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8. 9. 17. 09:14

 

<신흥무관학교>

 

일시 : 2018.09.09.~ 2018.09.22.

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극작, 작사 : 이희준

작곡, 음악감독 : 박정아

연출 : 김동연

출연 : 지창욱(동규), 강하늘(팔도), 지청천(성규), 이태은(나팔), 임찬민(혜란), 이정열, 남민우, 오진영 외

주최 : 육군본부

주관 : (주)쇼노트, 국립박물관문화재단

 

국군의 날 70주년 기념 육군 창작 뮤지컬 <신흥무관학교>.

거창한 타이틀 보다는

좋아하는 배우들의 무대였고,

좋아하는 작곡가 박정아와 좋아하는 작사가 이희준,

그리고 좋아하는 연출자 김동연까지 참여한 작품이라 기대가 됐다.

<쓰릴미> 이후에 지창욱과 강하늘이 한 무대에 서는 것도 백만년 만이기도 하고...

오랫만에 찾은 국립박물관은 역시 좋더라.

저물어가는 하늘빛도 반가웠고

소소하게 불어오는 바람도 좋았다.

흠이라면,

극장을 가기 위해 계단을 올라가면 정면에 보이는게 골프연습장이라는거.

이건 매번 볼 때마다 무지 당혹스럽고, 여러모로 부끄럽다.

 

각설하고!

기대했던 작품은,

눈 앞의 골프연습장보다 더 당혹스러워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극장 용의 음향은 잘 알고 있지만

이건 해도 해도 너무 했다.

군인정신으로 가열차게 소리치고 부르고는 하던데

뭐라 하는지 잘 모르겠다.

특히 떼창은 더 심하다.

스토리도 형편없고, 무대도 학예회 수준이다.

지창욱, 강하늘, 성규의 엄청난 팬덤 덤에

환호성은 엄청나긴한데

솔직히 작품은 그런 환호성을 받기에는 민망한 수준이었다.

귀에 꽃히는 넘버는 "죽어도죽지 않는다" 단 한 곡 뿐이고

난데없는 개그코드도 거슬렸다.

덕분에 2013년 <프라미스>는 수작에 속했구나 뒤늦은 감동을 했다는 개인적인 후문.

 

원래는 한 번 더 볼 생각이었는데

일말의 망설임 없이 취소했다.

지창욱과 강하늘이 좋아하는 배우긴 하지만

두 번 보는 건 도저히 못하겠다.

이건 애국심으로도 안되겠다.

도저히...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6. 8. 31. 08:04

 

<그날들>

 

일시 : 2016.08.25. ~ 2016.11.03.

장소 :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대본. 연출 : 장유정

편곡, 음악감독 : 장소용

안무감독 : 신선호

무술감독 : 서정주

출연 : 유준상, 이건명, 민영기, 오만석 (차정학) / 지창욱, 오종혁, 이홍기, 손승원 (박무영)

        김지현, 신고은 (그녀) / 서현철, 이정열 (운영관) / 김산호최지호 (대식) / 박정표, 정순원 (상구)

        이진희, 이봉련 (사서), 송상은, 이지민 (하나) / 문희라(수지) 외

제작 : (주)인사이트 엔터테인먼트 

 

어렸을 때는 김광석의 노래가 그다지 감흥이 없었는데

나이가 들어선지 지금은 하루 종일 김광석 노래를 듣고 있는 때가 많다.

들을때마다 새삼 좋은 노래가 정말 많구나 싶다.

그런 노래들이 있다.

시간이 들수록 더 친숙해지고, 다정해지고, 빈 여백의 감성까지 이해되는 그런 노래.

김광석의 노래들이 딱 그렇다.

그래서 그의 노래들은 마치 나와 같은 속도로 나이를 먹는 것 같다.

이 작품도 딱 그렇다.

2013년 초연보다 2015년 재연이 더 좋았고,

2015년 재연보다 지금 삼연이 더 좋다.

그건 테크닉적인 면에서 더 좋았다는 뜻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감성적인 측면이 좋았다는 의미다.

이 작품을 남다르게 생각하는 초연배우들의 계속되는 캐스팅도 너무 좋고

덕분에 새롭게 합류하는 배우들까지도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시너지효과다 참 좋다.

작품이라는게 스토리가 물론 중요하지만

그외의 것들의 총합에 의해서도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걸 이 작품의 재연, 삼연을 통해 느낀다.

처음 이 작품을 봤을때

정학과 무영을 맡은 배우의 나이 차이가 너무 심해서 사실 불만이었는데

삼연을 보고서야  의도된 캐스팅이었다는걸 이해했다.

왜냐하면 무영은 계속 과거 속에 남아있어야만 했으니까...

 

오만석의 부친상으로 차정학이 이건명으로 변경됐는데

이건명과 지창욱의 합는 기대보다 훨씬 좋았다.

일단 작품 전체를 끌고 가는 이건명의 힘이 너무 좋았고 노래 부를 때 강약 조절도 참 좋았다.

(특히 1막 엔딩곡 "그날들"은 감정의 변화가 정말 좋더라) 

오랫만에 무대에 복귀한 지창욱은 진심으로 행복해 보였고

그런 만큼 최선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해 참 예쁘더라.

사담이긴한데,

경호원으로 처음 등장하는 장면에서

2013년과는 엄청나게 달라진 지창욱의 어깨와 팔근육을 보고 깜짝 놀랐다는... ^^

(그때는 여리여리한 소년의 느낌이 남아있었는데 이제는 그냥 상남자더라) 

회차가 많은건 아니지만 삼연까지 참여해줘서 다행이고

그걸 내가 봐서 또 다행이구나 생각했다.

지금은 중국에서도 엄청난 사랑을 받는 한류스타가 됐지만 

2010년도만 해도 신촌 STAGE에서 강하늘과 뮤지컬 <쓰릴미>를 할 때 "애기페어"로 불렸었다.

그랬던 두 사람인데,

불과 6년 만에 배우로서 굳건하게 자리잡은걸보니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그때도 저 두 배우는 잘 되겠구나 싶었는데...

 

정말 무럭무걱 잘 커줬서 기쁘다.

지창욱도,

뮤지컬 <그날들>도,

그리고 내 마음 속 김광석도.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