 선생님으로 출연했던 배우)
나무 엑터스 김동식 대표는 계속 "무대가 좋다"에 소속 배우들을 출연시킬 계획이고
공연은 어찌됐든 대박을 칠 것이다.
그렇다면 기왕 대박 칠 거,
좀 치열하고 제대로 대박을 치면 좋겠다.
"연극열전" 역시나 연예인을 기용해 흥행에 어느 정도 성공을 하긴 했지만
"무대가 좋다" 기획보다는 그래도 더 괜찮았다는 생각을 이제야 하게 됐다
다음 공연될 연극은 얼마전까지 공연됐던 <클로져>다.
안전하게 가겠다는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이미 문제작이 될 전망이다.
국민 여동생 "문근영"과 요즘 TV와 영화까지 진출해 맹활약중인 배우 "엄기준"이 주인공이란다.
벌써 홍보 문구는 "문근영 스트립 댄서 되다!" 뭐 대략 이런 난감한 멘트로 시작된다.
티켓 오픈하면 이건 뭐 전쟁터가 따로 없겠구나 싶다.
혹시 "무대가 좋다"가 노린 게 바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라인업으로 나온 작품 중 소위 울겨먹는 작품이 상당하다.
(풀포러브. 클로져, 프루프, 트루웨스트, 댓페이스, 아트, 거미여인의 키스, 3일간의 비)
"무대가 좋다"라는 말이 과연 누구를 향해 좋은 건지
점점 궁금해진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11. 2. 05:45
궁금하긴 했다.
김훈의 동명소설 <남한산성>이 창작뮤지컬로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쉽게 만들어지기 힘든 작품이라고 혼자 생각했다.
배경이며, 대사며, 심난한 독백같은 모든 느낌을 전달한다는 게
책의 표현데로 가파르지 않을까 우려했다.
오래 고민을 하다 겨우 공연이 끝 무렵에 결국 찾아 봤다.
지금은 내 심정은...
다행이구나 싶다.
놓치지 않고 볼 수 있어서...



묘하게도 나와는 항상 인연이 없던 배우였던.
김수용, 성기윤, 손광업, 배혜선
드디어 이 모든 사람들을 한 작품 속에서 만났다.
그리고 그들은 명성만큼이나
무대 위에서 꽤 인상적인 그리고 꽤 괜찮은 모습을 남겨줬다.
창작 뮤지컬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그 사람들은 모습엔 어딘지 묘한 책임감과 사명감이 느껴진다.
특히 초연의 무대일 경우에는 더욱 더.
어쩌면 그들의 역량에 따라 이 초연의 무대가
초연이자 막공이 될 수도 있다는 절박함을 품고 있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영웅>과 <남한산성>
지금 공연되고 있는 두 개의 대형 창작 뮤지컬은
그래서 기특하면서 동시에 절박하다.
그리고 그 양면성은 무대 위에서 그대로 긍정적인 적나라함으로 드러난다.



원작 김훈, 극본 고선웅, 연출 조광화
꽤 괜찮은 아니 상당히 괜찮은 조합이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이후 고선웅, 조광화 
두 사람의 멋진 콤비네이션을 다시 한 번 보게 되다.
그리고 의상과 무대...
전체적으로 대나무를 무대 배경으로 삼아 묘한 신비감을 준다.
텅 빈 대나무의 옹골찬 꼿꼿함과 수직성.
결국은 모든 이의 마음이었으리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인조(성기윤)의 마음.
청과의 화친으로 살 길을 도모하자는 최명길(강신일)의 마음.
청과의 무력 충돌로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김상헌(손광업)의 마음.
자신을 버린 조국을 똑같이 배반하고 청의 길라잡이가 되어버린 정명수(이정열)의 마음.
청을 찾아가 화친의 편지를 전하고 목숨을 버리는 오달제(김수용)의 마음.
그 모든 대쪽같은 마음들이 산성을 만들어 머무르게 했을 거라고...
"죽어서 살 것인가! 살아서 죽을 것인가!'
이 모순된 명제 앞에 누구들 절박하지 않을까...
"당면한 문제를 당면할 뿐"이라 했던가...



청의 황제 홍타이지(서범석)의 등장의 웅장함과 섬뜩함은
내리는 눈을 맞으로 초라하게 남한산성으로 피접하는 인조와의 운명과 대비된다.
눈발 속에서 인조의 음성은...
날리는 눈처럼 분분했고 심난했고 아득했다.
"그것이 왕이 결정한 일이더냐?"
그 짧은 말 속에는 힘 없는 왕의 어쩔 수 없는 무력감과
최후의 결정에 대한 절망감이 묻어 있다.
청의 황제 앞에서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는 인조의 모습.
어쩌면 그 고개를 다시는 들고 싶지 않았으리라.
땅의 찬 기운과 함께 차라리 사늘히 굳어지길 바라지 않았을까?
서러운 기운에 내 몸까지도 가늘게 떨린다.



우리나라 창작 뮤지컬이 여기까지 왔구나...
기특한 생각을 하게 된다.
<영웅>도 그렇고 <남한산성>도 그렇고...
특히 <남한산성>의 무대와 음악은 참 많은 걸 느끼게 한다.
더 좋은 작품으로 진화되길 지금 초연의 무대를 보면서
희망하게 됐다.
주연같은 열정의 앙상블까지...
그들 한명 한명에게 아름다웠다 말해주고 싶다.
당신들이 모두가 쌓은 견고한 <남한산성>은
사실은 극의 결말과는 다르게
몹시 아름다웠노라고 말해주고 싶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