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창조'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5.10.23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Capella Sistina)
  2. 2013.01.16 바티칸 박물관전(MUSEI VATICANI)
  3. 2008.12.10 빛... 3
여행후 끄적끄적2015. 10. 23. 08:43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Capella Sistina)은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 프레스코화로 유명한 곳이지만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Conclave) 장소이기도 하다.

"Conclave"는 라틴어로 "열쇠가 있어야 들어갈 수 있는 방"을 뜻하는 단어로

마지막 콘클라베는 84세의 베네틱토 교황이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하면서 2013년 개최됐다.

2013년 3월 13일 오후 7시 6분,

1차, 2차, 3차, 4차 투표 내내 검은 연기가 올라온 굴뚝에서 드디어 흰연기가 피어올랐고

제 266대 교황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됐음을 선포했다.

바티칸을 일정에 넣으면서 가장 궁금했던 곳이 바로 여기 시스티나 성당이었다.

성당으로 들어가기 직전 가이드는 몇 번씩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곳의 프레스코화는 소음과 진동에 민감해서

사진 촬영도 할 수 없고 내부에서는 절대 침묵을 유지해야 한다고.

만약 떠들면 관계자가 다가와서 주의를 주고 심할 경우 끌려나올 수도 있단다.

그런데...

가이드의 당부는 기우였다.

천장까지 빼곡하게 그려진 프레스코화를 보는 순간 아찔했다.

실제로 다리가 휘청거려 사람들 속에서 여러번 허둥댔다.

한순간에 숨이 턱하고 막혀버렸다.

머릿속이 멍해지면서 모든 소리가 일시에 멈춰버린 진공 상태.

미켈란젤로는...

인간이 아니다.

인간이라면 이럴 순 없다.

 

시스티나 성당 안에는 미켈란젤로의 프레스코화만 있는건 아니다.

좌우로 가를란디요, 페루지노, 보티첼리 등 르네상스 거장들의 그림들도 가득한데

미켈란젤로때문에 이들의 프레스코화는 상대적으로 덜 주목을 받는다.

사실 이곳의 천장화는 미켈란젤로가 아닌 브라만테에게 의뢰됐었다.

미켈란젤로는 회화보다는 조각으로 명성을 얻었던 인물인데

브라만테가 제자 라파엘로에게 공이 돌아가게 만들려고 교황 율리우스 2세에게 일부러 미켈젤로를 추천했단다.

(그 당시 미켈란젤로의 나이는 고작 33살이었다)

브라만테의 시나리오는 이랬다.

미켈란젤로가 나가 떨어질게 분명하니 그때 라파엘로를 다시 추천해서 부와 명성을 불려주겠노라는 계산.

미켈란젤로는 교황에게 두 가지 요구사항을 조건으로 걸었다.

첫째, 작품이 완성될 때까지 어떤 누구도, 심지어 교황조차도 시스타니 성당 출입을 금한다.

둘째, 매달 월급을 꼬박꼬박 준다.

괴씸했는지 교황도 미켈란젤로에게 요구사항을 전한다.

시스티나 성당에서 매일 진행되는 미사에 방해가 돼서는 안되며 작업은 혼자서만 해야 한다는 거였다.

그야말로 박빙의 요구사항이 아닐 수 없다.

그날로 미켈란젤로는 모든 작업을 그만두고 시스티나 성당 청장화에만 전념한다.

밑에서 자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앙쪽 창을 연결해서 작업다리를 만든 후 하루에 15시간씩 천장화 작업에 매달린다.

중간에 교황과의 불화로 잠시 피렌체로 떠나 있기도 했지만

교황의 사과함으로 사건이 일단락되면서 다시 작업에 들어가 4년 6개월 후 천장화를 완성시킨다.

(미켈란젤로가 피렌체로 떠나고 교황이 몰래 그림 일부를 보고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는 말도 있고...)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프레스고화 구성

창세기
1. 어둠과 빛을 구별하다
2. 해와 달을 창조하다
3. 바다와 육지를 분리하다
4. 아담을 창조하다
5. 이브를 창조하다
6. 원죄를 짓고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하다
7. 노아의 제사
8. 홍수와 노아의 방주
9. 술 취한 노아

구약성서에 나오는 구원의 장면
10. 하만을 벌하다
11. 모세와 뱀
12. 다윗과 골리앗
13. 유디트와 홀로페르네스

예언자
14. 요나
15. 예레미야
18. 다니엘
19. 에스겔
22. 이사야
23. 요엘
25. 스가랴

여자 예언자
16. 리비아 예언자
17. 페르시아 예언자
20. 쿠마엔 예언자
21. 엘리트레아 예언자
24. 델피 예언자

그리스도의 조상
26. 솔로몬과 어머니
27. 이세의 부모
28. 르호보암과 어머니
29. 아사와 부모
30. 웃시야와 부모
31. 히스기야와 부모
32. 스룹바벨과 부모
33. 요시야와 부모 
 

 

천장 프레스코화 작업 이후 미켈란젤로의 건강상태는 급격히 나빠져서

시력과 어깨에 심각한 장애를 얻게까지 된다.

이런 상태라면 억만금의 돈을 준대도 프레스코화라면 이가 갈릴텐데

미켈란젤로는 60세가 넘는 나이에 또 다시 시스티나 성당 제단 뒷벽의 프레스코화 의뢰를 수락한다.

그렇게 해서 탄생된 작품이 걸작 "최후의 심판"이다.

이 프레스코화에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데

처음 공개됐을때는 "신성모독"이라며 엄청난 비난이 받아야만 했다.

작품 속 인물들이, 심지어 예수 그리스도까지 전부 벌거숭이로 그렸던게 문제가 됐다.

교황은 계속해서 그림 수정을 요구했고 미켈란젤로는 끝까지 이를 거부했다.

결국 미켈란젤로의 제자에 의해 중요 부위를 가리는 작업이 이뤄지긴 했는데

스승의 그림에 손을 댔다는 자책감으로 제자는 결국 자살을 하고 만다.

그리고 나는 이 제자의 마음이 가슴 속에 깊이 깊이 맺힌다.

얼마나 괴롭고 고통스러웠으면 자살이라는 극단의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까!

결국 스승의 그림이 제자에게 진정한 "최후의 심판"이 되버리고 말았다.

천재성이 낳은 비극.

천국과 지옥을 바라보는 마음이...

참 버겁고 많이 아프다.

또 다시 휘청댄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1. 16. 09:03

<바티칸 박물관전>

부제 : 르네상스이 천재화가들

장소 :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일시 : 2012.12.08. ~ 2013.03.31.

 

세계 3대 박물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영국의 대영 박물관, 바티칸 박물관.

한가람미술관에서 세계 3대 박물관 중 한 곳인 바티칸 박물관전이 열렸다.

(몇 년 전 클림트전 이후에 한가람 미술관을 찾은 건 정말 오랫만이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바티칸 시국"

교황이 살고 있고 전세계 가톨릭의 중심지.

그곳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회화, 장식미술, 조각 73점이 한국에 전시중이다.

게다가 르네상스의 천재 화가 3인을 한자리에서 볼 수도 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산치오.

놓치면 아무래도 후회가 될 전시회임에는 분명하다.

 

참고로 지금 예술의 전당에서는 3개의 특별 전시회가 진행중이다.

한가람 미술관에서는 "바티칸 박물관전"과 "미국 인상주의 특별전"이.

디자인 미술관에서는 "불멸의 화가 반고흐 in 파리"가 진행중이다.

반고흐전도 너무 보고 싶었는데 계단까지 길에 늘어선 줄을 보고 포기했다.

아무래도 이 전시회는 평일날 다시 찾아야 할 것 같다.

이번 바티칸 박물관전은 기대했던 것보다 작품이 적었고 그나마도 사진으로 대체한 것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도 어딘가!

하긴 시스타나 경당 천정화를 뜯어올 수는 없는 일.

언젠간 이곳을 반드시 가봐야겠다.

(나의 로망 박물관 투어에 빼놓지 말고 들러야 할 곳!)

이곳에서 하루종일 천정과 벽만 들여다보고 있어도 황홀하지 않을까?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산드로 보티첼리의 프레스코를 보고 있으면

목디스크의 걱정 따윈 아무렇지 않게 던져버릴 수 있을 것 같다.

"천지창조"나 "최후의 심판"을 눈으로 보게 되면 어떤 느낌일까!

(지금은 단지 무한 상상일 뿐이다)

 

미술에 문외한이기도 하지만

작품을 둘러보는데 목판에 템페라와 금으로 그렸다는 작품들이 많았다.

템페라가 뭐지?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달걀 노른자와 아교를 섞은 불투명 물감을 뜻한다.

템페라는 빨리 마르기 때문에 색을 서로 섞어서 사용할 수 없지만 안료의 원래 색상과 아주 가깝게 마르는 장점이 있단다.

그림들이 거의 파란빛이 띠길래 색을 내는 특별한 안료가 아닐가 상상했는데...

(이로써 단편적인 지식 하나가 늘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의외로 보존성이 좋아 보인다.

보존을 위해 뭔가 용액을 덧바르게나 색이 더 두드러지게 복원했을 수도 있겠지만.

몇 가지 작품들이 눈에 많이 들어왔다.

상아로 만든 병풍를 보면서 그 조각술에 경탄을 했고

검은 대리석에 하얀 상아로 부조한 "십자가에서 시신을 내림"을 보면서는

그 극명한 대비효과에 섬득함마저도 느꼈진다.

안으로 삼키는 무엇으로도 위로받을 수 없는 통곡과 비통이 그대로 전달되는 것 같았다.

 

1537년 경에 만들어진 대형 태피스트리를 보면서 또 얼마나 놀랐던지...

태피스트리를 만들어본 사람은 알거다.

테두리를 이렇게 일자로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걸.

그것도 세로 4m, 가로 3m가 넘는 태피스트리를 이렇게 제대로 직사각형으로 짠다는 건

엄청난 노고와 세심함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스케치북만한 태피스트리를 짜면서 성격의 바닥을 보여주는 사람 여럿 봐서 내가 안다)

대리석 조각과 석고상들을 보면서

그 미세한 근육의 표현에 경이로웠고

살아 꿈뜰댈 것 같은 표정에 눈을 맞췄다.

 

기대했던 성베드로 대성당의 미켈란젤로 "피에타"상은 대리석으로 조각된 원본이 아니라

1975년 제작된 스페셜 에디션 석고상 전시라 많이 아쉬웠다.

심하게 훼손된 걸 복원했다고 해서 궁금했는데...

(아무래도 이건 직접 바티칸으로 날아가야 볼 수 있으려나!)

피에타 상을 만들었을 때 미켈란젤로의 나이는 26세였단다.

어느날 그는 피에타를 두고 미켈란젤로 작품이 아닐거라는 말을 듣게 된다.

그래서 성베드로 대성당으로 몰래 들어가 마리아의 옷깃에 서명을 남겼단다.

"페렌체 사람 미켈란젤로의 작품"이라고...

도장 한 번 제대로 찍은 셈이다.

멋지다, 미켈란젤로! 

(이렇게 뚝심있고 성깔있는 예술가의 곤조에 어찌 아니 반할쏘냐~~)

 

목판에 유채로 그린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광야의 성 히에로니무스 (1480)"는

미완이 남긴 묵시론이 오히려 더 장엄하고 비장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얼굴은 근육과 표정 하나하나와 완벽하게 살아있다.

인간의 이성과 정신은 늘 살아 있어야만 한다는 의미였을까? 

어느날 갑자기 몰아친 화산재로 폐허가 되버린 향락과 사치의 도시 폼페이가 떠올랐다.

(생각해보니 예전에 품페이 유물전에도 갔었다)

묵직하다 못해 두려움이 느껴지는 그림이다.

어쩌면 완성되지 못해서 더 경외감이 느껴지는지도...

"주님탄생 예고"는 그림은 내가 본 수태고지 중에서 최고다.

명화를 두고 이런 표현을 해도 되나 모르겠지만 동정녀 마리아 중에서 외모가 정말 갑이시다.

순수하고 가녀리면서도 고결한 느낌이 충만하다.

곁에 서있는 천사조차도 절로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는 순결함이다.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빛은 마리아의 복부쪽으로 조심스럽게 닿아있다.

수태의 찰나를 정말 절묘하게 포착했다.

실제로 보면 그림 사이즈도 상당히 큰 편인데 앞에서 한참을 서있었다.

멀리서도 보고, 가까이에서도 보면서...

그림의 내용뿐만 아니라 색감과 명암의 표현이 내 발을 오래 붙잡아놨던 작품이다.

라파엘로의 세폭짜리 프레델라 사랑도 눈길을 오래 잡았다.

작품 자체도 따뜻하고 사랑스럽지만 청록색 색감이 평온과 안정감을 안겨준다.

어미 품 속을 파고드는 아기들.

그 중 한 명이 마치 나인듯 하다.

 

몇몇의 작품들 앞에선

욕심같아서는 좀 오래 서있고 싶었는데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여서 안타까웠다.

아무래도 좀 찬찬히 감상을 하려면 평일을 이용해야 할 듯!

이것 말고도 탐나는 전시회가 몇 개 더 있는데

(예술의 전당 반고호전이랑 시립미술관에서 하는 팀버튼전)

주말은 필히 삼가해야 할 것 같다.

 

어쨌든 오랫만에 전시회 나들이를 해서 주말이 풍족했다.

기본 지식 없는 문외한의 내 멋대로 이해와 감상에 불과하겠지만...

^^ 

Posted by Book끄-Book끄
찍고 끄적 끄적...2008. 12. 10. 06:11





석양이나 노을을 만나면,
아주 오래전
천지창조의 시작이 이러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점차 잃어가는 빛의 세계 속에
느껴지는 것이라곤 온통 생명력!
팔딱 팔딱
튀어 오르는
날 것의 생명력.






지하와 지상의 통로 
그 길에서 만나는
빛...

또 다른 천지창조의 시작

빛의 습격...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