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09. 9. 21. 00:35
서울에서의 마지막 공연이 있던 일요일 저녁
조금 일찍 세종에 도착해 공원에서 해바라기를 하다.
낮공연을 마친 루시와 엠마가 동료 배우들과 이야기하는 모습이 보인다.
반가운 마음(?)에 사진 한컷을 부탁했더니 "OK!"라며  밝게 대답한다.
루시역의 벨린다에게 말을 걸어서였는지
엠마역의 루시 몬더가 자신이 사진에 나올까봐 고개를 살짝 숙인다.
"Together, Please!"
그녀들이 서로 웃으며 사진기 앞에서 포즈를 취해준다.
잠깐의 휴식이었을텐데...



객석은 그야말로 완벽하게 꽉꽉 들어찼다.
공연의 명성도, 브래드 리틀의 명성도 대단하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
네번이 관람 동안 궁금했던 걸 음향팀에게 확인하다.
역시 라이브 연주였단다.
OP석까지 개방한 공연이라 연주자들은 무대 제일 뒤에서 연주했다고 한다. 
MR이었다면 아마 관객이 감탄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을 거란 생각
확실히 라이브 연주는 선명하고 여유가 있어 좋다.
마지막 공연을 보면서
나는 또 다시
Jekyll의 손끝에 숨이 막히고
Hyde의 발끝에 숨을 멈춘다.
다정하고 따뜻한 Jeyll의 목소리,
살점을 물어 뜯는 듯 야만적인  Hyde의 목소리...

매 장면마다 쉽게 끊어지지 않던 관객들의 박수소리와 감탄소리...
확실히 막공의 위력은 집단 최면의 효과가 있다.
배우들도 마지막이라 그런지 끔찍하게 잘해서 오히려 화가 났다.
이제 끝이라는 생각에...



한 달 동안 참 좋았다.
충분한 위로였고 그리고 충분한 즐거움이었다.
그 기억이 있으니 적어도 내게는 좋은 추억 하나 담긴 셈이다.
그런데 사실은,
또 다시 그의 손끝과 발끝을 온 몸으로 느끼고 싶다.
지독한 Dangerous Game...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9. 12. 10:18

비 온 뒤 오후,
다시 찾은 Jekyll & Hyde
Brad Little
이 사람의 목소리가 궁금해서 찾은 공연장



안타깝게도 오늘 이 사람의 목소리엔 힘겨움이 느껴진다.
주말의 4회 공연을 해야 한다는 것!
예전 우리 배우들도 말했었다.
4차례의 공연을 연이어 한다는 건
살인적인 동시에 제 정신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라고...
90%가 넘는 무대 등장을 해내야 한다는 압박감과, 잘 해야 한다는 중압감.
그것도 두 사람의 확실히 구분된 목소리와 행동으로...



내가 생각하는 내한공연 <Jekyll & Hyde>의 최고 장면은,
1막에서는 역시 <This is the moment>
<Transformation>, <Alive>도 물론 좋지만
브래드 리틀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곡은 역시 <This is the moment>다.
그의 딕션은 참 선명하고 정확하다
무대와의 거리감을 상쇄시킬만큼...
배우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 딕션이라고 믿고있는 나에게 그는 확실히 모범적인 배우다.
이사회 장면의 그 숨가쁘고 분노에 찬 모습에서조차도 그의 딕션은 선명하고 또렷하다.
그래서 Jekyll의 분노가 나는 아주 정당하게 느껴진다



2막에서는 <Dangerous Game>
Lucy와 Hyde 둘 사이의 거리감과 정확히 반대되게 느껴지는 긴장감.
여전히 내겐 미스터리다.
그 거리에서 어떻게 나에게까지 이런 감정들이 전달될 수 있는지가...
우리나라 공연의 화려한 리액션에 익숙한 사람들은 좀 실망스럽고 우습게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 장면에선 숨을 쉬는 것조차 아깝다.
Hyde의 손끝과 발끝이 모든 언어들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건 무엇보다도 확실한 dangerous game이다.



아마도 Emma역이 루시 몬더(Lucy Maunder)였다면
<In his eyes>도 포함이 됐을테지만
오늘 공연에서는 under 브리앤 터크(Brianne Turk)가 엠마 역을 했다.
그녀는....너무 떨었다.
그녀 자신의 긴장감 때문이었겠지만 몸이 자꾸 앞으로 기울어진다.
그대로 무대 위로 넘어질까봐 걱정됐다.
그리고 그녀 목소리에서 간간히 느껴지는 탁성
<Once upon a dream>
그 맑고 깨끗한 노래는 역시 Lucy maunder의 목소리가 제격이란 생각.
lucy역의  벨린다 월러스톤(Brelinda Wollaston)은 공연을 볼 때 마다
점점 더 매력적임을 알게 된다.
1막에서의 <Someone like you>, 2막의 <A new life>는
그녀를 내 귓 속으로 그대로 옮겨놓게 한다.



마지막 엔딩인 결혼식 장면
배우들이 무대를 등지고 자리에 앉아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항상 배우들의 앞모습을 보는 게 익숙한 시선이었기에...
(Jekyll이 심험실에서 약물을 주사하지 않고 마신 것도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우리의 원샷 문화(?) 때문에 아마도 더 당황스러웠는지도....
 작은 주사기가 멀리 앉은 관객에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바꾼 것 같다는 나름의 추리를 해 본다.)
지금은....
의도가 어느정도 파악이 된다.
그게 딱 적절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고민의 흔적이 보여 다행스럽다.
익숙함에 대한 반발이 예상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90% 정도 만족한 공연.
그래도 브래드 리틀의 <This is the moment>는 여전히 좋더라.
Hyde로써의 마지막 커튼콜 엔딩도...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9. 7. 05:55
8월 30일 VIP 석에서 처음 관람한 후
지난 토요일 무작정 세종문화회관을 찾아 낮공연을 관람하다.
그것도 3층에서... ^^
급격한 자리 이동이긴 했지만  단지 노래만 들어도 좋을 것 같아서 찾아간 곳.
그리고, 확실히 그랬다.
3층까지 울리는 브래드 리틀의 목소리는 여전히 소름을 넘어 공포로 다가온다.



톰 행크스를 떠올리게 하는 Jekyll의 목소리.
(선량하고 장난기마저 느껴지는 다정한 Jekyll~~~)
그러나 Jekyll일 때도 신념을 가지고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는 장면에서는 일부러  Hyde의 거친 목소리를 낸다.
가령 이사회 장면의 거친 논쟁과 일기를 보는 엠마의 모습을 보고 다그치는 장면 등.
그럴 때 듣게 되는 목소리가 개인적으로 참 좋다.
Hyde가 살짝 섞여있는 Jekyll의 그 목소리.



비록 먼 곳에서의 관람이었지만
첫번째 관람 시 놓쳤던 부분들 몇 개를 찾아내고 혼자 놀라기도 한다. 
확실히 더 안정적이고 전체적으로 풍부하면서도 가득찬 소리의 울림.
거칠다 못해 야만적이기까지 한 Hyde의 목소리.
3층에 자리를 잡고 앉았을 때만 해도 그랬다.
"어디, 여기에서 어느 정도까지 느낌이 전달되나 보자!"
그런데 결국 혼자 유치한 겨루기를 했던 셈.



루시와 엠마의 목소리도 역시 좋았다
3층에서 배우들의 목소리 떨림까지 다 전달받았다는 건
역시나 환상적인 즐거움에 속한다.
3층 관람에서 절대적으로 놓칠 수 없는 즐거움 중 하나는
무대를 전채적으로 조망할 수 있다는 사실
조명의 변화하든가, 무대배경의 이동들을 꼼꼼히 들여다보는 것도
꽤나 재미있는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실험실 장면에서는 무대 전체를 서서히 실험실로 축소시켜 집중시킴으로
관객들의 시선 하나하나를 그 안으로 응축시킨다.
우리나라 공연의 조명과 무대효과들을 떠올리게 한다.
극적으로 확실하게 구분됐던 "The confrontation"의 조명과 인공적인 기계음
배우의 역량에 따라 이 모든 것들이
2차, 3차적인 요소로 한발짝 물러날 수 있음을 절감한다.



문득, 브래드 리틀의 <오페라의 유령>이 간절히 보고 싶다.
그 역시나 한국에서 "팬텀"으로 다시 공연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는데....
<Jekyll & Hyde>를 연기하는 그의 손끝을 보면서
"팬텀"을 연기하는 그의 손끝은 과연 어떨지 궁금해졌다.
"I Need To Know!"
<Jekyll & Hyde>에서 그의 손끝을 따라가는 게 얼마나 숨막히던지...
좋겠다. 그는......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목소리와 손끝을 가지고 있어서.

홀로 열심히 중독 중이다.
그리고 그게 지금은 꽤나 심각한 문제로 대두 중이다.

=======================================================================

This Is The Moment


This is the moment
This is the day
When I send all my doubts and demons on their way
Every endeavor I have made ever
Is coming into play is here and now today

This is the moment this is the time
When the momentum and the moment are in rhyme
Give me this moment this precious chance
I'll gather up my past and make some sense at last


This is the moment when all I've done
All the dreaming scheming and screaming become one
This is the day see it sparkle and shine
When all I lived for becomes mine


For all these years I've faced the world alone
and now the time has come to prove to them I made it on my own


This is the moment
My final test
Destiny beckoned I never reckoned second best
I won't look down I must not fall
This is the moment the sweetest moment of them all


This is the moment damn all the odds
This day or never I'll sit forever with the gods
When  I look back
I will always recall
Moment for moment
This was the moment
The greatest moment
Of them all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8. 31. 02:00

2009. 08. 30. PM 7:30
세종문회회관 대극장

오랫동안 기다렸던 공연을 보다
<Jekyll & Hyde>
<오페라의 유령> 팬텀으로 총 2,150회 세계 최다 공연을 이끌어 왔던 브래드 리틀(Brad Little)
드디어 그의 모습을 보고야 말았다.



그는 정말 소름이 끼치도록 무시무시하게 공포스러웠다.
정말 여러가지 의미로.
Jekyll일 때의 그의 목소리는 내가 들어본 최고의 달콤함이었다.
그리고 Hyde로 변했을 때 그 긁어대는 가릉거리는 목소리란,
그런 목소리로 도대체 이 공연들을 다 할 수는 있는 건지 의심하게 된다.
그의 "This is the moment"
생각했던 것 그 이상으로
거대했고 그리고 엄청난 전율이 느껴진다.
단지 이 한 곡을 듣기 위해서 이 공연을 다시 본다고 해도 
결코 아깝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 만큼....



엠마와 루시의 "In his eyes"
엠마 커루 역의 루시 몬더(Lucy Maunder)의 목소리는 정말 예쁘고 사랑스럽다.
내가 지킬이라도 이런 목소리를 가진 엠마라면 도저히 사랑할 수밖에 없으리라는 생각.. ^^
루시 해리스 역의 벨린다 월러스튼(Belinda Wallaston)
컨디션이 좀 그랬을까?
약간 극과 극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론 나쁘지 않았다.
특히 1막 후반부의 "Someone like you"
역시나 기억이 담아낼 것 같다.
2막에서 Hyde와의 "Dangerous game"
그리 가까운 거리가 아니었음에도 아니 오히려 터치가 거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두 사람이 한 몸처럼 느껴진다.
거의 완벽하게 관능적이고 무시무시할 정도로 유혹적이었던 장면.
어떻게 이런 느낌이 가능한거지???
그것도 그렇게나 서로 멀리 떨어져서....



눈을 휘둥그레 만들었던 무대들.
그 검붉은 배경과 어둠들.
꼭 립싱크를 하는 것 처럼 느껴지던 배우들의 엄청난 노래 실력들까지...
2시간 30분의 시간이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버렸다.
허무함조차 느낄만큼...



늘 너무나 젊은 배우로만 채워졌던 우리나라 무대와
오히려 나이가 있는 배우들로 채워진 오리지널 무대.
그게 사실 나는 제일 부럽게 다가온다.
그럴 수 있으려면, 그렇게 되기까지는 아무래도
우리는 조금 더 시간이 지나야 할 것 같아 좀 서운한 느낌도 든다.

어떻게 생각하면 상당히 우수운 모습이 되버릴 수도 있는
머리로 얼굴 전체를 가린 Hyde
그런 모습으로 "The confrontation"을 어떻게 할지 궁금했었는데....
그랬구나...
Hyde로 변했을 때,
그는 거울을 통해 Jekyll과 대응하고 있었다.
초반의 그 모습에서 나는 진정한 "confrontaiton"을 느꼈다.
그 모습이 Hyde였든 Brad Little 이었든 둘 다 섬뜩한 기억이지 않았을까?
Jekyll을 끝장내고 승리를 이루려고 하는 Hyde나,
Hyde인 자신을 바라보면서 연기했을 Brad Little.
그냥, 난 그 상황이 이 뮤지컬 <Jekyll  Hyde>에 썩 어울린다고 장면이라고 생각했다.
억지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



아름다운 감동이었다.
끔찍하게 너무 끔찍하게 아름다웠다는 말로 밖에는
표현할 수 없어 너무 화가 난다.
정말 그를 만났다.
Jekyll 그리고 그의 또 다른 모습 Hyde...
Good  &  Devil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09. 8. 14. 08:00
내가 기다리고 있는
가슴 뛰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8월 30일 드디어 그를 만난다.



<지킬 앤 하이드> 오리지날 팀 내한공연
팬텀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무대에 섰다는  브래드 리틀!
2006년 <오페라의 유령> 팬텀으로 우리나라를 찾은 그가
이번엔 <지킬 앤 하이드>의 히어로로 한국 무대에 선다.
떨리고 흥분되는 마음.
나를 공연의 깊은 늪(?)으로 빠져들게 만들었던 주범 <지킬 앤 하이드>
심신의 피로와 개인적 금전의 파산을 이끌었던 이 세계 ^^
그가 온다.
또 다시 내게 지름신이 강림하게 될까? ^^



브래드 리틀의 노래와 연기를 직접 보게 된다는 설렘
지독한 기다림이 길다...
우리나라에서 지킬을 공연한 후에
바로 다시 팬텀으로 돌아간다니....
그는 정말 프로다.
<오페라의 유령> 내한 공연때도
1달여의 전 기간동안 계속 무대에 올랐던 브래드 리틀.
그리고 매 공연 그는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인정받았다.



제작 발표회때의 브래드 리틀
역시나 카리스마 대단하네.
옆집 아저씨 같이 편안히 생기기도 해 어쩐지 더 정감이 가는....

 

우리나라에 <지킬 앤 하이드>의 폭풍을 몰고 왔던 조지킬 조승우
지금 열심히 군대 생활하겠지.
이 사람이 출연하는 공연은 티켓시장이 완전 전쟁터가 된다.
그리고 자주 초토화가 되고 웃돈이 왔다갔다가 하기도...
정말 갬블러의 주인공인듯....(물론 본인의 의도는 전혀 아니지만...)
늪에 빠져 허우적 거렸던 옛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공연 동영상.
김선영 루시, 조승우 지킬, 그리고 김소현 엠마

 

우리나라에선 "전격 Z작전"
그 환상의 연속극 주인공으로 잘 알려진
데이비드 하셀호프.
그의 지킬 앤 하이드 DVD도 충격적이었는데....
정말 끔찍한 야수같은 모습의 하이드...

 

우리 배우들의 하이드 보다는 확실히 더 포악하다는 느낌.
(뭐 일단 허우대부터 다르긴 하지만... ^^)
조승우, 류정한, 민영기, 서범석, 홍광호, 김우형....
이 많은 지킬 모두 데이비드 하셀호프 앞에선
왠지 너무 왜소한지라....



지킬 앤 하이드의 최고의 노래라 할 수 있는
"This is the moment"
모든 남자 뮤지컬 배우들이 꼭 한번씩은 부르게 되는 노래.
그리고 좌절하게 되는 노래.



긴장된다.
브래드 리틀의 목소리로 듣게 될 "This is the moment"
정말 그러지 않을까?
지금 이 순간뿐이지....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