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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0.02.27 무관의 여제 "김연아"
보고 끄적 끄적...2012. 4. 6. 06:11

 <게이 결혼식>

 

장소 : 학전 블루 소극장

일시 : 2012.03.01 ~ 20.12.07.01.

출연 : 서현철, 남문철 (에드몽) /  최덕문, 이희준, 최대훈 (앙리)

        노진원, 김늘메 (도도) / 우지순, 민성욱 (노베르)

        송유현, 민정 (엘자) 

연출 : 민준호

제작 : (주)적도

기획 : 학전

 

 

프랑스 코미디 연극 <게이 결혼식>

일찌감치 조기예매를 하고 기다렸던 작품이다.

솔직히 말하면 이 연극을 보려고 한 건 단지 서현철이라는 배우가 출연해서다.

남명렬, 김영민, 서현철, 정승길, 윤소정. 서은경.

나름대로 내가 격하게 아끼고 사랑하는 연극배우들이다.

그래서 이들이 출연하는 작품은 되도록이면 놓치지 않고 챙겨보려는 편이다.

얼마 전에 남명렬이 출연한 <모래 정거장>과 <죄와 벌>을 놓치고서도 얼마나 속상했던지...

(공연 기간도 너무 짧았고 개인적인 일때문에 시간이 전혀 안 맞았다)

 

연극배우 서현철.

점점 브리운관에서의 활약상도 커지고 있긴 하지만

(얼마전에 <해를 품은 달>에서 비중있는 조연으로 나오기도 했다)

나는 TV에서보다는 공연 무대 위에서 만나는 서현철이 더 좋다.

사람을 마냥 유쾌하고 즐겁게, 밝게 만든다.

그것도 악의 없는 건강하고 씩씩한 웃음.

(내가 골백번 환골탈퇴해도 결코 가질 수 없는 그런 종류의 성향 ^^) 

탄탄한 연기력은 물론 말할 것도 없지만

무대와 관객을 장악하는 능력 또한 엄청나다.

개인적으로 코믹한 작품을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서현철이 출현하는 작품은 주저없이 선택한다.

그리고 실제로 지금껏 본 연극, 뮤지컬 중에서 괜히 봤다 싶은 작품도 없다.

(그렇다고 서현철이 출연하는 작품을 적게 본 것도 아닌데...)

 

엄청난 금액의 유산을 상속받기 위해 고모의 유언에 따라 억지로 결혼을 하게 되는 앙리(이희준).

그것도 어릴적부터 절친인 친구 도도(노진원)와의 위장 게이 결혼.

서로 win win 하기 위해 1년의 기간을 둔 계약 결혼이라지만

자꾸 예기치 않는 일들이 발생하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거짓말이 시작된다.

명문있는 카톨릭 집안의 장남은 버젓히 게이잡지에 결혼 기사가 실리고

도도는 앙리의 여자친구 엘자(박민정) 때문에 졸지에 장애인 게이 남동생이 된다.

아들 앙리가 진짜 게이라고 믿은 아버지 에드몽(서현철)는

그 와중에 자신도 그렇다면 편안하게 커밍 아웃 하신다.

거기에 이 모든 계획의 출발점인 이혼 전문 변호사 친구 노베르(민성욱)의 이혼 싸움까지...

좀 심하다 싶을만큼 여기저기서 사건이 연발탄처럼 빵빵 터진다.

재미있는 건 보고 있으면

등장인물 각자가 순간적으로 머리 굴리는 소리가 다 들리는 것 같다.

애드립도 아닌데 마치 애드립처럼 느껴지는 거짓말의 향연이라니!

포복절도까지는 아니지만 시종일관 재미있고 유쾌하게 봤다.

등장하는 다섯 명의 배우 전부 연기도 괜찮고...

다만 앙리, 도도, 노베르가 친구로 나오는데

상대적으로 도도역의 배우가 좀 나이가 많이 들어보인다는 게 흠이라면 흠.

뭐 프랑스는 나이랑 친구랑 아무 관계없다고 한다면 대략 할 말은 없다.

 

몰랐었는데 앙리 역의 이희준이 요즘 TV와 영화에서 주목받는 중인가보다.

오늘 김남주와 영화 <화양연화>를 패러디한 장면이 기사화됐는데 사진 분위기 상당히 좋다.

표정이랑 풍기는 느낌도 상당히 괜찮고...

KBS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 나올 장면이라는데

처음엔 이 사진을 보고 이희준인 줄 전혀 몰랐다.

하긴 영화 <화차>에서도 꽤 인상기게 봤는데 거기서도 이 사람인줄 몰랐다.

(영화에서는 훨씬 더 나이가 들어보였는데... 요즘 회춘하셨나???)

요즘 TV나 영화에서 공연배우들을 많이 보게 된다.

오만석, 전수경과 홍지민, 박혜미는 이미 TV 유명스타가 됐고

김무열이나 신성록은 다방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신성록은 군에 있으니까 엄밀히 말하면 hold 중이고)

지금 한창 인기리에 방영되는 <더킹 투 하츠>에서는 조정석이

사극 <무신>에는 이석준, 뱍해수, 김영필 등 제법 많은 공연배우들이 나온다.

신선한 느낌도 있고 연기도 잘하는 배우를 찾다보니

기본기 탄탄한 공연배우들에게 자연스럽게 섭외가 가는 모양이다.

반대로 가수나 탈렌트들이 공연무대에 서는 일도 점점 많아지고 있고...

둘 다 장단점이 있긴 하겠지만

서로의 영역에 해악이 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 분명히 시작은 연극 <게이 결혼식>이었는데 어쩌다 완전히 삼천포로 빠져버렸다. 끙!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0. 2. 27. 14:02
2002년 월드컵 이후로 스포츠에 이렇게 온 국민이 몰입했던 적이 있었던가?
그때는 그래도 경기장 안에 뛰는 선수가 많았었는데
20살 작은 요정 김연아는
그 여리고 작은 몸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여자 싱글 쇼트 세게 신기록으로 1위 (78.50) - 음악 : 007 시리즈 테마곡
여자 싱글 프리 세게 신기록으로 1위(150.06) - 음악 : 조지 거쉰 피아노 협주곡 바장조
여자 종합 싱글 세게 신기록으로 금에달(228.56)


 

보고 있으면 그냥 우아하고 아름답다는 생각밖에는 안 든다.
기품있고 격조높은...
신성한 아름다움마저도 느껴지는 모습.
김연아의 피겨는 역동적이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순수하고 깨끗한 아름다움이 오히려 역동과 다이나믹의 모든 것들을 완벽하게 압도해버린다.
20살의 나이가 만들어내는 감성이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정도.
이렇게 아름다운 괴물이
이렇게 완벽하게 순수한 괴물이 있었던가?



그녀가 흘리는 눈물은
그동안 그녀가 준비했던 모든 것들을 대변한다.
끊임없이 이어지던 대중들의 관심과 기대.
그게 어찌 그녀인들 두렵고 걱정스럽지 않았을까.
이 작은 여제는 그 모든 순간들을 오로지 차가운 빙판 위에서 견뎌고
그리고 결국은 이겨냈다.
그 승리가 나는 더 아름다워 눈시울이 매워졌다.

 
 
 NBC 해설위원이며 1984년 금메달리스트였던 스캇 헤밀턴이 말했단다.
"그녀의 음악이 시작하는 순간이 하이라이트고
그리고 끝나는 순간도 마찬가지"라고...
아사다 마오의 쇼트가 크린으로 끝이 나고
바로 뒤 이어 이어진 김연아의 쇼트.
스캇은 김연아의 표정을 보고 그 당당함이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고 한다.
"저, 나 이제 나가는데 넌 이제 2위가 될거야..."
과거의 금메달리스트 스캇이 읽어낸 김연아의 자신감과 당당함에
내가 다 기분이 밝아진다.

 

2002년 히딩크 만큼이나 유명해를 치루게 된 김연아의 코치 브라이언 오서(Brian Orser)
그는 케나다에서 현역 시절 "미스터 트리플 악셀"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단다.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점쳐졌지만 두번이나 은메달에 머물러야만 했다.
급기야 1988년 동계올림픽 때는 미국의 브라이언 보이타노에게 0.01점이 뒤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단다.
(그리고 이 기록은 역대 최소 점수차로 기록되고 있다)
올림픽의 금메달을 그는 이 이쁘고 성실한 제자를 통해 이룬 셈이다.
사실 그는 처음에 김연아 선수의 코치를 제안받고는 거절했다고 한다.
그러다 2005년 김연아가 캐나다로 전지 훈련을 떠났을 때
그녀의 가능성을 보고 코치직을 수락했단다.
브리이언 오서 코치의 첫 제자가 된 
무관의 여제 "김연아"
그 두 사람은 매 경기 시작 전과 후에 찡한 모습을 보여준다.
경기 시작 전에 혹시 김연아 선수가 마음의 동요가 생길까봐
파란 눈으로 고개를 조금씩 끄덕이며 그녀를 평온하게 바라보는 오서 코치.
소위 아빠 미소를 짓는 그의 모습을 보면 나조차도 왠지 모를 따뜻함과 위로가 전달된다.
그리고 경기 뒤,
두 사람이 나누는 격려와 감사, 그리고 응원의 포옹까지도...



김연아 선수 스스로도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찰떡 궁합"이라고 이야기한다.
그 두 사람의 "찰떡 궁합"은 
그랑프리 시리즈 5개 대회 연속 우승과 그랑프리 파이널 2년 연속 우승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번 동계올림픽까지...
스스로 동성애자임을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던 오서 코치는
커밍 아웃으로 인해 많은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단다.
김연아 선수도, 오서 고치도
참 대단하고 아름다운 인연이다.
이들이 만든 감동 드라마가
내게는 아주 오랫동안 앵콜될 것 같다.
더불어 이들에게 진심을 담은 기립박수를 보낸다.

Posted by Book끄-Book끄