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8. 12. 14. 08:23

 

<어쩌면 해피엔딩>

 

일시 : 2018.11.13. ~ 2019.02.10.

장소 :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

작,작사 : 박천휴

작,작곡 : 윌 애런슨 (Will Aronson)

음악감독 : 주소연

연출 : 김동연

출연 : 김재범, 문태유, 전성우, 신주협 (올리버) / 최수진, 박지연, 강혜인 (클레어)

        성종완, 양승리, 권동 (제임스)

제작 : 대명문화공장

 

어쩌면...

나는 행복해지고 싶었나보다.

사람이 사는 이유가 행복하기 위해서일텐데,

그렇다면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 상태는 아니다.

가끔 아니 자주 그런 생각을 한다.

AI로 사는 게 오히려 편할지도 모르겠다고.

물론 Up-grad나 Power Off에 대한 압박감은 있겠지만

입력된 프로그램을만 제대로 작동하면 내내 평온하지 않을까?

어쩌면... 어쩌면... 말이다.

 

오랫만에 무대에서 본 전성우는

여전히 소년의 이미지가 가득하다

이 녀석은 언제까지 저렇게 풋풋할까 싶을 정도로.

(벌써 서른이라는데...)

그래서 최수진 클레어가 로봇임에도 불구하고 누나처럼 느껴지는게 흠이라면 흠 ^^

최수진 클레어는 김재범 올리버와 합이 더 좋을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

 

사실은...

전미도 클레어가 간절했다.

그녀 특유의 감성과 표정, 눈빛, 모든게 간절했다.

박천휴와 윌 애런슨의 뮤즈 전미도는 알까?

구식 헬퍼봇들이 사는 이 아파트로 빨리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이 있다는걸.

전미도 클레어가 돌아와주면 좋겠다.

올리버보다 내가 당장 죽을 것 같으니까.

나도 좀 해피엔딩 좀 해보자.

어쩌면... 어쩌면...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12. 28. 08:20

 

<아이러브유>

 

일시 : 2017.12.14. ~ 2018.03.18.

장소 :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대본, 작사 : 조 디피에트로

작곡 : 지미 로버츠

연출 : 오루피나

출연 : 김찬호, 이충주, 정욱진 (남자1) / 고영빈, 송용진, 조형균 (남자2)

        이하나, 이정화, 안은진 (여자1) / 최수진, 간미연 (여자2) 

제작 : (주)알앤디웍스

 

이 작품을 처음 봤던게 2004년이니까 무려 13년이나 됐다.

그때 캐스팅은 남경주, 정성화, 최정원, 오나라.

솔직히 그때 봤을때는 재미있다는 생각을 전혀 못했었다.

단지 정성화 참 잘하네... 라는 정도.

(그 이후로 정성화는 뮤지컬계에서 승승장구하는 특급배우가 됐다.)

그런데 이번엔 너무 재미있게 봤다.

이렇게 웃어도 되는건가 죄책감이 느껴질 정도로 웃었다..

4명의 배우 다 너무 능청스럽게 잘해서 신기할 정도였다.

바닥을 뚫고 들어갈 정도로 몸과 마음이 한정없이 가라앉는 중이었는데

이 작품이 잠깐의 휴식을 줬다.

연말 각종 콘서트와 팬텀싱어 콘서트로 바쁠텐데도 조형균과 이충주는 자기관리를 잘 하는구나 감탄했고

최수진은 동생 최수영보다 노래를 백만배 이상 잘하는것 같다.

<로키호러쇼> 이후 호감도 또 상승!

이정화도 멀티역 연기하는건 처음 봤는데 노래, 연기, 표정 전부 다 놀라웠다.

감탄과 감탄의 연속.

13년전보다 에피소드도 풍성해졌고

상황들도 지금의 감각에 맞게 리뉴얼도 아주 잘했더라.

피아노와 바이올린 2인 오케도 아주 좋았고

무대 중앙에 에피소드 제목을 띄우는 화면도 공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사랑이 주는 환상과 적나라한 현실을 솔직히 잘 보여줘서 에피소드마다 공감되는 장면이 참 많았다.

"사랑"이 더이상  "사랑"스럽지 않은 세상이지만,

그래도 한 번쯤 보면 좋은 작품이다.

마냥 즐겁고 웃기기만 한 작품은 결코 아니니까.

웃음 속에 숨겨진 복잡한 감정들을 이해하면,

이 작품만큼 시리어스한 작품도 세상에 없다.

난 그랬다.

......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7. 6. 8. 08:27

 

<Rocky Horror Show>

 

일시 : 2017.05.26. ~ 2017.08.06.

장소 :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대본, 작사, 작곡 : 리차드 오브라이언 (Richard O'Brien)

연출 : 이지나

음악감독 : 김성수

출연 : 마이클리, 송용진,  조형균 (프랑큰 피터 Dr) / 박영수, 백형훈, 고은성 (브래드 메이저스)

        최수진, 김다혜, 이지수 (자넷 와이즈) / 김영주, 서문탁, 리사 (마젠타) / 김찬호, 고훈정 (리프라프)

        전예지(콜롬비아), 지혜근(에디/스캇), 조남희(나레이터), 최관희(로키 호러) 외

제작 : R&Dworks 

 

솔직히 말하면,

나는 SF 판타지도, 섹슈얼한 B급 정서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아마 이 작품도 마이클리를 비롯한 이 배우들이 아니었다면

굳이 챙겨보지 않았을것 같다.

 

보고 난 느낌은,

재미있다.

배우들 연기 누구 한 사람 나무랄데 없이 다 좋다.

특히 자넷역의 최수진은 그야말로 재발견이다.

그저 소녀시대 수영이 동생이라 그 후광효과에 얹혀가는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나 참 못됐다..)

너무 천연덕스럽게 연기를 해서 깜짝 놀랐다.

노래도 동생 수영보다 훨씬 잘하고...

브래드 고은성과의 오버 쩌는 연기도 너무 재미있더라.

오버가 과하면 보면서 나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데 둘의 합은 시종일관 즐거웠다. 

표정 연기도 good!

 

마이클리는 표정과 연기는 다 좋은데

아무래도 한국어 발음이...

특히 1막 첫곡은 가사가 거의 안들려서 도대체 저게 뭔소린가 했다.

(아무리 귀를 기울여서 당췌....)

<프리실라> 때도 느낀건데

한국어 특유의 뉘앙스와 단어로 재미를 살려야 하는 작품은 아직까진 무리인 것 같다.

본인도 그걸 너무 잘 아니까 더 또박또박 발음하려고 애쓰는데

그게 어떤 면에서는 독이 되기도 한다.

작품 속 인물에 재미있어 하는게 아니라 작품 속 배우가 발음때문에 우수워지는 느낌이랄까!

"마이클리 활용의 옳지 않은 예"라 하겠다. 

갑자기 <나폴레옹>도 은근히 걱정된다.

 

배우들 연기도 너무 좋고,

음악은 아주 좋고,

김성수 음악감독의 오케 역시 너무나 좋은데

취향이라는걸 무시 할 수 없는지 또 보게 되진 않을것 같다.

(실제로 마이클리로 예약한 회차가 하나 있었는데 취소했다.)

혹시라도 다시 보게되면 Dr 피터는 다른 캐스팅으로...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11. 23. 08:05

<벽을 뚫는 남자>

일시 : 2013.11.3 ~ 2013.04.12.

장소 :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

원작 : 마르셀에메 <벽을 뚫는 남자>

작곡 : 미셸 르그랑

우리말 가사 : 이지혜

연출 : 임철형

음악감독 : 변희석

출연 : 마이클리, 이종혁, 김동완 (두티율) / 고창석, 임철형 (듀블 외)

        최수진, 이정화, 강연종, 성열석, 조진아, 심재현, 손승원,

        정지환, 이경미

제작 : 쇼노트, CJ E&M

 

2006년 초연때 봤었으니까 무려 8년 만의 관람이다.

개인적으로 쏭쓰루 뮤지컬을 진짜 좋아하는데 이상하게 이 작품은 작품 자체도, 출연진도 맘에 들지 않아 2번이나 재연이 되도 챙겨보지 않았엇다.

마이클리가 아니었다면 이번에도 역시 그냥 넘어갔을텐데...

(마이클리의 힘은 정말이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강력하다.)

<NDP> 다음으로 마이클리가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해서 놀랐었다.

도대체. 왜?

이 작품에 뭐가 있길래 그는 귀향을 미루고 쉬지않고 바로 무대에 섰을까?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아빠의 역할까지 뒤로 하면서...

궁금했다.

이 작품에 그가 사로잡힌 이유가 과연 뭔지가!

 

다른 건 모두 집어치우자.

마이클리는 이 작품에, 듀티율이란 인물에 정말 진짜 자신의 모든 진심을 다 담아냈다.

한국어 가사.

물론 어색한 부분들 있다.

인정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보여준 듀티율은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내가 선호하는 작품이 아니었는데도

나는 어느새 그의 리듬과 템포를 그대로 따라가고 있었다.

너무나 능청스럽고 천연덕스러운 표정과 연기들.

그의 아름다운 미성을 넋을 놓고 듣게 만든 "평범한 보통 남자"와

사랑에 빠져버린 남자의 기쁨과 설렘이 그대로 느껴지던 노래들까지

<미스사이공>이후 오랫만에 들은 마이클리와 여배우와의 듀엣곡은 참 아름다웠다.

최수진 이자벨을 최대한 배려하면서 발란스를 맞춰주는 마이클리를 보면서

뮤지컬 배우로서 그의 진가와 아름다움에 또 한 번 감탄했다.

아. 정말 사랑에 빠져버리고 싶다...

마이클리가 내게 그런 꿈을 꾸게 만들었다.

아무래도 우체국 민원처리과 귀염둥이 뚜네뚜네에게 민원 좀 넣아야겠다.

이렇게까지 귀엽기 있기! 없기!

그리고 이렇게까지 진심이기 있기! 없기!

 

도대체 마이클리는 이렇게까지 촘촘한 한국어 가사를 어떻게 외울 수 있었을까?

그가 배우이기에 가능했다는 게 답의 전부는 분명 아니다.

그는 곡 하나하나의 가사를 충분히 새기면서 이해했고

그걸 또 진심으로 객석의 사람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면서 불렀다.

확실히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듀티율의 노래를 통해

그가 느낀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었다.

마치 세상에 그 어떤 벽도 뜷을 수 있었던 듀티율처럼

객석의 있는 사람들의 마음, 그 속으로 완벽하게 들어왔다.

그 순간 우리 모두는 듀티율처럼 "세포물렁증"을 앓을 수밖에 없었던거다.

 

그리고 너무나 감동적이고 너무나 아름다웠던 커튼콜.

나는 그 순간만큼은 그가 듀티율이 아닌 마이클리의 모습이었노라 확신한다.

무반주로 시작되는 마이클리의 선창에

출연배우들 한명씩 아카펠라로 화음을 맞추는 모습.

그때 무대 위 배우들의 표정과 객석에 있는 관객들의 표정은

일종의 최면이었고 마술이었다.

"아름다움 인생을 위하여!"

두 번째 커튼콜이 시작되기 전 마이클리가 남긴 멘트가 귀에 내내 맴돈다.

그 두 번의 아카펠라 커튼콜을 진심을 담아 부르던 눈물맺힌 그의 눈빛까지도...

아마도 나는 아주 오래오래 그 모습을, 그 순간을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진심으로 뭉클했다.

 

마이클리!

정말 보석같은 배우로구나...

작품을 빛내는 배우고, 작품보다 더 빛나는 배우로구나...

그가 이 작품을, 이 배역을 선택한 이유를

충분히 알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